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역사를 위한 창작공간 채널

ㅇㅇ(211.252) 2020.08.16 03:14:10 


그녀는 자신이 왜 여기 와 있는지 생각했다.



의식이 가물가물한 가운데에서도, 그녀는 그 격렬한 추격전이 생각났다.



"마마! 옷을 벗어서 제게 주십시오, 어서요!"


자신을 따라온 마지막 시녀의 비명, 미친 듯이 달리던 마차, 말을 타고 따르던 호위병들은 추격대와 싸우다 쓰러졌다.


그들이 달려들어 시간을 버는 동안 최대한 거리를 벌리기 위해 노력하는 와중에 급히 옷을 바꿔 입은 왕비는 시녀가 만삭의 몸을 만들기 위해 옷가지와 짐을 마구잡이로 자신의 옷 안으로 집어넣는 걸 보았다.


"그런다고 한들....."


"마마, 잠시 저쪽에 마차를 세울 테니, 인근에 숨어 계십시오. 저희가 저들을 따돌린다면 다시 돌아와서 마마를 모실 것이고, 저들이 저희를 따라잡는다면, 이대로 숲을 빠져나가십시오."


"하지만........"


"이대로 가면 전부 죽습니다, 마마,"




"아! 아아!"



기억이 났다. 기억이 나버렸다. 그 괴로운 기억이, 자신을 살리기 위해 희생한 충성스러운 자들이.



그 뒤에 어떻게 되었지? 어떻게 되었더라?



그 답은 지금, 새로 태어난 생명의 탯줄을 자른 남자가 알고 있었다.




그는 떠돌이 용병이었다. 그의 가족이 풍비박산 난 이후로, 그는 그의 형제들과 함께 부르고뉴 인근을 떠돌며 용병 일을 했다.


전쟁은 해를 거쳐 거듭되었고, 일감은 많았다. 하지만, 그는 운이 좋지 않았다.


끝까지 함께 살아남기로 약속했던 그의 형제들은 하나 하나 죽어나갔고, 이젠 그뿐이었다.



자신의 동생마저 목숨을 잃자, 좌절해버린 그는 어느 숲에 들어갔다. 숲지기가 만들었을 법한, 방치되어 있는 오두막을 찾은 그는 횡재했다는 생각으로 그 안에 짐을 풀었다. 보아하니 사람이 안 산 지 1년은 족히 되어 보였는데, 몇 달 간은 몸을 누일 장소로 쓸 만 할 것 같았다.



그러나 문제는 물이었다. 식량은 대충 가져온 게 좀 있었지만, 물은 수원지를 찾아야 했다. 그래도 이런 위치에 오두막이 있으니 물을 구하기는 어렵지 않을 거란 예상을 한 그가 길을 나서고 얼마 되지 않아, 늑대 울음소리를 들어야 했다.



다급히 근처 나무를 타고 올라가 몸을 숨긴 그는 100여 마리에 달하는 늑대들이 어딘가로 향하는 걸 보았다.


그 늑대들이 향하는 곳에 시선을 두자, 전복된 마차와 기병들이 보였다. 기병들은 마부를 죽이고 마차 안에서 한 여성을 끌어내렸다.


임산부로 위장이라도 했던지, 옷 안에 숨겨 배를 불룩하게 하던 물건들이 끄집어내진 여성은 발버둥을 쳤지만, 기병들은 분노해서 욕설을 내뱉다가 그녀의 옷을 찢어발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는 윤간당했다. 무참하게, 찢겨진 드레스와 의식을 잃을 때까지 윤간당하고, 기절한 뒤에도 겁탈당하는 모습을 본 용병의 눈에 핏발이 섰다.



그러나 용병은 움직일 수 없었다. 그의 위치에서, 길가에 매복한 늑대들의 무리가 똑똑히 보였기에!



온몸이 흰 액체로 뒤덮이고, 구멍이란 구멍에서 모두 끈적한 액체를 흘리며 여성이 바닥에 뒹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직후, 대장으로 보이는 녀석이 모습을 드러내고, 길게 울어젖혔다.


