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카 새 식구 안내서

#0 #1 #2 #3 #4

오르카 업무 안내서

#1(배틀 메이드)

오르카호 생활 안내서

#1 #2 #3 #4

오르카 문서집 : 업무 보고서

#1(수복실) #2(시티 가드)


하루하루 지나가는 오르카 저항군의 나날 속에서도

오르카호의 수복실은 밤, 낮도 전시, 평시도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이제 좀 괜찮니?"


"네에..언니 덕분에 괜찮아진 것 같아요. 고마워요 언니."


"앞으론 조심해. 네 낫은 크기도 크고

수확용이라 날도 예리하니까."




"이 정도로 고맙긴. 가족이 서로를 챙기는 건 당연한 거잖니.

자 이제 마지막으로 여기만 감으면..다 됐어. 소견서도 받아가.

그리고 부러진 낫은 리제 언니가 컴패니언에 진료하러 가면서

포츈 씨에게 수리를 신청했으니 아마 지금쯤이면 거의 다 됐을 거야.

가서 받아가렴."


"다음에 또 다치면 나 정말 화낼 거야.

동생이 다치면 언니들도 마음이 아프니까."


"헤헤..정말 고마워요 언니들. 다음에 질 좋은 작물이 나오면

제일 먼저 드릴게요! 꼭이요!"


"그래. 금방 낫길 바랄게."


'철컥'

문이 닫히는 소리를 뒤로 하고 다프네는 컴퓨터로 고개를 돌렸다.

"그럼 이번 환자도 기록해볼까.

주인님께 드려야하는 보고서니까 잘 써야지."

'타닥 타닥'

자판 두들기는 소리가 수복실을 채워갔다.


===

[오르카호 수복실 진료기록 보고서]

작성자 : 시저스 리제&다프네 공동 작성


00:00

금일 수복실 업무 시작

 >의료용품 비축량 : 여유

알코올과 솜의 양이 가장 적으므로

가까운 시일 내에 추가 발주를 검토.


01:00

M-5 이프리트 입원

 >호소 증상 : 근육통, 대뇌의 전두엽이 욱신거리는 두통

해당 증상을 호소해 파스와 두통약을 처방했습니다.

하지만..


01:05

C-77 레드후드 방문

 >호소 증상 : 없으나 부목, 붕대 1개씩 받아감.

갑자기 뚜벅뚜벅 울리는 군화 소리가 나길래 놀랐는데

레드후드 씨가 수복실 문을 두들기고는 이프리트 씨를 끌고 나가셨어요.

붕대는 나중에 자신을 위한 고강도 훈련에 대비한다는 이유로 받아가셨습니다.


02:05~02:15

LRL 진료

 >호소 증상 : 두통, 타박상

방에서 에이미 씨와 자던 중에 침대에서 굴러 떨어졌다고 했어요.

LRL이 울먹였지만 에이미 씨가 간단하게 진정시켰습니다.

연고를 발라줬으며 만에 하나를 위해 부딫힌 부위에 반창고를 붙였습니다.


07:00~08:00

성벽의 하치코 진료

 >호소 증상 : 화상

일일 부관을 맡아서 신난 하치코 씨가 그만..

뜨겁게 달아오른 파이 접시를 장갑 없이 만져서 화상을 입었어요

리리스 씨가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하치코 씨를 데려왔어요.

리리스 씨가 걱정했지만 크게 데이지는 않았으며

손만 가볍게 데여서 간단한 화상 치료를 하고 돌려보냈습니다.

 >이후는 주인님도 아시듯이 하치코 씨가

손에 붕대를 감고 식사를 준비하고 주인님께 갔습니다.


09:00~

커넥터 유미, 키르케 입원

 >호소 증상 : 강한 숙취

하치코 씨가 나가자 마자 들어온 분들로 비번인 기념으로 새벽동안 술을 마셨는지

저도 술냄새가 강하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효과가 강한 숙취해소제와 만약의 경우로 두통약을 처방했습니다.

 >이후 수복실용 가운이 비멸균 알코올과 토사물로 오염됨.

2복 신규 발주를 검토.


레나 더 챔피언 방문

 >호소 증상 : 근육통

아침까지 운동을 하셨는지 오시자마자 근육통 진단을 받고는 침대에 누웠습니다.

