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전이 계속되는 와중에도 9군단을 제외한 다른 군단들은 저마다의 공을 먼저 세우기 위해 움직이다보니 점차 불협화음이 생기기 시작함.


사소한 실적 하나에도 군단장이 직접 행차해서 언쟁을 벌이기 일쑤였으며, 군단의 전술들이 철충들에게 간파되다보니 피해가 계속해서 늘어나며 전선이 고착화되는 등 ags들조차 지쳐버린듯이 움직이 더뎌지기 시작함.


하지만 9군단은 전공에 집착하는 대신 게릴라전을 통해 철충들의 일부를 유인하여 다른 군단이 상대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그들에게 전공을 전부 바치고는 했지만 대성전의 의미를 결코 잊지 않았음. 평생을 고기 방패로 살아가야한다는 것에 삶의 의욕을 잃었던 스틸라인은 제 9 군단장의 지휘 아래 마침내 사기를 회복하여 인류제국의 영광을 외치며 철충들에게 총알세례를 한가득 퍼부어주며 조금씩 영토 확장에 진전을 가지게 됨. 


오랜 시간이 흘러 철충들의 영토를 크게 축소시키는데 성공한 군단들은 북아메리카로 돌아와 꽃잎을 뿌리는 인파 사이를 헤쳐 마침내 황제를 알현하게 됨. 황제는 식사 자리에서 메이의 딸을 제외한 자신이 인정받을 것이라 확신하는 자식들의 표정을 읽자 작게나마 혀를 참. 


곧 황제는 가만히 식사하던 메이의 딸을 보고는 그녀의 몇 안되는 전공들을 칭찬하였고, 자식들의 표정은 질투로 인해 조금씩 일그러지기 시작함.

하지만 그 다음부터 그들의 전공을 확인하던 황제가 갑작스럽게 나앤을 불러 자식들이 세운 무수한 전공들이 전부 확실한 것이냐고 물어보았고, 매 전투마다 스텔스 은폐로 대성전의 과정을 지켜봐온 나앤의 입에서 황제의 자식들이 숨겨왔던 실책들이 줄줄이 보고되자 자식들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고 말았음. 


황제는 쥐고 있던 잔을 깨뜨려버리는 동시에 사령관 시절의 광기가 담긴 목소리로 자식들이 숨겨온 실책들을 하나하나 늘여놓으며 질책하기 시작함.


"내 첫 번째 아들아, 난 그 누구보다 널 믿었기에 황실군의 대다수를 네 군단에 포함시켜주었다. 네가 길잡이가 되어 저 빌어먹을 벌레들을 박살내길 바랬으니까! 그런데 네 형제 자매들을 이끌기는 커녕 단 한번의 패배 이후 저런 것들조차 제대로 이끌지도 못하고 황실군의 최후를 개죽음으로 장식하고 돌아온 것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것이냐!"


발키리의 아들은 장자인 자신을 형제자매들 앞에서 비난하는 황제의 말에 그저 초점 없는 눈으로 입을 다물고 있었음.


"내 두 번째 아들아, 난 네 어미로부터 물려받은 움직임만을 믿고 너에게 군단을 맡긴 과거의 내가 너무나도 증오스럽구나. 결단력도, 판단력도 없는 네 지휘에 죽어나간 병력의 가치를 다시 복원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짐작이 가느냐? 짐작조차 못하겠지. 네 그릇은 애초부터 네 어미의 것보다 더 볼품없었으니 말이다. 차라리 네 어미를 대성전의 군단장으로 임명했어야 했어."


 칸의 아들은 자신이 칸보다 못한 존재라는 말을 도저히 인정할 수 없었는지 목의 핏줄이 붉게 도드라지기 시작했음.


"내 첫 번째 딸아, 널 보면 항상 네 어미가 생각났단다. 이 아비에게 칼을 겨누던 표정이 지금 네가 짓고 있는 표정과도 너무나도 똑같았거든.

전공을 뺏기지 않으려고 네 형제 자매들에게 망치를 겨눌때도 그 표정을 지었던 것이냐? 장남과 차남이란 것들이 제대로 이끌지 못했다면 최소한 너라도 나섰어야지! 네 군단이 은폐하려던 수많은 실책들과 빼앗으려던 전공들을 내가 영원히 모를거라 생각했느냐?"


자신의 실책들을 숨기고 공적들을 가로채기 위해 형제 자매들에게 무기를 겨눈 것을 질책당한 라비아타의 딸은 어떻게든 굳은 표정을 유지하려 애를 쓰고 있었음.


"내 세 번째 아들아, 넌 너무나도 네 어미를 닮았어. 오만함, 경솔함, 자만심! 쓸데없는 것들만 물려받았단 말이다! 하늘에서는 네가 이 아비를 뛰어넘을 존재라도 된다고 생각했더냐? 천만에! 네 실력만을 믿고 설치다가 오히려 병력만 잃고 길거리의 들개 새끼마냥 꼬리나 말고 도망치지 않았느냐! 하늘을 지배하겠다고 설치더니만 오히려 철충의 비행체 졸개들에게 맞고 다니는 놈을 내 자식으로 둔 것이 너무나도 후회되는구나!"


자만심으로 인해 철충의 공중 병력에게 큰 피해를 입은것도 모자라 공중까지 장악당한 것을 질책당한 슬레이프니르의 아들은 겁에 질린 나머지 손을 떨다가 수저를 떨어트리고 말았음.


"내 네 번째 아들아, 넌 어떻게 전쟁과 순례의 차이조차 구별할 줄 모르는 것이냐? 철충은 인류의 적이다! 불태우고! 사지를 뜯어버리고! 재로 만들어야 하는 존재이지 교리를 배울 빌어먹을 길 잃은 양이 아니란 말이다! 네 군단은 다른 군단들에 비해 피해가 적을지는 몰라도 정복하는 속도는 가장 느리며 승리의 내용조차 일개 쭉정이에 불과하다. 오랜 시간을 주었는데도 네가 가치 없는 행동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비한 것인지 알고 있느냐?"


황제교에 심취한 나머지 아버지에게 기도를 올리며 찬양하는 등 의미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고 만 아자젤의 아들은 황제의 질책에 황제교의 교리를 중얼거리며 몸을 떨고 있었음.


황제는 간신히 흥분을 가라앉히고는 제 6,7,8 군단장들을 바라보았고, 셋은 간신히 황제의 눈을 바라보고 있었음. 


"너희에게도 실책이 있기는 하다만, 너희의 형제자매들의 것보다는 덜하기에 그리 길게 말하지는 않으마. 너희의 본분을 잊지마라."


약갼의 실책은 있긴 했다만 자신들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한 세 자식들은 속으로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쉼.


황제는 마지막으로 메이의 딸을 바라보고는 나지막이 말함.


"내 아홉번재의 딸아. 난 네가 대성전의 한복판에서 네 군단과 함게 황무지에 뼈를 묻을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지. 아무래도 내가 널 다시 봐야 할 것 같구나."


제 9 군단을 이끈 메이의 딸의 공적은 적되 값진 의미가 있었기에 황제는 그녀를 질책하지 않았으며, 곧 그녀를 제외한 다른 자식들을 대충 둘러보고는 나앤의 부축을 받으며 자리를 떠남. 


식어버린 음식들 사이에서 자식들의 사이에는 여러 감정들이 뒤섞여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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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사령관 시절로 돌아가본 황제의 입담을 쓰느라 시간이 꽤 오래걸렸습니다. 

사실 회귀하고 펙스 조지는 것까지는 순조로웠는데 워해머 장르가 섞여서 무언가 뇌절하는것 같은 느낌이 좀 많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