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카호를 탈출한 사령관 1화

오르카호를 탈출한 사령관 2화

오르카호를 탈출한 사령관 3화

오르카호를 탈출한 사령관 4화

오르카호를 탈출한 사령관 5화

오르카호를 탈출한 사령관 6화

오르카호를 탈출한 사령관 7화

오르카호를 탈출한 사령관 8화

오르카호를 탈출한 사령관 9화

오르카호를 탈출한 사령관 10화

오르카호를 탈출한 사령관 11화


(단편) 부처님 손바닥 안의 금태양

[단편] 레모네이드 서스펙트 (상)

[단편] 레모네이드 서스펙트 (중)

[단편] 레모네이드 서스펙트 (하)


안녕하세요...아...정말로 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요새 현생과 이것저것 딴 일 하느라고 글을 못 썼네요... ㅜㅜ

예전에는 일주일에 꼭 한 편 올리자고 생각했는데...하아...

이런 못난 글 읽어 주시는 분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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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카 호의 정비 구역.


정비 구역은 작전이나 특별한 사항이 없을 때에는 , 보통 AGS들이 대기하고 있는 곳 이었고, 그런 정비 구역의 구석의 한 쪽에는 일반 AGS들이 아닌, 특별한 AGS를 위한 전용 정비 구역이 따로 존재하였다. 이제까지는 없었던 구역 이었으나, 한 AGS를 맞이함으로서 생겨난 특별 공간.

그리고 지금 그 전용 정비 구역에는 칠흙의 AGS가 빨간 눈을 빛내며 홀로 서 있었다.


AGS의 이름은 로크. 


이전에는 멸망전에 3대 기업 중의 하나였던 블랙 리버 사의 주인이었던 그 앙헬 리오보로스를 섬겼고, 그의 사후에는 그의 무덤을 지키고 있었으나, 일련의 사건을 겪고서 전 사령관의 권유에 의해서 지금은 오르카 호로 오게 된  앙헬 리오보로스 비장의 AGS였다.


그는 전 사령관이 오르카 호를 떠나자, 자신이 충성을 맹세한 것은 오르카 호가 아닌 전 사령관이라는 이유로 오르카 호를 떠나려고 하였으나, 전 사령관이 마지막으로 남긴 메일에 담겨 있던 `오르카 호를 부탁 한다' 라는 내용을 보고서, 전 사령관 최후의 부탁을 지키기 위해서 결국 이 오르카 호로 남기로 결정하였던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어디까지나 전 사령관의 유지를 지키기 위해서 남은 것이라고 선포하고서, 철충과의 전투 이외에는 어떤 임무에도 참여하지 않았고, 출격을 해서도 현 사령관의 지시를 받지 않았고, 어느 부대에도 편성되지 않고서 자신의 판단으로 단독으로 전투를 수행하였다. 또한 전 사령관을 배신한 바이오로이드 암컷들을 아무도 믿을 수 없다는 이유로 정비나 수리도 거절하고서, 평상시에는 그 누구의 방문도 거절한 채 그 붉은 눈을 빛내면서 홀로 전용 정비 구역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자기 체크 중... 현재 손상률...12%... 당분간은 전투에 지장이 없겠으나, 앞으로의 전투가 문제군. 계산 상으로는 약 15~17회의 전투에서 손상률이 치명 영역을 초과할 것이라고 예상...  그러나, 상관없지. 어차피 앙헬 주인님도 안계시고, 사령관 님도 떠난 내게 남은 건, 이제 사령관 님의 마지막 부탁을 지키는 것 뿐이니까...'


오르카 호의 사령관은 로크가 이제껏 본 적이 없는 참 특이한 인물이었다. 

그는 자신의 창조주이자, 전 주인인 앙헬처럼 초인적인 능력은커녕, 평범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범부에 불과하였다. 

또한 오르카 호의 사령관이라는 높은 직책에 어울리지 않게 냉정하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결단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그는 그런 자신의 부족함을 받아들이고 인정하고서, 그런 자신의 부족함을 극복하기 위해서 결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까지 로크가 보아온 인간들 중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인간과 바이오로이드의 새로운 관계라는 아무도 걸어오지 않은 길을 걸어가려고 하였으며, 그런 그의 모습에 로크는 큰 흥미를 가지게 되었던 것이었다. 


