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시작점은 프롤로그부터야.

콘스탄챠, 보리, 그리고 그리폰이 철남충을 깨우고, 좌우좌를 찾고 오르카호로 떠나는 이야기.

하지만 여기서 조금 다른 바리에이션을 넣어볼려고 해.

주인공에게 철충에 대한 전술이 없는 대신, 원하는 시점을 세이브를 할 수 있는거지.

철남충은 항상 자신들 앞에 서는 정체모를 철충들을 어떻게 이겨내야하는지 모르는 거야.

철남충은 처음으로 세이브를 하고, 자신의 대원들을 보내는거지.

물론 처음은 정말 최악이었어. 모두 중파내지 전투불능상태가 되고 철남충은 멘탈이 나가는거지.

그리고 저장해두었던 세이브로 돌아가는거야.

다시 돌아온 시간에선 모두가 멀쩡하고, 아직 철충은 오지 못했지만.

이미 그의 정신 속에는 피범벅으로 여기저기 나뒹굴던 모습을 더는 보고 싶지 않았기에,

최대한 그 때의 상황을 완벽하게 파악해서 아무도 다치지 않고, 최소한의 자원양으로 이기는거야.

대원들은 축제인거지. 전술의 천재다, 제갈공명의 환생이다.

하지만 그런걸 듣는 철남충은 욕심인 것은 알지만, 모두가 다치지 않고 죽지 않는 최적의 상황만을 바라는 거야.

그렇게 그의 행보는 계속 되어가. 매일매일 세이브를 하고, 터져가는 자신의 부대를 지켜보며, 로드를 통해 원래대로 돌아와서 완승을 하는 기적을 계속 보여주는거야.

하지만 요행이란 것에는 언젠가 복병이 있기 마련이었어.

한 때는 평범하게 이겨왔던 분대차이에도 불구하고, 터져나갔고.

분명 1회차때는 있었던 철충이, 2회차엔 없어지고 다른 조합으로 다가온다라던가...

결국 철남충은 같은 시간대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돌파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반복해.

그의 정신력과 마음의 여유가 소진이 되가는걸 부관이나 지휘관 개체 급 정도가 아니고서는 모르게 되는거지.

언젠가 스스로 목숨을 저버린 적도 있었지만, 신의 농간인지 가장 최근의 세이브로 돌아가서 다시 작전을 펼치는 본인을 보고 좌절하는거야.

그럼에도 가끔씩은 스스로가 잘 하고 있는지를 먼 과거의 세이브로 돌아가서 다시 돌아봐.

그 때의 본인보다 훨씬 더 잘하는 스스로를 보며 위안과 또 새로운 후회가 남아. 하지만 이 세이브에 남기에 지금 자신이 이뤄둔 위업에 비교하기엔 너무나도 작고, 또 다시 대원들을 다른 방향으로 희생시키는걸 원하지 않았어.

그렇기에 그는 언제나 다른 이들이 잠드는 밤에도 과거의 기록과 세이브를 넘나 들며 스스로를 채찍질하기 시작해. 더욱 희생이 없고, 자원손실을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 공부를 해.

하지만 모두가 알듯이, 철충뿐만 아니라 주인공을 위협하는 존재는 너무나도 많았어.

버려진 AGS는 본인 휘하에 있는 로봇들의 이해도가 높으면 괜찮았지만, 레모네이드 오메가의 병력과 별의 아이.

점점 지휘관은 스스로를 내몰고 하루를 반복하는걸 무한히 재생하기 시작해.

그러던 어느날. 철남충은 딜레마에 빠져버렸어.

일정 인원이 희생이 되지 않는 한, 절대로 더 큰 희생이 따르는 작전을 앞에 두고 있었어.

불살전략의 길을 걷던 그에게 있어선 너무나도 괴로운 일이었어.

어떤 방법, 부대원의 조합, 시간대의 변경, 다른 세이브로 돌아가 미리 점령을 해본다 등등 모든 것을 대입해보아도 최소한의 희생이 있고서야 승전보를 울리는 날이었어.

세이브를 했던 그 시간대로 돌아간 철남충은 잠시 갑판위에 서서 평상시에 자주 피던 담배를 하나 말아서 입에 물어.

아르망이 다가오는 것 조차 눈치채지 못하고 계속 하늘만 바라보는거지.

그녀가 묻는거지. 고민이 있냐고.

철남충은 그제서야 그녀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담배를 끄면서 말하는거지.

희생없이 여기까지 왔던 나 자신에 대한 배신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

그녀는 본인의 예지능력의 규격 외의 사령관의 전술에 대해서 첨언을 할 수는 없었어. 하지만 그의 퀭한 눈과, 그 공허한 눈동자를 보고 이야기를 하는거야.

결국 당신이 없었으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다. 그녀들은 결국 그런 희생조차 받아들였기에 앞에서 당당히 나아갈 수 있었다고. 언젠가 자신이 틀렸다고 생각했을 때엔, 이 말을 기억해달라고.

그녀의 이야기는 그의 눈빛에 생기를 돌리기엔 부족했지만. 그의 죽어가던 황야와 같던 마음에 잠시나마 부슬비 정도는 되었어.

그는 고뇌 끝에 선택을 했어. 정말 최소한으로 희생이 있고, 최대한으로 승리를 하여, 향후 오르카호는 그 무엇이 와도 무섭지 않았어.

