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https://arca.live/b/lastorigin/45438971


모음집: https://arca.live/b/lastorigin/43860477


요약: 키스도 하지 않습니다.




대답은 없다...

다시 돌아갈까 생각하면서 아쉬운 듯 손잡이를 잡고 뒤를 돌려 할 때, 문이 닫혀 있지 않은 것이 느껴졌다.

그 사실에 조심스럽게... 손잡이를 내리고 문을 밀자 미동도 없이 조용한

문 여는 소리와 함께 어두운 방 안이 비춰 졌다.

고요하게 들려오는 숨소리와 환기도, 정리도 되지 않은 듯한 어지러운 방 보조등을 켜서

시야를 확보하고 조심스럽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

가까이 다가가면 다가갈 수록 들려오는 것은 카펫을 걷는 내 발소리와 그의 희미한 숨 소리,

그리고 침대의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나게 되는 알 수 없는 체향이 내 코를 간질 였다.

"....환기가 되진 않은 거야..?"

혼잣말인지 물음인지 제대로 분간도 하지 못한 체 말을 내뱉고 선 조금씩 다가가면서 또다시 입을 열었다.

"전에 밥도 안 준다고 뭐라 했을 땐 변호하더니, 보살핌도 제대로 못 받고 있었잖아..."

농담으로 던졌던 틱틱 거렸던 말이 현실이 되는 것을 느끼는 건 별로 좋은 느낌이 아니었다.

"힘들땐 힘들다고 말하라고.... 사령관...."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감정은 격해지는데 목소리는 점점 기어 들어간다.

조심스럽게 침대 옆 의자에 앉아 이불 속에 파묻혀 있던 그의 얼굴을 살핀다.

"....."

대답은 없고, 깊게 잠든 듯 그의 숨소리만이 방안을 채우며 난 점점 커지는 내 심장 소리가 느껴졌다.

"난.... 널 좋아한단 말이야...."

조심스럽게 이불로 손을 보내어 그의 위에 있던 가림막을 걷어 그토록

우리에게 충격을 주었던 그의 얼굴을 살핀다. 아까보다 더 커진 숨소리와 놀란 듯 살짝 빠르게 내쉬는 숨소리를 들으며 그의 얼굴을 보았다.

제대로 먹지 못한 듯 푸석푸석한 머리와 피부, 야위어진 얼굴은 안쓰러움을 자아내었고

그의 눈은 닫혀 있었지만 눈물을 흘린 듯 소금기가 서려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 처량했고

얼굴 옆에 있던 손은 근육이 저리는 듯 자는 와중에도 가끔 경련을 일으켰고, 그럴 때마다

그는 낮은 신음 소리만을 내뱉을 뿐이었다.

입가 주변은 하얗게 번져 있었고 그 입술은 색을 잃은 채 말라버린 듯한 모습이어서 불쌍했다.

"아파 하지 마....."

눈 가에서 알 수 없는 찡함이 느껴지며 점점 시야가 흐릿해졌다.

안타까운 이 남자는 만지기만 해도 무너질 것 같아 가슴을 가시로 찌르는 것 같았다.

서러워하는 그 순간에도 이 수많은 오르카의 인원 중 그 누구의 보살핌도 받지 못했으리라

생각하니 가슴한 켠이 아려져왔다.

하지만.....

그런 그조차도 이 눈으로 볼 때엔 아름다웠다.

단순히 유전자의 새겨진 취향일 수도 설계당시 명령일 수도 모르겠지만, 그 사실을 알리지 않은 체로 떨고

있던 사령관을 메이는 마치 본능의 휩싸이듯 참을 수 없었다. 건드리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도 잊은 체

오늘 벌어진 일이 어떤 이유에서인지도 잊은 체 그녀는 조심스럽게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이 그의

피부의 닿아 잠이 깨지 않을까 손으로 받쳐가며  그의 건조해진 입술의 시선을 고정한 후 자신의

촉촉한 입술을 가까이하기 시작했다.

"....내가... 옆에서 받쳐줄 테니까..."

그 말을 속삭인 후 그의 얼굴과 메이의 얼굴은 수직으로 수평을 이루었고 내려가 그의 감겨져 있는 눈을

확인하며 살포시 내려앉으려는 순간 만을 남긴 채 떨리는 몸으로 서로의 숨이 닿을 거리가 된 순간...


그는 눈을 떴다.




"....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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