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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것에는 끝이 있기 마련이야.

 지구도태양도 예외는 아니고.

 무궁무진 할 것 같은 우주 또한 종말이 예측되었지.

 

 하물며 살아있는 유기체의 생명이야 얼마나 가겠어?

 생자필멸이라고 누구나 태어났으면 죽는 법이야.

 

 여기지구 최후의 인간 또한 그러했지

 

 

 

 그의 최후는 썩 괜찮은 편이었어.

 

 사랑하는 사람이 곁을 지키고 있었고... 무엇보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죽음을 슬퍼해 주고 있었거든.

 권력자가 죽으면 여러모로 움직이는 사람이 많긴 하지만... 그게 정말로 그 사람을 추모해서 오는 사람은 많지 않은 법이잖아?

 진심으로 슬퍼하고 애도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법이야

 

 그런 점에서 그는 꽤 복 받은 편이었지.

 인덕이 좋다고 해야 하나?

 여하튼 그는 그렇게 많은 이들의 애도와 슬픔을 뒤로하고 점점 졸려오는 감각에 몸을 맡기고 눈을 감았어.

 

 

 

 숨 쉬는데살아있는 것 같아!”

 

 그리고 다시 눈을 뜨게 되었지.

 

 처음에는 사후세계라도 되는 건가 싶었어.

 그야분명 죽었는데 깨어나게 되었으면 그게 먼저 생각이 나지 않겠어?

 

 그리폰말조심해드디어 찾은 인간님인걸.” 

 

 그런데 사후세계 치고는 영 뻑적지근 했지.

 보통의 사후세계라고 하면 천국과 지옥을 떠올리기 쉬우니까.

 천국이면 좀 하늘을 날아다녀야 할테고지옥이면 더 아파야 하는거 아닌가?

 

 사령관은 그런 생각에 잠겼지.

 그 둘 중 하나라고 치기에는 몸이 그냥 진짜 현실적으로 아팠거든.

 

 이걸로 깨어나셨으면 좋겠는데....”

 

 따끔 하는 감각과 함께 주삿바늘이 몸에 들어오는 감촉이 느껴졌어.

 그리고 이내 불분명했던 시야가 점점 밝아지기 시작했지.

 

 살아났나숨은 제대로 쉬는 것 같아.”

 

 휴 다행이다.”

 

 그의 눈앞에 있는 것은 콘스탄챠와 그리폰이었어.

 생전에 본적 없던 바이오로이드지만이전에 다른 사람들에게 다른 바이오로이드들에 대해서 들어온 덕에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지.

 

 여기는....?”

 

 일어서는 것 도와드릴게요.”

 

 사령관이 주변을 둘러보자 대충 어딘지 눈치 챌 수 있었어.

 이전에 보았던 것 보다 더 흉물스럽고 좀 더 빼곡하긴 하지만그의 고향이라 볼 수 있는 곳이었지.

 

 이곳은 그가 눈을 떴던 바로 그 장소였어.

 어째선지 눈을 떴을 때 보다 어수선하긴 했지만 말이야.

 

 여긴..... 그러면 다시 되돌아왔다그렇지만....”

 

 저기콘스탄챠괜찮은거 맞아막 혼자 중얼중얼거리는데?”

 

 막 깨어나셔서 혼란스러우신 건가인간님에 대한 정보는 너무 적어서 나도 잘 모르겠어.”

 

 주위에 있는 두 사람이 처음 보는 인간님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허둥거리고 있을 때사령관 또한 굉장히 혼란스러웠어.

 왜냐하면 자신을 깨웠던 바이오로이드는 이 두 사람이 아니었거든

 뭔가 알 수 없는 현상으로 다시 캡슐에서 깨어났을 때로 되돌아 온 것 같기는 한데 왜 깨우러 오는 사람이 달라진 걸까?

 그리고 눈에 익으면서도 묘하게 달라진 주변 환경은 또 어떻고.

 

 너도 느꼈어 그리폰?”

 

 여기를 노린 것 같진 않지만... 머뭇거리면 위험해.”

 

 그렇게 사령관이 계속 머리에 ???를 띄우고 있을 때 콘스탄챠가 어떠한 기색을 감지했는지 경계어린 표정을 지었고툴툴거리던 그리폰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바로 하늘로 날아올랐어.

 

 이렇게 두 사람이 급박할 상황이 있던가?

 

 아기와 달리 자신의 탄생의 순간을 기억하고 있었던 사령관이었지만떠오르는 건 하나도 없었지.

 그야자신은 이 캡슐에서 깨어났을 때 상황설명까지 다 듣고 느긋하게 나갈 수 있을 정도로 여유로웠으니까 말이야.

 

 저기인간님죄송하지만 지금 이곳은 위험해요상황 설명은 나중에 해드릴테니 지금은 움직이실 수 있으실까요?”

 

 그래.”

 

 콘스탄챠의 표정이 뭔가 굉장히 초조해보이고 급해보였기에 사령관도 별 질문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어.