-우우우우우! 아우우우우!



"씨발! 늑대들이다! 야! 야! 말에 타! 저........"


-캬캭!


순간, 마차 뒤까지 숨어들어온 녀석이 몸을 날려 기병 한 명의 팔을 물어뜯었다. 가벼운 복장이던 기병은 비명을 지르며 나뒹굴었다.


다른 기병은 칼을 휘둘러 늑대를 치려 했지만, 늑대 대여섯 마리가 동시에 덤벼들었다. 또 다른 자들은 불로 늑대를 쫓아내려 했지만, 늑대들은 가소롭다는 듯 횃불을 피해 달려들었다.



-히히히힝!



그리고 다른 녀석들은 마차와 기병들의 말을 아귀아귀 물어뜯고 있었다. 기병들이 자신의 추잡한 욕망을 채우기 위해 말에서 내리지 않았더라면, 그 욕구를 시녀에게 해결하고 방심하고 있지 않았더라면 살아남을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있었을 터였다.


그러나 기병들은 얼마 안 가 늑대 밥이 되었다. 그동안 대장 늑대는 어슬렁어슬렁 걸어가 가장 손쉬운 사냥감, 윤간당하고 남자들의 욕망에 더럽혀지다 못해 기절한 시녀에게 다가가 그녀의 몸을 물어뜯는다.


붉은 피가 튀고, 반항할 기력도 다한 시녀의 신음하는 듯한 비명이 용병의 귀를 괴롭힌다.



다른 자라면 몰라도, 그는 그런 모습에 트라우마가 있었다. 그저 자신의 무력함을, 도울 수 있는 위치가 아님에, 힘이 약함에 분노할 뿐.......




한창 인육과 말고기로 성찬을 즐긴 늑대 무리가 유유히 사라진 뒤, 원래 목적인 수원을 찾아낸 후 돌아가는 길에 참상의 현장에 들른 그 용병은 마부와 기병들의 유해는 비바람에 시달리도록 버려두었지만, 몹쓸 짓을 당하고 목숨을 잃은 처녀의 유해는 수습해 묻어 주었다.


마차에서 상당한 금화와 패물, 옷가지와 식량 등이 발견되었기에 횡재했다 생각한 그는 마차와 소지품, 기병들의 무구 중 쓸만한 것까지 싹 털어 기분을 좀 전환한 뒤 오두막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의 기분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바뀌게 된다. 오두막 인근에서 나무에 기대 쓰러진 만삭의 여인을 발견하고서.



아까 윤간당한 여성이 임산부로 위장하고 있었다는 것에서 이 여인이 마차를 탄 자들이 보호하려 했던 여자이리라 짐작한 용병은 여인을 깨웠다.



"이봐요, 정신 차려요."


"으으...... 아아악!"


순간, 늑대 떼를 불러들일까 식겁한 그는 다급히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쉿! 쉿! 늑대들이 멀지 않은 곳에 있단 말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 말을 들을 정신이 아닌 모양이었다.



"젠장, 걸을 수 있어요?"



도리도리, 그러자 남자는 힘을 써서 그녀를 부축했다.



"다리는 움직일 수 있죠?"



그녀가 고개를 주억거리자, 그는 그녀를 부축해 오두막으로 향했다.




간신히 그녀를 오두막에 눔힌 그는 버려진 가마솥을 찾아내 대충 씻고 더운물을 끓였다. 오래 전, 자신의 어머니가 동생을 낳았을 때 산파와 아버지가 한 행동을 대충 흉내낸 것이다..


그 와중에 검집을 입에 문 여자는 신음성을 내뱉었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던 남자는 여성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속옷을 입은 채로 출산하라고 할 순 없었으니까. 여성은 자신이 외간 남자 앞에서 나신이 되었다는 걸 인지하지 못했거나, 인지했더라도 수치심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인 모양었다.



진통이 시작되었다. 그녀의 다리 사이에서 양수가 터져 흘러나왔고, 그녀는 다리를 벌린 채 검집을 깨문 상태로 비명을 질렀지만, 그 비명은 신음처럼 들릴 뿐이었다.


