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글] 최후의 결전, 수호전대 P-StrikerS! (서장)

[글] 최후의 결전, 수호전대 P-StrikerS! - route 티아멧 (1)

[글] 최후의 결전, 수호전대 P-StrikerS! - route 티아멧 (2)

[글] 최후의 결전, 수호전대 P-StrikerS! - route 티아멧 (3)

[글] 최후의 결전, 수호전대 P-StrikerS! - route 티아멧 (4)


"우물우물. 저기구나."


티아멧은 절벽 위에 앉아 샌드위치를 먹으며 한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우르가 안내해준 포인트들을 돌아다니다 우연히 발견한 장소.

순찰을 하는 적이 없었더라면 절대 발견하지 못했을 장소였다.


"이제 저길 잠입해야 하는데, 방법이 없을까...."


지켜본 바로는 입구는 단 하나.

그곳을 2시간 간격으로 한 분대가 지키고 있었다.

분대를 치우는 것 자체는 쉬운 일이지만 문제는 이후였다.

티아멧의 목표는 사령관의 생존 여부를 그 사내를 통해 확인하는 거였다.

그때였다.


"여기 있었구나."


가면의 사내가 입구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 사내는 경계병을 지나 잠시 걸어가더니 구석의 바닥을 들어 올렸다.

그곳은 마침 경계병들이 볼 수 없는 곳에 있었고, 티아멧은 이것이 기회임을 깨달았다.

하늘을 날아오른 티아멧은 반대편을 향해 교란기를 던져 시선을 끌었다.

경계병들은 교란기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고, 티아멧은 그 틈에 그 사내의 뒤를 따라 들어갈 수 있었다.


-


"...비밀통로네."


누가 보더라도 땅굴로 보이는 공간.

티아멧은 주의를 기울이며 길을 따라 걸어갔다.

언제 기습당할지 모른다는 긴장감이 그녀를 옭아매었지만,

그녀의 심장은 그 긴장감보다는 두려움과 기대감에 더 두근거리고 있었다.


만약 그가 정말로 사령관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혹시라도 세뇌 당한 거라면 사령관을 공격해야 하는 건가.

만약에 제정신이라면 어째서 우리의 적이 된 거지.

그런 생각을 하며 걸어가던 티아멧은 문 하나를 발견했다.


"...찮... 자...들은... 기...병...안씻...."


문에 귀를 대자 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다른 목소리나 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혼잣말하고 있는 걸까.

티아멧은 조심스럽게 단검을 집어들고 손잡이를 슬그머니 돌렸다.


'잠겨있지 않아. 방심하고 있구나.'


그렇다면 기습으로 먼저 제압할 수 있다.

티아멧은 확신을 가지고 문을 열었다.

그리고.


"...아."


땡그랑.

사내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그녀의 손에 힘이 풀리고,

꼭 쥐고 있던 단검은 바닥에 떨어졌다.

알몸 상태에서 가면을 벗고 있던 그의 표정이 당혹감으로 물들었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무언가 말이 나오려던 순간.


[경고, 주변에 교란 장치가 발견됨. 내부 안전을 확인.]

"칫."

"꺄악!"


기계 병사의 소리가 들리자마자 그가 행동에 나섰다.

충격을 받아 반응이 늦었던 티아멧에게 달려들어 그녀를 바닥에 쓰러트렸다.

그리고 그 위에 달려들어 체중으로 그녀를 억누르며 말했다.


"하, 이런 곳에서 당신을 붙잡을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는데 말이죠."

"윽, 사...."

"방금 소리를 들었겠지만 제 병사가 올 겁니다. 얌전히 계신다면 제 노리개로 삼아드리죠."

"아니, 난.... 아.... 이런 비열한 자식...! 큭, 기습에 실패하지만 않았어도!"


사령관을 부르려던 티아멧은 그의 의도를 눈치채고 맞받아쳤고,

그 사이 기계 병사가 그들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사내는 티아멧의 목을 꾹 누르며 말했다.


"교란 장치는 아마 이년 짓이다."

[침입자 제압을 확인. 명령을.]

"내 방에 있는 고문실. 준비해놔."

[승인.]

"이, 카흑, 쓰...레...."


기계 병사의 발소리가 점점 멀어지다 사라지자, 사내는 누르고 있던 힘을 풀었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티아멧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여긴 시선이 많아. 그러니 지금은 나를 믿어줘. 미안해."

"네? 아윽!"


티아멧은 뭔가 말하려고 했으나 사내의 일격에 정신을 잃고 말았다.

티아멧을 기절시킨 사내는 그녀를 바닥에 눕혀둔 채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마치 누군가에게 들려주듯이 조금 과장된 모습으로 말했다.


"모처럼 씻을 시간이었는데 방해받았군요. 다른 즐거움으로 받아내야겠어요. 쿠후후...."


그는 혓바닥으로 입술을 슬며시 핥으며 옷을 입었다.

그리고 가면을 쓴 다음 티아멧을 공주님 안기로 안아 들고 그곳을 떠났다.


-


"으음... 여긴... 윽."


절그럭.

티아멧이 몸을 움직이려고 하자 사슬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결박당해 움직일 수 없는 티아멧의 앞에 가면의 사내가 나타났다.


"쿠후후. 정신이 드셨습니까, PS 티아멧."

"큭, 비열한 녀석. 이거 당장 풀어!"

"제가 미쳤다고 풀어줍니까? 모처럼 당신을 붙잡았는데."


사내의 행동 하나하나에선 기쁨이 흘러넘치는 것만 같았다.

기절하기 직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음에도 티아멧이 소름이 돋을 정도로.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티아멧에게 다가가 턱을 붙잡아 올리고,

맛을 보는 것처럼 혀로 뺨을 핥더니 부르르 떨었다.


"아아, 이 아름다운 육신을 탐할 수 있다니. 이 얼마나 훌륭한가요."

"설마, 날 범할 셈이야?!"


뭔가 이상해. 사령관은 저렇지 않았는데.... 설마, 설마 아까 그건 나를 방심시키기 위해...!

불안함을 느낀 티아멧이 벗어나려고 했으나 그녀를 붙잡은 구속구는 풀리지 않는다.

사내는 반항조차 할 수 없는 티아멧의 모습을 비웃어주며 말했다.


"저희 조직의 고문법. 잘 알지 않습니까. 아, 그래도 걱정하지 마시길. 최소한 감시는 모두 꺼드릴 테니 말이죠."

"쓰레기! 강간마! 너 같은 자식을 내가..!"


티아멧은 절규하며 속으로 미나, 머큐리, 우르를 떠올렸다.

미안해, 모두. 내가 틀린 것 같아. 사령관이 맞더라도, 더는 우리가 아는 사령관이 아닐 거야....

티아멧은 마음속에서 무언가 무너지는 기분이 들었다.


"자, 그러면 이제."


사내가 손가락을 튕긴다.

감시카메라에 불이 사라지고, 이곳을 보는 이는 한 명도 없다.

티아멧은 절망하며 눈물을 흘리는 그때.


"울릴 생각은 없었는데. 미안해, 티아멧."


가면을 벗은 사령관이 티아멧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