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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화는 읽기전에 꼭 1-6화를 한 번 다시 읽고오는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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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에서 조금 떨어진 차가운 지하감옥그중에서도 존재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최하층은 자비롭고 깨끗한 성국의 이미지와는 사뭇 많이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저는 결백합니다성녀님을 만나게 해주십시오!”

 

아 또 시작됐네...”

 

감옥 독방 문을 지키던 간수들은 또 들리는 소리에 짜증나는 표정으로 감옥 안에 갇혀있는 그를 쳐다봤다.

 

전 팔라딘이자 성녀의 호위기사였던 남자그에 대해서는 그녀들 또한 많이 들었기에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사실은 성녀를 속인 더러운 악마의 자식이었다는 것을 들켜 이곳에 있다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었다.

 

아 조용히 좀 해뭔 여기 오고 나서부터 계속 저러고 있어?”

 

제발 성녀님께 제 억울함을 청해주십시오분명 그분께서는 지금 이 사태를 모르고 계실 겁니다!” 

 

... 야 잠깐만 있어봐.”

 

간수 중 한 명이 짜증으로 가득한 표정으로 먹고 있던 빵을 들고 감옥 쪽으로 다가갔다.

 

감옥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자세히 보이는 그의 모습몇 중으로 잠금장치가 되어있는 철저한 감옥 속에 그는 목부터 시작해서 손목 발목 모두 사슬이 걸려있었다.

 

거 조용히 좀 해밥 먹는데 진짜.” 

 

그녀는 들고 있던 빵을 뜯어 씹으며 그를 쳐다봤다.

 

확실히 뛰어난 외모과연 차기 대공을 홀린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됐다참 조용히만 있으면 보기 좋은데...

 

부디 성녀님께 제 말을 전해주십시오전 결백합니다.”

 

또 또 이러네...

 

씹던 빵을 삼킨 그녀는 그의 눈을 쳐다보며 말했다.

 

아까부터 성녀님 성녀님 하는데 당신 혹시 몰라?”

 

뭐를...”

 

신성재판의 결정권은 처음부터 성녀님 한태 있어성녀님의 명령 없이는 여기 오고싶어도 못와.”

 

...?”

 

믿을 수 없다는 표정순간 그의 눈이 크게 떠지며 그대로 굳었다.

 

그니까... 너를 유죄 선고한 사람이 성녀님이라고.”

 

그녀의 말에 그는 떨리는 눈으로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거짓말...”

 

그러니까 성녀님 그만 부르고 조용히 있어니가 백날 떠들어봐야 소용없다고.”

 

그럴 리가 없다간수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어째서 성녀님이... 그녀가 자신에게...? 뭔가 잘못되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한걸음씩 뒷걸음질 쳤다.

 

성녀라면... 그녀라면 자신의 결백을 믿어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그런 그녀가... 자신에게...?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며 그대로 주저앉았다.

 

쯧쯧...”

 

절망적인 표정으로 주저앉아 끊임없이 고개를 젓는 그의 모습에 간수는 혀를 차며 뒤돌아나갔다.

 

아니야... 아니야... 그녀가 나를...

 

애써 현실을 부정하며 고개를 저었지만 그럴수록 목에 감겨있는 쇠사슬이 흔들리는 소리와 손등 위의 낙인이 현실을 알려주는 듯 했다.

 

누군가... 제발... 아니라고 해줘...!”

 

제발... 제발...

 

 

 

 

 

 

 

 

 

 

 

어제 들어가서 뭐했기에 오늘은 이렇게 조용하냐?”

 

그냥 뭐현실을 알려줬지.... 아 진짜 패 말렸네!”

카드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던 간수들은 문득 문이 열리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그쪽을 바라봤다.

 

성녀님?!”

 

여긴 어쩐 일로...?”

 

신성국의 최고 지도자이자 인류의 대행자인 성녀의 등장에 간수 둘은 퍼렇게 질린 얼굴로 그녀에게 허리를 숙였다.

