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이거 재미 없는데 다른 거 하자.."

한숨을 푹푹 내쉬며 말하자 그녀가 말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말이야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아 갈 수는 없어 때로는 하기 싫은 일이라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면 그때는 할 수 밖에 없잖아?"

듣기에는 그럴싸 해보이는 말이다 게임을 하면서 하는 말이 아니라면

"게임은 즐기려고 하는 건데 게임에서도 그렇게 꾸역꾸역 하는거냐?"

내 대답에 잠시 조용하더니 이내 이상한 대답을 늘어놓는다

"조용히 해 지금껏 했던 것처럼 내 말에 동의하라고 내 말에 동의하지 않는 너늗 필요없어!"

약간 맛탱이 간 가버린 듯한 대답에 폭소를 터뜨려버렸다

"진짜 너 이상해 ㅋㅋ"

약간 이상한 면도 있지만 게임 친구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상대다 

"뭐가 이상한데"

그냥 너 전부 다 이상해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럼 상처받을테니

"친해진지 얼마 안됬는데 너무 훅 들어오잖아"

말 그대로 우리가 친해진지는 2주밖에 되지않았다 하지만 그녀가 치는 개그코드에 취향이 맞아 우리는 급속도로 친해져있었다

"너가 래프트 훅을 제대로 맞아주니까 자꾸 훅 들어가잖아 그나저나 우리 언제 만날거야?"

이상하리만치 현실에서의 만남을 갖고 싶어하는 그녀에게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왜 자꾸 만나자는거야 우리 친해진지 얼마 안됬잖아"

거리를 두는 듯한 나의 말에도 굴하지 않고 말을 내뱉었다

"우리가 보통 친구 사이냐? 우정으로 빠구리를 뜰 수 있는 사이지"

그녀의 정신 나간 답변에 이런 말을 내뱉는 그녀의 상판떼기가 궁금한 나머지 그녀의 제안을 수락하고 오늘 직접 만나기로 했다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해 그녀가 오기 전 이리저리 생각을 해보았지만 그녀일거 같은 얼굴상 조차도 떠오르지 않았다

"벌써 약속 시간인데 언제 오는거야"

약속 시간이 다 되어가지만 그녀일거같은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자 초조함만이 느껴졌다

"내가 맘에 안들어서 엿먹인건가"

하지만 아직 약속 시간까지는 남았기에 좀 더 기다려 보기로 했다

"이 새기 카톡도 안 읽어"

카톡의 메세지에는 어디냐는 나의 질문에도 사라지지 않는 숫자1만이 보일 뿐이였다

"자기가 권유해놓고 왜 안오는거야"

약속 시간이 한시간이 지났음에도 올 기미가 안보이자 땅이 꺼져라 한숨만 내뱉어질 뿐이였다

"슬슬 가야지 나도"

그렇게 의자에서 엉덩이를 떼고 나가려던 순간

누군가가 나를 불러 세웠다

"저기요!"

갑자기 불러세워지자 당혹감이 몸을 감쌌다

"저 말인가요?"

사실 다른 사람을 부른게 아닐까? 이런 얘가 나를 불러세울정도로 내 가치가 엄청나진 않은데

"그 쪽 말고 누가 있는데요?"

그녀의 말에 당황스러우면서도 엄청난 희열감을 느꼈다

이런 사람이 나를 불러세우다니

"저한테 여쭤보실거 있으세요? 저도 여기 길 잘모른데.."

김칫국을 마시다가도 냉정하게 현실을 바라보았다 그래 이런 얘가 나한테 관심 있을 리가 없잖아

"아뇨 그게 아니에요"

그녀의 말에 다시 한번 기대감이 솟아쳤다

"저 그럼 대체 무슨 일로?"

그녀가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으음~ 그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