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그럼 나 갔다올게~ 저녁먹고 들어올거니까 울 여보는 내가 끓여놓은 탕 한번 끓인 다음에 먹어."


"알았어. 근데 무슨 탕인데?"


"특제 장어마늘부추양파산수유더덕영양탕."


"...다음부턴 알아서 구워먹을테니 그냥 놔둬도 되..."


"아무튼 오기전에 다 먹어둬♡"


"그래. 운전 조심하고~"



남편에게 밤을 대비한 영양보충 퀘스트와 약간의 자유를 준다. '당근과 채찍'. 둘다 즐거운 장난가ㅁ..이 아니라 즐거운 밤을 보내기 위한 준비다. 하지만 남편만의 시간만 생긴게 아니다.


오늘은 나도 '서큐버스 아내'가 아닌 '서큐버스 고교생'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마계 서큐버스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10년, 사회생활과 결혼생활을 하며 나도 모르게 친구들과 차츰 차츰 인연이 끊켜버렸다. 

주변에선 '사회인은 다 그렇게 되는거야, 결혼하면 다 그렇게 되는거야' 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렇게 나도 과거를 잊어가던 중


띠링~!

'제 1회 마계 국립여고 서큐반 동창회. 모여라 이년들아!!'


"...킥킥..반장 여전하네.."


그렇게 즐거웠던 학창시절로 돌아갈 하루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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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 이게 얼마만이야? 잘 지냈어 지지배야?"


"어머?! 너 에리야? 세상에 세상에!!"


"올~ 우리 오리궁뎅이~엉덩이 둘래가 여전히 끝내주는데?"


"와 너 파마하고 뿔세공 하니까 분위기가 미쳤는데? 어디서 한거야? 나도 좀 알려줘!"


"엄멈머? 식빵댕이 너 왜이렇게 벌크업 했어? 복근?! 뱃살은? 푹신한 쿠션 허벅지는?! 안돼..우리 식빵댕이 뱃살 못잃어..무릎배게 못잃어!!"


오랫만에 서로 만난 친구들이 서로의 모습에 놀라고 안부를 묻고 껴안고 비비는 이 광경. 다들 몸은 더 커졌는데 하는 행동은 그때 그대로구나. 다들 서로 보고싶었구나. 괜히 눈가가 살짝 젖는다.


"뭐야? 멜론디 너 우냐?"


"아냐. 그냥 오랜만에 다들 얼굴보니까 벅차서 그냥.."


"야 딴년은 몰라도 니가 울면 안되지. 우리반의 '8기통 연쇄 피스톤 멜론디'가 결혼하고 나서 왤케 순해졌어?"


"..킥..역시 '블랙홀 펠라 에스라다'야. 혓바닥 터는 솜씨가 여전하네?ㅋㅋㅋ"


"아침에 남편껄로 윤활류칠 한번 하고 왔거든. 다들 썰 준비 많이 해왔지? 리액션 기대해라?"


동호회의 분위기가 점차 무르익는다. 예전처럼 다들 먹고 떠들고 놀고 장난치고 자랑하고 듣고 같이 좋아해준다. 다들 그때의 추억을 잊지 않았다. 그때로 돌아간 듯한 이 기분.  부부생활에선 느낄 수 없는 또다른 행복이 차오른다.


"어? 식빵댕이 이제보니까 자궁문신 했네?"


"? 아..단백질 보충 시간이네"


"너 자궁문신을 왜 그런 용도로 쓰는거야?"


"? 나 졸업사진 찍을때 자궁문신 그걸로 정했어.

'정액(단백질)이 고프면 빛이 나고 보충되면 가운데 하트가 차오른다. 완충시 꺼짐.' 

아침에 5발 짜왔으니 그거 먹으면 됨."


"아..아! 다들 그러고보니 졸업사진 찍을때 자궁문신도 골라 새겼었지?"


"응. 졸업증 대용이잖아."


"근데 각자 뭐 골랐는지 모르지?"


"그렇지. 니가 내 남편도 아니니까."


"그럼 이참에 서로 알려주자. 궁금해♡"


"하, 요년 10년이 지나도 밑밥깔고 진행하는 솜씨가 예술이야? 오케이, 각자 자기 문신 공개하기!"