한참을 옆에서 예전에 곁눈질로 본 출산 장면을 혼자 재현하려니 고생이 많았지만, 그는 간신히 그녀의 아이를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산통으로 반쯤 기절한 여성의 가슴 위에 탯줄을 자른 아이를 올리자, 그녀는 더듬대면서 자신의 아이를 안았다.



출산을 마친 여성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워 보인다고 하던가? 객관적으로 봐도 상당한 미인이었고, 그 큰 가슴이 눈에 들어온 남자는 헛기침을 하며 눈을 돌렸다. 굉장히 아름다운 여성이 나신으로 자기 앞에 누워 있단 걸 자각하자, 자꾸 하반신에서 이상 신호가 온 것이다.




아기는 아들이었다. 탯줄을 자르고 강보에 싸여 누워 있는 아기를 묵묵히 바라보던 그 남자는 여자가 갑자기 몸부림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죄송해요....... 잠시 악몽을 꿔서......."


"괜찮습니다. 괜찮으시다면, 혹시 이름이랑 사정을 들을 수 있을까요?"


".............. 모르겠어요."


"예?"


"기억이........ 안 나요. 제 이름이 뭐죠?"



거짓말일까, 아니면 진짜일까, 잠시 생각한 그는 입을 열었다.



"그럼 임시로 빅투아르라고 부르겠어요. 괜찮나요?"


"........ 네. 그런데..... 저........"


"예?"


"혹시 뭐하는 분인지 여쭤 봐도......."


"그냥 떠돌이 용병입니다. 이 오두막에서 잠시 신세지고 있었죠."


"그럼 다른 누가........"


"없습니다."



잠시 조용해지더니, 빅투아르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혹시, 이야기를 들려주실 수 있나요?"


"왜 궁금해하시는 거죠?"


"듣지 않으면 오늘 잠들기 어려울 것 같아서요."



그러자, 용병은 피식 웃었다.


"알았습니다."



그는 평범한 농부였다. 특이한 점이라고는 아버지가 촌장의 자리에 있었다는 것 정도? 5남매의 차남으로 태어난 그는 자크라는, 흔한 이름을 가지고 농사를 짓다가, 지긋지긋한 군인들이 약탈하러 오면 가족들과 함께 피난하고, 다시 돌아와 농사를 짓고를 반복하며 살았다.


그런 와중에 여동생 한 명은 어려서 병으로 죽었고, 다른 여동생은 이상하게 들판으로 나돌아다니는 일이 잦아졌다. 혼기도 슬슬 차 가는 처녀에게 무슨 일이 있을지 몰라 주의를 주었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사달이 났다. 어느 용병대가 마을에 잠시 머물다 간 뒤, 여동생이 실종된 것이다. 아무리 인근을 뒤져도 나오지 않자, 마을 주민들은 용병들에게 몹쓸 짓을 당한 게 틀림없다고 수군거렸다. 납치당했거나, 최악의 경우 몹쓸 짓을 당하고 살해당했으리라.


하지만 그는 여동생이 살아있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했다. 살해당했다면 시체라도 나와야 했을 텐데, 그런 게 전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짐을 챙겨 혼자서라도 동생을 찾기 위해 그 용병단을 쫓아갈 생각이었다. 아버지에게 말을 꺼내기도 전에 일이 터졌단 걸 제외하면,



예고도 없이 들이닥친 잉글랜드군은 마을을 불태우고 약탈했다. 아버지는 사람들을 모아 도망칠 시간을 벌려고 하시다가 살해당했고, 어머니는 도망치는 길에 잃어버렸다. 세 형제는 어찌어찌 다른 청년들과 함께 마을 사람들을 인솔해 피신시키려 했지만, 잉글랜드군은 그들을 쫓아와서 도로 마을로 몰아넣으려 했다.


결국 그들은 이대로 죽느니 반항해보다 죽기로 하고 농기구를 들고 용병들에게 덤벼들었다. 물론, 상대가 될 리 없었다.



