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구구구구구구구구————


크레토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압도적인, 흡사 살기와도 같은 분노는 그의 주변에 있는 모든 이를 벌벌 떨게 만들 정도로 강인하였다. 


"주....주인...님..."


압도적인 분노에 콘스탄챠는 크레토스를 말리려 하였지만에 그의 분노에 의해 말을 하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였다.


콘스탄챠 뿐만이 아니었다. 그리폰, 요안나... 심지어 지하 밑에 있는 포츈까지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그런 크레토스를 말린 것은, 그 누구도 아닌 작은 소녀, LRL이었다. 


"후후후... 인간이여... 나는 그대가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안심하거라! 짐은 짐의 의지로 이 드래곤 슬레이어를 들고 전장에 뛰어든 것이니라!"


유일하게 크레토스의 분노를 받아내고 있지 않는 LRL은 자신의 소방도끼를 두 손으로 번쩍 들어올리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


그런 그녀의 말에 크레토스의 분노는 점차 누그러들었고, 분노에 업박감을 느꼈던 그녀들은 긴장이 풀린 듯 온몸에서 땀을 흘렸다. 


"걱정말거라 인간이여! 짐은 사이클롭스 프린세스! 수천년도 넘게 살아온 진조! 철로 이루어진 벌레들은 짐의 용살자의 앞에 종잇장처럼 잘려나갈 것이다!" 


".....훗...."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본 크레토스는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아주 짧게 실소를 내뱉으며 분노를 거두었다. 그러고는 LRL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한평생, 피와 복수만을 갈구하며 살아온 그에게도, 조금이나마 애정표현이라는 것이 남아있었던 것이다.


"주인님... 괜찮으신건가요?"


"무엇을 말하는거지?"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무튼 LRL 양? 저희는 지하실로 내려가볼려고 해요."


"지하? 라비아타가 나한테 열쇠를 맡겨두긴 했는데 왜?"


"왜긴 왜야. 인간도 발견했으니 보호할 겸, 앞으로 거기서 지낼거니까 그러지. 뭐, 과연 보호라는게 필요한 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그리폰의 말에 콘스탄챠와 요안나는 속으로 긍정했고, 크레토스를 모르는 좌우좌는 그런 그녀들을 보며 어리둥절해 했다.


"그래? 리바이어던 말이야? 그럼 따라와. 지하 엘리베이터 문 열어 줄 테니까. 혼자 보러 가기 무서... 아니, 심심할 까봐 기다렸으니 잘 된 거네 뭐."


"리바이어던....?"


크레토스가 그 이름을 중얼거리자 그리폰이 설명해주었다.


"아니야 인간. 그냥 저 꼬맹이가 멋대로 이름 지은 것 뿐이야. 리바이어던이란 이름은 갖고있지 아니야."


"이씨... 깡패. 아니거든? 라비아타가 허락해 줬거든? 앞으로 그것의 이름은 리바이어던이야!"


"아아~ 시끄러~ 시끄럽고 빨리 문 열기나 해~ 내려가서 조금이라도 쉬자."


"씨잉~ 놀라자빠질 나의 새로운 권속을 위해서라도 내가 참는다."


"주인님. 같이 내려가요."


"......흠.."


한손으로 이마를 짚고있던 크레토스는 콘스탄챠의 말에 그녀를 따라 아래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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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로 내려간 크레토스는 처음보는 양식의 배를 보고 속으로 조금 놀랐다. 바이오로이드들이 그것을 '오르카 1호'라 부르며 앞으로 지내게 될 잠수함이라고 설명을 해 주었다. 


당연히 크레토스는 잠수함이라는 것을 몰랐기에 바이오로이드들이 설명해주자, 크레토스는 바다속에 잠수할 수 있는 배 정도로 해석했다.


"어머나~ 무섭게 생겼지만 멋진 인간남성이거든?"


이미 오르카호를 정비하고 있던 포츈이 크레토스를 보며 얼굴을 붉혔다. 하지만 크레토스는 그녀에 개의치 않고 인생 처음보는 오르카호를 쳐다볼 뿐이었다. 


"오랜만이에요 포츈. 혹시 지금 당장 발진할 수 있을까요?"


"어머, 콘스탄챠, 그리폰 오랜만이거든? 인간을 발견했다고 말했을 때는 의심했는데 진짜였다니 믿기지가 않거든? 오르카호? 이미 다 정비를 맞춰두어서 언제든지 출발 가능하거든? 말만해~."


"주인님? 들어가시겠어요?"


"......."