파스로 1차 치료를 했으며 고강도의 운동으로 피로해진 근육을 마사지로 풀어주었습니다.

이후 스프레이 파스를 수령해갔습니다.


10:00~11:00

AS-12 스틸드라코 입원

 >호소 증상 : 왼팔 동상

홍련 씨의 크로스발리스타가 신기해서 핀토 씨와 함께 가지고 놀다가

볼트에 의해 왼팔이 얼어붙었으며 이를 본 불가사리 씨가 드라코 씨를 데리고 왔습니다.

얼어붙은 부위를 천천히 녹이고 해동이 끝난 뒤

동상 치료를 실시했으며 따뜻한 코코아를 처방했습니다.


11:01

C-77 홍련 방문

 >호소 증상 : 없음

드라코 씨의 치료가 끝나기 무섭게 들어오셨습니다.

아무래도 치료하는 내내 수복실 문 밖에서 기다린 것 같아요.

드라코 씨를 혼내면서도 무사하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세 분을 데리고 퇴실하셨습니다.

 

12:00


 >수복실 중간 점검

의료용 가운 2벌 심각한 오염으로 인한 손실, 폐기.

예상 외의 빠른 소진으로 인해 알코올과 솜 전량 소진.

 >왕진신청 부대별 왕진을 위해 다프네 출장.

왕진 복귀까지 2시간 소요.


13:00~14:00

드리아드 입원

 >호소 증상 : 자상, 찰과상

수확 작업 도중에 낫이 부러져 베인 동시에 넘어져 찰과상을 입었습니다.

연고를 바르고 붕대를 감아 상처를 감쌌습니다.

부상의 정도가 가볍지 않아 오늘과 내일은 업무를 쉬기로 했습니다.


14:00

커넥터 유미, 키르케 퇴원

 >처방을 받고 계속 침대에서 잠들어 계시다

겨우겨우 숙취도 깨고 퇴원하셨습니다.

 >더러워진 가운에 대해서는 별말씀 안 드렸습니다.

이런 일 쯤이야 어무것도 아니니까요.

그런데 이번엔 술이 어디서 난 걸까요..

 >저번과 같은 밀주 제조 정황이 있는지

시티 가드에게 수사 요청했습니다.


16:00

M-5 이프리트, T-2 브라우니 입원

 >호소 증상 : 몸이 아픔. 구체적 증상 설명 없음.

갑작스레 찾아와서는 아프다고 호소했습니다.

혹시 오후 훈련 동안에 다쳤나 싶었습니다만..


16:20

GS-130 피닉스 방문

 >호소 증상 : 없음.

피닉스 씨가 찾아와 이프리트 씨와 브라우니 씨를 데려가셨습니다.

이번에도 꾀병을 핑계로 찾아온 것인지 비명을 지르며

두 분이 피닉스 씨에게 끌려갔습니다.


17:30

P-3M 운디네, AG-2C 세이렌 입원

 >호소 증상 : 피로, 근육통

최근에 개장한 호라이즌 카페의 업무로 갑작스럽게 피로가 증가해

근육통까지 생겼다고 했습니다.

파스를 처방했으며 침대를 내어드려 휴식을 취하게 했습니다.

 >네레이드 씨는 평소에도 활동량이 많아서인지

카페를 개장하고도 오히려 더욱 활발해졌다고 하네요.


17:50

B-7 스트라토 엔젤, B-11 나이트 앤젤 방문

 >호소 증상 : 없음(스트라토), 고혈압 방지 상비약 요청(나이트)

아파서 방문한 것은 아니지만..의료 시설인 만큼

다이어트에 대해서 질문을 하러 왔다고 했어요.

식단, 운동에 대해 가볍게 조언을 하고 돌려보냈습니다.

 >나이트 앤젤 씨는 고혈압 방지를 위해 위력이 약한 상비약을 받아갔습니다.

이유는 아무래도 같은 부대원들 때문이겠지요..

주인님께서 둠 브링어 대원들과 대화를 가져보면 어떨까 합니다.

 >두분이 방을 나가면서 '오늘도 해야죠, 따라만 하라니까요'라고 하던데..

무슨 운동을 하는 걸까요? 어떤 운동인지는 몰라도 효력이 좋다면

저희 수복실에서도 건강 관리용 조언에 쓸 수 있을 듯 합니다.