날이 밝고 잉글랜드군이 사라졌을 때, 마을 전체의 생존자를 모은 그들은 허탈한 웃음을 터트렸다.


남자 다섯과 여자 둘, 그마저도 남자 하나와 여자 하나는 발견하고 몇 분도 지나지 않아 숨이 끊어졌고, 다른 여자 한 명은 그날을, 그리고 남자 하나는 상처는 대수롭지 않았지만 고열을 일으키며 앓다가 일 주일이 되지 않아 숨이 끊어졌다.


"앓다가 죽은 녀석, 이름이 피에르였어요. 나름 성실하고 괜찮은 녀석이라서 아버지가 사윗감으로 생각하셨죠, 동생이 실종되면서 당연히 깨졌지만."



자크는 씁쓸히 말했다.



어머니의 시체는 무너진 집안에 있어 수습조차 어려웠다. 이틀이나 걸려 무너진 지붕을 치우고 아버지의 곁에 어머니를 매장한 그들의 눈물은 더 이상 흐르지도 않았다.



결국 마을 전체의 생존자는 삼 형제 뿐이었다. 형제들은 마을 주변에서 용병들 간의 전투가 있었다는 걸 기억해내고, 인근을 뒤졌다.


보통 돈 될 만한 건 다 약탈당하지만, 혹시나 쓸 만한 게 나올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건 정확했다.



"칼 몇 자루랑 사슬갑옷, 가죽갑옷들을 얻은 건 괜찮은 수확이었죠. 우리는 챙길 걸 다 챙긴 뒤에 우리가 쓸 것만 남기고 근처 도시에서 그걸 팔아버린 다음, 본격적으로 용병으로 살아보기로 했어요."


사실은 용병이 되자고 그가 강력히 주장한 것에는 다른 이유도 있었다. 용병들 간에는 정보가 좀 도니까, 혹시나, 용병단에 끌려다니는 창부로라도 동생이 살아있다면 혹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계속 허탕이었고, 조금 도와주던 셋째도 그녀가 죽었다고 단정짓고 포기하라고 할 때, 삼 형제는 전투에 참여하게 되었다.



"기병들은 돌격하고, 화살은 날아들고....... 전투가 격렬해지니, 저 외의 다른 사람은 보이지도 않더군요. 피에르 녀석은 기병에게 당했고, 장 형님은 강변에서 석궁에 맞아 돌아셨죠. 시체 찾는 데만도 한참 걸렸습니다. 특히 피에르 녀석은 얼굴이 엉망이 돼서......."



잠시 오열하듯이 몸을 떨자, 여인은 지친 몸으로 팔을 뻗어 그의 어께를 감싸 주었다. 이성의 온기가 그를 진정시킨 걸까, 몸의 떨림이 점차 줄어들었다.



"식사부터 대접해드리죠."




며칠이나 지났을까, 아니, 몇 주, 몇 달이 흘렀을까. 그는 자신이 숲으로 도망쳤을 때 그 용병들의 군기를 마지막으로 보았다고 했다.



"소문에는 그 용병대는 지금 대공에게 고용되어 이탈리아에 가 있다더군요. 전 신성로마제국을 통과해서 이탈리아까지 찾아가 볼 생각이었습니다."



정확히는 옥시타니아 정규군으로 흡수 개편된 것이었지만, 정규군과 상비군이란 개념을 모르는 이들의 입장에서는 용병대의 상시 고용 정도로 받아들여지는 게 현실었다.



"찾아가더라도 만날 수 있겠어요?"


"일단.... 그쪽에 소식이라도 물어 봐야겠죠, 용병단이 그렇게 큰 규모까진 아니었던 걸로 기억하니, 어지간하면 알고 있을 겁니다. 살아 있다면..... 말이죠."


자크는 조용히 말했다.


"제가 아는 그녀가 아니게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건 압니다. 제가 구해줄 능력에 못 미칠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래도 찾아보겠습니다. 그녀가 살았는지, 죽었는지라도 알아야만...... 제가 이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크.........."


