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괴물들 사이에서 방아쇠를 먼저 당긴 이는 기간테스였다.


타이런트보다 먼저 달려든 기간테스는 곧바로 육중한 주먹을 휘둘러 알파의 얼굴에 정통으로 한 방을 먹였다.


"크루어어억!!!"


알파는 잠시나마 비틀거렸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는 기간테스와의 육탄전을 벌이려 하였다.


"네 상대는 나다! 이 멍청한 놈!!"


하지만 타이런트가 달려와 알파의 한 쪽 팔을 물어 뜯으려 하였으나, 알파는 오히려 촉수들로 기간테스를 붙잡아 타이런트를 향해 던져버렸다.


기간테스가 타이런트와 부딪히며 바닥을 나뒹굴었고, 타이런트는 간신히 균형 프레임을 최대 출력으로 가동시켜 균형을 잡을 수 있었다.


"이 건방진 놈이 내가 누군줄 알고!!"


그렇게 타이런트는 앞뒤 가리지 않고 알파를 향해 달려들었으며, 알파는 그가 우습다는 듯이 몸을 움찔거리고는 촉수들을 휘둘러 타이런트의 좌측 안면을 강하게 후려쳤다.




"크르으윽!!!"


골이 울리는 듯한 노이즈와 함께 타이런트는 비틀거리며 바위 벽에 몸을 기댔고, 이내 검은 빛의 기름들을 토해내며 고개를 흔들었다.


"크아아아아아!!!"


폭군 중의 폭군으로 불린 타이런트는 자신이 덩치가 조금 더 큰 프레데터에게 농락당하고 있다고 생각했는지 수치심 섞인 분노를 표출했다.


그렇게 프레데터는 더욱 저돌적으로 달려들었고, 이내 알파의 몸 안쪽으로 들어가 놈의 촉수들을 여럿 물어 몸에서 완전히 뜯어내려 하였다.


"키루어어악!!!"


알파 역시 고통 섞인 분노를 드러내며 나머지 촉수들을 강하게 휘둘러 타이런트의 등 갑피를 부수려 하였으나, 갑자기 달려든 기간테스가 자신의 등을 향해 던진 바위 덩어리를 맞고 그 충격으로 한동안 비틀거렸다.


"알파, 해피로부터 접근하지 말 것."


고릴라처럼 달려들어 알파의 얼굴에 또 한번 강철 주먹을 내리꽂은 기간테스는 이어서 고목 세 그루를 한 번에 뽑아내고는 잔가지들을 한쪽  손으로 전부 뜯어내며 이번에는 세 그루를 한 번에 한 그루씩 알파를 향해 강하게 휘둘렀다.



고목들이 차례차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알파가 충격으로 섬의 강가까지 나뒹굴었고, 기간테스는 몸에 묻은 진흙과 먼지들을 털어내며 타이런트를 바라보았다.


"현 상황에서, 해피와 기간테스, 협력할 필요가 , 있다."


"그 입 닥쳐라, 원숭이! 저 놈은 내 거다! 내 방식대로 반드시 쓰러트릴 것이란 말이다!"


"멍청한, 해피. 협력 말고는 답이 없다."


"이...건방진!!!"


"끄르아아악!!!"


엄청난 양의 물을 흩뿌리며 강가에서 몸을 일으킨 알파는 맹렬하게 둘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고, 타이런트는 기간테스의 말을 한 번만이라도 믿으려는 듯 했는지 기간테스를 바라보았다.


"네 방식은 딱 한 번만 따를거다, 원숭이."


"좋을 대로."


곧 기간테스와 알파가 한 번에 알파를 향해 달려들려는 듯 보였으나, 정면으로 알파와 충돌하는 것은 기간테스 뿐이었다.


알파는 기간테스를 먼저 처리하려 했는지 촉수들을 휘두르려 하였으나, 갑자기 측면에서 몸을 돌려 턱을 휘두루는 타이런트의 공격에 촉수들 중 일부가 잘려나갔다.


고통에 찬 몸부림을 지르기도 전에 알파의 안면을 또 다시 기간테스의 주먹이 찍어 눌렀고, 보랏빛 피를 흘리며 비틀거리던 알파는 그 반격으로 기간테스의 팔을 향해 산성액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철갑으로 무장된 기간테스의 팔이 녹아내리자 기간테스는 급히 뒤로 물러나야 했고, 알파는 촉수를 물고 있던 타이런트를 몸을 들이받아 강 바닥에 나뒹굴게 만들었다.


"기간테스, 아머드 건틀릿 최대치 출력 가동 ! / 네가 왕이라고? 천만에! 내가 곧 이 섬의 왕이 될 거다!"




 

기간테스는 양 손 건틀릿이 충전되는 소리를 들으며 두 주먹을 강하게 맞부딪혔다. 붉은 스파크들이 굉음과 함께 파직거렸고, 곧 기간테스는 고릴라처럼 일어나 가슴을 두드리며 알파를 향해 녹음된 타이런트의 울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타이런트의 역시 코어의 출력치를 한계까지 끌어올리며 알파를 향해 그 어느 때보다 더욱 강하게 울부짖었으며, 온 몸의 틈에는 붉은 빛이 강렬하게 빛나고 있었다.



알파는 이 둘에 밀리지 않겠다는 것이었는지 잔뜩 뒤집어쓴 물기와 진흙들을 털어내며 둘을 향해 강하게 울부짖었다.


셋의 포효가 섬을 가득 채웠고, 온 몸이 성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셋은 또 다시 서로를 향해 이빨과 주먹을 강하게 휘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