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2화

3화



아침이 밝아 또 하루가 시작되는 오르카호


모두가 빠짐없이 자신이 맡은역할을,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고 완수해나가기 위해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아침.

언제나 같은 일상과 같은 일과가 반복되어야 하지만, 오늘부터는 다소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그것은 당연히 두말할것도 없는 두번째 인간의 발견.

그리고 벌써부터 함 내에서 라붕이와 사령관의 첫 만남 녹화동영상과 그의 과거사(구라임)가 오르카 전 대원들에게 쫘악 퍼진것이다. 

....흐아아암.......잘잤다....


그 소란의 주인공이자 이 세상에 남은 두번째 인간 라붕이.

그는 기지개를 켜며 아침을 맞이하였다.

그렇게나 마음고생한 것에 대한 여파인지 그렇게 겁에 질린 상황이었음에도 푹 잠든 라붕이는 개운한 상태로 침대에서 내려와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씨발 이제 어떡하냐..


우선 되는대로 기억상실증이라는 컨셉을 밀고 나가기로 한 이상, 여기서는 철저히 모든것을 처음보듯이 낮설게 행동해야 하며 만약에 조금이라도 컨셉과 어긋나는 행동을 보인다면 080이나 시티가드에서 필시 낌새를 포착할것이다.

.............


여름휴가 시즌때 개념글로 올라온 후회물 시리즈중 하루만에 추천수55개를 달성한 후회물에서는 두번째는 기억을 잃은 기억상실증 환자를 연기한것을 떠올렸다.

사실 이것뿐만이 아니라...라붕이에게는 애초부터 이 선택지밖에 없었다. 

니들이 게임속 캐릭터고 난 그걸 조종하는 플레이어. 나라도 그것을 믿지 못할것이다.

거짓말이 서툴다면 차라리 당당하게 진실을 토해내는 것도 방법중 하나이지만, 지금 이 특수한 상황에선 지나친 솔직함은 오히려 자신에게 위험할지도 모를일.

만약 이 미친년들이 나에게 자백제나 약물을 쓰는 전재가 나오기라도 한다면...


씨발 상상만 해도 끔찍한 결말이다.

게다가 더욱 두려운것은, 실제로 내가 그런식으로 현실세계에 대해서 토해낼경우, 이 세계관에 과연 어떤 파장이 미칠지, 그 여파를 상상하는것 만으로도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게 나에게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도 알수 없고 말이야...


만약 자신들이 게임속 등장인물이란걸 알아버린 창작물 속의 캐릭터들은 과연 어떻게 될까.

그저 꿋꿋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말'로서 그저 나아갈지, 아니면 정신이 망가져 폭주하고 날뛸지 알수 없다.

아무리 이 오르카새끼들이 육체적, 신체적으로 강하다고 할지라도 그런 초유의 사태까지 상정할만한 놈들은 아닐테니.

역시 주의하는것 밖엔 없겠어.


아직까진 다행이 이상한 낌새는 없다.

어제 사령관이 나의 손을 잡고 보여준 인자한 미소를 떠올린다.

한 순간이었지만 그 표정은 정말로 믿고 넘어갈뻔할 정도로 상냥한 미소. 였지만......


안속는다 씨발놈아.


내가 누구인가. 온갖 커뮤니티의, 수백에 달하는 숫자의 후회물과 NTR물, 타락물과 학대물을 두루 섭렵한 라최지 하드고인물 라붕이 아니던가.

이미 대부분의 전개방식을 알고있는 이 내가, 겨우 이정도로 안심할리도 없을뿐더러, 믿을리도 없다. 나는 결코! 그 미소 뒷면에 숨겨진 사악하고 잔인한 악마의 음모(착각임)을 놓치지 않는다 씹새야!!

이제야 프롤로그가 끝났을테고...드디어 초반부가 시작되는건가.


이 씨발새끼들은 앞으로 내가 조금이라도 수상한 낌새를 보이면 바로 숙청하려고 지랄할것이다!(그럴생각 전혀 없음)

그렇다면 난 그것을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여 아예 그 전개자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면 될일!.

수많은 후회물 분기점에 대한 정보가 이미 라붕이의 머릿속에 입력되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나가볼까.


이제는 스토리진행을 해야할 타이밍이다.

