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글] 최후의 결전, 수호전대 P-StrikerS! (서장)

[글] 최후의 결전, 수호전대 P-StrikerS! - route 티아멧 (1)

[글] 최후의 결전, 수호전대 P-StrikerS! - route 티아멧 (2)

[글] 최후의 결전, 수호전대 P-StrikerS! - route 티아멧 (3)


"허락할 수 없사와요!"


잠입해서라도 알아본다는 티아멧의 말에 머큐리가 식탁을 내려치며 말했다.


"머큐리, 하지만 이건 필요한 일이야. 사령관이 살아있다면...."

"시끄러워요! 절대! 절대 허락할 수 없사와요!"


얼굴이 새빨개진 머큐리는 쉼 없이 말을 쏟아냈다.


"안 그래도 우리 전력은 약해진 상황인데다, 티아멧은 당장 오늘! 부상을 입었사와요!

적이 어떤 수단을 쓸지 모르는 상황에서 잠입?! 사령관 대리로써 절대 허락할 수 없사와요!"

"그치만, 머큐리. 사령관이야. 사령관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티아멧!"

"머큐리! 그만해!"


머큐리는 어떻게든 그녀를 설득하려던 티아멧의 멱살을 잡았다.

미나가 황급히 떼어내려고 했지만, 수상할 정도의 괴력을 가진 머큐리를 떼어낼 수 없었다.


"당신의 비과학적인 감은 아무래도 좋아요! 사령관?! 사령관! 찾으면 좋죠!

저도! 저도 사령관을 보고 싶으니까요! 하지만 실패하면 어떻게 되나요!"

"실패하지 않으면...."

"닥쳐요! 그런 가능성이 하나라도 있는 이상 절대 허락할 수 없사와요!

실수는 그때 한 번으로 충분해요! 더는, 아무도 본녀보다 먼저 죽게 하지 않을 거야!

아무도 사지로 보내지 않을 거란 말이야아아아! 으아아아아아아아앙! 흐아아아아아앙!"

"머큐리...."


한참을 소리치던 머큐리의 손에서 힘이 풀리더니 머큐리가 그 자리에 주저앉아 펑펑 울기 시작했다.

머큐리의 저런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처음 본 티아멧은 마음이 착잡해졌다.

모두가 힘들다 힘들다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으면서, 머큐리는 괜찮을 거야.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머큐리, 미안해."


티아멧은 머큐리를 꼭 껴안고 사과했다.


"히끅, 어디 가지 마. 두고 가지마아아..."

"응. 머큐리가 준 파워 스톤도 아직 가지고 있는걸?"


티아멧은 품에서 파워 스톤을 꺼내 머큐리의 손에 꼭 쥐여주고, 머큐리의 손을 살며시 감쌌다.


"네 지시로 누군가 죽거나 하진 않을 거야. 그렇지 미나?"

"어, 응? 물론이지! 위험해도 내가 지켜줄 거야!"

"흐윽, 흐윽...."


미나와 자신의 품에 안겨 우는 머큐리를 보며 티아멧은 생각했다.

머큐리에겐 미안하지만, 이대로는 안 돼.


-


그날 밤.

조심스럽게 장비를 착용한 티아멧이 밖으로 나왔다.


"밤인데 밤이라도 먹으러 가는 거야?"


달보다 하얗게 빛나면서도 푹신한 머리카락.

우르가 그곳에 있었다.


"우르, 너... 혼자서 뭐 하는 거야. 괜찮아?"

"아니. 사실 엄청 무서워. 그치만 지금은 티아멧이 있어서 괜찮아."


우르는 움켜쥐고 있던 팔을 놓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쓰게 웃으며 말했다.


"가는 거지?"

"응?"

"그렇게 시끄러웠는데, 정말 못 들었을 거라고 생각했어?"

"아, 아니, 일부러 감출 생각은...."

"알아. 날 배려해준 거. 티아멧은 적은 베려고 하고 우리는 배려해주잖아."


히힛. 자신의 말장난에 웃던 우르가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나도 알아. 나는 못 한다는 거."

"아니야. 절대 그렇지...."

"으응."


티아멧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우르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내가 움직이면, 미나도 움직여야해. 그렇게 둘이 움직이면 머큐리도 움직여야 해. 그러니까 나는 안돼.

그리고 미나도 안돼. 미나가 없으면 보호받지 못하는 나는, 아무것도 못 하니까...."

"우르...."

"그러니까 티아멧. 약속해줘. 꼭 돌아오겠다고."


양팔을 벌린 우르를 티아멧도 마주 안아주었다.

그리고 굳은 결의를 담아서 말했다.


"네 마음, 잘 받았어. 나는 마음의 수호자니까. 우르의 마음에 꼭 답할게. '믿어줘.'"

"티아멧.... 응. 믿을게. 마음의 수호자님."


짧은 포옹이 끝나고, 우르는 신호를 보내 드론을 하나 불러왔다.


"엔, 투, 트레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쓰던 보조 드론이야. 피레(fire)라고 해. 여기에 도주했을 만한 좌표를 심어뒀어."

"고마워, 우르."

"뭔가 문제가 생긴다면 피레를 보내줘. 그럼 내가 그곳에 피날레를 장식하러 갈게. 그리고 만약을 대비한 쾌속 수복제."

"머큐리한테 혼나겠다."

"그러게. 히힛. 아, 그리고 파워 스톤. 머큐리가 나한테 준 건데, 가지고 가줘."


티아멧은 우르가 건네준 아이템을 하나하나 소중하게 챙겼다.

그리고 다시 한번 우르를 꽉 껴안아 준 다음, 소중한 친구에게 말했다.


"반드시, 사령관을 데려올게."

"부탁해. 티아멧이 없는 동안 사람들의 웃음을 열심히 지킬 테니까."


티아멧은 그녀의 마음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우르는 자신. 아니, 모두의 마음을 받고 떠나는 티아멧을 지켜보며 말했다.


"머큐리, 미나. 정말로 괜찮았어?"


그러자 담벼락 뒤, 몰래 숨어있던 미나와 머큐리가 나왔다.

처음부터 모두는 티아멧이 혼자 움직일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머큐리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다가 평소의 당당한 모습으로 말했다.


"본녀가 건네준 파워 스톤은 성취의 파워 스톤이에요. 절대로 실패할 리가 없죠."

"말린다고 들을 티아멧이 아니니까. 근데 아깝다. 머큐리 몰래 숨겨둔 수복제였는데."

"아앗! 뭔가 부족하다 싶더라니, 역시 미나의 짓이었군요!"


장난기 넘치는 미나의 말에 머큐리가 화를 내며 달려들었다.

투닥거리는 두 사람을 보며 미소를 짓던 우르는 다시 티아멧이 날아간 방향을 쳐다보았다.

이미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멀리 날아간 티아멧. 그녀를 떠올리며 우르는 기도했다.

우리의 마음이, 티아멧의 마음이, 그녀에게 힘이 되어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