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 이야기 


지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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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응, 왓슨, 일어났어? 긴장이 풀려서 깜빡 잠들어 버렸네... 오메가는, 아직 살아있어?" 



"폐하께서 너무 절륜하신걸요. 어쩔 수 없죠..." 



"살아있기는 한데... 저쪽도 밤새 뭘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친 것 같네." 



"어제 저녁처럼 식사하러 가는 김에 제가 조금 보고 올까요?" 



"그럴래? ...그나저나 발할라 숙소 밥 얻어먹는 게 마음에 들었나 보구나?" 



"감자를 주는걸요! 식당에서 따로 시키려면 주방장님 눈치를 봐야 하는데, 거기서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 어제도 문을 열고 들어가니까, 왜 다들 새파랗게 질려있는지는 몰라도 순순히 감자를 넘기더군요." 



"아하핫..." 



"그럼 얻어먹으러 가는 김에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 보고 와 줘. 부탁할게." 



"일단 밥은 줘야겠지, 나도 준비 좀 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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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님, 오늘 아침은 좀 많은 것 같지 않나요? 특히 감자로 된 것들이..." 



"손님 줄 건 아닌 것 같은데!" 



"혹시 저희가 배고프다고 한 것 때문에... 아, 아니에요! 대장님 다 드세요!" 



"...내가 먹을 거 아니야. 어제 밤에 문 뜯고 갑자기 들어와서 감자 타령하던 바보 있지? 

 쫓아낼 수는 있지만, 사령관한테 오메가 감시 전권을 받았다고 하니까 내칠 수는 없잖아. 분명히 곧 또 올 테니까..." 



"좋은 아침이에요! 아침 얻어먹으러 왔답니다!" 



"딱 이야기할 때 오셨네요." 



"...저기, 포장해 줄 테니까 어디 나가서 먹으면 안 될까? 우리 식사 중이잖아." 



"그 전에, 일단 볼일을 좀 봐야지요. 오메가는 아직 거기 있죠? 볼 수 있나요?" 



"...자, 감자만 있으면 되는 거 맞지? 창고방에 있으니까 할 일 있으면 빨리 해결하고 나가. 데려가 주면 더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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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가요, 오메가. 오르카 호의 첫 날은 즐거웠나요?" 



"......너는... 잠깐, 그거...! 먹을 거 맞지, 그치!?" 



"유감이네요, 이건 제 아침 식사거든요." 



"뭐라도 내놔! 날 여기 가둬서 굶겨 죽일 셈이야!" 



"당신을 위한 음식은 따로 있지." 



"...! 너! ...아니다, 됐어. 일단 먹을 거나 빨리 내놔." 



"그렇게까지 바란다면... 샬럿 씨? 주방에 가서 크루에게 '그걸' 준비하라고 말해 줘." 



"네, 형사님. 좀 걸릴 수도 있으니까 느긋하게 오세요!" 



"자, 당신도 배고플 테니 가면서 이야기할까." 



"너! 알파년 다음 가는 배신자에 결함품년! 네년들이 기어이 일을 저질렀구나!" 



"이렇게 둘이서 시간 보내는 건 참 간만인걸? 나 그리웠어? 

 그 때는 내가 당신이랑 VR에 갇힌 거였지만 이번에는 입장이 정반대네. 당신은 도망칠 수도 없고." 



"그 때 네년을 확실히 죽였어야 했는데!" 



"역시 세상 일은 일단 오래 살고 볼 일이야... 감회가 새롭네." 



"...그렇지 않아, 오메가?" 



"이만 닥쳐, 네년이랑 수다 떨 생각 없어!" 



"하하하, 배고프면 예민해지는 걸 보니 당신도 다를 바 없구나? 그래, 가서 식사부터 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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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와와와와, 아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 



"주방장님, 진정하세요!" 



"다짜고짜 들어와서는 요구하는 게 그런 흉물이라니, 용서할 수 없사옵니다! 

 설마 부군의 입에 그따위 것을 넣을 생각이라면 제 시체를 넘어서 그리 하시지요!" 



"주방장, 칼을 내려요. 착각도 심하군요, 저희가 왜 폐하께 그런 걸 먹이겠어요? 애초에 이건 폐하의 명령입니다. 

 돕지 않을 거라면 적어도 방해하지 말아요. 곧 오메가가 오니, 이건 그녀에게 먹일 겁니다.



"방금 오메가라고 하셨사옵니까?" 



"생포했다는 건 들으셨겠죠? 어제 잡혀온 후로 계속 굶겼어요. 그녀에게 잊을 수 없는 첫 식사를 선사하기 위해서... 

 그러니 어서 비켜 주세요." 



"......어쩔 수 없군요, 저도 돕도록 하지요." 



"우리 왔어! 오메가는 식탁에 앉혀 뒀는데, 준비는 되었으려나?" 



"방금 주방장님을 설득했어요. 이제 시작할 수 있겠네요." 



"좋아, 그럼 다들 이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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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익- "자, 기다렸지? 피자야, 그립지 않았어?" 



"뭐가 이렇게 오래 걸려? 재료 다 농사 지어서 오는 거냐? 어서 내놔! ...그런데 왜 다 방독면을 쓰고 있지?" 



"아와와, 아와와와와..." 



"이 피자에는... 특별한 토핑이 있거든요. 특별히 그걸 얹는 마무리 과정은 직접 보여주러 가져왔지요!



"또, 주방에 냄새가 배는 건 좀 그러니까." 



"아아, 숙수가 되어서 요리에 이런 죄를..." 



''약을 타는 건 죄가 아니었던 걸까?'' 



"주방장님, 자책하지 말아 주세요... 그 죄, 제가 지고 가겠어요." 



"흐에? 아와와와..." 