자....과연 밖에서 날 먼저 벼르는년은 과연 누구일까.


침을 꿀꺽 삼키며, 호랑이굴로 발걸음을 옮겼다.



음... 이른 아침이라 그런가, 아무도 없네...


그렇게 바싹 긴장한것이 무색하게도, 밝은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모두가 아직 방에서 일과를 준비중인 걸까? ....... 아니면.....

이미...시작한건가...?


라붕이의 머릿속에 한가지 가설이 스쳐지나간다.

아마, 오르카새끼들은 지금 날 감시하고 있는것 아닐까.

실제로 게임에서도 탈론페더같은 관음증 말기 씹변태년이 곳곳에 빈틈없는 감시카메라를 깔아놓았다고 작중 내에서 암시가 된 내용. 그렇다면 지금 그것을 이 상황에 대입한다면...

'지켜보는건가...! 내가 첫날에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이제야 사악한 오르카의 의도를 파악한 라붕이는 이전에 읽었던 후회물중 착실히 빛간을 연기하던 좆간새끼가 탈론페더가 사각에 숨겨둔 카메라에 반란모의를 일삼는 결정적인 증거를 포착당하는 바람에 그대로 숙청당하는 두번째 인간 문학을 떠올렸다. 하지만 이것또한 예측 범위. 흔들릴 일 따위는 없다.

'얕은 수법이군...'


당연히 알고있고, 예상했다! 여기엔 온갖 미친 변태년들이 즐비한 걸어다니는 풍기문란 그 자체인 오르카호.

당연히 예상했다 이말이다!

'그저 티나지 않게...시설을 살펴보자. 나의 목표는...'


이렇게 거대한 스케일의 잠수함이다.

그렇다면 분명 존재할터. 이 좆같은 새끼들로부터 빠져나갈..

'비상 탈출용 포트'의 존재가!!

'그것만 찾으면... 그리고 그것을 성공적으로 탈취해서 이곳을 빠져나갈수 있다면..,'


그러면, 이 죄없는 사람한테 인성질하는 씹새끼들과도 안녕이다. 

철충? 별의아이? 알고있다. 원래라면 빠져나가는 행위 자체를 떠올리지 않고 어떻게든 이곳에 빌붙으려 할 터.

하지만, 이 두뇌명석 라최지의 머릿속에 저장된 후회물 아카이브가 내놓은 대답은, 당장 이 새끼들로부터 벗어날것을 재촉하고 있다. 그리고 라붕이또한 그것이 정답이라고 믿고있다.

'우선 필요한것은, 포트의 위치, 경로, 사용법...그리고 밖에서 일정기간 결딜수 있는 물자가 필요하다...'


그리고 어떻게든 살아남아 씨발 숨어살든가 아니면 외부에서 떠도는 바이오로이드들에게 빌붙어서 협조를 구해서 몸을 의탁하든가 하는것이 라붕이의 입장에선 제일 현실적인 시나리오 인것이었다!


하지만.....

'그 계획들을 뒷받침 하기위해선, 제일 급선무가 있지'


무사히 포트를 발견하고, 그것을 통해 이곳을 빠져나간다 쳐도, 나는 인간, 단순히 나약한 인간이라든가 그런 문제가 아니다.

제일 시급한 사안이 하나.

'휩노스 병'


우선 그것을 해결해야 한다. 아무리 이상적인 루트와 계획이 있어도 그것을 예방하지 않는 한, 나가봐야 의미없다. 

'순서를 짜야해 라붕아...정교하게 말이야'


아무리 당당히 탈출에 성공해도 생체재건응디 맛을 못보면 그냥 개죽음이다! 우선은 최대한 개처럼 빌붙어서 새로운 몸을 얻어 휩노스병에 대한 대책을 손에 넣고, 서서히 신뢰를 구축하여 경로를 짜는것이다!

'음...좋아. 우선 초안은 이대로 가자'


어느정도 얼추 초기 계획이 짜여진 라붕이!

이제는 이곳의 지리에 익숙해 져야할 단계다.

오히려 인적이 드문 지금 이 시기야 말로 탐색하기에 딱 좋은 상황 아니겠나!

우선 뭘하든간에, 먹어야지. 좋아! 식당. 식당을 찾자!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하였다.

