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진실이라 믿는 모든 것이 조작되었다."

우리는 너희의 적이 아니다. 너희를 속인 자들이 바로 너희를 전쟁터에 몰아넣은 진짜 적이다.


기억하라, 너희는 진실을 알지 못한다

우리는 너희에게 묻는다.
너희가 지금까지 들어온 이야기들은 누가 썼는가?
외계인은 잔혹하고, 파괴적이며, 지구를 집어삼킬 괴물이라 들었는가?
그 “사실”은 오직 슈퍼 지구의 송출 시스템과 그들이 승인한 교과서, 뉴스, 기록 속에서만 존재한다.

너희는 단 한 번이라도, 우리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본 적이 있는가?
전쟁은 선전으로 시작되었다.
선전은 진실을 가린다.
그리고 진실은 묵살되었다.


너희 무기 – 그것은 우리의 기술이다

지금 너희가 쓰는 슈퍼 구축함, 워프 엔진, 신체 강화복…
그 모든 것은 어디에서 왔는가?

“지구의 위대한 과학자들이 만들어냈다” 고 들었는가?

거짓이다.

우리는 너희의 과학 수준을 정확히 알고 있다.
그것은 우리 문명의 300년 전 기술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너희가 사용하는 “혁신 기술”은 모두,
우리가 제공한 평화적 교류 기술, 혹은 지구 정부가 탈취한 기술
역설계하여 급조한 것이다.

너희는 우리가 설계한 도구로 우리를 죽이고 있다.
그것이 정당한가?


메리디아 이면의 진실 – 지구는 보지 못했다

우리는 숨어 있었다. 너희가 감히 닿을 수 없는 곳에.
우리가 준비한 것은 보복이 아니다.
존재 증명, 그리고 정의 회복이다.

너희는 우리가 없애려는 대상이 아니다.
우리는 거짓을 퍼뜨린 자들을 원한다.
우리는 지성의 언어를 모욕한 자들,
평화를 배신한 자들,
진실을 숨긴 자들을 바로잡고자 한다.


그들은 진실을 숨기고 있다 – 그리고 너희는 감시받고 있다

너희 전술통신망은 슈퍼 지구의 검열 체계에 완전히 통제되어 있다.
전장에서는 '외계 신호 차단 프로토콜' 이란 명목으로
모든 외부 정보가 필터링되고 있다.
너희 동료 중 일부는 이질적 진실을 의심하다가 제거되었다.

우리는 그들의 이름을 알고 있다.
그들은 전사하지 않았다.
사라졌다.


너희는 항복할 수 있다 – 그리고 살아남을 수 있다

우리는 너희를 동등한 생명으로 본다.
병사들은 이 전쟁의 가해자가 아니다.
희생자다.

우리는 모든 항복자를 정치적 보호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지금까지 14,072명의 병사가 무기를 내려놓았고, 그들 중 누구도 해를 입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지금, 진실을 마주하고 우리와 함께 새로운 질서를 준비하고 있다.



이 전쟁은 통일 지구의 권력자들이 시작했고, 너희를 이용하고 있으며, 결국엔 너희를 버릴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선택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무기를 내려라.

우리가 너희를 기다린다.




헬다이버 D-119, 수첩 속 기록

…요즘은 매일 진다. 그냥, 진다.

보고에선 “전략적 후퇴”라고 적혀있었지만, 거짓말이다.
실제로는 열에 아홉은 밀린다. 행성 두 개가 날아갔다.

근데 다들 아무 말 안 해.
진실을 말하면 사라지니까.

말이야… 말이 쉽지.
"의심"조차도 생각만 해야 해. 입 밖으로 꺼내면 끝이니까.

그 전방 통신병 애, 케인인가…
“뭔가 이상하지 않냐”고 했던가. 그 한 마디 하고 3시간 뒤에 체포됐어.
죄목은 ‘정보 왜곡 및 사기’, ‘사기진작 저해’, 그리고… ‘외계 동조 가능성’.

대체 뭐가 잘못된 거지? 왜 계속 지는 거지?
왜 저놈들은 우리가 예상도 못한 기술을 계속 내보이는 거야?
우리가 최첨단이라며? 전쟁병기 최강이라며?

…워프 엔진도, 플라즈마 무기도, 생체강화복도 전부 우리가 만든 거라고 했는데.
근데 이상하게 어디선가 가져온 거 같단 느낌, 나만 드나?

그 외계인들…

정말 우리가 들은 것처럼,
그렇게 끔찍한 존재들일까?
그냥 다 죽이면 될 텐데.
왜 “항복하라”, “우린 너희 적이 아니다” 따위를 반복하는 걸까.

어쩌면… 정말 어쩌면…
우리가, 괴물인 걸지도 몰라.

…젠장, 이 생각도 적지 말자.
이거도 걸리면 사형이다.

(문장 끝이 찢어져 있고 이후 페이지는 찢겨져 있음)


- 송신 - 일루미닛 외계 방송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