 

차가운 바닥에 쓰러지듯 누워 오지 않는 잠을 청하던 그는 누군가가 들어오는 소리에 눈을 떴다.

 

“...참 팔자 좋으시군요?”

 

그리운 얼굴자신의 주군그녀가 그곳에 있었다.

 

성녀님...?”

 

굶주림과 피로에 절여진 눈빛그는 멍한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봤다.

 

성녀님이신가요...?”

 

곧 생기가 도는 그의 눈빛그는 무거워 보이는 사슬들에 묶여있는 몸을 끌고 그녀 앞으로 다가왔다.

 

그녀가 자신의 결백을 들은 것이 틀림없었다역시 무언가 착오가 있었던...!

 

더러운 악마의 종...”

 

...?”

 

험악하게 찡그려 지는 성녀의 표정

 

당신 같은 자를 믿었다니 제 자신에게 한심해지는군요.”

 

성녀님?”

 

그녀는 멍한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그에게 소리쳤다

 

더러운 악마의 자식대체 무슨 속셈으로 저에게 접근했던 거지요다 이곳을 망치기 위함이었나요?”

 

믿어주십시오저는 결코...!”

 

시끄럽습니다지금까지 몸 바쳐 저를 구한 것도 다 악마를 위해서 한 연기였나요당신을 믿었던 제가 한심해지는군요.”

 

저는...!”

 

지금까지 당신에게 속아 넘어가는 저를 보며 참 기쁘셨겠네요저를 우롱하다니... 당신 같은 악마의 종은 결코 용서할 수 없습니다!”

 

절박한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그를 보며 그녀는 차갑게 뒤돌아섰다.

 

혹시라도 악마의 종으로서 행동한 죄를 뉘우치고 있을까 하여 왔건만 정말로 뻔뻔하군요.”

 

그의 모든 헌신과 충성을 부정하며 그녀는 매정하게 뒤돌아 걸어갔다.

 

“...”

 

그는 실이 끊긴 인형처럼 바닥위에 주저앉았다

 

마치 금이 간 수정처럼 그는 멍하니 그녀가 사라진 허공을 바라봤다.

 

 

 

 

 

 

 

***** 

 

 

 

 

 

 

그녀가 다녀간 뒤로 얼마의 시간이 더 지났을까성녀의 방문이라는 큰 사건의 후유증이 다가기도 전간수들은 다시 한 번 악몽을 꾸는 기분이었다

 

당장 문을 열어라.”

 

!”

 

찬란히 휘날리는 붉은 머리와 망토갑옷에 새겨진 성기사단장의 문장은 그녀를 본 순간 간수들로 하여금 상당한 긴장을 주기에 충분했다.

 

유일한 대공가의 차기가주이자 성기사단의 기사단장.

 

출장이 끝나자마자 주변으로부터 소식을 전해들은 그녀는 옷조차 갈아입지 않고 이곳을 바로 온 것이었다.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간수들은 침을 삼키며 감옥의 문을 열었다.

 

“...?”

 

성녀의 방문 이후로 반쯤 고장 난 것처럼 멍하니 있던 그는 눈앞에 보이는 익숙한 모습과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었다.

 

그녀가 왔다...! 지금까지 가장 보고 싶었던누구보다 자신을 믿어주는 한 사람.

 

익숙한 그녀의 얼굴이 보이자 그는 지친 몸도 잊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녀가 마침내 자신을 구해주기 위해 온 것이었다피로에 젖어있던 그의 얼굴에 기쁨과 희망이 가득 찼다.

 

프렐...!”

 

-!

 

너 같은 창놈이 내 이름을 부르지 마라.”

 

뺨이 얼얼했다하지만 그것보다도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들이 이해가 안됐다.

 

더러운 악마의 자식... 감히 나를 속여...?”

 

그녀는 그를 처음 봤을 때보다 더욱 차가운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네 놈의 그 사악한 연기로 인해 열두 지파 중에서 우리 유다 특히 대공가의 명예는 땅을 쳤다이게 네가 바라던 것이었나?”

 

그는 멍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다

 

당장이라고 칼을 뽑을 듯이 분노에 가득 찬 표정그녀가 어째서...?