여인은 그의 손을 부드럽게 잡았다. 순간, 자크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녀는 꽤 오랜 시간 그의 앞에서 나신으로 지냈다. 입을 만한 옷이 없었다는 핑계는 있었지만, 이미 마차에서 옷가지를 약탈한 그의 입장에선 핑계였다. 그냥 그런 미녀의 알몸을 보며 야심한 밤에 수음한다거나 하는, 스스로 생각하기도 추잡한 이유였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을 은인으로 여기고 있다. 기억을 의도적으로 떠올리지 않으려 하는 건지, 숨기는 건지, 충격으로 잊은 건지....... 이젠 빅투아르라는 호칭이 익숙해진 그녀는 그를 따뜻하게 감싸안았다.



순간, 자크는 자신의 욕망을 참지 못했다.



"으읍!"


순간, 자크의 입술에 빅투아르의 입술이 틀어막혔다. 당황한 그녀가 자크를 보자, 자크는 사과했다.


"미안해요. 빅투아르, 하지만...... 도무지...... 못 참겠어요. 당신에게 죄를 짓는 거란 건 알지만........"


그녀를 밀어붙인다. 이미 알몸이라서 옷을 벗길 것도 없기에, 자신의 바지춤을 풀어해치는 것으로 준비는 끝난다.


그러나, 빅투아르는 얼굴을 붉힐 뿐, 반항하지 않는다.


"왜......?


되려 당황한 자크가 묻자, 빅투아르는 고개를 숙인다.



"사실......... 이미 오래 전부터, 당신이 내 남편이라도 괜찮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자크."


빅투아르는 자세를 바꾸며 말한다.


"전 몰라요, 제가 남편이 있었는지, 살았는지, 죽었는지, 하지만 이젠 알았어요. 잊은 것은 없는 것이나 같아요. 그러니까........ 이젠 당신이 제 남편이 되어도...... 괜찮을 거에요."


그 어떤 남자가, 나신의 미녀가 수줍게, 한 손으로는 한쪽도 다 쥐어지지 않는 가슴을 수줍게 손으로 가리며 하는 고백에 유혹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녀를 밀어 넘어트리면서, 그녀의 말이 그의 뇌리에 박혔다.



"이젠 제게 당신이 제 남편이에요."





"아앗! 아흣!"


여성 상위의 자세로, 출렁이는 큰 가슴을 흔들며, 땀에 젖은 긴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그녀는 위 아래로 열심히 운동하고 있었다.


가슴의 움직임에 맞추어 땀방울이 실내에 흩날린다. 사랑을 나눌 때 풍기는 특유의 향이 산지기의 오두막 안을 가득 매운다.


순간, 그녀의 몸이 침대에 눕혀진다. 그녀의 가슴을 잡고 강하게 내리찍으며, 남자가 묻는다.



"당신 누구지?"


"제....... 아아학! 제 이름은 빅투아르! 흐아앙! 당신.... 당신 아내! 자크의 아내에요!"


"다른 이름은 없어?"


"없어요! 전 그냥 당신의 아내에요! 평생 당신만 바라보며 사는, 당신 없이 못 사는 여자에요!"



그녀의 눈에 광기가 흐릿하게 느껴진다. 그녀에게 자신의 분신을 박아넣으며, 자크는 확신했다. 이 여자는 돌이킬 수 없다.


이미 미쳐버렸구나, 자신의 과거를 모조리 그녀는 쓰레기통에 던져넣었다. 그냥 그는 비천한, 일개 용병의 아내로,살아가고 싶어하고 있었다. 그녀는 마음속 깊이 그걸 원했고, 이미 스스로를 세뇌해 버렸다. 자신의 이름은 빅투아르, 이 남자의 아내라고.






앙투아네트 야설이랑 용병성녀 팬픽 날아간 게 너무 빡쳐서 앙투아네트 야설 스타일로 용병성녀 주제로 한번 해 봤다. 이 아가씨 실종된 뒤로 한 번도 안 나오던데 이렇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도 들고, 근데 진짜 잔 가족들은 어디서 뭐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