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충들을 깨부수며 자신의 영향권을 확장하고 섹돌들을 계속 영입하는 우리의 철충남.

그 과정에서 멸망 전에 생산되어 혼자만의 노하우로 살아 남은 베테랑 섹돌들도 오르카 호를 승선을 하게 되겠지.


철충남은 여태껏 뛰어난 전술로 큰 인명 피해 없이 전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지만, 결국 최고 지휘관이지 훈련 교관이 아니라 섹돌별 전술적 능력 향상을 위해 항상 고민하던 참이었어. 그래서 멸망 전 개체가 살아있다는 것을 들었을 때 크게 기뻐하며, 베테랑들이 승선할때마다 해당 소속 부대 자원 탐색조에 끼워 넣어서 고문 역할을 하도록 했지.


문제는 이 베테랑 섹돌들은 산전 수전을 다 겪어서 생긴 트라우마 때문인지 탐색조원들을 멀리하고 나무에 줄을 감거나 땅을 파는 등 개인 활동을 했어. 자신의 노하우 전수는 커녕 부대원들하고 어울리려는 노력을 하지도 않으니 해당 부대원들도 얻어가는 것도 없는 나날이 계속 됐고. 스틸라인 탐색조 같은 경우엔 그 붙임성 좋다는 -브- 마저 해당 베테랑을 어떻게 대할 줄 몰랐다고 하니 말 다했지 뭐...


소속 부대원들끼리 붙였을 때 서로 얻어 가는게 없는 것 같아서 그 외적으로 여러 시도를 했어: 

1) 소속 간부들의 부관으로 임명해서 작전 회의 때 개인 견해를 묻기. 그랬더니 협동 전술적인 관점에서 피드백을 주기 보단 병사 개개인의 솔로 플레이를 강력히 추천을 하는 일이 있었지.


2) 개인의 노하우를 담은 병법 책을 출판을 의뢰. 보병 출신 들은 뭘 만드는 그림을 여러개 그리고, 공군 출신 들은 여러 모양의 철충들을 그린 그림에 동그라미와 화살표를 몇 개 정도 그리는 등 한 눈에 보기엔 이해가 안 되는 내용이었어.


3) 하다못해 동일 개체들을 상대로 강의를 진행을 했어. 그랬더니 멸망 전 브라우니 개체는 군장은 필요없으니 싹다 버리고 라이플과, 간이 폭발물, 위장에 필요한 위장 팩과 진흙 팩만 준비하라고 해서 한 동안 브라우니들이 군장을 안 매려는 해프닝도 일어났어.



그래도 멸망 전 개체들이 시키는 일들은 잘 해주고, 대인 기피증 외적으로는 정신 불안 증세를 보이는 것도 없으니, 철충남은 딱히 생각나는 절충안이 없어서 멸망 전 개체들만 모아 수색팀으로 꾸려서 보냈어. 뭘 할까 지켜보니까 서로 말없이 쳐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또 따로 떨어져서 개인 플레이를 하는거야. 환장할 노릇이야. 그리고 복귀를 할 때 가져온 자원을 보니까 평소 양보단 좀 많이 모자라. 이유를 물어봤더니, 개인 정비와 대비책을 세우려고 부품을 썼데. 철충남은 바이오로이드의 의사를 존중하기도 하고 개인 정비랑 혹시 모를 대비책을 세우는데 썼다고 하니 태클을 걸 부분도 없어서 조용히 베테랑들을 돌려 보냈지.


이렇게 2주쯤 지나니까 사건이 터졌어. 수색을 보낸 인원들을 철충들이 습격을 했고 그 뒤로 철충 부대가 빠르게 지원을 가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어. 문제는 수색 보낸 팀들이 모두 습격을 받고 있고, 영역이 너무 넓어진 탓에 철충 부대 합류하는 시간이 오르카 호에서 출발한 지원 병력이 도착하는 시간보다 빠를 것이라는 거였지. 일단 철충남은 도착할 철충 부대를 부수기 위해 압도적인 화력의 둠 브링어랑 중장형 공격기들, 그리고 아군 구조 및 대치 상황을 위해 스틸라인을 출격 시키고 수색팀들이 버티기를 기도했어. 