"야 여기 스테이지도 있다. 여기서 한명씩 돌아가면서 공개ㄱㄱ"


난데없이 시작된 자궁 문신쇼. 다들 결혼했으니 남편 자랑하고 싶어서 더 불이 붙었나?



"그럼 나부터"


반장이 스테이지에 올라갔다. 학창시절부터 성숙미를 뿜어대던 반장은 고위 공무원직으로 올라가 남편을 비서관으로 데리고 살고 있다.


스르륵


"난 '입으로 애무를 해주면 미약과 채취가 증폭되는 자궁문신'. 덕분에 남편은 내 책상아래에 같혔어♡~"


와아아!!

대~박!!

역시 킹무원!!!


"그럼 이번엔 나! 난 '삽입하면 입과 감각이 공유되는 자궁문신' 섹스와 펠라를 동시에 맛볼 수 있지!!"


마틸다는 예전부터 뭐든 많은걸 좋아했다. 늘 질보단 양을 외치고 다녔는데 질과 양 둘 다 챙긴것 같다. 너 답구나.


"이번엔 나네? 난..."



다들 돌아가면서 자신의 자궁문신을 공개했다. 얼굴엔 자랑스러움, 부끄러움, 어렸을 때의 목표를 달성했단 쾌감 등 여러 감정이 오고 갔다.


나 역시 공개했다. '피스톤 행위가 강해질수록 남성의 회복력이 증가하는 자궁문신' 친구들은 다들 '거꾸로 타는 발전기' 라고 놀렸다.


"헤헤 내가 마지막이네?"


우리들 중 가장 작고 앳된 외형의 그녀, 엘리스가 스테이지로 올라왔다. 고등학생때도 작고 미성숙한 몸이었던 그녀. 소심하고 음침해 보였지만 이성에게 보호욕구를 자극하는 그녀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 그대로였다.


"내껀 그때 새긴거랑은 좀 달라. 히히"


????


다들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건 일반적인 자궁문신이 아니었다.

마력으로 새긴 일종의 마법진이 아니라 누가봐도 유성 매직으로 그린 하트 그림이었다.

작은 그녀의 몸에 자궁이 있을만한 부분에 조금 찌그러지게 그려진 하트 하나. 어떻게 보면 엉덩이 같기도 했다.


"어음..엘리스? 너 그게 뭐야? 자궁 문신 맞아?"


"헤헤 그게 말이지.."


그녀가 10년전 그때처럼 순수하게 해실해실 웃으며 말했다.


"실은 내 여보야가 좀 어려. 그래서 자궁문신이 울 여보 힘들게 할꺼 같아서 지웠어."


"남편이 몇살인데?"


"..10살 헤헤헤♡"


?!?!?!?!?!?!?!?!?!?!!!!


"뭐?! 10살이라고? 어디서 그런 쇼타를 만난거야?!?!"


"10살이면 우리 졸업할때 쯤엔 엄마 뱃속에 있을 나이 잖아?"


"아니 그보다 그럼 걔랑 결혼도 하고 섹스도 한거야?"


"응♡ 여보야 엄마도 허락했어♡"


엄마? 아버지는? 홀어머니 인가?.. 아무튼


"그럼 그 문신은 뭔데?"


"이건 여보야한테 자궁문신에 대해 말해줬더니 대신 그려준거야♡ '당신은 작지만 따뜻해요'래♡"


찌잉


"뭐야♡ 10살주제에 왤케 귀여운 말을 해?♡ 하씨 귀엽잖아 니 남편♡"


"그래♡ 남편이 그런것도 해주고 좋겠다 얘♡"


"헤헤♡ 우리 행복해♡"


"아 달달해♡ 안되겠다 다들 모여! 단체 자궁문신 샷 한번 찍자!! 엘리스, 너 가운대로 와서 배까!"


엘리스의 알콩달콩한 가정이야기에 모두들 발정 스위치가 들어갔다. 나 역시도. 아 오늘 들어가면 10판은 때려야 겠다♡♡

그렇게 각자의 이야기가 끝나고 우린 각자의 자궁문신을 보이며 단체사진을 찍었다. 물론 엘리스의 자궁문신이 그 어떤 문신보다 사랑스러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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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즐거웠다. 여보 나왔어~ 탕은 다 먹었지?"


