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술먹고 쓴데다 퇴고 안했음 물론 맞춤법검사도 안함

2. 처음써봄

3. 누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못알아먹을 수 있으니 미리 죄송함

4. 메리 수에 자캐딸이라는건 알지만 그렇게 쓰고 싶었음

5. 보다가 이상하면 중도하차를 강력히 권함 내가 봐도 이상한듯


















"적당히 영화 보면서 술 마실 사람 아무나 선착순 3명."


오르카에 부임한지 몇개월 되지 않은 사령관이 오르카넷에 대뜸 올린 첫 게시글이다.

몇 분 지나지 않아 여러 댓글이 달렸고 머지않아 네 사람은 사령관실에 모였다.


"왠 일이세요? 이런 식으로 모이는건 드문 일이네요."


먼저 들어온 유미가 처음 말 문을 열었다.


"나야 뭐 술 마시는건 항상 좋아하지. 근데 항상 부담스러운 사람들이랑 마시는게 좀 불편했어.

정확히는 그 사람들이 싫은건 아닌데, 자리가 무겁다고 해야할지 좀 더 가벼운 분위기가 땡기더라고."


"마침 오르카넷을 하고있길 잘했지 말입니다. 사령관님과 같은 자리를 가져보는건 영광이지 말입니다!"


"말 편하게 해. 음 가만보자... 브라우니 맞지? 높임말 필요 없이 오늘은 그냥 편하게 대해"


"감사합니다!"


"그리고 워울프, 오랜만이네. 그리고 이렇게나마 다시 만나다니 무지하게 반갑네."


사령관은 이 워울프와 어느정도 인연이 있다. 사령관은 술 마시는걸 좋아해서

이 세계로 온 후에 가장 먼저 찾았던게 부담스럽지 않게 술 마실 친구들이었는데,

가장 먼저 부담스럽지 않게 만날 수 있었던게 이 워울프 105호였다. 멸망 전 이야기를 들으면서

각별한 관계를 가졌었는데 하필이면 전투중에 아주 큰 중상을 당하는 바람에 오랫동안 만날 수 없었다.



"여, 오랜만이야. 저번에 못 끝낸 주량 대결 오늘은 끝내보자고?"


"그래 그래. 좋은 마음가짐이야. 브라우니도 워울프를 본 받아."


"그래도 되는겁니까? 하하핫!"


"난 이런 자리가 참 좋아. 내 욕심이긴 하지만 멸망 전에 우리 집이랑 비슷한 환경을 구현했어.

기술이라는게 참 좋더라고... 닥터에게 부탁해 봤는데 정말 될 줄은 몰랐어. 전극을 붙이더니 정말 우리집 그대로의 배경이 데이터화돼서

그걸 구현하는게 돼더라고."


"사령관님은 신기해할만도 한 것 같아요. 그런 기술은 사령관님이 살던 시대에서 한참 후에 개발된 기술이니까요."


유미는 소파에 앉아 빈 백을 껴안았다.


"뭐 이렇게 보니 그 유능해보이던 사령관도 예엣날 사람이라는걸 몸소 느끼게 되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살던 집 같은걸?"


"예끼 이놈아 난 그 당시 20대였어! 그리고 우리 시대에는 집이 다 이랬고."


"뭐 워울프님이 말하시는것도 틀린 말은 아니지 싶습니다. 저희가 보기에는 물론 옛날 집 같지만 각하가 살던 시대에는 이런 집이 평균이지 않으셨겠습니까?"


브라우니는 냉동고에서 얼기 직전인 맥주 4캔을 꺼내며 다가왔다.


"에이 난 각하라는 칭호 안좋아 하는데. 그냥 아저씨라고 부르지? 아무튼 옛날 집이라는건 부정할 수가 없네. 조리도구 중에 인덕션이라고 알아? 우리 시대때 처음 도입된건데."


"요즘은 인덕션도 안쓰지 말입니다. 아, 말입니다 체는 뺄까요?"