팀별로 상황은 안 좋았어. 전투 경험이 별로 없는 수색팀은 고전을 면치 못했고 경험이 있는 팀도 중파 위험에 처한 인원들이 몇몇 보였어. 베테랑 섹돌들ㅇ-. 아니 뭐야 이 새끼들 튀는데?

 

어이없어 화면을 보는 것도 잠시, 뛰는 베테랑들을 쫓으러 철충들이 산개한 즉시 베테랑 섹돌들이 뒤돌며 믿지 못할 사격술로 하나 하나 격파하며 순식간에 교전을 끝냈어. 안도의 한숨을 내뱉기 전에 베테랑들로부터 무전이 왔어. 팀 하나만 궤멸시키기엔 그리 많지 않은 숫자인게 아무래도 함정인거 같다고. 다른 팀원들의 좌표가 어디냐고 말이야. 


좌표를 알려주자 마자 그 중 멸망전 이프리트는 기기를 하나 꺼내더니 스위치를 여러개 눌렀어. 그러자 다른 수색팀 화면에서 폭발음이 들리며 철충들이 대부분 화염에 휩싸였지. 철충들이 당황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다른 팀들도 각자 잔여 철충들을 소탕하며 소규모 교전에서 무사히 승리했어. 철충남이 각 팀별로 즉시 퇴각하라는 명령을 내렸는데 베테랑 팀은 반대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어. 뭐 하냐고 무전을 때리니 퇴각하기 전에 적들 합류 시간이 빨라서 시간을 벌겠다는 거야. 실제로 둠 브링어를 포함한 지원 병력이 도착하기 전에 철충 부대와 마주칠 확률이 높았기에 철충남은 살아만 달라고 말하며 무운을 빌었지.


멸망 전 이프리트와 브라우니는 선제 공격을 하며 철충 부대의 주의를 끌고 숲으로 유인을 하는 듯 했어. 아슬아슬하게 총알을 피하며 따라 잡힐 듯한 위치에 멸망 전 노움이 콘크리트랑 다른 물질을 섞은 방벽으로 쳐 놓아서 무사히 버텼지. 아니 잠깐만 저거 설마 콘크리트랑 저거너트/토터스 껍질이야?


보병 들을 쫓으러 온 철충들은 숲에 들어서자 틱하고 뭔가 끊기는 소리와 함께 폭발음이 화면을 덮었어. 수색에 나갔던 베테랑들이 미리 설치한 부비트랩들이 터지는 소리였지. 계속해서 보병들이 철충 부대와 잡힐 듯 말듯한 숨바꼭질을 계속하며 개체 수를 줄였지만 아직도 절반이 남았어. 그리고 이제는 탁 트인 평야 지역이라서 노움의 마지막 방벽이 저 많은 철충의 공격을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싶었지. 


철충들은 드디어 잡았다며 자축을 하는지 삐빅거리는 소음과 함께 일렬로 행진하며 서서히 멸망 전 보병들에게 다가 갔어. 


갑자기 빠각하는 소리가 들리며 철충들이 움푹 패인 땅 속으로 떨어졌어, 땅 속엔 적당히 무게를 지탱할 건축 뼈대만 있었고 말이야... 더치걸의 작품인가... 철충들이 허둥지둥할때 귀를 찢는 사이렌 소리가 나며 밴시와 나이트 앤젤이 구덩이 속 철충을 폭격하며 철충 박멸 작업을 시작했어. 먼지가 걷히자 남은건 폭파당한 철충의 흔적 밖에 없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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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식의 소설 없냐? 밀덕도 아니고 필력도 후달려서 후속편을 못 쓰겠는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