"여보..이거 몸이 너무 달아오르는데? 땀도 엄청나. 나 지금 샤워 3번 했는데 이거 괜찮은거 맞아?"


"아주 훌륭해! 마침 나도 씻어야 하니까 당신도 들어와. 같이 씻자."


"근데 당신 밥은?"


"씻고 먹어야지"


"먹고 온다매. 안먹었어? 뭐먹게?"


"당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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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 후 욕실에서부터 시작된 섹스는 여차저차 침대 위에 도달, 본격적으로 이어졌다. 내 특제 영양탕이 효과를 발휘했는지 남편도 오늘은 나와 함께 타올랐다.


"후하~♡ 여보 오늘 최고야♡♡ 조금 쉬었다가 하자~"


"허억...허억...더?..."


"그러엄~ 오늘 먹인게 얼만데?"


"허어ㄱ....근데 여보...오늘따라 분위기가 다른데?..뭔가 평소의 요염함 보다...앳됨?..우리 연애할때 느낌이.."


"그래?..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서 그런가?..아! 사진!! 엘범에 넣어야지!"


침대에서 일어나서 핸드백에서 마법 인쇄한 사진을 꺼낸다. 20명의 서큐버스가 자궁문신을 내놓고 찍은 보기 힘든 광경. 이 사진은 우리의 졸업엘범에 끼워야 더 가치가 있겠지? 우리의 새로운 추억이니까.


책장에서 고교 엘범을 꺼냈다. 페이지를 넘겨 넘겨 졸업사진을 찾는다.


"어디보자.. 좀더.. 좀..더...아! 여깄네. 히히 이때도 다들 자궁문신을 내밀고 찍었네? 옆에두면 비교를...?..???"


"? 여보 왜그래?"


"이..이건??"


고교 졸업 엘범의 단체 졸업사진.

20명의 서큐버스가 단체로 자궁문신을 내밀고 찍은 사진.

그 중 가장 어려보이고 앳된 서큐버스.

눈웃음 짓는 그녀의 배에 새겨진 연분홍색의 자궁문신.

남편을 위해 지워버렸다는 그녀의 자궁문신.

그것이 궁금해 자궁문신 마법도감을 불러와

그것을 해독한 나는 얼어붙었다.


그건 남자를 매혹하는 문신이 아니었다.

활력을 주는 것이 아니었다.

감각을 공유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것은 '회귀'었다.

남성을 잡아 가두는 우리.

생명을 순환시키는 요람.


정확한 해석은


'남자를 자궁에 넣어 생명의 시작으로 되돌리고 다시 태어나게한다. 그 기억은 모두 유지되며 되돌릴 수 없다.'


"그럼.."


'10살이면 우리 졸업할때 쯤엔 엄마 뱃속에 있을 나이잖아?'


'응♡ 여보야 엄마도 허락했어♡'


' '당신은 작지만 따뜻해요'래♡ '


"졸업 후 10년, 10살 남편.."


툭.


"여보? 왜그래 당신? 갑자기 서서 왜..떨어?"


나는 사진속 그녀를 다시 보았다. 저 눈웃음. 그것은 앳된 소녀의 것이 아니었다. 사냥꾼의 그것 이었다.


나는 이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공포를 때어내야 했다.



"여보? 안색이 안좋ㅇ..흡!?!?"


재빨리 몸을 날려 남편의 입을 맞추고 그를 덮쳤다. 그렇게 5번을 뽑아내고 나서야 나는 마음 속 평화를 찾았다.


근데 생각해보니 앨리스 남편도 좋아하는것 같으니 괜찮을 것 같다. 사랑하면 됬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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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마법 말고 서큐버스와의 사랑으로 그린 자궁문신이 더 꼴릴 것 같다' 라는 글로 쓰려고 했는데 왜 내용이 이렇게 된거지?


그림 그릴줄 알면 그려보고 싶다. 쇼타가 눈나에게 하트 자궁문신 그려주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