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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시간이 흐르고 흘러서......

D-day.....



"모두들! 제가 여러분들을 위한 파이를 구워왔어요!"



"오케이 땡큐! 오케이 파이!"



"어머? 이번엔 미트파이가 아니라 정석적인 파이잖아?"

"애가 왠일이지?"



"아무렴 뭐 어때? 하치코가 우릴 위한 파이를 구워왔다는게 더 중요하지!"

"아무튼 고마워 하치코~! 잘먹을께~"



'좋아좋아.... 잘 먹는 군.... 이걸로 이론 상 기절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5분 뒤..... 그렇게 되면 바로....'



"!!! 뭐냐 이 갓파이는?!"

"이렇게나 맛있는 것이 단순히 파이일리가 없어... 이건 파이를 뛰어넘은 무언가야!"



"아아.... 마치 그날 처음으로 주인님과 같이 한 날처럼 짜릿하고 황홀한 맛이야....!"



"이럴수가.....! 하치코의 파이가 전에 비해 비교도 안될 정도로 맛있다니......!"



"헤헤! 전부 다 스승님 덕분이죠!"



"후후..... 소첩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사옵니다. 그저 하치코 양의 실력이 뛰어난 것 뿐이지요...."

'이걸로 3분 남았다.......'



"그나저나 하치코, 어떻게 이렇게 맛있는 파이를 구울 수 있었던거니? 무슨 특별한 재료라도 넣은거야?"



"아, 그건...."



'잠깐, 스승님도 계신데, 뭐라고 말하지? 사실대로 말해야 하나? 아니면 스승님이 주신 비밀재료를 사용했다고 뻥쳐야 하나? 고민되네...... 아!'



"어...음.... 비밀이에용!"

'이러면 되지렁~!'



"그래? 그러니 더 궁금해지네....."

"나중에 직접 만들어보려고 했는데.... 아깝다...."



"후후... 대신 나중에 다른 걸 소첩이 알려주도록 하죠."

'이걸로 30초 남았다......'



'이제 10초! 9...8....7...6...5.....4.....3....2......1....!'



"하치코, 혹시 파이 더 있니? 또 먹어보고 싶은데...."



"당연히 더 있지! 지금 가져올께! 기다리고 있어~!"



'어라? 이상하다....... 분명 예상 시간은 넘겼는데..... 역시 음식에 섞여서 흡수 시간이 좀 느려졌나?'



'우선은 지켜보자.... 언제 약효가 들을지 알 수 없으니....'



"아, 맞다! 너희들, 쿠키좀 먹을래? 저번에 블하가 나 먹으라고 가져다 주었는데, 그게 양이 좀 많아서...."



"전 패스할께요."

"저도 패스. 하치코의 파이를 먹어야해서...."



'그러고보니 좀 출출하네..... 그냥 저 쿠키 좀 먹을까? 어짜피 약효가 드는지 확인도 해야하고, 가끔은 내가 만든게 아니라 남이 만든 요리도 먹고 싶으니...."



"... 실례가 안된다면, 소첩이 먹어도 되겠사옵니까?"



"어, 그래. 받아가렴...."



"감사하옵니다. 그럼 어디...."



"냠냠...."

'호오? 꽤나 잘 만들었잖아? 외형도, 냄새도, 맛도 전부 합격점이야! 소질이 있는 걸?'

'근데 이 냄새, 예전에 어디선가 맡아보았던 냄새인데......'



"끄! 끄아아악!!!!!"


털썩!



"뭐, 뭐야?!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아니, 왜 갑자기 쓰러진.... 설마?!"

"냠냠....."



"으아악! 이 쿠키, 닥터 전용 안정제가 섞여 있잖아?!"

"저번에 먹었을 때는 맛을 음미하느라 성분 분석을 안해서 몰랐는데, 그런 위험한게 섞여 있었을줄은!"



"그걸 먹고도 아무렇지도 않았다고.....?"

"역시 주인님은 철충이 맞긴 하시군요...."



"아니, 그 전에 음식을 먹는게 가능하던가? 근데 그렇게 따지면 애초에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지금 그런게 중요하냐?! 얼른 다프네에게 데리고 가야지! 서둘러!"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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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네요. 그 안정제 때문에 이렇게 된거..."

"으이구 븅신.... 내 이럴 줄 알았다.... ㅉㅉ..."



"그럴 줄 알았다니..? 그게 무슨 뜻.....?"



"저번에 이 아가씨가 안정제 어쩌구 저쩌구 하길래 걍 줘버린 적이 있수다."

"그 때는 '아, 저년 지 꾀에 지가 넘어지겠구나' 싶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이렇게 될 줄은...."



"그, 그러고보니 스승님이 제게 좋은 조미료라고 말씀하시면서 주셨던 게 설마...!"



"네, 맞아요. 그거."



"그렇다는건.... 만약 하치코가 소완의 말대로 그걸 써서 만든 파이를 우리에게 주었다면, 우리는 지금쯤....!"



"...위험 인물 맞잖아! 저 시발년!"

철컥!



"진정하쇼 아가씨..... 병원에서 총을 함부로 꺼내는 건 예의가 아니지...."