즉, 오르카 탈출도 식후경. 먹어야 두뇌도 힘을 쓰는법. 식당의 위치부터 익힐까.

...어그로가 끌리는건.. 감수해야겠지.


차라리 내 방에서 혼밥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오히려 이것을 역 이용하여 당당하게 모두에게 얼굴도장을 찍어보자. 당당한 태도로 내가 무해하단 것을 어필하기 위해서는 이런 사소한것 하나하나가 무시못할 요소가 되겠지.


후회물의 좆간새끼들은 언제나 앞에선 철판깔고 좋은 사람임을 연기하였으나, 뒤에선 온갖 중상모략을 꾸미는 사악한 새끼들로 가득했다.

난 그런 흔한 전철을 밟지 않는것이 좋겠어.


그나저나...


더럽게도 넓은 공간이다.

게임상으로 봤을때는 그다지 이렇게 크지 않았던걸로 아는데...하긴, 수천에서 수만에 이르는 인원을 수용하는 잠수함이다. 심지어 여기서 공연도 열고 별의별 시설이 다 있다고 게임 내에서도 표현하지 않았던가.

음...이래서야 탐색은 커녕, 미아가 되거나 하진 않을까 걱정부터 해야...


저벅 저벅


!!!


발소리, 발소리가 들린다. 그것도 한두명이 아니야. 내 뒤에서, 나에게 누군가가 다가오고 있다.

누구지? 사령관인가? 아니면...

어머! 안녕하세요 라붕씨! 이른아침부터 이렇게 만나뵙네요!


부드럽고 달달한 목소리. 마음의 준비를 하고 뒤를 돌아보자 그 곳에는.

후후...그러고 보니, 저와는 이제 막 처음 대화하는 셈이군요.

............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오르카 총사령관 경호부대인 컴패니언의 맏언니이자 경호대장을 맡고 있는 블랙 리리스라고 합니다. 라붕씨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사정을 들었답니다. 앞으로도 잘부탁 드려요~~

......?!?!?!?!

'으으으으으으읍!!!!!!!!!!!!'

...?


최악이다. 그것도 엄청난 최악이다.

하필 첫 날부터 마주치는게 최고 난이도라니.

블랙 리리스. 주인 되는자의 곁을 지키기 위한 경호의 스페셜리스트이자,

'미친년...'


자신의 주인을 향한 광적인 집착을 가진 3얀중 하나. 그리고 두번째 인간의 최악의 천적이다.

어...그, 라붕씨?

....어, ㄴ, 네??

어디 불편하신 곳이라도 있으신가요? 안색이 좋지 않으신것 같은데...

?! 아...아닙니다! 아닙니다! 갑자기 잠자리가 바뀐 상황이다 보니, 컨디션이 살짝 불량한 것 뿐입니다!! 하하!!!


좆됐다! 위험해!!

이 년앞에서 조금이라도 수상쩍은 낌새를 보인다면 그 즉시 내 목을 따려고 할것이다.

이 년은 절차니 과정이니 증거니 그딴걸 세심하게 신경쓰는 년이 아니다. 아주 조금, 아주 조금 의심스러운 정황이 포착된다면, 그 자리에서 즉시 날 죽이려 들것이다!

첫날부터 난이도가 너무 높은거 아니냐!!!

'웃어라! 하지만 최대한 자연스럽게!'


침착해라. 계획대로 하는거야.

비록 너무나도 이른 조우였다만, 리리스와의 만남또한 결국 예견된 일, 늦든 빠르든 결국 이 년과는 만나게 될 일이였다. 그저, 그것이 조금 앞당겨진것 뿐. 어차피 이렇게 되었겠지.

저야말로!

네?

저야말로!!! 정식으로 인사드립니다!! 오늘부로 이 오르카호에 신세지게 된 김라붕입니다!!!

부디 잘 부탁 드립니다!!! 경호대장님!!!!



'깜짝이야...'

위축되지마라, 겁먹지마라, 그것이야말로 이 가학적인 년의 노림수일터, 당당해야 한다.

거리낄것 없이, 숨기는것이 없는것처럼 행동해야 한다. 명분을 줄 틈따위를 보일까보냐!


'예의바르고, 싹싹한 이미지를.'


.....