20:00

A-14B 스프리건, E-16 탈론페더 방문

 >호소 증상 : 없음.

아무리 봐도 아파서 온 환자는 아니었으며 저와 다프네에게

어떤 환자가 있었는지 오늘 어땠는지를 지속적으로 물어봤습니다.

수복실의 업무상 방해행위로 간주, 스프리건을 강제로 퇴실 조치했습니다.

 >이후 어느새 설치했는지 소형 카메라와 마이크가 5개소에서 발견.

즉시 파괴했습니다.


23:00

 >금일 업무 마감 전 시설 점검

1.전량소진된 알코올, 솜 발주

 >요청 수량에 맞게 배달됨.

2.1,2번 침대의 시트 교체, 이전 시트는 폐기 결정.

3.의료용 가운 2벌 손실. 시트와 마찬가지로 폐기 결정

 >추가 시트와 가운 발주 신청 완료.

예상 수령일 : 1일 후

4.시설 설비 상태

진찰 도구 : 정상

수술 기구 (일반) : 정상

수술 기구 (정밀) : 1번기 정상. 2번기 정비중.


"이상으로 금일 수복실 진료기록을 마..칩..."


"...zzz..."


"다프네 나 다녀왔.."


"어머. 잘도 자네. 보고서도 다 안 쓰고..

이래선 주인님께 좋은 모습을 보일 수는 없겠지."

.

.

.

오르카호의 창문 사이로 쏟아지는 햇빛이 다프네를 감싸며 아침을 알렸다.

"우웅...몇 시지? 보고서 쓰다가 갑자기 자버렸네.."


"어라..??"

잠에서 깬지 얼마 되지 않은 머릿속을 정리한 다프네가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그 때

그녀는 등에서 알 수 없는 감촉을 느끼고 등 뒤로 손을 뻗었다.


페어리의 옷이었다.

주인이 누구인지 단숨에 알아볼 수 있는 디자인과 색.

다프네는 눈웃음을 짓고 옷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집어들어

주인에게 돌려주기 위해 수복실을 나섰다.


"앗! 리제 언니!"


"아. 다프네구나. 어딜 그리 급하게 가?"


"언니, 제가 자고 있을 때 옷을 덮어준 거..고마워요."


"옷? 난 그런 적 없는데? 레아 언니가 했겠지."


"후훗. 언니도 참 거짓말이 서투시네요.

그 시간에 불을 켜놓고 사는 페어리는 저희 둘 뿐인 걸요?

그리고 소등 시간에 레아 언니, 티타니아 언니도 모르게

페어리의 방에 소리소문없이 다녀갈 사람은 똑같은 페어리 뿐이고요."


"...."


"그래. 역시 난 거짓말이 서투른 모양이네.

맞아, 내가 덮어줬어."


"정말 고마워요 언니. 덕분에 따뜻하게 잘 잤어요."


"후훗. 너도 드리아드가 한 소리랑 똑같이 말하네."


"가족이 서로를 챙기는 건 당연한 거야.

마음 같아선 수복실 침대에 올리고 싶었는데

그랬다가는 네가 깰 것 같아서 옷만 덮었던 거야."


"어머. 제가 그렇게 말했나요?

그치만 너무 고마워서 저도 모르게 나왔는 걸요."


"ㅅ...시끄러워. 낯 간지러우니까 이제 이런 얘기는 그만해.

게다가 이제 곧 주인님께 보고서 전달해드릴 시간이야!"

다프네의 칭찬세례에 견디다 못한 듯이 얼굴을 붉히며

보고서를 끼운 파일을 든 채 리제가 고개를 돌려 빠른 걸음으로 달아났다.


"앗! 같이가요 리제 언니~!"

달아나는 리제를 보고 다프네가 미소를 지으며 리제를 따라잡고

요정 자매는 서로서로 발을 맞추어가며 그녀들의 주인이 있는 방으로 향했다.


===


안내서 시리즈를 좀 더 확장해서

'오르카 문서집'으로 '문서' 테마로 확장해봣서

근데 이번게 별로면 이번걸로 재완결 쳐야지

사실 5시 쯤에 시작했는데 첫 환자부터 노잼스러워서

쓰고 엎고 반복하다 겨우겨우 완성했음.


다프네&리제 존나 사랑한다

픽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