 몸이 좀 아프긴 하긴 했지만움직이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지.

 

 그렇게 두 사람은 은밀한 탈출극을 진행하기 시작했어

 

 

 영문을 알 수 없기는 했지만바이오로이드에 대한 제반 지식이 있는 사령관으로선 그리 걱정할 거리가 없긴 했어.

 그야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들 바이오로이드가 인간에게 해를 끼칠 일은 없으니까 말이야.

 오히려 그는 지금 자신의 기억과 현 상황에 대한 괴리감이 더 고민이었지.

 

 죽기 전에 꾸는 주마등의 변질일까?

 그런 것치고는 굉장히 생생했어.

 그렇다면 죽고 나서 다시 과거로 되돌아 온 걸까?

 또 그런 것치고는 자신을 찾아온 인원과 현 상황의 괴리가 좀 심했지.

 

 뭘까 도대체?

 

 역시 있었어저희를 발견하지는 못한 것 같아요.”

 

 어떤게?”

 

 철충이요인간님의 멸종의 원인이 된 외계인이에요.”

 

 철충.

 그 단어를 듣자마자 사령관은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정체불명의 정보에 신음했지.

 

 그와 동시에 시야에 잡힌 유기체처럼 보이는 기계의 모습에 상황을 파악했어.

 

 자신은 과거로 돌아온 거야

 다만깨어났던 그 시기가 아니라 100년 전이지만 말이야.

 

 그 사실을 알자 아픈 머리를 부여잡으며콘스탄챠의 걱정을 흘려듣고선차오르는 희열에 웃음이 절로 나왔지.

 

 그동안 사령관이 보았던 모든 바이오로이드에게 상처로 남아있던 그 전투.

 저항군 최후의 전투는 이젠 더 이상 없을 거야.

 왜냐하면 사령관 자신이 있었으니까 말이야.

 

 

 그 뒤로 상황을 파악한 사령관에 의해서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진행 되었어.

 전투를 생업으로 삼지 않았었다고 하더라도 그는 오랫동안 사람들을 이끄는 자리에 앉아있었고그 경험은 어디에 가지 않았거든.

 머릿속에 갑자기 떠오른 지휘에 관한 지식도 도움이 되었었지.

 

 사령관을 못미더운 눈으로 보던 그리폰조차 두 번째 벌어진 전투의 결과에 아무 말 하지 않게 되었어.

 그렇게 주변의 안전을 확보하고 시간이 조금 생기자 콘스탄챠에게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게 되었지.

 

 저희는 바이오로이드 저항군이에요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철충에게 인간님들은 몰살당하셨지만저희 바이오로이드는 노려지지 않았죠.”

 

 그 뒤로 이어진 이야기는 사령관도 대체로 다 아는 이야기들이었어.

 그리고 동시에 확신이 들었지.

 이들이 바로 저항군해방군등 명확한 이름 없이 그냥 되는대로 불려왔던 그 집단이 확실하다고

 

 “...최후의 인간님인 사령관님께서 저희를 이끌어주시지 않겠어요?”

 

 좋아그렇게 할게.”

 

 어려울 것 없는 말이었지

 사령관이 고개를 끄덕였을 때때마침 정찰에 나갔던 그리폰이 돌아왔어.

 

 이야기는 다 끝냈어어쩌겠대?”

 

 다행히 도와주시겠다고 하셨어.”

 

 그래도 확실히 쓸 만한 사람이긴 하더라고그저 파괴 명령만 내려줘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러게그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었을 텐데 사령관님은 정말 대단하시더라.”

 

 강하면 강할수록 좋은거지그나저나 사령관다행히 근처에 있던 호위 병력을 발견했어.”

 

 호위 병력?”

 

 우리는 네가 여기에 있다는 정보를 받고서 왔던 부대중 하나야흩어지긴 했어도 다른 부대원도 있고 우리를 호위해주는 병력도 있었지.”

 

 그리폰의 말에 사령관은 이렇게 달라진 이유를 알 수 있었어.

 그가 처음 깨어났을 때는 자신이 그곳에 잠들어 있다는 사실을 아무도 알지 못했었어.

 그러다가 근처를 지나가던 그녀가 우연히 발견했었지.

 

 그렇지만 여기선 아무래도 누군가 자신이 살아있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들에게 전달해준 모양이야.

 

 이전의 세계에서는 그 사람이 없었던 걸까아니면 모종의 사태로 연락할 수 없었던걸까.

 

 지금에 와선 알 수 없는 노릇이었어.

 

 좋네그럼 합류하자.”

 

 알았어따라와!”

 

 그리폰의 안내에 따라 걷다 보니 곧 인영이 보이기 시작했어.

 

 거기에 있던 바이오로이드는 놀랍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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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두편이면 끝날 것 같네.


간단하게 쓰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분량이 늘었음.

재미있게 봐줬으면 좋겠다.


https://arca.live/b/lastorigin/57037087



https://arca.live/b/lastorigin/57182668?p=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