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 대화문이 글의 대부분임, 데스티니 설정 모르면 이해 안갈 말이 많음, 다음 편 기약 없음.

 저 주의문을 읽고도 읽어 보겠다는 사람은 스크롤 내려서 읽기 바람.



 “...수호자?...”

 수호자의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수호자? 어서...”

 자발라 사령관이 수상한 균열이 생겼다고 수호자를 보냈었다. 그곳에서 수호자는 수상한 굴복자 무리와 조우했고, 전부 죽여 버린 후에 상황 종료를 보고하려고 무전을 보내려던 참이었다.

 “수호자! 어서 일어나세요!”

 “...고스트?”

 “아, 다행이에요. 눈을 떴군요.”

 “여긴 어디지?”

 “...모르겠어요.”

 “모르겠다니?”

 “당신이 기절해있던 동안, 전 주변을 스캔해봤어요.”

 고스트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말을 이어갔다.

 “이 행성은 지구에요.”

 “지구? 지구의 어디 지역이지? 유럽 데드 존은 아닌 것 같은데.”

 “어디 지역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은 특이한 점이 있어요.”

 “특이한 점?”

 “여행자가 느껴지지 않아요.”

 “여행자가 없다고? 그럴 리가.”

 “진짜에요. 탑에 무전도 닿지 않아요. 이럴 리가 없는데.”

 “일단 주변을 탐색해 보자.”

 “알겠어요.”

 고스트와 수호자는 주변을 경계하며 숲을 빠져나갔다. 다행이 시야가 닿는 곳에 건물의 윤곽이 보였고, 함께 그곳으로 향했다. 고스트는 가는 길에도 중간 중간 부서진 아스팔트나 식물 등을 스캔했다. 잠시 후, 도시였던 폐허에 도착하고, 수호자는 고스트에게 말을 걸었다.

 “그래서, 여태까지의 스캔으로 더 알아낸 것 있어?”

 “아직은 없어요.”

 도시는 군데군데 부서지고, 넝쿨로 뒤덮이고 녹음진 옛 건물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유럽 데드 존하고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은데?”

 “한 번 둘러봐야 할 것 같아요. 건물을 살펴보다 보면 뭔가 해답이 나올 수도 있고요.”

 그렇게 고스트와 함께 도시의 한 건물에 들어가 살펴보려는 순간, 입구 쪽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고스트는 즉시 투명해졌으며, 수호자는 주변에 솟아있던 건물 잔해에 몸을 숨기고 총을 고쳐 잡았다. 이윽고 발소리는 점점 더 선명해졌고, 둘에게 대화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번엔 인간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모르겠어. 하지만 어딘가에 아직 인간님이 남아 계실지도 몰라. 그러니까 우리는 수색을 계속 이어가야해.”

 수호자는 신원 불명의 둘이 더 다가오기 전에 총을 조준하며 둘의 앞에 나섰다. 최소한 몰락자가 서있으리라 예상했던 수호자는 놀라움을 숨기지 못했다. 눈앞에 서있는 것은 왜인지 하늘하늘한 옷을 입고 고전적인 소총을 들고 있는 여성과 등에 개인용 비행 장비를 달고 있는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눈앞의 둘이 갑작스러운 상황변화에 적응하고 있을 때, 수호자가 총구를 바닥으로 향하며 말을 꺼냈다.

 “탑 외부에서 지금 뭐하는 거지? 수호자는 아닌 것 같은데.”

 둘은 눈에 띄게 경계하면서 서로 대화했다.

 “저거 인간이야? 인간이 말을 해? 철충은 못 하던데?”

 “말은 원래 인간님들이 하는 거야. 우리는 모방할 뿐이고.”

 “이상한 옷을 입고 우리한테 총구를 들이밀던데, 제대로 된 명령을 내릴 수 있을까?”

 “파괴명령이라도 내리실 수 있으면 우리는 훨씬 수월하게 싸울 수 있어.”

 하늘하늘한 옷을 입은 여성이 수호자를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하면서 자기소개를 했다.

 “반갑습니다. 인간님. 전 바이오로이드 콘스탄챠, 이 아이는 바이오로이드 그리폰이라고 해요.”

 “바이오로이드?”

 수호자가 처음 듣는 단어에 의문을 표하고 자기소개를 하려던 순간, 고스트가 투명화를 풀고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반가워요. 전 고스트고, 이쪽은 제 수호자에요.”

 “꺄악! 갑자기 소형 드론이 나타나서 말을 했어! 인간, 저거 네 거야?”

 “저거라뇨!”

 언성이 높아지려던 고스트를 진정시키고 수호자가 말을 이어나갔다.

 “고스트를 몰라?”

 “많은 드론을 봤지만, 음성 출력 기능이 있는 드론은 처음 보네요.”

 “AGS치고는 감정도 풍부한 것 같고, 저런 드론은 몰라.”

 수호자가 고스트와 대화를 하려고 할 때, 콘스탄챠가 말을 걸었다.

 “인간님, 일단 비상시 사령관 등록 절차를 시작할게요. 시간이 별로 없어요.”

 “모든 걸 알려드리기 위해선 사령관 이름 등록이 필요해요. 이름을 알려주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