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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About Android) By AB]

[에이비의 주인, 아밀리아 연구소장은 흔히 말하는 일중독이었다.

특별한 일 없으면 컴퓨터 앞에 앉아 AI 연구에 몰두하던 과학자, 아밀리아 보리스.

비록 그녀가 만든 프로그램이 좋은 곳에 쓰이진 못했지만 그녀는 표정변화 없이 연구를 계속했다.

모든 것이 완벽한 그녀에게도 결점이 있었으니 그것은 미숙한 자기관리.

늘 부스스한 머리에 건조한 피부를 가지고 있던 그녀는 친척에게 바이오로이드를 선물받았다.]

 

"그게 에이비인거지?"

"네...."

[에이비가 왔어도 변한 건 없었다. 그저 하루하루 컴퓨터 서버 소리만 들려올 뿐.

그러던 어느날 큰 이변이 일어났다. 그 남자가 나타난 것이다.]

"그 남자? 그게 누군데?"

"이름이....(***)였어요."

에이비의 말에 모두 큰 충격에 빠진 표정을 지었다.

에이비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아밀리아가 어느날 새로운 동료라면서 데려온 그 남자는 모든 것이 수상했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마냥 정보가 아무것도 없으면서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게 뭔 소리야?"

"자세한 건 몰라요. 제가 아는 것 정도는..그가 알고 있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면 위험할 정도...라는 것?

그래서 늘 주인님께서 입단속을 시키시곤 했죠."

"흐음...."

일단 이야기를 계속 듣기로 했다.

[처음에는 경계받던 그였지만 점점 연구원들과 친해졌다. 특히 아밀리아와는 단짝친구 사이까지 진전되었다.

그러던 와중 그는 한 방을 발견했다.]

"이건 뭐야?"   



"아. 그건 공식 연구는 아니고. 개인적으로 하는 취미 같은거야."

"와..연구소 방을 빌려 취미생활이라고?"

"뭐어때. 난 유능하고 돈이 많은걸. 그만한 대우를 받았을 뿐이야."

"어우..이 무슨 빈부격차...암튼 무슨 실험이야?"

"AI 시험이야. 튜링 테스트라고 알아?"

"들어본 것 같긴 한데..."

"1950년 앨런 튜링이 제시한 시험이야. 완벽하진 않지만 기계가 인간과 얼마나 비슷하게 대화할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실험이지."

"흐음."

"그걸 난 바이오로이드를 사용해보려고."

"바이오로이드를?"

"바이오로이드는 인간의 뇌파를 인식해 명령을 받아들이지. 그런 바이오로이드들은 키보드를 이용한 대화만으로 인간과 인간을 따라한 AI를 구별할 수 있을까?"

"흐음.."

"난 어릴 때부터 의문이었지. 왜 바이오로이드 같은 걸 만든 걸까. 도구에게 감정은 필요 없을텐데.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을 싸워도 위험하지 않다.  바이오로이드를 치워버리려면 바이오로이드에 대해 알아야겠지.덤으로...인간 같은 AI도 얻고. 

물론 나에겐 덤이 더 중요하긴 하지만."

"거기에 쓰인 로봇이 안드로이드야?"

"그건 아니었어요. 주인님께서 안드로이드를 만들기 시작한건 철충이 나타난 후니까..."

"그래서?"

"주인님은 계획을 알고 있는 저를 대신할 바이오로이드를 데려와 실험을 시작했어요. 물론 바이오로이드가 바보는 아니니까 알아차리는 바이오로이드도 많았죠..."

"그 실험에 쓰인 바이오로이드들은?"

"잡일을 하는 조수로 일했어요. 5명 정도 밖에 안 되었으니까..."

"그들은?"

"철충을 막다가 죽었어요."

[그러던 어느날, 하늘에서 쳐들어온 철충에 의해 세계가 혼란에 빠졌다. 연구원들도 한 섬에 피난해 연구를 계속했다. 

하지만 재앙은 끝나지 않았다. 휩노스 병이 퍼진 것이다.

아밀리아도 휩노스 병에 걸려 악몽에 시달렸다. 

아밀리아는 악몽을 극복하기 위해 연구에 더욱 매달리기 시작했으며 특히 그녀가 취미삼아 했던 실험에 마인드 테스트라는 이름을 붙혀가며 연구를 계속했다.]

"그때 연구 중 하나가 안드로이드의 부활이었어요.인간을 따라한 AI에서 인간 같은 안드로이드로.....그리고 이미테이션은..."

"너와...나만 남았어...소설 같네.....기분은 개똥같지만..."

"그러게...휩노스 병에 걸렸으니..우리도 곧 죽겠지...죽기 싫다...."

"죽기 싫은 거 맞아?"

"시비 걸지마라...안그래도 악몽 때문에 머리아파 죽겠는데..."

"넌 살려줄게."

"갑자기 뭔 소리야 그게."

"네 두뇌를 이식할 안드로이드를 만들었어. 시간이 없어서 어린아이 모습이긴 하지만..."

"안드로이드?"

"네 두뇌를 데이터화해서 전자 칩으로 만든거지. 근데 바이오로이드와는 다른 점은 넌 인간의 요소가 없는 그저 로봇일 뿐이야. 그래도 괜찮아?"

"뭐 어때. 여기는 미래잖아. 마취는 당연히 해줄꺼지? 그리고 내 기억 말인데. 가능하면 지우지 말아줘."

"푸하하하. 넌 정말 웃기는 녀석이야. 걱정마. 이 시대 마취는 진짜 자다 일어나는 느낌일테니까."

"그럼..그 로봇은 어디있어?"

"여기. 이름은......"

"그게 이미테이션이에요....그 남자를 안드로이드로 만든 후 주인님은..."

"..........이왕이면 새로 시작하는 편이 좋겠지... 그럼....인류의 미래를 부탁한다..."

"그 뒤로 저도....이미테이션의 서포트를 명령받고 잠들었죠...그렇게 깨어나고 5일 후... 여기까지 온거에요..."

오르카호의 모두는 에이비의 이야기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