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멀쩡히 잘 살고 있다가


2년전부터 집안 문제랑 인간관계 문제랑 바깥 문제가 동시에 터져서 멘탈 다 날아가고


그상태에서 취미로 그림 그리던거도 (내가 못그리는거는 알지만) 지적이 아니라 그냥 비난을 들으니까


'그래, 살기도 바쁘니까 타블렛 펜 놓고 다시는 안잡아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얼마전에 컴퓨터 파일들 대청소하다가 옛날에 그렸던 그 그림들을 다시 보게 됨


맨 처음에 그릴때는 재밌었는데.. 생각에 그냥 하나만 올리고 말자 하는 생각에


원래도 못그리는데 2년 쉬어서 완전히 작살난 선에 채색도 대충한거 하나 일주일 전에 여기에 올려뒀는데


그거 그냥 바로 개추 박히는거보고 놀랬다


이후에 여전히 실력도 부족하고, 현실의 삶은 2년전과 비교했을 때 크게 개선된 점은 없지만


그냥 개추박히는 그게 좋아서 퇴근 후에 부족한 실력으로 한두장씩 끄적이고 있고


그 덕에 그림 그릴때만큼은 현실은 잊고 그림에 집중할 수 있다는 걸 다시 생각나게 해줬다


이게 처음 그렸던 그 글에 개추를 박아준 라붕이들 덕이다


한때는 현실 삶 개판난거 때문에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었는데 지금은 이거 덕에 안정에 도움을 받고 있는거 같다







물론 내 실력이 좋아서 개추를 주는 사람은 없을거라는거 알고 있다. 그냥 창작물이니까 혹은 힘내라는 의미로 개추 박아주는거겠지.


나도 사람눈인데 내 그림이 다른사람들꺼보다 못하다는건 보이지


그래도 일단 내가 그린거를 봐준다는거, 그리고 봤다는걸 표현해준다는 거 하나만으로 충분히 기쁘다.






나는 이 모니터 너머에 있는 다른 라붕이들의 얼굴도 이름도 신상도 모르지만


그냥 (내 그림이 아니더라도) 창작물에 개추를 박아주는 라붕이들에게 고맙다는 걸 표현하고 싶었어.


근데 다 쓰고 보니까 나 존나 관종같다 ㅋㅋ




+추가

일일히 댓글에 다 답글달면 댓 쓸데없이 길어질까봐 못달았는데, 댓 달아준 라붕이들 모두 고마워. 이 글 말고도 올린지 며칠 지난 글 댓글도 알람뜨면 다 읽고있고 고맙다고 느끼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