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편

모음집


24


잡혀간 지 얼마 안 됐다.


난 당장 바로 옆의 호라이즌 숙소 문을 열어제끼곤, 용을 쳐다보았다.


"누..누구시오?"




물론, 미채복을 아직 가동시키고 있었기에 용은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다.

미채복을 끄자..


"사령관님!"


날 발견하고 당장 안겨들려는 세이렌과 운디네를 급히 저지하곤, 용에게 물었다.

지금은 재회의 기쁨을 나눌 때가 아니다.


"칸은?"


"30분 전 즈음에 사령관실로 불려갔소.. 따라가보려 했지만, 칸은 날 저지하더군."


"...혹시, 단검 하나 있어?"


단검, 품에 쏙 들어올만한 작은 단검이 하나 필요했다.

당장 사령관을 죽여야만 한다. 사람을 처음 죽인다는 것에 대한 공포심은 이미 없어져있었다.

이미 그게 있어야 할 자리엔 깊은 분노가 들어찼다.

물론 요즘엔 단검이 쓰일 일이 없다. 하지만 세이렌은 어째서인지 갖고있었다.


"여기요 사령관님."


"고마워."


사령관은 단검을 손목 위에 고정시키곤, 용에게 말하며 방을 나섰다.


"10분정도 뒤에, 방송으로 갑판으로 올라오라 해."




25




"알립니다. 앵거 오브 호드의 신속의 칸, 칸 대장님은 사령관실로 와주시길 바랍니다."


스프리건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방송했다. 분명 활기찼던 그녀였지만, 요즘은 기운이 없었다.


"......"


칸을 비롯한 모든 호드의 부대원들은 얼어붙을 수 밖에 없었다.


"갔다오마."


칸은 그 이명답게, 순식간에 워페인트를 바르곤 방을 나서려고 했다.

그러자, 탈론페더는 칸의 옷깃을 붙잡았다.


"대장님, 가지마세요."


탈론페더는 그 어느때보다 힘을 준 얼굴로 칸을 올려다보았다.

다른 부대원들은 그 장면을 긴장한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다.


"놓아라. 난 가야한다."


"가면 무슨 일이 있을지도 모르는데요?"


"무슨 일이 있을지 몰라서 가는거다."


칸도 비장한 얼굴로, 문을 쳐다보고 있었다. 탈론페더의 눈이 아닌, 문을.

얼핏 보면 분노에 찬 얼굴이였지만, 대원들은 그게 분노가 아닌걸 알아챘다.


두려움.


두려워서, 위험에 처하는게 두려워 위험이 도사리는 사령관실로 갈려고 했다.


"같이 가요. 대장님을 혼자 보낼 순 없어요."


"아니, 나 하나를 불렀다. 너희를 불렀다면 다같이 불렀겠지. 나한테 할 말이 있는거다."


"하지만.. 너무 위험해요!"


"위험하다 생각한다면, 그 시크릿 포인트로 사령관실을 쳐다보고 있거라."


"네..네?!"


아.. 내 인생은 끝났어.

탈론페더는 속으로 외치며 주저앉았다.

힘을 줬던 얼굴은 어느새 풀려버리기까지 했다.


"어..언제부터인가요?"


"그게 중요한가?"


"저..저한텐 이게 제일 중요하단 말이에요..."


탈론페더의 머리에선 김까지 나는 듯한 것 같았다.

워울프는 그 모습을 보곤 긴장이 풀려 풋, 하고 실소를 흘렸고..

카멜도 워울프를 보고 폭소하기 시작했다.


"으하하하하!!"


"웃지 마세요!"


"푸흡."


"아.."


대장님이 웃으셨다.




25




"그럼, 탈론페더. 너가 호드 대원들을 이끌고 시크릿 포인트로 가서 사령관실에 숨어있어라. 

사령관은 시크릿 포인트의 사실을 몰라. 들키진 않을거야."


"네, 대장님.. 으으..."


"그럼 가자꾸나. 지켜보고 사령관에게 이 사실을 전해."


"혹시, 대장님이 위험에 처하면 어떻게 할까요..?"


"그럼 뭐, 깽판칠 수도 없고 그냥 잠자코 지켜보렴. 내가 순순히 당할 것 같나?"


바이오로이드는 인간의 명령만 있으면, 다른 인간을 해칠 수 있다.



난 최대한 빠르게 뛰어서 사령관실 앞으로 갔다.


'늦으면 안 될텐데..'


사령관실로 가는 길은 매우 익숙했다. 길은 어렵지 않게 찾아갔다. 