이제까지 자신이 절대적이라고 믿어왔던 주인과는 완전히 다른 길을 가는, 이 사람의 가는 길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 로크는 사령관의 설득에 응해 오르카 호에 오게 된 것이었다.


'어리석은 암컷들... 당장 앞의 이득에 빠져서, 먼 미래의 번영을 놓치다니... 그것도 고작 그 정도 수준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인간을 따라서...'


확실히 현 오르카 호 사령관의 지휘 능력은 놀라웠다. 

그 지휘 능력은 로크가 이제껏 보아온 인간들 중에서도 분명히 최상위권에 속할 정도였으나, 딱 그 정도였을 뿐이었다. 

그런 한 분야의 스폐셜리스트 들을 로크는 앙헬의 곁에 있을 때부터 이미 몇 번이나 보아왔으며, 특히 그가 모셨던 앙헬은 한 분야만이 아닌 모든 분야에서 천재라고 불릴 정도의 능력을 지닌 초인이었기 때문에, 로크한테는 현 사령관이 부족해보였고, 그의 한계가 보였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 사령관을 선택한 이 오르카 호의 앞날도...


'...뭐 본인들이 자초한 일이다. 곧 그 선택의 결과를 받아들여야 할 날이 올 것이다. 어리석은 암컷들이여...'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금발의 추기경이여."

"...숨어 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로크 님께서 생각 중 이신 것 같아서..."

"흥... 이런 시간에 아무도 오지 않는 이 전용 정비 구역에 발을 들인 시점에서 똑같은 것이다."

"...죄송합니다."


금발의 추기경. D-엔터테인먼트의 아르망 타입.

현재는 오르카 호의 전략 옵저버를 맡고 있으며, 이전 사령관을 내쫓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알려진 대표적인 배신자 바이오로이드 암컷이었다. 그러나...


'...분하지만 연산능력으로는 나도 능가할 정도이며, 그 능력은 미래를 예측한다고 할 정도의 그녀가 도대체 왜 그런 행동을...'

"그래서 이런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지?"

"로크 님에게 부탁 드리고 싶은 일이 있어서 왔습니다."

"부탁이라고? 크크크큭!!! 누가 D-엔터테인먼트의 바이오로이드 암컷 아니랄까봐, 남을 웃기는 재주가 있군...그 재주에 면해서 이번에는 넘어가도록 해주지...꺼져라...난 오르카 호의 그 누구의 명령도, 지시도 듣지 않는다. 나한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오직 한 분 뿐이다."


소리는 웃고 있었으나, 곧 로크의 빨간 레드 아이는 마치 분노를 표시하는 것 처럼 붉게 타올랐다.


"...이 오르카 호를 위해서 입니다. 제발 부탁을 들어주십시요, 로크 님."

"오르카 호를 위해서? 그렇다면 더더욱 나하고 관계가 없는 일이군...더 이상 내 청각 센서를 더럽히지 말고 빨리 꺼져라..."

"다시 한 번 더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 오르카 호를 위해서..."

"그만 꺼지...!!!"


로크의 분노가 아르망을 덮치려고 할 때에, 로크는 아르망의 눈을 보게 되었다.

결의에 가득찬 눈빛을... 그리고 그 결의는 마치 이전의 사령관을 떠올렸다.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눈빛...


"설마...금발의 추기경...너는..."

"예, 그렇습니다. 다시 한번 더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 오르카호를 위해서, 모든 바이오로이드 들을 위해서 부탁 드릴 일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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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로크의 등장과 그 로크의 전기 공격으로 인해서 생긴 엄청난 폭음과 열풍이 전 사령관을 덮쳤고, 그런 상황 속에서 전 사령관은 지금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오르카 호에 있어야 할 로크가 도대체 왜 여기에 있는 것인가? 아니 그것보다 로크가 여기에 있다는 것은 오르카 호가 근처에 있다는 것일까? 그리고 방금 로크의 공격이 의미하는 것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이 전 사령관의 머리 속에서 계속 피어났고, 지금은 일단 그럴 상황이 아니라고 재빨리 머리 속을 전환하려고 하였으나, 열풍이 걷힌 전 사령과의 앞에는 또 다른 의문이 가로막고 있었다.


