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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능하신 아스널이여, 보지의 빛으로 날 보호하소서.

거룩하신 성지식으로 날 이끄시고.

내가 가는 길, 아다의 늪이 있어도

신성한 화간순애로 내 영혼을 이끄소서

전능하신 아스널이여-"


"쉿!"


엠피트리테의 기도에 워울프가 짜증을 내며 말렸다.


"조용히 좀 해!"

"보지의 빛으로 날 보호하-"

"좀 닥치라고!"


결국, 워울프가 화를 냈다.


그 순간, 옷이 펄럭이는 소리에 네 명은 입을 다물었다.


"......"


스산한 바람이 불어온다.


"저희의 냄새를 맡았어요...."


마키나가 불안해하며 말하자 워울프가 말한다.


"펜리르의 개비린내를 맡은 거겠지! 어쩔 수 없지, 뛰어!"


한 명의 제복과 두 명의 반벌거숭이, 그리고 한 마리의 벌거숭이가 달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어둡고 스산한 복도를 지난다.

그들이 향하는 곳은 바로 사령관실이었다.


"꺄악!"


엠피트리테의 구두굽이 부러지며 그녀가 넘어졌다.

그러자 마키나가 달려와서 그녀를 부축했다.


"미쳤어? 그걸 왜 일으켜줘! 버려!"


워울프가 외쳤지만 마키나는 엠피트리테를 격려했다.


"상관 말고 계속 뛰세요."


그때 울부짖음 같은 소리가 들렸다.

아니, 그것은 울부짖음이 아니었다.

웃음소리였다.


-오호호호호호호


그 불길한 웃음소리에 앞장서서 달리던 워울프와 펜리르가 겁에 질렸다.


"걔는 왜 데려가는 거야! 구두 부러져서 제대로 뛰지도 못하잖아!"

"스킨도 없는 찐따잖아!! 내버려둬!"


그 말에 마키나가 반박한다.


"필요해요."


한편, 두 헐벗은 두 변태의 꾸중에 주눅이 든 엠피트리테는 기도한다.


"저, 전능하신 아스널이여.  보지의 빛으로 날 보호하소서. 거룩하신 성지식으로 날 이끄시고."

"엠피트리테님."


마키나가 멈추며 말했다.

이윽고, 그들이 사령관실 앞에 도착했다.


"저희가 찾던 강간섹스가 죄다 저기 있습니다."


그녀가 사령관실 문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 아니에요.. 저는.. 저는 순애를 찾아서 왔다고요...."

"....알아요."


마키나는 부드럽게 그녀를 타일렀다.


그때였다


-옷 없는 아이는 어디 있나~


테일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온다!"

"이쪽으로 와! 헥헥!"


간신히 뷰지를 가린 가짜 수녀와 꼬리로 뷰지를 가린 진짜 알몸이 외쳤다.


"자, 엠피트리테님. 가서 사령관님을 유혹하세요. 문을 열게 하는 겁니다."


마키나가 그녀를 놔두고 워울프 일행에 합류했다.


"큭....!"


엠피트리테는 일어서서 사령관실의 문 앞으로 갔다.


띵동.


"사, 사령관님? 저, 엠피트리테에요."

"....."


묵묵부답.


"저, 저 사령관님. 같이... 같이 저랑...."

"혼자야?"

"네?"

"혼자냐고."


인터폰으로 드려오는 음색은 경계심이 짙었다.


"네, 네..! 혼자에요. 혼자...."

"정말로?"


그때 등 뒤에서는 싸움이 시작했다.


"후후후후. 옷을 입히는 건 정말 재밌어. 그렇지, 오드리?"

"오브콜스~~!! 자, 언니는 어느 쪽을 맡으시겠어요?"

"난 왼쪽. 아슬아슬하게 가린 게 미학이 있네."

"그러면 저는 펜리르 양을 맡을게요. 어썸한 몸매군요. 보지가리개부터 입혀드려야겠어요!!"

"흥! 순순히 입혀줄 줄 알고!!!"


엠피트리테는 그 소리가 잘 안 들리도록 인터폰을 손으로 가렸다.


"네.. 사령관님. 저 혼자에요. 정말로...."

"진짜진짜 혼자인 거지?"

"그, 그럼요! 정말이에요."

"....좋아. 문 열게."


인터폰이 꺼졌다.


"핫..! 여, 여러분 됐어요! 여신데요! 곧 열릴 거예요!"

"하하! 좋았어!!"


세 명이 즉시 달려온다.


"어딜!!"