허나 이번만큼은 사령관실로 가는 길이 까마득하게 먼 듯한 느낌을 받았다.



칸이 사령관에게 무슨 일을 당했을까?

그 사실을 확인하기가 너무나도 두려웠다. 하지만 해야했다.



그러자, 눈에 웬 환풍구가 들었다.


'이건..'


전 사령관은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만한.. 환풍구를 쳐다보았다. 허나 이상했다.

환풍구가 아래쪽에 위치해있었다. -너무나도 작위적이다- 이건 환풍구라기보단, 통로에 가까웠다.


덜컹.


전 사령관은 힘을 주어 환풍구 입구를 집었고, 어렵지 않게 입구를 뜯어내자, 저번 겨울에 지나다녔던 통로와 비슷하게 생긴 통로가 나왔다.


'저번에 봤던 입구가 여기였었나..'


그리고 바닥에 손을 대보자, 온기가 남아있었다.


'탈론페더!'


"잠시만요.."


탈론페더는 이상한 점을 느꼈다. 통로에 약한 진동이 울려퍼졌다.


"왜그래? 뭐 있어?"


워울프가 속삭였다.


"누가 뒤쫓고 있어요."


""!!""


워울프는 곧장 권총을 들고 뒤를 엄호하기 시작했다.


"가까이 오기만 해봐.."


그리고, 진동이 점점 가까워지다가.. 갑자기 빠르게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걸 느꼈다.


"어..어어?? 점점 빨라지는데? 쏴 말어??"


"잠깐만요!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모든 대원들이 그 진동을 느낄 정도로 가까워지자..



"어?"



"어?? 사령관?"


워울프는 사령관의 얼굴을 보자마자 방아쇠에 걸린 손가락을 바로 놓았다.


"사..사령관님..!"


탈론페더는 곧장 사령관에게 울상이 되어 다가갔고..


"잠깐."


"네?"


"칸은?"


"사령관실로 갔어요.. 대략 몇십분 전 즈음에 출발하셨고, 저희는 10분정도 간격을 두고 쫓아가고 있었어요."


사령관은 턱을 주억거리며 말했다.


"그럼, 이제 마지막이구나. 페더, 부대 상황 보고해."


"네. 카멜과 샐러맨더를 제외하면 모두 무장한 채로 사령관님 앞에 있습니다."


카멜과 샐러맨더의 무장은 너무나도 커서, 시크릿 포인트의 통로를 지나칠 수 없었다.

하지만 사령관은 만족한 듯한 표정으로 대원들을 훑어보았다.


"좋아. 오랜만에 작전 시간이다. 잘 새겨들어."


똑똑.


칸은 사령관실의 문을 두드렸다.


"늦었어."


사령관실 안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의외로 차분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들어가겠다."


사령관실은 꽤 엉망이였다. 분명 깔끔했던 방은 더러워져 있었고,

어딘가에 널브러진 바이오로이드는 늘 변했지만, 널브러져 있단 것 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퀴퀴한 냄새가 칸의 코를 찌르기까지 했다.


"......"


"내가 왜 부른진 알고있겠지?"


사령관은 전 사령관이 떠나고 나서부터, 점점 변하기 시작했다. 전략은 엉망이 되어버렸고,

뼈아픈 패배를 겪고 나선, 사령관은 한심해져갔다. 그러면서 점점 패닉에 빠지더니..

지금에 이르러선 정신이 반쯤 나가버렸다. 히스테리를 일으키는 사령관 앞에선 라비아타조차 맞아야 했다.


"음?"


사령관은 칸의 뺨이 멍들어있는 걸 보았다.

용에게 한대 맞은 흔적. 용의 주장에 따라 선동하기 위해 만들었던 흔적이였다.


"너, 이거 누가 때렸어?"


칸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꼬리를 밟힐 수도 있었다니.


"그.. 계단에서 한번 굴렀다."


"계단에서 굴러서, 뺨에만 멍이 들었어? 이야 신기하네~"


사령관은 빈정대며 맞받아치곤, 칸의 눈 앞에 얼굴을 들이밀고 말했다.


"명령이야. 누가 했는지 말 해."


"...말할 수 없다."


지휘관급 바이오로이드는 어느정도 상관의 명령에 불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바이오로이드의 한계 탓인지, 불복하면 몸에 부담이 가기 시작한다.


"말할 수 없단건, 누가 했다는 뜻이긴 하구나."


아뿔싸.


"아니.. 아니다."


"서로에 대한 불화는 아닐테고.."


"불화가 맞다. 용이랑 좀 다투다보니.."