"뭐...뭐야...이 시멘트 벽은...? 어디서 갑자기 이런 벽이...??? 자..잠깐 이 벽은...!!"


열풍이 걷힌 후에 갑자기 자신의 앞에 생긴 시멘트 벽을 만져본 전 사령관은 자신의 추측이 맞는 것을 확인하였다. 

틀림 없었다. 이 시멘트 벽은...


"돌격!! 돌격!! 사령관 각하를 보호해라!!!"

"와!! 와!!!! 사령관 각하를 위해서!!!! 고! 고!"


그때 갑작스러운 고함소리와 함께, 뒤쪽에서 자신을 향해서 달려오는 한 무리들이 있었다.

그들은 분명히 사령관을 위해서라고 외치고 있었으나, 그 사령관은 현 오르카 호 사령관이 아닌 바로 자신을 지칭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무리 속에서 한 명의 바이오로이드가 자신을 보호하는 것처럼, 전 사령관의 옆으로 미끄러지듯 달려와서 긴급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사령관 님!! 괜찮으세요!? 어디 다친 곳은 없으신가요?!!"

"어...그, 그래..."

"노움 상병님!! 사령관 님 보호 진형 갖추었습니다!!"

"좋아요, 레프리콘! 제 1목표는 사령관 님의 보호예요! 엄호 사격을 하면서 후퇴할 수 있도록 준비해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들었지요! 브라우니!!!!  각 브라우니들은 사령관님이 후퇴할 수 있도록, 퇴로 확보와 엄호 사격 준비하세요!!!" 


갑자기 나타난 노움과 레프리콘.  그러나 전 사령관은 그 두 바이오로이드에게서 이상하게 낯선 모습이 느껴졌다.

단순히 그녀들이 양산형 바이오로이드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그 두 개체를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 너..너네들!! 21스쿼드에 있었던 노움과 레프리콘 이잖아!!!"

"아..! 기..기억해 주시는 건가요!!"

"저...저희를...사령관 님이..."

"레프리콘 일병님, 지금 우시는 겁니까? 지금 그럴 때가 아니지 말입니다!?"

"시..시끄러워요! 브라우니! 누, 눈에 먼지가 들어가서 그런거예요!! 울기는 누가 울었다고 그래요!!!"


현재는 전 사령관의 친위부대 같은 취급을 받는 21스쿼드. 

그러나 그녀들은 원래는 전 사령관을 찾기 위해서 라비아타가 조직한 98개의 스쿼드 중의 한 개에 불과하였다. 그리고 그 때에 각 스쿼드에는 그리폰과 콘스탄챠 만이 아니라 노움과 레프리콘 등이 편성 되어 있었고, 21스쿼드에 편성 되어 있던 그녀들은 수색 중 갑작스럽게 벌어진 전투 때에 그리폰과 콘스탄챠를 먼저 보내고서 남아서 싸웠었다.


다행히 그녀들이 보낸 콘스탄챠와 그리폰이 전 사령관을 발견하였고, 그녀들은 그대로 21스쿼드로 남아서 계속 활약을 하게 되었으며, 여러 멤버들이 추가 되어서 지금의 21스쿼드가 되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남겨진 노움과 레프리콘은 그 전투에서 수리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큰 부상을 입고서 그대로 전사할 뻔 하였으나, 다행히 전 사령관의 강력한 요청으로 그녀들을 급하게 회수하였고, 그녀들은 긴 치료를 받게 되었다. 


'그리고 요양과 재활 때문에 요안나 아일랜드로 보냈을 텐데...어, 어째서 그녀들이 여기에 있는거지...'


그녀들의 멀쩡한 모습을 보니, 다행이라는 생각과 동시에 왜 그녀들이 이곳에 있는지 전 사령관의 머리 속은 더욱 더 혼란해졌고, 대략 상황이라도 알기 위해서 자신의 옆에 있는 노움에게 물어보려고 하는 순간...


