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초반에 손톱 옆에 뭐가 올라와서 이게 뭐지? 했는데 점점 가뭄나듯 피부가 갈라지고 피가 나기 시작 

굳은살인가 싶어 손톱깎이로 깎으니 안에 까만 점이 징그럽게 박혀있음.

그걸 시작으로 손 전체에 퍼지기 시작하면서 손톱이 빠지고 갈라지고 피가 나서 단추도 못잠궈, 뭐 손끝으로 미세한 행동 자체를 

못하는 지경까지 감. 


그게 사마귀였음. 


나는 사마귀라고 하면 이미지가 걍 물혹처럼 뿅 나와서 잠자리 먹이로 주면 낫는 그런 개좆밥 병으로 생각했는데 

사마귀 중에서도 '난치성 사마귀'라고 해서 뭔 개지랄을 해도 낫질 않는 사마귀가 있더라.


심각성을 깨달았을땐 너무 늦었고, 지인들한테 '사마귀 때문에 죽고싶다' 투덜거리니 뭔 사마귀 따위로 죽네사네 하냐면서 

비웃는데 사진 보여주면 경악했었음.


평범한 사마귀는 병원가서 냉동치료 몇번 조지면 낫는데 내 경우는 냉동치료를 조진다 -> 존나 더 아파진다 -> 옆으로 더 늘어난다(전이)

이지랄을 해서 걍 말미에는 일상생활 다 포기하고 전국 병원을 돌아다님. 


그러다가 세브란스병원에 피부암/사마귀 전문 교수가 있었는데 그분 만나고나서 

이건 냉동치료따위 소용없고 면역체계를 건드리는 신약을 써보자해서 약 받기 전에 

5년간 임신시키는거 금지, 헌혈금지 서약서 같은걸 쓰고 약을 받아옴.


그 약을 먹고 3개월만에 양쪽 손에 도배된 사마귀가 사라짐.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너무 끔찍함..

그분 안만났으면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