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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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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그대는 나를 따라와 주어야겠다.”

 

여성은 미묘한 표정으로 그를 보며 말했다.

 

성국의 2인자성녀를 선출 가능하고 성녀의 자리에 나설 수 있는 성녀를 제외한 성국 최대의 권력자 추기경

 

그것이 그녀였다.

 

“...”

 

그녀를 쳐다본 그는 말없이 다시 벽에 옆으로 기대어 앉았다다른 사람도 아닌 추기경을 대놓고 무시하는 행위에 옆에 있던 포주는 기겁했지만 정작 당사자인 그녀는 무표정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볼 뿐이었다.

 

이제 와서 그대에게 이런 말 하는 것은 어이없다는 것은 알지만그대가 도와주어야겠다.”

 

“...도움?”

 

공호한 눈으로 허공을 쳐다보던 그는 차가운 냉소를 지었다

 

자신 교단이 행한 끔찍한 고문으로 이미 모든 몸은 망가졌고 영원히 검을 잡을 수 없는 몸이 되었다검뿐인가이제는 어린아이에게도 힘으로는 이길 수 없는 몸이었다.

 

그런데 도움이라... 대답할 필요도 느껴지지 않았다그는 그녀를 무시하며 천천히 손을 뻗어 약을 입에 물었다.

 

“...”

 

한때 팔라딘이었던 자가 저렇게 나락으로 떨어지다니... 그녀는 씁쓸한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

 

둘의 관계는 예전부터 결코 무난하다고 할 수 없었다오히려 서로가 상당히 껄끄러운 관계였다.

 

둘은 과거 그가 성기사단에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알던 관계였다당시 주교급 사제였다가 막 추기경직에 오른 자신과 막 견습성기사를 끝내고 막 성기사단에 들어간 그

 

특히 그가 지금의 성녀의 눈에 띄며 그녀와 함께 다니게 된 이후부터 마주치는 횟수가 매우 늘었었다.

 

성녀와 자신은 둘다 추기경 직에 있으며 성녀를 목표로 경쟁하던 관계그러다보니 그녀의 사람이었던 그와는 자연적으로 어색한 관계가 되었다.

 

하지만 차기 성녀를 뽑는 시험콘클라베가 시작되며 둘은 어떤 형태로든 자주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신의 말씀을 따라 사는 것을 표방하는 성국이라고 하더라도 엄연히 인간들이 다스리는 나라권력 앞에서는 온갖 권모술수가 난무했다.

 

특히 성국를 너머서 인류 전체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성녀를 뽑는 콘클라베는 그 특징이 가장 은밀히 하지만 확실하게 들어나는 사례 중 하나였다.

 

특히 열두지파 중 예전부터 성직을 담당하던 리바이 지파의 제사장 집안이었던 그녀와 달리 아무런 뒷배가 없던 현 성녀는 가장 만만한 상대가 아닐 수가 없었고 하루에도 몇 번 씩 암암리에 위험에 처했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그녀를 지키던 게 바로 그호위로써 성녀를 지키는 그를 볼 때 마다 그녀는 내심 성녀가 부러웠다분명 집안에서도 명성에서도 하나도 꿀리지 않았지만 그녀는 저렇게 헌신적인 호위를 가지지 못했었다.

 

그에게 비밀리에 접근한 적도 있었다.

 

자신의 사람이 되면 막대한 양의 돈과 차기 추기경으로 추대하겠다고 그에게 다가갔지만 그는 성녀를 배신할 수 없다며 거절했었다.

 

그녀는 천천히 그의 모습을 바라봤다찢기고 상처입고 걸레짝이 되어 버려진 모습.

 

충성의 대가가 이런 모습이라니.... 

 

한때 적이었던 그였지만 정말 바닥까지 떨어진 그의 모습이 안쓰러웠다.

 

만약 그때 자신의 제안을 받아드려 자신의 사람이 되었다면 어떤 일이 있더라도 지켜주었을 탠데...

 

신탁이 내려왔다.”

 

그녀는 착착한 표정으로 말했다.

 

...?”

 

그래네가 필요하다.”

 

-길잡이를 보냈으니 그 빛을 따라 악의 축을 멸하라.

 

그가 파문당한 후 갑자기 내려온 신탁의 예언

 

구시대 이후 처음으로 내려온 예언에 교단은 난리가 났었다.

 

길잡이가 누구인가이 문제로 인해 일주일간 밤낮으로 격렬하게 심포지엄과 논쟁이 열렸다.