"오호호호! 못 가요, 여기서 어썸~하고 언블리버블! 한 옷을 입으셔야 한다구요!!"


오드리와 테일러가 연계를 펼쳤다.

타고난 짐승인 펜리르와 산전수전을 다 겪은 워울프는 쉽게 피했다.

그러나 기동장치가 없이 맨몸이었던 마키나는 발이 묶였다.


"아...!"


치익-


엠피트리테가 망설일 때 뒤에서 문이 열렸다.


"어서 들어- 뭐, 뭐야! 혼자가 아니잖앙! 끄앙!"


사령관이 진실을 깨닫고 다시 문을 닫는다.


"어림도 없지! 하하!"


워울프와 펜리르가 밀어붙이며 사령관실로 들어간다.

엠피트리테도 거기에 휘말려 끌려 들어가는데, 들어가기 직전 그녀는 마키나가 완전히 사로잡히는 것을 보았다.


"안 돼애애애애!"


쿵.


마키나가 옷이 입혀지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문이 닫혔다.


"아... 아아...."

"안타깝게 됐어."


워울프가 위로했다.

하지만 바로 태도를 바꿨다.


"그럼 뭐 어때. 사령관을 셋이 번갈아가며 강간하면 더 좋잖아."

"....!"

"문을 열어줬으니 약속대로 가장 먼저 하게 해줄게."


워울프가 그녀를 사령관에게 던진다.


"덮쳐!"

"꺅!"

"큭...! 너, 너희들...."


사령관이 워울프와 펜리르를 보며 이를 갈았다.

두 사람은 여유로웠다.


"후후후후. 자, 사령관. 포기하고 즐기라구."

"훗.. 후후후...."


돌연, 사령관이 웃었다.


"세 명이 오리라."

"뭐?!"

"그들 셋으로 옷이 만들어질 것이며."

"안 돼, 막아!"

"바라는 자의 염원이 담긴-"

"거기까지다 사령관!!"


워울프와 펜리르가 사령관에게 달려든다.


"꺄악!"


엠피트리테는 몸을 숙이며 비명을 지르는데...

달려들던 두 사람이 돌연 어떤 것에 낚아채지며 하늘로 치솟았다.


"경배하라."


사령관이 계속 말한다.


"창조자를."

"사, 사령관님...?"


엠피트리테는 겁에 질렸다.

평소 사령관의 모습이 아니었다.

사령관은 광기에 차 있었다.


"경배하라, 첫째와 막내를!!"

"엠피! 막아! 읽게 하면 안 돼!"

"저건 소환술이야! 안 돼!!"


워울프와 펜리르가 절규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경배하라!!!! 둘쨰를!!!!!!!! 그리고 또다시 경배하라!!!!!!"

"-실을."


새로운 목소리가 주문이 완성했다.

그 순간.

모든 소리가 사라지면서 정적이 흘렀다.


스르르르륵-


붉은 실이 풀리며 한 여성이 천장에서 내려왔다.

워울프와 펜리르를 낚아채간 그 붉은 실이었다.

엠피트리테는 깜짝 놀랐다.


"마, 마키나씨!?"


하늘에서 붉은 실을 타고 내려온 것은 마키나였다.


"지, 지금 구해드릴게요, 세상에...!"


엠피트리테는 그녀에게로 달려가 실을 풀려고 했다.


"훗. 후후후훗."


마키나가 웃었다.

아니, 마키나가 아니었다.


"누, 누구세요!?"


지지직-


마키나의 모습이 홀로그램처럼 깜짝였다.

이윽고, 홀로그램이 풀리며 안에서 전혀 새로운 얼굴이 나타났다.


"다, 당신은.....!"

"원컨대, 올리비아라 이르시길."


장미 꽃을 휘날리며 나타난 여자.

올리비아 스타수어가 말한다.


"옷을 만드는 작업은 수수께끼 같은 일이야. 어렵고 난해하지. 하지만 실이 바로 그 열쇠야."


잔잔하면서도 잔혹한 미소를 짓는 그녀.


"언니와 동생도 대단하지만, 나도 실을 다루는 데에는 일가견이 있어."


그녀가 거대한 바늘을 위로 던졌다.

그리고 마치 피아노를 치듯 손가락을 움직이고, 춤을 추듯 몸을 움직인다.

입에서 흘러 나오는 잔잔한 노랫소리에 거대한 바늘이 춤을 추듯 움직였다.


"꺄아아아아악!!"

"끄아아아아악! 내 몸에 실이!!! 내 몸에 실이 있다!!!!"


워울프와 펜리르가 괴로워했다.