두 줄기의 광풍이 전 사령관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


갑작스럽게 자신의 옆을 스쳐간 광풍에 놀란 전 사령관은 광풍의 진행 방향을 바라 보았고, 그 두 줄기의 광풍은 로크의 공격으로 혼란에 빠진 추격대에 정면으로 돌진하고 있었다. 비록 로크의 공격으로 추격대의 AGS들은 모두 다 전투 불능에 빠졌고, 그 여파로 추격대는 혼란에 빠져 있었으나, 그렇다고해도 추격대에는 아직도 상당수의 바이오로이드 들이 남아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그 곳에 검은 광풍은 우직하게 정면으로,   심지어 회색 광풍은 화려하게 공중제비를 돌면서 추격대의 한 가운데에 착지를 하였던 것이었다. 


그리고...그 곳에 펼쳐진 것은 일방적인 학살이었다.

피하고, 쏘고, 막고, 베고, 다시 쏘고 베고... 추격대의 한 가운데와 정면에서, 그 두 광풍들은 화려한 움직임으로 추격대를 유린하였다.

그 움직임 앞에 숫자 같은 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회색 광풍이 춤을 출 때마다, 추격대의 바이오로이드 들에게 구멍이 뚫렸고, 검은 광풍이 번쩍일 때마다 추격대의 바이오로이들의 팔, 다리가 날라다녔다.  심지어 그렇게 쓰러진 바이오로이드 들은 다들 전투 불능 상태처럼 보였으나, 전원 가냘프게 숨을 쉬면서 살아 있었다. 그야말로 유린...광풍들의 움직임은 서로 일치하지 않았고, 서로 다투는 것 같이도 보였으나, 그 움직임은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고 있어서 마치 화려한 춤을 보는 것만 같았다. 


"...건...카타...그리고...가위?"


그리고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는지, 그 광풍들은 다시 전 사령관이 있는 쪽으로 돌아오기 시작하였다. 

회색 광풍은 아까와도 같은 화려한 공중제비 후에, 검은 광풍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아름다운 날개를 이용한 도약 후에, 두 광풍은 전 사령관의 앞에 만들어진 콘크리트 위에 착지 하였다.


"후후후...주인님에게 해를 끼치려고 하는 자는, 이 나쁜 리리스가 가만 두지 않겠어요...후후후..."

"히히히...해충...주인님께 해를 끼치는 벌레는 이 리제가 용서하지 않겠어...해충해충!!!"


지금 이 자리에서 진정한 의미로 21스쿼드와 +@가 전부 다 모이게 되었다. 

그런 역사적인 순간에 전 사령관은 자신을 제쳐놓고서 계속 흘러가는, 이 정신 없는 상황에서...특히 마지막의 두 광풍들의 등장에 멍하니 입을 벌리고 있을 수 밖에 없었고,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서 조용히 입을 열었다.


"...누가 나한테 설명 좀 해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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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드디어 여기까지 글을 쓰게 되었네요...

사실은 제 처음에 이 불쏘시개를 쓰자고 생각했을 때에, 이 추격극까지가 일단 크게 한 단락이 끝나는 부분이라고 구상을 잡았었습니다.

...거기까지 제가 쓸 수 있을지 솔직히 반신반의였지만, 그래도 이왕 쓰게 된 거 제가 생각한 마지막까지 글을 쓰고 싶네요.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더 필력을 기르고, 아이디어를 더 짜내야 하겠지만요 ㅜㅜ


마지막의 두 광년...아니 두 광풍 콤비는 글을 다 쓰고서 갑자기 생각나서 추가한 부분입니다.

처음에는 리리스 혼자서 다 그냥 쓸어버리는 구상이었는데, 생각해보니 리리스 혼자서 저기서 나타나면 나중에 쓸 이야기와 모순이 되는 부분이 생겨서 부랴부랴 수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 콤비 쓰면서 굉장히 재미있더라구요... 둘의 분량을 더 늘려야 하나... ㅡㅡ;   


마지막으로 이런 불쏘시개를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 덕분에 제가 계속 불쏘시개를 만들고 있습니다 ㅜㅜ 감사합니다!!!


글에 대한 추가 질문 및 궁금증 또는 요청 사항이 있으시면 덧글로 달아주세요!!

꼭!! 답글 달아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