그렇게 그는 스스로 위로하며, 계속 싸워나갔고. 끝이 없는 철충의 군세. 깊은 바다속에서 언제건 돌아올 별의 아이.

세월이 지나고, 외형이 아닌 내면의 모습이 성장해버린 사령관은 언젠가 희생이 있었던 그 세이브로 돌아가보는거야.

그리고 그는 결국 마음이 깨져버리고 말아. 그 세이브로 돌아갈 수 없었던거지.

항상 돌아갈 수 있었던 세이브중에서, 희생이 있던 날에서 진행되어버렸던 세이브들 몇 군데는 더 이상 돌아갈 수 없었어.

언제나 만능이라고 생각했던 자신의 세이브 능력조차 아니었던 것을 깨달은 그는 그 후로 개인용 방에서 나오지 않았어. 다시 돌아가서 희생이 없을 수 있었다면 더 나았을까라고 후회하던 자신을 왜 더 빨리 알아차릴 수 없었냐며 괴로워하는거지.

그 날 후부턴 오르카호는 조용한 어느 섬에 정박해서 자신들을 이끌어주던 사령관이 그 고독에서 나와주기를 기다리는거야.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며, 얼마나 지났을까.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철충의 대규모 습격으로 인해 큰 싸움이 시작되고, 그 폭음과 진동. 모든게 끝나고 조용해지고 나서야 철남충은 밖에 나오는거지.

하지만 나왔을 때의 상황은 너무나도 처참했어. 손도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죽어버린 싸늘한 주검들 만이 그가 있던 곳을 막을려고 애쓴거지.

스스로의 이기심때문에 전멸한 자신의 부대를 보고 황급히 그는 다른 세이브로 로드할 준비를 했지만.

최소한의 로드가능한 시간이 지나버려서 전 날로는 돌아갈 수 없었어.

그렇게 그는 무수히 많은 세이브를 뒤지고 뒤졌지만 그 무엇 하나 돌아갈 수 없게 되버린거야.

그는 너무나도 스스로가 원망스러웠고 지금 이 상황이 절망스러웠던 그 때,

딱 하나 자신이 세이브했는지도 모르는 로드가 가능한 구간이 딱 한 군데 있었어.

그는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집는 심정으로 로드했어.

돌아온 시간대는 모두가 살아있고, 자신은 그저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고, 옆에는 아르망이 서있었어.

그는 기억해내. 아르망에게 위로받던 그 날이었고. 이 세이브는 본인의 것은 아니구나라고.

아르망은 그녀는 본인의 예지능력의 규격 외의 사령관의 전술에 대해서 첨언을 할 수는 없었어. 하지만 그의 퀭한 눈과, 그 공허한 눈동자를 보고 이야기를 하는거야.

결국 당신이 없었으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다. 그녀들은 결국 그런 희생조차 받아들였기에 앞에서 당당히 나아갈 수 있었다고. 언젠가 자신이 틀렸다고 생각했을 때엔, 이 말을 기억해달라고.

처음 들었을 땐 자신의 마음에나 살며시 내리던 부슬비 같던 그 이야기가, 지금은 세상 최고의 위로가 되었던 철남충의 눈에 생기가 돌아오며 단 한순간도 울지 않았던 철남충은 펑펑 울었어.

그 후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진부하게 흘러가.

철남충 자신이 더이상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전술을 짜내어가.

실패할 때도 있고, 이전 세이브로 돌아가 다시금 태세를 정비해서 나아가고 승리를 계속해서 거머쥐어.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흘러서, 철충을 박멸하고, 별의 아이의 위협에서 벗어나고, 모든 바이오로이드를 자신의 지휘 아래에 넣음으로서 세상은 평화를 얻게되었어.

자신의 자손들이 독립하고 일부분의 분대를 이끌고 각지에서 부흥하여 세력을 키워가며, 서로 다투며 화합하며 성장해나가는 것을 그는 어느 조용한 섬에서 지켜봐.

그 섬은 과거 자신의 거대한 후회로 인해 전멸당했던 섬에서 반성의 기회를 삼아, 조그마한 오두막을 짓고, 그 곳에서는 철남충과 아르망 단 둘만이 있고. 이제 더 이상 철남충에겐 시간이 얼마 안 남았던걸 느끼고 있어.

그런 그의 손을 잡고 아르망은 울며 조금만 더 옆에 있어달라고 애원하지만, 언젠가 생명이란 덧없는 것에는 끝이 있단걸 둘은 알고 있었어.

그렇게 울고있는 그녀를 쓰담으며 철남충은 서서히 눈을 감고, 마지막으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는거야.

당신의 어느 한 순간. 세이브를 해드리겠습니다.

철남충의 주마등처럼 흘러가는 모든 상황중에 그의 인생의 전환점이었던 그 부분. 아르망에게 위로를 듣던 그 부분을 세이브하는거야.

하지만 왠일인지 세이브는 했지만, 세이브할 장소는 없었고, 로드조차 되지 않는 그는 모든 것을 깨닫고 마지막으로 말하고 숨을 거뒀어.

「어느 시간을 살고있는 나에게, 이것이 마지막 구원이 되고, 마지막 후회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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