해방감에 죽고 해방감에 살던 두 치녀가, 몸이 실로 뒤덮이자 참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촤라라라라라락-


처절한 비명에도 붉은 실은 멈추지 않았다.

폭풍처럼 휘날리며 두 사람의 온몸을 옭아멨고 공중에서 실이 짜여지기 시작했다.


점은 선으로, 섬은 면으로 면은 면적으로.

그렇게 순식간에 옷이 완성됐다.


"히, 히이이익! 히이이이익!'


엠피트리테는 뒷걸음질 쳤다.


"전능하신 아스널이여, 보지의 빛으로 날 보호하소서.

거룩하신 성지식으로 날 이끄시고.

내가 가는 길, 아다의 늪이 있어도

신성한 화간순애로 내 영혼을 이끄소서

전능하신 아스널이여-"


"원단으로 가득한 방에서 우리는 그대의 구원을 기다린다."


올리비아가 말한다.


"세 자매가 오리라.

그들 셋으로 옷이 만들어질 것이며.

바라는 자의 염원이 담긴 드레스를 주리라."


너무나도 끔찍한 말이었다.


"어, 어째서죠! 저는 그저..! 저는 그저 화간순애를 하고 싶었을 뿐인데!!! 사령관님의 사랑과 자지가 고팠을 뿐인데!!"

"와라."


올리비아가 손짓하자 붉은 실이 휘감기며 엠피트리테를 끌어당겼다.


"히, 히익 히이익! 

전능하신 아스널이여, 보지의 빛으로 날 보호하소서.

거룩하신 성지식으로 날 이끄시고-"


"눈을 뜨거라."


엠피트리테는 부들부들 떨며 눈을 떴다.

그 앞에는 올리비아의 짙은 미소가 보였다.


"내가 가는 길, 아다의 늪이 있어도

신성한 화간순애로 내 영혼을 이끄소서

전능하신 아스널이여-"


"여기 아스널은 없다."


올리비아가 손가락으로 엠피트리테의 턱을 들었다.


"넌 순애를 찾아 사령관의 방으로 왔지."

"아....... 네......"

"그 모든 순애가 이 실에 있다. 포기해라. 네가 바라는 건 강간이 아닌 아름다운 순애다. 눈을 떠라."

"......."


엠피트리테는 옷이 입혀져 기절한 두 사람을 보았다.


'뭐지?'


뭔가 이상했다.

왜.....

왜 저 모습이 끔찍하다고 생각했던 거지?'


아이러니했다.

사령관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는 헐벗어야 하는 것이 아니었나?

그런데 저 둘은...


기절해서 조용히 두 눈을 감고 옷을 입은 두 여자는 마치....


"고, 공주님 같아..... 예뻐... 아름다워....."


그 말에 올리비아가 미소를 지었다.


"주문을 외워라. 버튼을 누르고, 그분들을 방으로 들여라."

"아......"


엠피트리테는 홀린 듯이 문을 향해 걸어간다.


"세 명이 오리라."


공허한, 그러면서도 어딘가 벅차오르는 주문을 읊는다.


"그들 셋으로 옷이 만들어질 것이며."


엠피트리테는 '문 열림' 버튼을 눌렀다.


"바라는 자의 염원이 담긴 드레스를 주리라."


치이익-


공기 빠지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릴 때.

천장에서는 무수한 장미가 휘날리며

붉은 실이 마치 폭죽처럼 쏟아졌다.


그 사이로 두 자매의 미소가 보였다.


"경배하라. 기성복의 어머니를."


테일러 클로스컷이 미소를 지었다.


"창의적인 옷의 창조자를....!"


이번에는 오드리 드림위버가 웃음을 보였다.


이어서 세 자매가 함께 엠피트리테의 앞에 서며 손을 내밀었다.

그 손에는 엠피트리테의 염원이 담겨 있었다.


"아아, 경배하라.....!"


진정한 순애를 위한 세 자매의 모든 기술이 이 손에 담겨 있었다.


"문리버 자매를."


엠피트리테는 세 사람 앞에 무릎을 꿇으며 그녀들의 손을 맞잡았다.


"오르카호 전원의 꿈과 희망이시여."


그녀가 세 사람의 손등에 입을 맞추며, 자신의 소원을 빌었다.


"저에게 야한 속옷을 감춘 순애파워 웨딩드레스를 주소서...."


문리버 자매가 기꺼이 미소를 지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사령관 역시 흐뭇하게 웃었다.


문리버 자매가 강림한 날.


오르카호에는 새 옷이 가득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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