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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리제가 사령관과의 관계를 떠든 건 가벼운 농담이라고 할지, 보복 같은 거였어.
사령관이 먼저 기혼자 운운하기도 했으니 거리낄 것이 없다는 생각도 있었고.
그랬던 것이 설마하니…….
"그러니까, 소문의 주인공이 리제였다는 거구나."
"……아, 아마도요."
그 시라유리가 사령관에게 자신이 가진 정보와의 교환 조건으로 조사를 의뢰할 만큼 학원 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 줄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골치아픈데, 진짜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지.
"일단 이쪽에서도 소문을 모아 봤거든."
"그……."
"「호화로운 배의 선주 겸 선장이다.」 뭐, 틀린 말은 아니네. 「상냥하고 믿음직스럽다.」 고마워."
"저기!"
"「세상에서 제일 잘생겼다」 라는 건 진지하게 받아들인 학생은 없는 것 같으니 넘어갈까. 그보다."
"제가, 제가 잘못했어요."
"「첫눈에 반했는데 용기를 내지 못한 자신을, 살짝 거칠게 리드하는 것에 마음이 넘어가서……"
"꺄아아아아아아악!!!"
왜 꼭 이런 건 역으로 나한테 돌아오는 건데!
참으로 잔혹한 일이지만 리제에게 온 역풍은 그걸로 끝이 아니었어.
"흐응. 그쪽이 그?"
"응. 내 와이프."
"아내입니다……."
대충 소문만 전해듣고 만족했던 원작과는 달리 시라유리가 굳이 실물을 봐야겠다고 주장했거든.
호기심 어린 눈초리로 리제를 요리조리 보는게 거북해서 사령관 뒤에 숨었더니 시라유리는 만족한 듯 피식 웃었지.
"뭐, 좋아요. 그 소문 덕에 심경이 변한 도련님 아가씨들이 이런저런 사고를 친 것만 해도 저에게는 충분히 재미있는 일이었으니까."
그러신가요. 참 고맙기도 하지.
그래서 어디까지가 진짜냐고 묻는 시라유리에게, 전부라고 고집스럽게 우기는 정도가 리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저항이었지.
* * *
사령관이 조사를 마치고 다음 단계 - 롯폰기의 번화가를 향한 시점에서 이쪽의 역할은 마무리되었지.
"주군께 그다지 도움이 될 수 없었던 것 같아 아쉽군."
"게임으로 짜여져 있는 만큼 자유도에는 한계가 있을 테니까요."
「필요하다면 다음 스테이지로 슬롯을 옮길 수도 있는데?」
닥터는 그렇게 이야기했지만 리제는 가볍게 고개를 흔들어서 거절했어.
"나는 여기까지면 충분할 것 같아."
「리제 언니가 그러겠다면.」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었어.
전생에서나 있었던 학창 생활을 다시 겪는 건 나름 재미있었지만 역시 금방 질린다고 할지 불편했고.
가상현실에서의 '자신'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이미 목적의 절반 정도는 달성하기도 했고.
슬슬 이야기가 대단원으로 향하는 것을 알고 있는 시점에서 굳이 하나하나 끼어드는 것도, 즐거운 토모 - 리앤에게 어쩐지 미안한 기분이 들고.
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바깥'에 있어야만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지.
- 리제 양. 외부 회선에서 사령관님이 접속한 가상 현실을 공격하고 있어요.
리제가 접속을 끊은 것과 거의 동시에 사건이 발생한 걸 보면 타이밍도 적절했지.
덕분에 학원에서 난데없이 철충이 튀어나오는 호러풍 사건은 막을 수 있었지만…….
- 얼마나 방해할 수 있을 것 같나요?
- 인정하긴 싫지만 솔직히 버겁네요. 차라리 가상 현실에 접속한 분들이 그 안에서 대응하는 것에 기댈 수 밖에 없어요.
하여튼 레모네이드 오메가, 이 도움이 안 되는 악역 같으니.
자기가 가상현실 안에 있었으면 열에 아홉 확률로 노려졌을 테니 한 발 먼저 로그아웃한 건 좋은 선택이라고 납득하면서 리제는 기술팀을 둘러봤음.
- 일단은 지금까지 진행한 기록의 백업을 시도해 주세요.
- 거기에 리소스를 할당해도 괜찮겠어요?
- 네. 그이라면 틀림없이 바랄 테니까요.
야근의 원인까지 미리 줄여주다니, 나지만 너무 친절하다는 느낌도 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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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가 취향인 것과는 별개로 몬가 끼어들어서 바꿀 부분이 많지는 않은 느낌이다보니 흐린 기억 2부 부분은 대체로 스킵하겠스빈다
다만 그렇다고 흐린 기억 파트 자체가 끝난 건 아니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