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관이 틀어박히고 3일이 지난 날.


"흐에에에엥- 나애애애애애앤-"


"그러게 누가 그 주둥아리 험하게 놀리랍니까. 그냥 아가리 쌉치고 있으면 반은 갈걸 꼭 매를 버시네요."


"서류가 끝나질않아아아아ㅏㅏㅏㅏㅏ"


"대장이 선택한 서류입니다. 악으로 깡으로 버티세요. 진짜 이번에도 도망치면 제가 해체기에 들어갈 각오하고 프래깅합니다."


"히이잉...."


"하아....."


쌓인 서류의 산을 보면서, 나앤은 대장잘못만나서 이게 무슨 꼴이야 하며 깊은 빡침의 한숨을 내쉬었다.


'자존심만 드럽게 높아서 속마음도 못 전하고 다들 하는 야스는 치킨으로 쳐 착각하고 비밀의 방에서 오늘은 양념치킨먹었어! 하는 꼬라지를 보면 딱밤이아니라 미사일이 머리에 마렵다 진짜.'


어쩌겠는가. 만들어진 인생이 그런걸.


[임시 사령관 있어?]


"있긴 한데. 급한거 아니면 저한테 이야기 하세요."


[음....]


"뭡니까?"


[그게 말이지....]


통신으로 들려오는 슬레이프니르의 긴급보고.

뭔데 이렇게 뜸을들이는진 모르겠지만 일단 참고 들어보는 나이트 앤젤.

물론 별거 없는거면 직접 날아가서 미사일을 면상에 쳐박아 병신을 만들어주겠다 라고 생각중이었지만, 그 다음 이어진 말은 그런생각을 싸그리 날려버렸다.


[....뭔가 이상한 통같은걸 발견했는데 말이야. 이거 그 트릭스터? 인가가 들고 있었다던 통이랑 비슷해보이거든. 안에 바이오로이드로 추정되는 형체도 있고... 뭣보다 미약하긴한데 뇌파가 살아있어. 도당췌 뭐로 보고해야할지 몰라서 이쪽으로 연결한거거든.]


"지금 당장 호위병력이랑 전문 수송인원 보낼테니 그거 들고 합류하세요. 그거 흠집이라도 나면 기지 생산시설에 쳐박아서 아이돌이고 비행이고 다시는 못하게 사령관한테 이야기 할거니까, 목숨보다 소중하게 들고오세요. 알겠어요?"


[어...이게 그렇게 중요한거야?]


"염병. 그거 인간님 들어있는 통일 수 있으니까 뒈지더라도 거기 흡집하나 내지 말란말입니다. 알아 듣겠어요?!"


[히익?! 아... 알았어!]


"하아....그러면 통신 종료 하고, 전 함대 항로 그쪽을 경유하는 쪽으로 선회할테니 제에에에발 무사히 들고오시길 바라겠습니다."


뚝-


무전이 끊어졌다.


저 빌어먹을 치킨야스 대장은 서류나 쳐 정리하라고 하고, 나앤은 터벅터벅 걸어서 사령관이 처박힌 방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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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나앤. 두번째 인간이 들어있을 수 있는 캡슐을 발견했다는거지?"


"뭐 그렇습니다. 일단 오면서 용 참모총장이랑 지휘관급 개체엔 이야기를해놓은상태고, 현재 호라이즌과 둠브링어 호위 편대, 스카이나이츠가 출동해서 회수하러 가는중입니다. 조금이라도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서 선발대와 중간 합류할 수 있게 오르카 호를 포함해서 전 함대가 랑데뷰 포인트로 향하고 있고요."


"....대충 내가 지시할 사항이랑 똑같네. 너 진짜 오르카호 사령관 안해볼래? 나보다 일처리 빠른거 같은데."


"차라리 제가 가슴이 스트라토 엔젤만큼 커지는게 더 빠를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령관."


"야 아무리그래도 아예 확률도 없는걸 들고오면 어떡하냐."


"그만큼 싫다는겁니다. 누군 제 가슴이야기 좋아서 하는줄 알아요?"


"음...."


사령관은 고민에 빠졌다.

우선 두번째 인간이 나왔으니 자신이 직접 나서야 하긴 하는데, 문제는 파업한지 3일만에 일에 복귀하라고? 절대안하지.


"좋아. 일단 들어있을 수도 모르는 확률인거지?"


"이전의 트릭스터가 들고 도망가던 통과 동일한 형태의 통입니다. 인간이 들어있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사진으로 판별된 결과 안의 내용물이 배양액이 아니에요. 바이오로이드일 가능성은 없다고 봅니다."


"하아.... 일단 들고와서 인간인게 확정되면 불러. 혹여나 인간인데 너희에게 난폭하게 굴거나 해치려고 하면 제압해서 오르카호의 ...음... 독방에 가둬놔. 그에 대한 처분은 그때 내가 생각해보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그럼일단 보고드린 작전기록대로 진행해도 될까요."