 

그리고 그 결과 예언 속 길잡이는 얼마 전 파문당한 그라는 결과에 이르렀다.

 

네 낙인이 악을 찾을 수 있는 열쇠다그러니 따라와라.”

 

“...거절한다.”

 

역시나인가...

 

그의 거절은 당연했다교단에서도 그가 길잡이라는 사실에 격렬한 반대가 있었는데 그 또한 마찬가지겠지하지만 어떤 일이 있더라도 그를 데려가야만 했다.

 

만약 이 일을 잘 끝낸다면 파문을 최소하고 성도에 거주하는 것을 허락한다고 성녀가 말하더군.”

 

“....”

 

그녀의 말에 그가 반응을 보였다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다시 멍하니 허공을 응시했다.

 

그리고 이런 말도 하더군거절한다면 네 동생들또한 무사하지 못 할 거라고... 근데 그대에게 동생도 있나?”

 

...?”

 

회유가 소용없자 힘으로라도 끌고 가야 하나 생각하던 그녀는 아까 와는 확연히 다른 그의 반응에 살짝 당황했다.

 

지금... 지금 뭐라 그랬어!”

 

그는 비틀거리는 몸으로 힘겹게 일어나 자신에게 다가와 자신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고아원에 아이들...'


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들의 얼굴에 그는 떨리는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이게 그를 움직일 키인 것 같았다

 

말한 대로다.”

 

그녀는 자신의 멱살을 잡은 그의 손을 쳐다봤다.

 

작고 가녀린 팔.... 한 때 팔라딘이었던 그가 얼마나 약해졌는지 이렇게 보니 확실히 실감이 났다사실 이게 멱살이라고 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분명 어린아이라도 쉽게 풀 수 있을 태니.

 

그는 떨리는 눈으로 멱살을 풀며 말했다.

 

알겠어요... 원하는 대로 할 태니... 제발 그 아이들만은 건들지 말아줘요...”

 

그녀는 그가 말하는 그 아이들이 성녀가 말한 동생들임을 짐작했다.

 

내 명예를 걸고 맹세하지그대가 따라온다면 내가 그들을 보호하겠다.”

 

그녀는 서있기도 힘들어하는 그를 내려다보며 부축했다.

 

 

 

 

 

 

 

 

 

 

 

 

 

 

 

추기경으로부터 그를 확보했다는 보고입니다.”

 

성도의 신전성녀는 주위를 보며 입을 열었다.

 

이번 원정은 결코 쉽지 않을 것입니다아마 교단과 성국의 핵심인물들은 모두 나서야 할 겁니다.”

 

그녀의 말에 방에 있던 주교들과 귀족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녀의 눈을 피했다.

 

“...”

 

성녀는 짜증으로 주먹을 쥐었다평소에는 신의 뜻을 산다고 하며 신민들에게 우쭐대는 주제에 정작 위기가 닥치면 모른척한다.

 

그녀는 날카로운 눈으로 회장을 둘러보며 다시 말했다.

 

이번 원정에는 제가 직접 참전하겠습니다지원자 있으십니까?”

 

잠시간의 침묵...

 

저는 얼마 전에 땅을 사서 그걸 좀 보러가야...”

 

저도 다음 주가 결혼식이라 하하.”

 

그녀의 표정이 구겨졌다이들이 썩은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썩었을 줄이야...

 

정말로 형편없군.”

 

그때 회장의 적막한 분위기를 깨며 한 여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대공저하...!”

 

연륜에서 나오는 노련미가 돋보이는 붉은 머리의 여인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다들 정말로 한심하군겉으로만 주를 찾지 실제로는 가장 그분을 배척하는 것들이 당신들이오!”

 

그녀는 감탄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성녀를 향해 말했다.

 

우리 대공가는 내 딸 프렐을 선봉대로 보내겠소또한 우리 주다 지파를 대표하여 물심양면으로 이번 원정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소.”

 

그녀의 말에 검은 머리의 여성도 일어나며 말했다.

 

저희 벤야민 지파 또한 참전하겠습니다흑기사단과 검은 사제단이 원정대를 도울 것입니다.”

 

 

 

 

 

 

 

 

 

 

 

“...”

 

흰색 성벽 뒤로 멀리 보이는 거대한 황금색 신전.

 

다 왔군.”

 

마차를 끌던 성기사가 문을 열자 추기경이 조심스레 내렸다.

 

그럼 가지.”

 

그녀는 마차 속의 그에게 손을 내밀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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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시작이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