"사실 반말해도 상관 없어. 밖에서 그러면 품위를 유지하라면서 잔소리 할 것 같지만 여기서야 뭐 상관 없지."


"그럼 일단 영화 먼저 틀어볼게요!"


유미는 삼각대를 세우고 빔 프로젝터를 조작하며 영화를 고르기 시작했다.


"빔 프로젝터라는것도 참 고전적이네요~ 물론 사령관님이라면 그 시대의 영화가 가장 좋겠죠?"


"뭐 아니 부정하고 싶은데 부정할 수는 없네. 2000년대부터 2020년대 영화를 주로 좋아했어. 그나저나 이거 빔 프로젝터 맞아? 진짜 엄청나게 선명하네."


"하핫 이게 다 기술력의 발전 덕분이죠. 사령관님이 오신 이후로 과학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을 맞아 말로 표현하지 못 할 정도로 급진적으로 발전해왔어요."


유미는 빔 프로젝터의 촛점을 맞추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자 편하게들 누워. 음 그럼 영화를 뭘 볼까..."


"사령관님은 애니메이션 영화를 제일 좋아하시죠?"


"뭣! 아니 브라우니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모르는 척 할 뿐 공공연연한 사실이지 말입니다. 사실 아무도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아요. 이를 빗대서 아르망님이 하신 말이 있는데...

마치 사령관님이 1940년대의 미키 마우스를 보고 좋아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하셨어요."


"음... 그 정도로 별 거 아닌 일인가? 


사령관은 소파 겸 침대에 폴싹 누웠다.



"나는 영화라면 뭐든 좋아. 2010년대의 애니메이션 영화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 기대가 되는걸?"


"워울프가 그렇게 말하면 나야 다행이긴 한데 굉장히 부끄럽네. 그럼 우리 시대에서 가장 유명했던 애니 영화중 하나인 '너의 이름은' 한번 봐보자."


"좋아요, 저도 한 번 옛날 영화를 보고 싶었어요."


유미는 리모콘을 조작해서 '너의 이름은'을 재생했다.



약 30분 후


"워울프는 뭐 마실래?"


"난 위스키가 좋은데. 오르카에 위스키가 있었나?"


"사실 나 마시려고 모아놓은 2병 있어. 한개는 비싼거 한개는 싼거."


"난 비싼건 솔직히 잘 모르겠더라. 싼거랑 토닉워터 있어?"


"이 방 냉장고에 왠만한건 다 넣어놨지. 일단 하이볼 한 잔 말아줄게."


"땡큐 사령관."


"아 사령관님, 혹시 한국 지역에서 나온 희석식 소주 있나요?"


"오 그런걸 찾는건 네가 처음인데? 내가 마시려고 구해놓은건 있어."


"오~ 소맥이라는걸 한 번 마시고 싶었어요. 사령관님이 살아오시던 시대에 대해서 좀 더 이해하고 싶었거든요"


"2020년대 식으로 한 번 만들어줄게."


"사령관님 고마워요! 이게 바로 오리지널 소맥?"


"아.. 갑자기 안주가 하나 먹고싶네. 브라우니 혹시"


"넵 사령관님!"


"너 혹시 건빵 튀겨봤어?"


"넵? 아뇨 튀겨보진 않았는데 이프리트 병장님이 하신건 몇 번 봤어요."


"그럼 부탁해도 될까?"


"에 아 물론이지말입니다! 한번 해볼게요! 하핫!"


"그럼 뭐 마시고싶은거 있어?"


"개인적으로 블루 하와이를 마시고 싶지 말입니다!"


"그럼 내가 재료 구해올게. 대신 튀기고 있어줘."


"그...그건 안돼지 말입니다! 사령관님을 시키는 부하라니 아무리 지금이 편한 자리라도 그건 어불성설입니다!"


"내가 무슨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그냥 여기에 있었을 뿐이지 나는 원래 그냥 백수 대학생 진작에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었어. 금방 갔다올게."