"그렇게 해. 근데 나 없어도 잘 굴러가긴 한다?"


"그만큼 제가 사리가 쌓여가는중입니다만."


"한달만 참아."


"그 전에 저희 대장이 저한테 프래깅 안당한다면 말이죠."


"......하. 알았어. 20%만 떼서 보내. 그 정돈 게임하면서 처리할 수 있으니까."


"알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사령관은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들어가면서 들리는 스틸라인 온라인의 매칭잡히는 소리.

진짜 이인간 3일동안 게임만하면서 지낸거야?


"스트레스 받는다...."


나앤은 그말을하면서, 다시 사령관실로 돌아가기전에 수복실에 들러서 위장약이라도 받고 가자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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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말한대로 무사히 들고 왔어!"


"방에 틀어박혀서 게임이나 하고싶었는데..."


"근데 이게 그렇게 큰일이야?"


"나앤. 저 머릿속에 아이돌말고 아무것도 안든 멍청한 뗑컨은 니가 교육좀 시켜라."


"일거릴 더 늘리지 마시죠..."


그러면서도 슬레이프니르를 잡아다가 끌고가는 나앤.

전대장이라는게 도대체 뭐가중요한지 모르고 있으니 일단 교육을 해야겠지.


그렇게 용의 함대와 공중호위까지 받으며 고이 모셔온 이 통을 닥터에게 넘기고, 나는 다시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오빠. 잠시 연구실로 와볼래?]


"뭔데."


[급하니까 빨리]


그렇게 도착한 연구실에는, 통의 불투명함을 제거해서 보존액 안에 들어있는 여성과, 뇌파탐지기가 작동하고 있었다.

여성 알몸이야 뭐 한두번 보나 하면서 별 생각없이 옆의 뇌파탐지기에 신경을 쓰자, 닥터가 옆에서 나타났다.


"오빠. 이거 지금 무슨상황일거 같아?"


"이 안의 여성이 인간이라 부른거지?"


"일단은 그것도 맞는데, 이 여자. 오빠랑 뇌파가 거의 동일하거든?"


"뭐?"


"그니까 음..이걸 어떻게 설명해야하지?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두사람이 된듯한 그런느낌의 뇌파야. 원래는 동일 인물이었는데 어느순간 두사람이 된것처럼."


"그게 무슨소리야?"


"그러니까, 사령관이 여자였다면 이런 뇌파가 나왔을거라는 소리야."


"그래서 그게 뭐"


"...충격이라도 먹을줄 알았는데."


"당장 나도 어딘가에 버려져있던 철충쪼가리에 있던거 신체재건한건데 뭐 놀랄게 있냐. 그런인간이 하나 더 나왔고, 이번엔 보존액에서 잘 보관된 채로 나왔고, 아니면 내가 이 여자로부터 만들어져 철충에 이식됫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까지 생각하는 와중에 그정도로 충격은 안먹지."


"...그것도 그렇네. 그래서.당장이라도 깨울수 있는데 어떻게 할까?"


"깨워. 어떻게 할지는 직접 대화를 해보고 결정해야겠어. 아참. 좀 나가있을테니 깨어나면 옷부터 좀 입혀라. 바이오로이드들이야 모르겠는데 확실하게 인간이면 알몸은 좀 그렇잖아..."


"알았어."


그렇게 밖으로 나가서 잠시 기다리자, 닥터가 이제 들어와도 된다고 말했고, 그렇게 들어가서 깨어난 인간을 마주했다.


"음...안녕하세요?"


그것이 니트를 희망하는 사령관과 정체모를 두번째 여성인간의 첫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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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링크 https://arca.live/b/lastorigin/43245890


저번에 단편이랍시고 들고온 파업사령관을 어거지로 시리즈로 늘리기로했다.

보다보니까 두번째 인간물은 자주 보이는데 왜 아무도 덜렁이대신 여자로 만들생각은 안했을까 싶어서 일단 내가 덜렁이 떼봤음.

이건 얼마나 갈지모르겠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써오래서 써왔다.


참고로 저 여자는 라붕이임.

스마트폰 밖에서 여기 오르카 지휘하던 그 라붕이가 맞다.

여기 본사령관은 저 라붕이가 조작하던 아바타가 어느시점을 분기로 자아가생긴거고, 라붕이는 9지깨고 접었다가 이벤트 복귀하려니까 여기로 떨어진 설정임. 근데 덜렁이가 사라진.


즉 저 라붕이는 정신은 남잔데 몸이 여자인거다 엌ㅋㅋㅋㅋㅋ


+


라붕이는 현실과 연결되는 스마트폰이 통옆에 부속설비에 들어있다.

물론 그쪽에서 진행해주는 공략같은거 정도밖에 못봄.

여기서 현실로 일체의 연락도 발송불가.

그냥 데이터 열람만가능한상태라고 봐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