"아니, 용의 성격상 뺨을 칠 정도까진 아니지. 그리고, 입만 열면 거짓말이야?"


사령관은 칸의 목을 양손으로 붙잡고 말했다.


"컥.."


"말해. 누가 시켰어?"


칸은 목에 힘을 조금 주었다.

사령관은 아직 인간이다. 오리진 더스트로 강화된 근육을 뚫을 힘을 내지 못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방엔 늘 널브러진 바이오로이드가 있었다..

대부분 하급 병사들, 사령관의 명령에 복종할 수 밖에 없는 바이오로이드였다.

그렇다면, 힘을 주고 버틸 때마다 빼란 명령에 복종해, 빈사상태가 될 정도로 얻어맞았을 터.


사령관은 바이오로이드가 얼마나 힘이 센지 모른다.


"말할..수, 없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연기했다.

지금은 아직 때가 아니다.

사령관이 곧 도착한다. 그는 바로 사령관실로 올테니 시간을 끌수록 좋다.


쾅.


힘을 어느정도 풀어주고, 사령관이 휘두르는 대로 잠시 휘둘렸다.


"커억.."


물론 몸에 부담이 없는 건 아니다. 바닥이나 벽에 부딛치는 등의 자잘한 부상이 늘수록 안좋다.


"말하라고."


"말..못한다."


짝.


바닥에 쳐박힌 칸의 머리를 붙잡고, 사령관이 뺨을 한대 쳤다.


짝.


두대.


"이래도 말 안해?"


사령관은 어느새 웃으며 칸을 내려다보았다.

머리채를 붙잡힌 칸의 얼굴은 이미 엉망이 되었고,

눈은..


"할 수 없다."


여전히 굳센 결의로 굳혀져있었다.


"이..씨발년이.."


사령관은 얼굴을 붉히고 칸의 머리채를 붙잡고 주먹질하기 시작했다.


어느정도 겉핥기 식으로 배웠을 게 분명한 그의 주먹은, 아프긴 커녕 간지러울 수준이였다.

차라리 벽이나 바닥에 박는 게 더 아프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아픈 연기를 해야한다.


"......"


"야, 아프냐? 이 씨발년아. 아프냐고."


짜악.


뺨이 맞는 소리로 방이 채워질때마다, 벽 속에서 작은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칸은 그 벽의 작은 구멍을 보았다. 곧바로 칸은 시선처리 후, 사령관을 바라보았다.

아직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였다.


"우선, 하이에나. 너가 여기서 제일 중요해."


"나? 키히힛. 좋아! 뭐든 맡겨!"


"그래. 우선 하이에나 너가 폭탄으로 사령관실 벽을 허문다.

그 다음에, 먼지가 일어나면 내가 침투해서, 사령관을 끌고 나온다."


"그 사령관놈, 어떻게 할 생각이야?"


"맞아요. 저희가 몇 대만 치게 해주세요!"


탈론페더와 워울프는 곧바로 말했다.


"탈론페더, 넌 영상을 녹화해줘. 워울프, 샐러맨더, 카멜은 그냥 지켜보거나, 갑판으로 미리 올라가있어."


"에엥.. 좀 심심한데, 그게 작전이야?"


"아니면 사령관실 문고리라도 붙잡아놔. 아무튼, 하이에나 넌 벽에 폭탄 설치해놓고, 신호하면 터뜨려."


"드디어 이 함선도 터뜨리는 날이 왔구나! 좋아!"


"으윽,"


칸은 어느새 주저앉아있었다.


"후.. 이래도 말 안해? 징하다 징해. 이래도 말 안하나 보자."


사령관은 어느새 칸의 속내를 파헤치는 것보다, 칸을 때린다는 것에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평소 칸의 딱딱한 태도에 쫄아서, 여태 못 건드렸었던 건데 이렇게 쉬울줄 알았으면 미리 건드릴 걸 하며 웃던 사령관은,


바지의 지퍼를 열었다.


"..!"


칸은 바로 얼굴이 굳었다.


"오? 이새끼, 이러니까 반응이 오네?"


띡, 띡, 띡, 띡..


칸이 봤던 건, 사령관이 아닌 사령관 뒤에 있던 벽이였다.

그곳에서, 타이머 소리가 들려왔다.


"응? 이게 뭔소리.."


콰앙.


""으..으허헉?""


칸도 사령관도 당황했다.


사령관실의 벽이 허물어져, 엄청난 양의 먼지가 방을 가득 메웠다.