크레토스는 그녀들의 안내에 따라 오르카 내부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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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정도 쉰 그들은 이미 발진한 오르카호에서 나와 숲속을 거닐고 있었다. 그들에게 구조신호가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크레토스 또한 그들과 동행했다. 하지만 크레토스에게는 어느 것도 장비되어 있지 않았다. 


그녀들에게 알려주지 않았지만, 아니, 알려주어야할 이유 따위도 없지만, 자신의 가족을 살해한 그 흉악한 검을 들고 다니기 싫었기 때문이다. 차라리 맨 주먹으로 자신의 적을 처리하는게 나았다.


"솔직히 인간이 문이 안 열린다고 문을 부수고 방에서 나왔을 땐 모두가 놀랐지..."


크레토스는 아득히 먼 과거에서 온 인간. 문 옆에 버튼을 누르면 문이 열린다는 사실을 모르기에 문이 안 열리는줄 알고 부수고 나온 것이었다. 


덕분에 포츈은 오르카에 남아서 오르카호 첫출발부터 왠 일이냐고 푸념하며 문을 수리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물며 문이 떨어지다 못해 박살이 났으니 말이다. 


그리고 안 열리는 문 덕분에 크레토스는 그녀들이 자신을 해하려는 줄 알고 그녀들을 죽이려고 했었다. 


어찌어찌 오해가 풀리긴했지만, 그의 성격상 그가 제대로 사과할 이유따윈 없었다.


"주인님. 죄송해요... 제가 미리 말씀드렸어야 되는건데..."


"....."


도리어 역으로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사과하는 일이 생기고, 크레토스는 묵묵히 걸어나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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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흡....!!!!"


쾅——!!!!!!!!


"그대들, 바이오로이드들에게 묻고싶네. 혹시 인간이란 종족이 원래 저렇게 강했었나?"


"나도 처음엔 그런가 싶었는데 콘스탄챠가 아니라고 하더라고."


구조요청을 보낸 AGS부대의 잔존 AGS, 펍헤드와 음성모듈이 망가진 폴른. 그리고 그런 그들과 합류한 바이오로이드들. 


그들은 그저 멍하니 크레토스의 전투를 멍하니 볼 뿐이었다.


■■■■■■■■!!!!!!!!


좌우좌가 설명한 라비아타에게 상처를 입힌 철충 연결체, 스토커라는 이름을 가진 강함과는 무색하고 좌우좌의 소방도끼를 빌린 크레토스는 도끼로 스토커를 혈혈단신으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아니, 전투를 벌인다긴보단 일방적으로 스토커를 밀어붙이고 있지만 말이다.


위위위위위위윙————!!!!


하지만 비열한 타입인 만큼 스토커도 최대한 크레토스의 공격을 피하면서 레일건이 완전히 충전되기까지 때를 기다렸고 레일건이 충전이 되자, 포구를 크레토스를 향해 조준했다 


"주인님...!!! 조심하세요!!!"


"!!!!"


쉬이이이이이이익———!!!!!


퍽—!!!!!


크레토스는 재빠르게 도끼를 엄청난 속도로 스토커의 포구에 정확히 소방도끼를 던져 박아버렸다. 


그와 함께 폭발 소리와 함께 스토커의 레일건의 레이저가 외부로 방출되지 못하고 내부에서 터지며 레일건이 망가져 버렸다  크레토스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엄청난 속도로 달려가 스토커의 면상에 어퍼컷을 박아넣었다.


"으으으앗———!!!"


퍼어억——–!!!!!


크레토스의 강렬한 주먹이 면상에 박히자 스토커는 그 완력을 이기지 못하고 뒤로 날아갔다. 스토커는 날아가 땅바닥을 뒹굴었지만 곱게 죽지는 않겠다며, 포신이 망가진 레일건을 몽둥이처럼 휘둘렀지만, 크레토스는 어느새 회수해온 도끼를 크게 휘둘러 레일건을 팔째로 잘라버리고 놈의 면상을 위에서 아래로 도끼를 휘둘러 얼굴에 도끼를 찍었다. 


"■■■■■■■■■■■■■■!!!!!!!!!!!"


스토커는 비명을 질러댔지만 크레토스에게 자비란 없었고 에너지충전장치로 추정되는 리액터를 주먹으로 터뜨려버리고는 인간으로 치면 심장이 있는 위치에 주먹을 찔러넣었다. 


"■■..............."


그러자 스토커는 최후의 수단인 자폭조차 사용하지 못한 채 그대로 무너지며 죽어버렸다.


그리고 완전히 쓰러진 스토커의 모습을 본 크레토스는 가볍게 목을 풀며, 자신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AGS와 바이오로이드들에게 말했다. 


"돌아간다."


물론 좌우좌의 소방도끼는 오물이 뭍어 털고 난뒤 그녀에게 돌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