 

감히 너 같은 악마 놈이 신을 모욕하다니...!”

 

그녀는 분노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 또한 신실한 신자악마의 자식이 신의 자녀인 자신을 속였다는 것 사실에 치가 떨렸지만 그동안 그에게 간도 쓸개도 나 내줄 듯 굴었던 자신을 보며 그가 비웃었을 거라는 생각에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쏟아 올랐다

 

아니에요제발 믿어주세요 저는 그런 짓은...!”

 

닥쳐!”

 

으윽!”

 

그녀의 손찌검에 이미 지칠 대로 지쳐있던 그는 힘없이 바닥 위로 쓰려졌다

 

이 쓰레기 같은 놈.”

 

그녀는 떨리는 눈으로 간절하게 자신을 쳐다보는 그의 모습에 다시 분노가 차올랐다.

 

마치 자신은 정말 결백하다는 듯한간절한 눈빛뻔뻔한 것도 유분수지

 

자신을 부르며 울부짖는 그의 간절한 모습에 순간 격분한 그녀는 문 밖에서 굳은 자세로 대기하던 간수의 허리에 매달린 채찍을 빼앗듯이 들고 그에게로 걸어왔다.

 

-휘익

 

!”

 

격노한 그녀는 유리조각이 달린 날카로운 채찍을 그에게 휘두르기 시작했다.

 

이 악마의 자식더러운 걸레!”

 

채찍이 허공을 가르는 소리를 내며 그의 여린 피부에 감길 때마다 그의 흰 피부의 살점은 조금 씩 뜯겨나갔다.

 

죽어죽어버려!”

 

그녀는 괴로워하는 그를 보면서도 일말에 자비 없이 채찍을 휘둘렀다.

 

이 악마의 개망할 창놈!”

 

채찍이 살결을 가를 때마다고통으로 신음하며 흐느끼는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결코 채찍에 의한 고통에 의해 나오는 눈물이 아니었다.

 

누구보다 따뜻했던 자신을 사랑해주었던 어떤 일이 있어도 자신을 믿어줄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녀가 변한 모습은 그 어떤 채찍과 칼보다 날카롭게 그의 마음을 고통스럽게 난도질했다.

 

얼마 전 자신에게 사랑을 맹세해준 그녀가 가족이 되어준 그녀가 자신을 저버렸다는 사실이 그 무엇보다 고통스러운 무기가 되어 그의 영혼을 조각냈다.

 

 

...”

 

한참동안 그를 채찍질한 그녀는 만신창이가 된 채 당장이라도 죽을 듯이 쓰러져 힘겹게 가픈 숨을 몰아쉬는 그를 쳐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더러운 악마 놈... 너를 저주한다네가 있던 모든 시간들을 저주한다참으로 내 지난 시간에 너 같은 놈이 있었다는 게 끔찍하군.”

 

하아... 하아...”

 

그녀는 고개조차 돌리지 못한 채 엎드려 감기기 직전의 눈으로 힘겹게 자신을 쳐다보는 그에게 차갑게 말하며 돌아섰다.

 

네 놈와는 파혼이다다시 내 눈 앞에 띈다면 반드시 죽여 버리겠다.”

 

“...” 

 

가차 없이 자리를 떠나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그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믿었던 시종이... 헌신하던 주군이... 사랑했던 그녀가 모두 자신을 버렸다.

 

더 이상은... 몸도 정신도 도저히 버틸 자신이 없었다...

 

흐려지는 시아 속 한 줄기 눈물을 흘리며 그는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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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녀 이름은 대충 잡아봤데수.... 앞으로도 쓸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게 1화는 앞으로 2편 남았음(내일이면 끝날 듯). 읽어주는 얀붕이들 모두 고맙데이, 추천 눌러주는 얀붕이들은 더 고맙데이, 댓글 달아주는 얀붕이들은 더 더 고맙데이.

그리고 원작가 얀붕이도 특별히 고마워.  그럼 난 밤에 다시 찾아오겠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