90도 직각인사 중인상태라 이년들의 표정이 보이지 않는다. 리리스 뒤에 있는건, 컴패니언 전원이었지.

페로, 하치코, 포이, 펜리르, 스노우페더...


우선은 이년들을 어떻게든 넘어야...

후후훗...

...???


뭐지..? 왜 웃는거지? 설마, 들킨건가?

이 발악이 가소롭다는듯 비웃는 것인가?

역시 듣던대로군요.

...네?


슬며시 고개를 들어 반응을 살핀다.

그러자 그곳에는 상냥히 웃고있는 리리스와 그녀의 동생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뭐. 뭘 들었는데 새끼야.'


행여나 마음의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주의하며 의중을 살피던 와중, 컴패니언의 차녀이자 둘째 페로도 입을 열었다

저희 인사가 늦었군요. 컴패니언의 CS페로. 정식으로 인사드립니다. 원래라면 진작에 저희쪽에서 찾아뵙는것이 예의지만, 그간 여행으로 인해 피로가 쌓이신것을 감안하여, 늦게나마 인사드립니다.


새하얀 고양이귀 소녀는 자신을 예의바르게 소개하며 고개를 정중히 숙이며 인사했다. 그나마 리리스보다는 이성적인 년이지만, 결국은 컴패니언. 믿을수 없다고 라붕이는 되새길 뿐이다.

안녕하세요! 저는 하치코에요! 저도 라붕씨를 꼭 만나고 싶었어요!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헤헤헤


친숙하고 귀여운 기운을 한껏 뿜어대며 자신을 소개한 강아지 소녀. 하치코 또한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자신을 소개했다.

아무리 의심많은 라붕이 일지라도 순간 경계를 풀어버릴뻔 했을 정도의 친숙한 미소. 허나 속지않는다! 결국 이 년 또한 나를 숙청하려고 별짓거리 다하는 리리스를 필두로 한 컴패니언 아닌가! 

냐하핫!!! 듣던데로 엄청 기운차신 분이네요~~ 포이라고 합니당~ 앞으로 자주 보자구요~!


한껏 교태를 뽐내며 요염한 눈웃음을 짓는, 페로와 극적으로 대비되는 검은고양이 소녀 포이는 싱긋 웃으며 밝게 자신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포이도 결국은 주인바라기일뿐, 보나마나 나를 경계하고 있을 터, 게임내에서도 특히나 날카로운 손톱이 돋보였던 그 모습을 상상하니 식은땀이 흘렀으나, 내색하진 않는다.

라붕씨 반가워! 난 펜리르! 나중에 고기 나눠줄테니까 꼭 우리 방으로 와야돼!


야성적인 적발을 뽐내며 나에게 호의를 드러내는 것처럼 보이는 펜리르 또한 친화적으로 미소를 짓고있었다.

아니 그러니까 안속는다고!!

역시, 직접 대면하는것과 말로만 듣는것은 큰 차이가 있네요. 듣던 것 이상으로 활기가 넘치시는군요. 아, 저의 이름은 스노우페더, 페더라고 불러주세요.


인자한 미소로 라붕에게게 인사하는 스노우 페더는 예의바르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스노우페더가 있다는건...요정마을 이후인건가' 


어찌되었든간에, 그런건 아무 상관없다. 지금은 그저, 이 난감한 상황에서 벗어난다!

아닙니다!!! 저야말로!! 부디 잘부탁드립니다!!


부동자세로 그녀들에게 예의를 갖추며 남자답게 소리친다.

제발 부탁이니 지금은 좀 꺼져라!!

후후..너무 긴장하지 말아주세요. 저희는 딱히 라붕씨와 이렇게까지 딱딱한 상하관계를 취하고자 온것이 아니랍니다.

......

그저, 앞으로 함께할 새로운 동료이자 식구에게 인사를 드리기 위한것일뿐, 저희는 오히려 라붕씨와 지금 이상으로 더욱 친밀하고 가까운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지랄하고, 자빠졌네'


워낙에 속보이는 행동을 보이며 대놓고 날 견제 및 위협을 하고자 온것이 뻔히 보이는데도(그럴생각 없음) 이렇게 뻔뻔하게 기만을 하다니!

하지만 난 절대 속지않는다! 이 지독한 년!!!