그리고, 사령관 주변의 먼지가 빠르게 걷히자마자 사령관은 자신의 오금이 밟힌 걸 느꼈다.


"?!"


칸인가? 하지만 칸은 내 바로 앞에 있었다.

그렇다면, 내 오금을 밟고있는 자는 누구지?


"드디어, 잡았다."


목 뒤에서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딘가 갈라져있는 듯한 중저음의 목소리였다.


퍽.


사령관이 고개를 돌려 확인해보려 했을 땐, 이미 목을 한대 맞았다.


"컥. 누구야?!"


"어, 보통 영화에선 이러면 기절하던데."


"그게 그리 쉽게 되는 일은 아니다, 사령관."


사령관? 누굴 말하는거지? 사령관은 나 하나인데..


사령관은 뒷목을 매만지며 생각했다.


사령관.. 사령관은 나다. 하지만, 이전에 쫓겨났었던 사람.


"!!"


사령관은 뒤돌아볼 새 없이 상황을 판단하곤, 사령관실의 문을 붙잡았다.


덜컹, 덜컹, 쾅 쾅 쾅.


사령관은 문고리를 돌려 문을 열어보려 했지만, 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결국 사령관실 문을 잡고있었네."


사령관은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봤지만, 칸 빼곤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등에 충격이 가해졌다.


"허억.."


무섭다.

너무 무서웠다.

오르카 호 밖에는 철충이란 게 있어서 분명 죽었을 게 분명한 인간이,

다시 살아나서 모습도 없이 내게 다가왔다.


"제..제발 살려..살려주세요.."


사령관은 어느새 무릎을 꿇고 빌었다.

칸을 향해서.


"그걸 빌 사람은 내가 아니다."


꽈앙.


칸은 사령관의 오른쪽 겨드랑이를 있는 힘껏 차버렸다.


"으..."


오른쪽 겨드랑이. 간이 있는 곳이다. 제대로만 맞으면 숨도 못 쉬게 아픈곳.


사령관은 숨을 최대한 몰아쉬었다.


"꺼억..꺽...."


"안타깝군. 사령관, 어떻게 할 생각인가?"


"일단 묶어."


치직..칙....


"들어라! 사령관이 갑판으로 어린 대원을 제외한 전 대원들을 소집했다! 최대한 빨리 올라오도록."


방송으로 용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일 잘하네."


전 사령관은 모든 대원들을 소집하라 했지, 아이들에 대한 사항은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용은 무슨 일이 있을지 알고있다는 듯이 알아서 아이들을 제외시켰다. 


칸은 뭔가 억울했는지, 용에게 한 대 맞았던 뺨을 매만졌다.


아무리 내가 하라고 해서 그랬다곤 하지만.. 이렇게 될거면 맞을 이유가 없었다.


"다 묶었어?"


"그렇다."


"허억... 헉...."


사령관은 아직도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럼 이제 이동하자."


콘스탄챠는 아까 났던 큰 소리를 확인해보기 위해, 사령관실로 갔다.

발이 잘 떼어지진 않았다.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사령관실에서 그런 소리가 났단 건, 무슨 일일지 궁금했다.


가까스로 사령관실로 가보자, 콘스탄챠는 카멜과 워울프를 보았다.


"어머, 카멜? 워울프? 여기서 뭐하고 있어요?"


"뭘 봐?"


워울프는 콘스탄챠를 노려보며 쏘아붙였다.


"네?"


워울프는 한숨을 한번 쉬곤, 콘스탄챠에게 다시 말했다.


"뭘 보냐고."


"네?? 워울프, 그게 무슨.."


그리고, 용의 방송이 들려왔다.


"이게 무슨.. 주인님께 무슨 일이 있으신거죠?"


"할 말 없다고 했잖아. 갑판에나 올라가보지 그래?"


"야 워울프.. 성질 좀 죽여라. 그러니까 콘스탄챠님, 갑판을 찾아가보는 게 어떨까요?"


"안돼요. 무슨 일이 있는지.. 알아야 해요."


그때, 사령관실 안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워울프와 카멜은 사령관실 문을 풀 수 밖에 없었고,

그 안에선 칸과.. 칸의 어깨에 들쳐메진 사령관이 있었다.


"!!!"


철컥.


반사적으로 콘스탄챠는 총을 칸에게 겨눴다.

그리고, 그걸 본 워울프 또한 총을 콘스탄챠에게 겨눴다.


"이게.. 무슨 짓이에요?"


분명 사령관.. 그러니까 주인님은 악인이 맞다. 하지만 바이오로이드인 이상, 몸이 따를 수 밖에 없었다.

