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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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여태껏 오랜 시간동안 몽구스팀을 죽여왔던 그녀는 단순하게 죽이는 것만이 자신이 느낄 수 있는 최고의 희열이라 여기고 있었다.

오로지 그녀들을 죽인다는 목적 하나로 지내온 탓에 다른 생각은 해볼 생각도 없었던 장화는 자금 눈 앞에서 펼쳐진 광경을 보며 죽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란걸 알아버리고 만 것이다.

"내가 졌어. 하아.....정말 못말린다니까.
그렇게도 내가 죽지않길 바라는거야, 언니?"

방금전과는 너무도 달라진 장화의 태도에 홍련과 사령관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고, 태연스러워하며 장화는 다시 한번 말했다.

"내가 죽지않길 바란다며, 언니.
 그리고 지금의 몽구스팀은 죽일 재미도 없어서 말이야. 그래서....같이 어울려줄게, 지금 보니까 시설도 맘에 드네"

"너, 그 말 진심이야??"

사령관은 아직도 의심스러운 듯 장화에게 물었고, 그녀는 씨익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 뒤 말했다.

"믿어도 좋아. 내가 조금이라도 의심이 된다면 당신의 그 두껍고 단단한 팔로 내 목을 졸라죽여줘. 저항하지 않을테니까"

공허한 눈빛으로 사령관을 바라보는 그녀의 표정을 보아 거짓으로 하는 소리는 아닌게 분명했다.

소름끼칠 정도로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는 장화를 보며 사령관은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공포감을 느꼈다.

"....좀 지치네. 혹시 모르니 리엔을 시켜 정신감정 좀 요청하고, 지금 당장은 같이 지낼만한 생활관은 없을거같으니 나랑 같이 지내는걸로 할게"

"사령관님!'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는 알겠지만, 너희들과 함께 생활하게 두기엔 아직 불안요소들이 많아. 그리고 여차하면 리리스도 있으니까"

"사령관님 뜻이 정 그러시다면.....알겠습니다. 리엔양을 부르겠습니다'


뒷일을 맡긴 사령관은 그대로 침실로 돌아갔고, 소식을 듣고 찾아온 리엔의 정신감정이 시작되었다.


"공격성향 최상, 가학성향 최상, 유대감 형성력 최하.....맙소사, 이 정도면 그냥 범죄자 수준인데?? 그래도 우리쪽에 협조적이 될거란 말은 거짓은 아닌것같아.
혹시나해서 엔젤씨께 도움을 요청했는데,
아무래도 진심인거같아요. 하나 좀 걸리는게 있으면....."

"걸리는거라면?"

"집착이 굉장히 심해요. 그 집착이 어딜 향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것이 그녀가 우리와 함께하고 싶어하는 이유 같네요"


"수고했어요. 들어가서 좀 쉬어요"

"이런건 일도 아니죠. 그래서, 저 아이는 이제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요??"

리엔의 말에 홍련은 잠시 망설인 후 다시 입을 열었다.

"사령관님과....함께 지낼 예정이에요"

"이제야 이해가 가네. 저 아이, 사령관님이 목적인거같은데. 저렇게 보내도 괜찮아요?"

"어쩔수없는걸요. 사령관님께서 그렇게 하시겠다고 딱 잘라 말하신걸요"

"하아....왓슨도 참. 이상한데서 똥고집이라니까, 일단 알겠어요. 저희도 혹시 모르니 대기조를 편성해둘게요"

"신경써줘서 고마워요. 마지막으로 켈베로스양 좀 불러줄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호송은 그쪽이 더 전문인거같아서"

"안그래도 밖에서 대기중이에요. 불러드릴게요"

리엔의 부름에 켈베로스가 경례와 함께 안으로 들어왔고, 장화를 포승줄과 구속구로 포박한 뒤 예정대로 사령관의 방으로 데려갔다.

"흐으음!하아아....나도 모르게 잠들었네. 그래서 어떤거같아?"

방금 막 일어난 사령관은 기지게를 펴며 홍련을 맞이했다.

"거짓말은 아닌가봅니다. 리엔양도 감정결과로는 그렇다고 하는걸로봐선.....무슨 꿍꿍이가 있는건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장화를 바라보는 홍련, 그리고 그런 홍련을 보며 장화는 보란듯이 음흉한 눈웃음으로 답했다.

"그렇다면 믿어봐야지"

사령관이 장화의 입에 물려있던 구속구를 풀어주었고 뒤이어 예상도 못한 돌발상황이 벌어졌다.

단 한순간, 사령관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그 순간을 이용해 장화는 온몸으로 사령관에게 달려들어 그의 입에 키스했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제발, 내 것이 되어줘라. 응??저런 여자말고 나만 봐줘"

"이....이게!!!"

같이 동행한 켈베로스는 당황하며 곧장 경관봉을 들어 그녀의 등을 때리며 사령관에게서 떼어내려 했지만, 장화는 아랑곳않고 사령관에게 메달려 자신을 사랑해달란 말만 미친듯이 중얼거렸다.


그리고 사령관은 이전에 느꼈던 공포감의 정체가 무엇이었는지 다시금 느끼고 있었다.

-결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