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때 중국 베이징으로 수학여행을 갔다.


중국에서 첫 식사는 한식당에서 해서 잘 먹었는데

저녁식사가 아주 개씹극혐이었다.


분명 차려진 음식들은 윤기 좔좔 흐르고 맛있어보이는데

고기던 채소던 모든 음식들에서 종이씹는 맛이 났던 것이다.

그나마 먹을만 했던 게 기름이 흥건한 양파볶음이었고

우리는 짱깨새끼들이 종이로 만든 가짜음식을 파는게 아닐까 하며 존나 씹어댄 뒤 식당을 나왔다.


식당 근처 밤거리에 취두부를 파는 노점들이 몇개 있었고

나와 친구들은 어차피 조진입맛 취두부로 확실하게 조지자며

가위바위보로 취두부를 쳐먹을 새끼를 한명만 선정하기로 했다.


지옥의 가위바위보에서 본인은 어찌저찌 살아남고

운이 찢어지게 없는 새끼 하나가 결국 취두부 체험의 영광을 얻게 되었는데

시사프로나 뉴스에 종종 나왔던 시궁창물로 만든 취두부였던 것인지

아니면 그게 진짜배기 취두부의 위력이었을지 알 수 없었으나

취두부를 한입 베어문 새끼는 몇번 씹다가 얼마 먹지도 못한 저녁밥과 함께 길바닥에 토를 해버렸고

숙소 가자마자 양치질로 칫솔 두개를 버렸다.


그리고 그날 운좋게 취두부를 피할 수 있었던 나는

다음날 왕푸징 거리에 갔다가 물방개꼬치를 맛보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