개념글 모음

'소중한 것은 곁에 있을때 그 가치를 모른다.'

그대의 떠난 빈자리를, 난 오늘도 기다리고 있어요.


'짝!'

고요하면서도 바쁜 아침, 미사토의 집의 적막을 깨는 소리.

신지는 충격에 빠져 그저 서있기만 했다.


"니가 뭘알아... 니 애비 빽으로 들어온것도 짜증나는데 그거 믿고 맘껏 나대면서 날 깔아뭉개니까 좋아? 날 어디까지 비참하게 만들어야 만족해? 그 사람좋아보이는 미소, 정말 역겨워!"

"아..아스카..."

"이름 함부로 부르지마!"


아스카는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신지를 죽일듯 노려보고는, 가방을 챙겨들고 문을 박차고 나갔다.

"..."

신지는 그저 그녀가 떠난 문을 바라보며, 당혹감, 얼얼한 뺨, 그리고 밀려오는 억울함에 눈물을 지을 뿐이었다.


"소류, 소류 안왔니?"

학교에 먼저 온 줄 알았지만 비어있는 빈 자리를 보며, 신지는 안도감과 동시에 마음 한편으론 걱정이 되기도 했다.

"이카리, 소류 못봤니?"

이럴 줄 알았다. 결국 나한테 물으시네...

모릅니다, 라고 신지는 짤막하게 대답했다.

"둘이  싸운거야? 소류 이카리한테 계속 붙어다니더만.."

역시 들려오는 수군대는 소리. 신지는 MP3를 꺼내 이어폰을 끼워 그 소리로부터 자신을 차단했다.



"다녀왔습니다."

"왔니?"

노곤한 하루를 마치고 집에 들어왔다. 친구들이 조금만 놀자고, 새로나운 싸이버펑크인지 싸이버거인지를 같이 하자고 졸라댔지만 간신히 뿌리치고 돌아왔다.

피곤했다. 아니, 무엇보다 계속 마음 한켠을 짓누르는 중압감을 이길 수 없었다.

"아스카는요?"

"아스카는 본부에서 훈련중이야."

미사토는 맥주를 들이키며 말했다.

하. 역시 그랬구나.

신지는 옷을 갈아입고 청소기를 집어들었다.

"근데 너네...뭔일 있니?"

이미 다 알고 있다는 투의 미사토. 하지만 신지는 굳이 말을 하고 싶진 않았다. 이미 며칠 전 9사도 전투때부터 이상 기류가 흐르는걸 본인도 알지 않겠는가.

"아뇨, 딱히... 아무것도 없었어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 아무것도 없었긴, 아침부터 뺨을 얻어맞았는데.

"신지..."

미사토는 신지에게 앉아보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아스카는...너도 알다시피, 자존심이 강해. 그러면서도 약한 아이야."

누가 그걸 모르겠는가. 네르프의 모두가 본인빼고 다 아는 사실을.

허나 가장 근처에 있는 신지에게는 가장 큰 고역인 사실이었다.

"그 아이는 어릴 적부터 엘리트 파일럿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태어났어. 비록 너의 잘못도 아니고 그 아이의 잘못도 아니지만, 2호기가 작전중, 그 뭐랄까, 체면을..구기는 일이 없게 좀 도와줬음 해."

"그러고 있어요."

허나 어떡해, 그러면 그럴수록 가식떨지 말라며 밀어내는걸.

제 9사도의 공격당시, 별 다른 활약이 없이 부상당한 2호기와 달리 초호기는 멋지게 사도를 제압해냈다.

물론 그 모습은 암암리에 카메라에 담겨 퍼졌다. 그것이 아스카의 자존심의 스크래치가 됬을 것은 당연한 이치.


"노력하고 있다구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비록 무섭지만 내일 본부로 가 대화를 해보자는 결심을 한 신지였다.


작가의 말)

첫 장편임. 글주변도 없고 에바 설정도 내맘대로 바꾸고 지랄났네. 아직 빌드업 중이라 얀데레 안나오는건 이해해주라. 감정선을 좀 만들고 오픈할꺼임.

겐도를 좀 정상적인 아버지로 만들어놔야 이야기가 좀 수월하지 싶은데, 게이들 생각은 어떠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