온정에 감사드립니다. 경호대장님!!! 비록 아무것도 모르는 보잘것 없는 몸이지만, 혹시 제가 할수있는 일이 있다면 언제라도 불러주십쇼!! 미약하겠으나, 반드시 도움을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이 참~ 너무 그렇게 딱딱하게 굴지 않으셔도 되요~ 이제 한솥밥 먹을 사이인데ㅎㅎㅎ

'독한년.....'


여전히 날 함정으로 내몰려고 아주 지랄(아님)을 하는구나.. 백날 지껄여라. 내가 속을줄알고?

라붕씨! 라붕씨는 무슨고기 좋아해? 나 고기 통조림 많아! 나중에 잔뜩 챙겨줄게! 아, 그러고보니... 밖에서는 밥 어떻게 해결한거야?? 

네...?! 아 그... 밖에 있을 당시에는 주로 주인없는 물자를... 확보해서 생활했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세상이니까요.

.....아....


순간 아차 싶은 펜리르는 저도모르게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리고 말았다.

아무도 없다.

라붕씨가 이 단어를 입에 담았을때 순간 내비친 괴로운 감정(컴패니언 때문이다)을 놓치지 않고 캐치해낸 펜리르는, 자신이 제일 애지중지 하며 아껴놓은, 최고로 맛있는 갈비통조림 세트를 꺼내기로 결심했다.

라붕씨!

...?! ㄴ, 넵!!!

아까 말한거, 약속이야!

...? 네?

우리방으로 꼭 와야돼?! 맛있는거 잔뜩 챙겨줄게!

......???....


그....어딜 오라고...?


라붕이는 맛있는거 보다는 그보다 훨씬 앞의 이야기, 자신들의 방으로 오라는 말에 유독 신경이 기울어졌다.

니들 방....? 컴패니언 숙소말하냐...???

저... 아무리 그래도 여기 온지 얼마 되지도않은 말단인 제가 경호원 분들의 숙소에 방문하는것은 문제가 있지 않을지.....

아니! 문제 전혀안돼!! 

'히익.....!!!!!'


펜리르가 원래 이런 캐릭이였나???

게임에서도 이렇게 타인에게 이타적이었던가...?


'분명 인게임 녹음대사에서는'


내가 왜 주인님 외 의 다른녀석도 지켜야 하냐는식으로 말하던 대사가 있던걸로 아는데...그렇다면 당연히 나같은 두번때 인간에게 이렇게까지 친철하게 대할 이유도 없을터, 즉

'대놓고 담그려고 작정을 했구나! 이 독한년들!!!'


그래. 아예 본인들 방에서 직접적으로 처리해버리겠다 이런 의도렸다! 씨발!!!

'확실히... 지들 방에선 뭔짓을 해도 밖에 티가 안나지...아오 이 미친년들!!!'


첫날부터 날 내버려두질 않는 이 지독한년들.

앞으로 컴패니언 새끼들은 지독한 년들이라고 칭하겠다.


저벅저벅

'어어어 임마 왜 다가오냐. 오지마라'


빠르고 당찬 발걸음으로 거침없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펜리르의 기세에 저도모르게 뒤로 주춤한 라붕이는 순간 넘어질뻔 했으나,


꽈악

...어?


분명 엉덩방아부터 찍어야 정상일 텐데, 넘어지는 일따윈 없었다. 오히려 펜리르는 라붕이의 손을 꽈악 잡은채 다시한번 확답을 요구해왔다.

라붕씨

.....네?

'또 뭐 이 새끼야....'


첫 인사를 건낼때와는 다른 차분하고 침착한표정, 이제는 대놓고 날 죽이려는 의지를 숨기지도 않는구나.

우리 방으로 꼭 와야해? 약속한거야!

..........


만약 여기서 거절할경우의 시나리오를 검색해보는 라붕이.

'이게 아마...내가 크리스마스때 본 후회물에서 본것같은데'


개추 121개, 연재 화수 11화... 작가가 잘 나가다가 뜬금없이 스릴러물로 장르를 바꾸는 바람에 유독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두번째인간을 아예 조져버리기 위해서 대놓고 지들 숙소로 호출해서 대가리를 총으로 날려버리려 했지.

