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하다 빡친다고 집어던져서 해먹은 컨트롤러가 하나 둘 늘어나자 다음에 또 그러면 쿠로쨩이 사와야한다면서 주의를 주는 후부키..

하지만 조심하는 것도 얼마 안 가고 게임이 잘 안 풀리자 어김없이 컨트롤러를 대차게 집어던지다가 뒤늦게 아차 싶은 쿠로쨩..

설마 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버튼을 하나씩 눌러보지만 지금껏 잘 버티더니 야속하게 이 타이밍에 고장이 나버리는 컨트롤러..

딱히 일을 하고 있진 않아서 후부키가 주는 용돈으로 생활 중인 쿠로쨩은 긴급상황임을 직감하고 다급하게 온라인 쇼핑몰에서 컨트롤러를 검색해보지만 생각보다 부담스러운 가격대인 걸 확인한 뒤 초조해지기 시작하고..


저녁 늦게 집에 돌아온 후부키는 쿠로쨩이 웬일로 집안 청소 중인데다 평소엔 내다보지도 않던 애가 집 왔다고 반기는 모습에 의아해하면서도 내심 대견해하지만 구석에 잘 안 보이게 슬쩍 짱박아놓은 컨트롤러를 눈치채고 대충 전후 상황을 파악하는데..

슬그머니 자기 방으로 돌아가려는 쿠로쨩을 불러세워 앉혀놓고는 저번에 앞으론 화난다고 컨트롤러 안 던지기로 약속했는데 왜 그랬냐며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묻자 시선을 피하며 평소답지 않게 우물쭈물 거리더니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쿠로쨩..


앞으론 그러면 안된다면서 후부키가 자리에서 시원스레 일어나자 이렇게 넘어가나 싶어 내심 안도하던 차에 약속은 약속이니까 새로 사와야한다고 덧붙이며 방으로 향하는 후부키의 말에 당황해서 평소의 쿨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다급하게 후부키를 불러세우는데..

왜 그러냐며 후부키가 다 아는 눈치이면서도 천연덕스럽게 되묻자 아까보다도 한층 더 기어들어간 목소리로 용돈이 다 떨어져서 새 컨트롤러를 살 돈이 없다고 실토하며 눈을 못 마주치는 쿠로쨩..

그런 쿠로쨩을 두고 곰곰이 생각하는 척 하더니 그럼 자기 대신 방송 한번 하는 걸로 넘어가겠다며 생글생글 웃는 후부키 앞에서 싫은 기색이 역력하지만 차마 거부하지 못하고 고분고분하게 알겠다고 대답하는 쿠로카미를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