'네? 네? 사령관님!!"


사령관은 자리를 나서서 멀지 않은 키르케의 방으로 향했다. 사실 이 자리를 만들 때 일부러 키르케의 방이랑 멀지 않은 곳으로 자리를 잡았다.


럼은 이미 냉장고에 있었기 때문에 블루 큐라소, 라임 주스, 파인애플 주스를 머지 않아 양해를 구해서 구해왔다.


"짜잔! 블루 큐라소!"


"색깔이 파란 술이지말입니다!"


브라우니의 눈동자가 번쩍하고 빛났다.


"에이 난 이거 별로 크게 좋아하진 않는데 친구들은 이거 다 좋아하더라. 이거만 있으면 인싸 쌉가능이었는데."


"인싸가 무슨 뜻.....인가요?"


"그냥 인기 많은 사람이라는 뜻이야. 우리 시대 용어. 진짜 왠만해서 인싸들은 파란 칵테일만 마시더라."


"오호~ 새로운걸 알아가지말입니다!"


사령관은 샷잔을 기울여가면서 어리짐작으로 블루 하와이 칵테일을 만들었다.


"사실 칵테일이라는게 별거긴 한데 별거 아니야. 그냥 비율 맞춰서 섞으면 되니까."


"저희 브라우니들은 사령관님을 만나기 전에는 칵테일을 입에도 대 보지 못했어요. 사령관님 덕분에 이런 것도 다 마셔보네요."


"뭐 진짜 칵테일이라는게 문자 그대로 별거 아니긴 한데..."


"사령관님 저도 한잔 부탁해도 될까요?"

유미가 빈 잔을 들고 눈을 반짝였다.


"으 잠깐만, 나 블루 큐라소 들어간 칵테일은 저거밖에 모르는데... 잠깐만~"


"인싸들은 다 파란 칵테일만 마신다고 하셨는데 파란것도 다양한게 아니었나요?"


"아니 그 그게 그렇긴한데 난 사실 레시피를 잘 몰라."


"음 그럼 방금 제가 검색해본건데 블루 사파이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금시초문인데?"


"블루 큐라소, 피치트리, 말리부, 라임주스를 반샷씩 넣은다음 남은 잔을 사이다로 채우면 된다고 하네요."


"역시 정보특수요원 유미."


"뭘요! 그냥 있으니까 말해본 것 뿐이에요."


"이번 잔 까지만 복잡한거 만들기, 다음부터는 단순한거 만든다! 금방 다녀올게!"


"다녀오세요~~!"


사령관은 키르케의 방에 가서 블루 사파이어와 러스티 네일을 들고왔다.


"옜다, 블루 사피어어랑 러스티 네일."


"러스티 네일은 뭔가요?"


"워울프 줄꺼."


"오 사령관 내 칵테일도 만들어온거야?"


워울프는 다 마신 하이볼 잔에 위스키를 스트레이트로 마시고 있었다.


"그럼. 누구는 입이고 누구는 주둥이냐~! 이건 내가 제일 좋아하는 명대사다."


"기억해 둘게 사령관."


"이건 위스키랑 그 뭐더라."


"드람뷔에요 사령관"

유미는 태블릿PC에서 눈을 돌리지 않고 말했다.


"어, 맞아 드람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칵테일인데 그걸 까먹었네. 암튼 그 두개 섞은거야."


"사령관이 제일 좋아하는 칵테일이라, 이거 황송한걸?"


"걍 술이 술이지. 마셔봐 한번."


"이거 내 취향이네, 달짝지근 하면서 위스키의 향이 올라와."


"역시 너라면 알아줄 줄 알았어. 짜 하이파이브!"


짝!


"사령관이 나랑 취향이 같은 것 같아서 다행이야."


"그래 이래야지."


사령관은 눈 앞에 있던 맥주에 소주를 타서 원샷으로 넘겼다.


"브라우니가 튀긴 건빵 맛좀 한 번 볼까?"


