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세 달 째입니다
꽤 잘 버텨냈지요?

계기는 없습니다
술을 마셔서 생각난 것이 아니라
생각이 나서 술을 마셨습니다

이유를 굳이 찾자면
사랑이 끝난 이들의 노래를 들었고,
사랑이 끝난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사랑이 끝난 이들을 사랑했습니다

당신은 제가 밉지요?
저였어도 그럴겁니다

당신의 반려가 되고자 했던 이 남자는
어른스러워지려고 했고
그것이 더 아이같고 유치한 행동인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대 꿈에도 내가 나오나요?
나의 꿈엔 여전히 그대가 나옵니다

못해준 것이 많다
그래서 미안하고
그래서 보고 싶다

이런 흔하디 흔한
변명의 말을
전 아직도 버리지 못했습니다

당신과 저 말
어느 쪽도 버리지 못한다면
저는 계속 힘들기만 하겠죠

하지만 그것을 당신이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닐지

나의 삶 곳곳에는
여전히 당신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당연하지요
나의 세상이 당신이었고
당신이 나의 세상이었으니

당신에 대한 미련을 버리려면 어찌해야 할까요
담배라도 피면
담배 연기와 함께 당신에 대한 미련도 사라질 지 모르나
저는 담배를 피지 않습니다

어느덧 두 쪽을 채워가는
이 짧은 글을 이만 마쳐야 겠습니다

당신은 안녕하신가요?
당신의 사랑은 안녕하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