하지만 두번째인간은 그것을 캐치하고 사전에 대비하였으나...

'결국은 타의로 가게되었지. 이 년들의 흉계에 빠지는바람에...'



즉, 여기서 거절을 하든 승낙을 하든, 난 이 지독한 년들에게서 벗어나긴 힘들것이다. 하지만...아무리 정면돌파를 한다고 해도 지금 이 상황은 너무나도 위험한 상황.

'크윽, 이럴때는 어찌 해야...!'


스윽-

???


그때 내 어깨위로 또 다른 손이 올라오는것이 느껴져 그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니,

라붕씨.


리리스 이 미친년이 지금 내 눈앞에서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있는것 아닌가. 이것이 뜻하는 바는 분명...

'도망갈 길 따위는 없다는, 경고인가...!'


더이상의 퇴로도 수단도 없음을 상기시키며 순순히 목덜미를 들이밀라고 무언의 압력으로 행사(아님)하는 그 뱀과 같은 여자는 이 심리전에 결정타를 꽂아넣었다.

저희는, 라붕씨에 대해 좀더 알아가고 싶습니다.

.......

그러니 부디, 저희가 여는 다과회에 함께 해주시길 감히 부탁드려도 될까요? 당신과 더욱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요

그래요 라붕씨! 만약 오신다면, 하치코파이를 듬뿍 만들어드릴게여!!

제가 만든 쿠키도 대접하겠습니다.

포이가 이래뵈도 홍차하나는 잘 끓인다구요~

후후 그럼 우리 기념 파티나 할까요?

........어.....

저, 라붕씨...?

네..?

혹시 부담되신다면... 너무 억지로 참석하실필요는...

가겠습니다!!!!!!

'깜짝이야....'


뜬금없이 샤우팅을 시전하는 라붕이의 패기에 컴패니언 모두가 흠칫하며 휘둥그레 커진 눈으로 라붕이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다른분들도 아닌!! 컴패니언 분들께서 주최해주신 다과회를! 어찌 거절하겠습니까!!! 부디!!! 저도 여러분들을 알아가는 시간을 갖고 싶습니다!!!

(빙그레)

'그렇게 좋냐 이 독한년들아...!!'


저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승낙해버린 라붕이는 속으로 이 지독한년들을 향해 울부짖었으나, 그것이 닿을리 만무한 컴패니언은 그저 뿌듯하게 웃고 있을 뿐이었다.


자신들의 암살계획(다과회임)이 순조롭게 진행되어가는것에 만족스러움을 느낀 컴패니언은 후련한 표정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후후훗! 라붕씨라면 역시 승낙해주실줄 알았다니깐요!

......네....


그야 승낙하지 씨발년아! 

승낙 안하면 죽여버리겠다고 살기를 내뿜는데!

이거이거 중반부도 못가서 바닷속에 수장될 판이다.

'이러면 안돼는데...'


자 그럼! 이제 슬슬 아침식사 하러 가볼까요~~오늘은 라붕씨에게 식당안내도 할겸 모두들 다함꼐 식당에서 식사하죠!


네~~!

......??


아니, 이젠 밥도 니들이랑 같이 먹으라고???

거 마지막 식사정돈 혼자서 편히먹게 해줘 이 새끼들아!!!

자자 라붕씨!!어서 가자구요~~ 오늘 아침은 샌드위치래요~~

라붕씨! 내가 샌드위치 맛있게 먹는법 알려줄게!

포이도 꿀팁 전수해줄게요~~

....아하하하....감사합니다...!


혹시, 니들이 말하는 꿀팁이라는게 쉽게 뒤지는 꿀팁이냐.

그럼 그냥 지금 알려줘라. 차라리 편하고 쉽게 뒤지게!!

...하아......




첫판부터 완전히 꼬여버린 라붕이!!

과연 라붕이는 사악하고 간사한 컴패니언의 음모와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을것인가!!

과연 라붕이는 언젠가 열리게될 지옥의 다과회에서 무사히 살아돌아 올것인가!!!


오늘은 느긋하게 숙면을 취할수 있을것인가!!!!




하 콘 추가하는거 왜이리 고달프냐

콘 쉽게쉽게 바로 넣는 꿀팁 있냐...타이핑 속도보다 콘 추가하는게 더 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