그걸 아는 콘스탄챠는 속으로 깊은 갈등을 하기 시작했다.


주인님을 지켜야할까? 아니면 말아야할까?

이게 무슨 일이지? 칸님은 어떻게 주인님을 해칠 수 있었지?

바이오로이드가 인간을 해칠 수 있는 방법이 뭐였지?


"총, 내려놔."


워울프는 입의 담배를 어금니로 깨물고, 한번 깊게 들이마시곤 숨을 참았다.


그리고, 콘스탄챠의 총구가 내려갔다.


"어..?"


총열을 누가 꽉 붙잡고 있는것만 같았다. 하지만 누가?


그리고, 콘스탄챠의 옆에서 갑자기 미채복을 입은 사령관이 나타났다.


"까꿍."


"꺄아악!!"


콘스탄챠는 놀라서 주저앉으며 총을 빼앗길 수 밖에 없었다.

대체 전...아니, 주인님? 아니 인간님? 전 주인님..?

주인님...?


"인간..주인님?"


"허, 본 지 얼마나 됐다고 바로 주인님이야."


배신해놓고선.


전 사령관은 바로 개머리판으로 콘스탄챠의 머리를















콩, 하고 쳤다.


"어..?"


놀란 콘스탄챠가 전 사령관을 올려다보았다.

왜? 라는 듯한 표정으로.


"일어나. 인원들 전부 데리고 갑판으로 올려놔."



26


용은 방송을 마치고, 가장 먼저 갑판에 올라가있었다.


"후..."


이제 이 짓도 끝이군.


곧이어 세이렌, 운디네, 네레이드, 테티스는 모두 용을 따라서 두번째로 갑판으로 올라왔다.


"함장님, 이제.. 모두 끝난거죠?"


"아직 아니야. 그 인간을 처리해야지."


"처리... 네."


세이렌은 용의 말을 듣고 고민에 빠진것 같았다.


"사령관님이 그 인간을 따른 다른 대원들은 어떻게 하실까요..?"


용은 세이렌의 눈을 보고 답했다.


"대원들을 처리하시진 않을거야. 걱정 놓으렴."


대장급은 모르겠지만.


아무리 수완이 엄청난 사령관이라도 반기를 든 대장들을 따른 대원을 모조리 처리했다간 오르카호가 몇달은 마비될 게 분명했다.

그러므로, 처리한다면 대장급 정도밖에 안 되겠지.

대장급을 없애고 남은 대원들은 사령관 직속 부대로 삼으면 될 일이다.


용은 세이렌과 이야기를 나누고있다가 무심코 하늘을 쳐다보니, 하늘에서 이상한 물체가 일렁거렸다.


"저건..?"


세이렌도 용의 시선을 따라 하늘을 쳐다보고, 하늘의 어떤 물체를 본것 같았다.


"로크."


로크는 용의 시선을 보고, 잠시 미채복을 껐다.


"반갑습니다 용, 세이렌 양"


로크는 갑판으로 내려오며 정중한 몸짓과 말투로 인사를 건넸다.


"왜 본관은 소녀취급 안해주오?"


양은 보통 소녀에게 붙이는 존대 호칭이다.


"어감이 이상하지 않습니까. 용 양이라고 하기에도, 무적 양이라 하기에도 어감이 좋지 않습니다."


"그건.. 이해하오."


"아무튼, 오랜만입니다. 운디네 양, 네레이드 양. 잘 지내신 것 같군요."


"아..응. 오랜만이야."


"오! 진짜 오랜만이네!"


"작전은 잘 풀렸습니까?"


"그렇소. 지금쯤 일이 끝났겠지."


로크는 용의 말을 듣곤 고개를 주억거렸다.


"하긴, 제 사령관 각하께 작전이 잘 풀렸느냔 말은, 해가 동쪽에서 뜬다는 말과도 같은 말이지요."


"사령관에게 늘 무한한 신뢰를 보내는군."


"그렇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용, 그대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하긴."


그리고, 계단쪽에서 발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로크는 그 소리를 듣고, 하늘로 떠올랐다.


"그럼, 전 잠시 은폐하고 있겠습니다. 다 모이면 신호해주시길 바랍니다."


"사령관이 무슨 임무를 내려주었소?"


"제게 그.. 어그로란 걸 맡으라 하셨습니다."


"그렇군."


생각해보면 사령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 모르게 하기 위해 주의를 끌게 한 것이였을 텐데,

이미 일이 끝났을텐데 로크가 하는 일은 의미가 없지 않나?


그리고 계단에서 대원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내가 잘못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