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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의 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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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늘하고 건조한 바람이 사막을 훑고 지나갔다. 사막을 횡단하는 생명체는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짙은 어두운 빛으로 물들어있는 땅만이 그 웅장한 자태를 뽐내며. 어딘가 모르게 거칠고 쌉싸래한 황량한 사막만이 망막에 맺힐 뿐이었다.


 우리 부대는 지금 타클라마칸 사막의 중간지점쯤에 위치해있다. 사막의 초입부터 일주일 정도의 시간을 소비해 이 지점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말인즉슨, 이제 신호의 위치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칸 대장. 이제 곧이네요]


 바닥에 누워 가만히 하늘의 별을 보고 있던 찰나, 부관인 탈론페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때마침 생각을 하던 것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되던 찰나였기에, 대답을 하려 고개를 돌리니, 하늘의 일부를 가린 탈론페더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부하일지라도, 누워서 대답하는 것은 보일 만한 모습이 아니니, 상반신을 일으켜 탈론페더를 마주 보았다.


 [무슨 생각 하세요?]


 [글쎄… 나도 잘 모르겠군]


 상념이 머리에 가득 쌓인다. 인간들과의 싸움. 자매들과의 싸움. 인간들의 죽음. 자매들의 죽음. 인간들의 구출. 자매들의 구출. 그리고 철충과의 싸움. 그러한 것들이 마치 실타래처럼 얽혀 복잡한 생각들만이 가득 찰뿐이었다. 지금 이런 상념들이 가득 찬 이유는, 현재가 아닌 옛 생각에 사로잡혀 있어 그럴 것이다. 단순히 명령에 충실하기만 했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그 모든 것들이 달라져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칸 대장. 복잡해 보이는 얼굴이네요. 음… 잠시만요]


 탈론페더가 샐러맨더의 짐을 뒤적거리는 모습에, 지적을 하려던 그것을 알아차린 것인지, 재빨리 코코아를 한 잔 건네주었다.


 [머리가 복잡할 땐, 당분이 최고죠]


 탈론페더가 웃으며 가져온 코코아를 가만히 보았다. 이런 건 어린아이나 마시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건네준 성의를 무시할 수 없어, 재빨리 들이켰다. 적당히 미지근한 것이 탈론페더의 배려심을 느낄 수 있었다. 입안에 단맛이 퍼지는 게. 그래. 뭐라고 해야 할까. 썩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나아지는 기분이었다.


 [어때요. 제법 나아지죠?]


 그 말에 나도 모르게 슬쩍 웃음 지었다. 그래. 아까보다 훨씬 기분이 나아졌다. 적어도 아까보다는 머리에 도는 상념들이 사그라드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에 탈론페더도 걱정스러운 얼굴에서 다행이라는 표정이 드러났다.


 내가 그렇게 얼굴에 드러날 정도로 표정이 좋지 않았던가 생각하며, 잠시 생각에 잠기려 할 때, 미간에 닿은 손가락을 볼 수 있었다.


 [또 그러신다]


 탈론페더가 슬쩍 미소 짓고 있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걱정스러움이 가득 담긴 두 눈이 보인다.


 [대장. 대장은 우리의 대장이에요. 대장이 어디를 가던, 어떻게 하던, 우리는 그저 대장을 믿고 따르는 거예요]


 그것이 죽음에 이르는 길 일지라도 말이에요. 탈론페더가 말하지 않았지만, 그 말이 그 뒤에 따라올 것 같았다.


 [그래. 부관. 고맙다]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진심이 고맙게 느껴졌다. 이제는 어렴풋하게 떠오르던 상념들이 완전히 사라졌음을 느꼈다.


 상념들이 사라지자, 모닥불 근처에서 수면을 취하고 있는 부하들이 하나하나 눈에 들어왔다.


 하얀 피부가 태닝 됐다며, 다음부터는 선크림을 바르고 다닐 것이라 투덜대던 퀵 카멜.

 멋에 살고 멋에 죽는. 자기는 그러한 삶을 동경한다고 말하고 다니는 워울프.

 전장 정리를 한 이후, 주사위 놀이를 하자며 덤벼드는 그 누구보다 화려한 삶을 살 것이라 말하는 샐러맨더.

 항상 폭탄을 쥐고다니는 모습에 걱정을 사지만, 임무에 들어가면 그 누구보다 충실한 하이에나.

 힘든 정찰을 끝내고도 불평하지 않고, 곧바로 패널을 들어 확인한 것들에 대해 보고를 하는 탈론페더.

 

 이들이 나의 자랑스러운 부하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어떤 전장이라도 이들과 함께라면 든든할 것이다. 그래. 그런 생각이 들었다.


*


 앵거 오브 호드.


 사막의 승리자. 사막 기동전의 명수. 그리고 영원한 사막의 지배자로서.


 앵거 오브 호드는 영원히 배가 고픈 늑대로 자리잡을 것이며, 사막의 태양이 일어나듯, 붉게 타오르며 적을 살라먹을 것이다.


 앵거 오브 호드라는 이름이 지워지는 그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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