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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로니아 레아랑 세라피아스 앨리스라.

물론 앨리스도 한 성깔 하기로 유명한 개체니 우려가 되지 않는 건 아니지만, 리제의 입장에서는 역시 레아 쪽이 좀 더 신경쓰이게 마련이었지.

자기 쪽이야 다른 페어리 시리즈에게 그러는 것처럼 어쩐지 친근감이 든다- 수준으로 끝일 거라고는 확신에 가깝게 예상하고는 있었어.

걱정은 오히려 자신을 동생으로 인식할 레아가 어떻게 생각하려나 하는 점에 있었음.

그래도 평소엔 주책이 좀 심할 뿐 온후한 성격이고, 괜히 나이 문제로 역린을 건드리는 게 아닌 한 괜찮겠거니라고 결론지어두기로 함.

어차피 실제로 만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일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지금 당장은 복원이 끝난 아자젤과 아르망(이쪽은 연산기능 확보를 위해 추가적인 메인터넌스가 필요했지만)을 만나보는 것이 우선이었으니까.


*   *   *


두 명과의 조우는 매우 우호적으로 마무리되었음.

아르망이야 원작에서부터 충실한 비서관 역할을 톡톡히 해준 입장 그대로였고, 아자젤도 선선히 사령관을 선택받은 자로 받아들여줬지.

앞으로 활동하게 될 위치나 기대하는 역할을 합의하고, 표교 활동에 대해서도 강압적이지만 않다면 제한을 두지는 않겠다는 방침으로 결론을 내린 후에는 잡담이 시작되는데-


- 헌데, 동행한 바이오로이드와의 관계를 물어도 괜찮을지요?

- 내 아내야.


사실 적시임에도 얼굴이 근질근질하다고 생각했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음.


- 다른 바이오로이드와는 관계를 맺지 아니하셨습니까?

- 응. 내가 사랑하는 건 리제 뿐인걸.


이것도 지금 당장은 맞는 말이긴… 하지?


- 아아, 선택받은 자께서는 정결한 삶을 이해하고 계시는 것 같아서 기쁘군요.

허나 부부간의 관계라 해도 과하게 탐닉하는 것 또한 음욕의 죄가 될 수 있답니다.

언제나 절제를 잊지 마시길.

- 물론이지.


거짓말을 할 거면 입에 침이나 바르고 하던가!


그 짐승같던 2박 3일을 보낸지 얼마나 지났다고 천연덕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는 사령관의 모습에 그야말로 어이를 상실한 시선을 보냈지만 사령관은 아무렇지도 않게 빛의 교리에 대한 질문을 하면서 아자젤의 신뢰도 스택을 쌓고 있었지.

어째서 부끄러움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며, 또한 어째서 그게 평소대로라는 생각이 드는 것인가.

결국 리제가 할 수 있는 건 아자젤과 헤어진 후에 사령관의 옆구리를 쿡 찌르는 것 밖에 없었어.

그마저도 장난에 성공한 소년처럼 키득거리는 모습을 보자니 더 뭐라고 하지도 못한 채 마무리되었지만.


*   *   *


그 후의 항해는 다시 본래의 근거지 - 반도 인근을 향한 것이었음.

세라피아스 앨리스가 다루는 무장을 원활하게 생산하려면 육상에 있는 좀 더 제대로 된 설비를 써야 할 거라는 닥터의 소견이 있기도 했고, 세이렌의 함대처럼 항해 도중에 합류한 대원의 수도 적지 않았으니 한 차례 재배치할 필요성이 있기도 했으니까.


물론 그러는 동안에도 소소한 업무는 이것저것 이루어지고 있었고, 미확인 유전자 씨앗을 이용한 바이오로이드의 복원도 그 중 하나였음.


확실한 유전자 지도를 확보해 계획을 세운 후 대대적으로 자원을 투입해서 이루어지는 최상급 바이오로이드의 생산과는 달리, 이쪽은 라벨이 손실된 유전자 씨앗을 일단 써서 만들어보는 거라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기 전까지는 뭐가 나올지도 모르는 진짜 도박이지.

물론 최상급 바이오로이드의 유전자 씨앗이 그렇게 데굴데굴 굴러다닐 리가 없으니, 빨칩만 들이부으면 1/5로 SS랭크가 튀어나오는 인게임하고는 다르게 S랭크만 되어도 대박인 수준이고, 당연히 잉여 자원이 적잖이 쌓였을 때나 가끔 시도하는 정도였음.


그리고 이번에는 드물게도 대박이 터짐.

터졌는데…….


- 호드의 눈, 탈론페더랍니다. 페더라고 불러주세요.


왜 터진 건 내 사생활이라는 생각이 드는 걸까.

모범생 그 자체인 모습으로 상큼하게 웃어보이는 페더를 보면서 리제는 소완 때 만큼이나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러야만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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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삼얀 외전을 내보낼까 했는데 외전만 연타인 것도 좀 그렇기도 하고 꼭 순서를 지켜야만 하는 내용도 아니라 일단 진행을 좀 시켜뒀스빈다.

레아 등장을 비롯한 만월까지의 막간 편이빈다.


탈론페더가 좀 빨리 나온 건 만월의 야상곡 때부터 사실상 언급은 되었다는 점을 고려했스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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