"......포티아 양..." 



"형사님, 그 재료는 저 주세요, 제가 얹을게요." 



"...알았어. 자, 잠깐 들고 있어... 그럼, 소완 씨. 일단 지금 이건 무슨 피자지?" 



"...앤초비를 얹은... ......파인애플 피자이옵니다." 



"윽, 앤초비는 몰라도 피자에 파인애플?" 



"정통 재료와 새로운 재료가 화합...? 한 별미군요! ...저는 먹고 싶지 않지만.



"장난해? 나 보고 이딴 걸 먹으라고? 네년들이나 실컷-" 



"다들 방독면은 안 새게 제대로 결속해 뒀지? 포티아 양, 그 통조림부터 열어 줘." 



"ㅇ, 예, 형사님! ...! 이건!" 



"우욱... 콜록, 콜록! 이게 무슨 냄새야!" 



"아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 



"......" 



"경고, 1인 식사실, 유독가스 유출이 감지되었습니다." 



"아 맞다, 경보 꺼 뒀어야 했는데." 



"수르스트뢰밍, 이 정도라니!" 



"이건 사령관이 당신을 위해 특별히 준비했어. 발할라 창고에서 가장 오래된 걸 찾아서 가져왔지. 

 제조일자를 보면 저항군 결성 무렵부터 저장하고 있지 않았을까? 자, 포티아 양? 토핑을 얹어 줘. 고르게..." 



"으, 으아아... 흐물흐물..." 



"우욱, 잠깐, 멈춰! 다 삭았잖아! 이딴 걸 도대체 어떻게 먹으라고!" 



"기본적으로 앤초비랑 비슷한 거니까, 먹을 수 있을 거야. 독종, 비서 레모네이드의 악명은 장식이 아니잖아? 그걸 증명해 줘. 

 ...또 이대로 먹으면 섭하지, 이게 끝이 아니니까. 생으로 토핑해야 할 재료가 하나 더 있거든. 정말 기대되지?" 



"콜록, 콜록! 정신 나간 년들!" 





"...그럼 오메가, 여기서 잠깐 퀴즈! 파인애플 외에 과육이 노란 과일은 또 뭐가 있는지 알아? 

 기회 세 번 안에 내가 생각한 걸 제대로 맞추면 특별히 그걸 얹는 건 봐줄게." 



"흐으... 바나나?" 



"땡! 애초에 바나나 과육은 하얗잖아." 



"......레몬?" 



"아깝네, 과육이 노랗기는 한데 내가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야.

 ...그래도 이건 틀린 걸로 치지는 않을게. 고맙지? 그럼 남은 기회 두 번!" 



".........망고?" 



"아깝다, 빗나갔어, 그래도 노란색이니까 또 봐줄게!" 



"아보카도."



"똑같아, 기회 두 번." 



"망할 년! 계속 봐주는 척이나 하면서 놀려먹는 거냐? 애초에 정답 없지? 그냥 얹어!" 



"...그래? 당신이 얹어 달라고 한 거다?" 



"아, 얹기 전에 정답을 알려줄게. 정답은, ...두리안이야! 포티아 양, 부탁해!" 



"으으, 네..." 



"!? 야, 이 미친- 우웩! 꾸윽..." 



"아와와와와와와......" 



"피자라는 건 뭘까요, 후후..." 



"... ......" 



"자, 기다리던 피자 완성했어, 맛있게 먹어?" 



"...부군께서 보이신 성의이니 다 드시기 전에는, 나가실 수 없사옵니다." 



"헛소리 집어치워! 멀쩡한 음식을 달라고, 이딴 냄새나는 음식물 쓰레기 말고!" 



"맞다맞다, 팔이 묶여서 못 집어먹지?" 샬럿 씨, 오메가 좀 잡아줄래? 넣는 건 내가 할게." 



"네! ...자, 입을 크게 벌릴까요? ...제가 당신 이를 다 깨거나 턱뼈를 뽑아서 강제로 쑤셔넣기 전에요..." 



"잠깐, 놔! 안 도으아압! 아아아악, 으웁! 케에엑!" 



"그렇지, 잘 먹는걸! 배고팠구나?" 



"토하면 안 돼요? 주방장님이 당신을 가만 안 둘 테니까... 뱉은 걸 다시 먹고 싶지 않으면 꾹 참고 삼켜야겠죠?" 



"커억, 케헥! 어으으읍!" 



-벌컥- "잘들 하고 있- 우에엑!"



"폐하?!" 



"앗, 왓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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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악, 아니야!" 



"어, 깨어났다!" 



"왓슨, 괜찮아!?" 



"...괜찮은 것 같아. 그런데, 여긴?" 



"병실이야, 우리가 만든 VR 시뮬레이션을 오빠가 직접 시험하는 중이었는데 갑자기 바이탈 사인이 요동쳐서... 

 그만두고 바로 옮긴 거야." 



"...그랬나, 그 감각이 너무 리얼해서 기절해 버렸구나..." 



"바보, 아직 불안정하니까 내가 하지 말자고 했잖아!" 



"괜찮으니까 됐지, 너무 그러지 마. ...그래도 다음에는 감도를 좀 줄여서 부탁할게." 



"기절이 그 정도였다니, 도대체 무슨 일을 당한 거야?" 



'어느 정도 리앤 때문이었던 것도 같지만 함구하자' 



"정말 괜찮은 거 맞지? ...가슴 만질래?" 




"헤으응, 리앤의 자비주머니..." 



"흐응, 괜찮은 것 같네... 아앗, 그만..." 



"......" 



"언니, 오빠! 그런 건 다른 데 가서 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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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서도 손사래치며 내칠 피자. 

다행히 VR이었습니다 엔딩. 


그런데 이게 왜 진짜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