"안 그래도 여기 입원한 정신병 걸린 년들 때문에 돌아버릴 지경인데, 시체까지 나온다면 나, 정말로 돌아버린다고...."

"...아, 다프네 기종의 원래 성격 생각해보면, 나 이미 돌았을지도?"



"애초에 네가 그거 안 줬으면 이 사단도 안 일어났다 이 망할 년아!"

철컥!



"아.. 맞다.... 그게 그렇게 되지 참? 좆됐네...."

"이 병신.... 걍 입꾹닫 아가리했으면 아무도 모르는데..... 이놈의 웬수같은 주둥아리가 문제구만....."



"기다려주세요 주인님! 지금 당장 저 위험 인물을.....!"



"...잠깐 기다려봐, 리리스."

"다프네, 만약 애들이 안정제가 들어간 파이를 먹었으면, 정확히 어떻게 되지?"



"여러 변수가 있지만..... 한..... 5주치 정도의 기억 손실이 일어나게 되죠."



"...그렇군. 이걸로 수수께끼는 다 풀렸다!"

"소완은 우리를 해코지 하는게 목적이 아니였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었던거야...... 우리와의 관계를...."



"네? 그게 무슨......아!"



"소완을 처음 만났을 때가 딱 5주전.... 그 때는 사이가 정말 험악했었죠...."

"우리는 그 때, 소완을 위험인물로 낙인 찍어서 감시나 하고 있었으니까요.... 대화를 나누려는 시도도 없이..."



"소완씨는 겉으론 내색하지 않으셨지만..... 사실은 그게 엄청난 상처이자 스트레스였겠죠...."

"하지만 소완씨는 사람과의 교류 없이 방랑하던 바이오로이드.... 그래서 극단적인 방법을....!"



"으앙!!!! 제 탓이에요! 스승님과 가장 많이 붙어 있었으면서, 그런 것도 눈치채지 못하다니....!"



"아니... 이건 우리 모두의 잘못이야.....색안경을 낀채 판단하고 결론지었기에 이렇게 되어버린거야...."

"... 이것만은 그 정신나간 콘스탄챠와 그리폰의 말이 맞아... 편견을 가지면 안 되는데...."



"죄송해요 소완씨.... 정말 죄송해요....."



"그래, 우리는 큰 잘못을 저질렀어. 이는 결코 사라지지 않겠지..."

"하지만 수습 할 수는 있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거야!"

"다시 소완과 유대를 쌓는거야! 색안경을 벗어 버린채 아무런 편견 없이 말이야....!"



'일이 왜 이따구로 돌아가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내게 책임을 묻진 않겠지......'

"아무튼 이제 다들 나가주쇼. 지금부터는 절대 안정을 취해야하니께...."



"나중에 봐요 소완씨(스승님).... "

"이번에는 진실되고 따뜻한 관계를 맺을 수 있기를..."


터벅터벅...



"... 고마워, 다프네...."



"어? 뭐가요?"



"그 뭐냐.... 내가 그 파이에 대해서 물었을 때, 네가 적절히 대답해주었잖아...."

"너가 딱 맞게 숫자를 말해준 덕분에, 소완이 죽거나 내쫒겨지지 않을 수 있었어. 정말 고맙다...!"



"아~! 그거 별거 아니에요. 그냥 적절히 실험만 하면 알 수 있는 건데요 뭐...."



"....뭐.... 라고...? 실험....이라고...?"



"네. 어짜피 그 정신병자년들, 전투할 때나 회의할 때 외에는 도움도 안 되는 것들이라 호기심도 해결할 겸 좀 실험해봤죠."

"그렇게 계속 실험해 본 결과, 그 주인님이 파이와 관련해서 물어보았을 때 딱 5주치 정도의 기억이 삭제된다는 계산이 나와서.... 그렇게 대답한 것 뿐이에요."



"...그러니까, 넌 환자들을 상대로 인체 실험을 했다는 거냐.....?"



"네. 그게 무슨 문제가 될....."



"어이쿠. 문제 맞지 참..... 내 정신 좀 보게....."



"으아아악!!!!! 시티가드!!!!! 시티가드!!!!!!!"



"걍 입만 다물고 있었으면 내가 인체 실험한 거 아무도 모르는데, 이놈의 주둥아리가 또....."

"진짜 사람은 입 조심해야 해....."


하지만 다프네가 체포될 일은 없었다...... 왜냐하면 저번에 사령관이 시티가드 소속 AGS들과 떡을 치는 걸 보게 된 바이오로이드들이 정신적 충격을 받아서 병원에 입원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인체 실험은 금지 당했지만.....


그리고 소완은....



"사령관!!! 내가 최고라는 것을 보여주마! 잘 봐둬라!"



"아, 저 미친 년.... 또 시작이야....."



"귀찮긴 하지만, 그렇다고 무시하는 건 예의가 아니지!"

"발동! Got To Keep It Real 콤보!"


다행인지 불행인지, 소완은 무사히 회복하였으나, 정신이 살짝 맛이 가서 사령관 철충을 라이벌로 여기는 열혈 요리사가 되고 말았다..... 그녀가 벌이는 EZ DO DANCE(요리)에 의해 오르카는 대 황금 요리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