"이프리트 병장님이 하시던대로 한번 해봤지말입니다."


"음 그래. 나도 사실 우리 브라우니같이 군대를 다녀왔거든. 이 맛이 보고싶었어."


"사령관님이 군인이셨다니 생각도 못했지 말입니다?!"


"오~ 사령관 군인이었어?"


"아니 한국은 원래 남자면 거의 대부분 군대를 갔었어. 그래서 나도 어쩔 수 없이 간거고.

그래서 브라우니 심정이 어느정도 이해가 가네. 나도 이등병이었으니까."


"사령관님도 저랑 같은 시절을 보낸 적이 있다니 감회가 새롭지 말입니다."


"대단한건 아니야."


사령관은 뒷통수를 긁으며 먹던 안주들과 잔들을 싱크대로 치우기 시작했다.




영화는 어느덧 끝이 났다. 시간이 엇갈린 두 사람이 만나고 행복한 결말로 이야기는 마무리되었다.


"현대 영화에 비하면 기술력이 많이 모자라긴 하네요. 하지만 그 시대 사람들도 최대한의 열정을 다했다는게 느껴져요."

유미는 보드카에 오렌지 주스를 섞으며 사령관을 바라보았다.


"그 당시에도 열정을 다했다고 말이 많았긴 했지. 알아주니 좋네."


"애니메이션 영화는 처음이여서 오글거렸지만 좋았어. 스토리텔링은 크게 흠 잡을 데가 없네."


"사실 서부 영화만 좋아하던 네게 보여주기에는 부끄러웠지만 재미있게 봐줬다니 좋네."


"음.. 흐끅 사실 전철에서 만나는 장면이 신선하고도 좋았지말입니다. 박물관에서만 보던 기차인데 그 시절에는 현용이었 흐끅"


"어 브라우니 지금 술 흘린거야? 병신샷 병신샷!"


사령관은 손 날으로 '병신샷' 동작을 취하기 시작했다.


"푸하하 사령관 그게 뭐야?!"


워울프가 박장대로 하면서 되물었다.


"아니 아이고. 우리 시대에선 원래 술 흘리면 이런거 하면서 흘린사람 한 잔 더 마시게 했어. 자 브라우니 한잔 받고!"


"사령관님 너무하시지 말입니다~"


"니도 한잔 더 마셔!"


사령관은 워울프의 빈 술잔에 소주 9: 맥주1의 비율로 술을 채웠다


"뭐야 사령관. 이건 노골적으로 죽으라고 주는 잔 아니야?"


"꼬와?"


"잔 나라시 하자. 응?"


워울프는 어깨로 사령관에게 밀착하며 잔을 들이댔다.


"어쩔 수 없지. 러브샷 하자!"


사령관은 워울프의 술을 절반 자신의 술잔에 덜었고, 팔을 엇갈려 그대로 그녀와 술 잔을 비웠다.


"에이 사령관님 저도!"


유미도 맥주잔에 사령관과 같은 비율로 소주와 맥주 9:1로 채워 사령관과 러브샷을 마셨다.


"솔직히 소주 진짜 맛 없는데. 게다가 혼자서 따르면 3년간 애인 없다면서요? 그건 싫은데~"


워울프는 그 술을 5초 머금다 넘겼고, 유미는 20초 정도 걸렸다.


"세상에. 9:1로 술 먹는게 흔한건 아니죠?"


"물론 흔한건 아니지. 진짜 조온나 잘 마시는 사람만 그렇게 마셨어. 내 친척이 그렇게 마셨었는데 이젠 볼 수가 없네. 유미 정도면 정말로 잘 마시는 편이야."


사령관이 잔을 비우고 먼 곳에 멍때리기 시작했다.


"에이! 사령관. 술 맛 떨어지게. 그런건 잊어!"


워울프는 맥주를 세 명에게 따랐다.


"뭐 생각해봐야 뭘 하겠어. 술이나 마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