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전 이야기들을 보고 읽으시는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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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 https://arca.live/b/lastorigin/9310770


나는 바이오로이드를 혐오한다14화


1. 새벽에 했던 일


병동 안으로 들어가니 다프네의 말 그대로 유미는 계속 자고 있었다. 우리는 아무말 없이 조용하게 옆에 있던 침대에 나란히 앉았다. 몇분 뒤 유미가 부스럭 거리면서 잠에서 깼다.


안수민 <하르페이아>: 정신이 드니 유미야?


안유미: 우웅~~~ 엄마...


안유미는 침대에서 뒹굴거리다 안수민의 목소리를 듣고 엄마를 찾았다. 안수민은 유미가 깨어나자 눈물을 흘렸다.


안수민 <하르페이아>: 유미야... 엄마가... 엄마가 미안해... 엄마가 힘이 없어서 너무 미안해...


안수민은 유미를 꼭 안고서는 훌쩍거렸다. 유미는 아무말 없이 웃으면서 안기고 있다 입을 열었다.


안유미: 엄마.... 엄마! 나...


안수민 <하르페이아>: 응 왜? 유미야 왜그러는거야?


안유미: 나... 배고파!


순간 황당한 대답에 모두가 헛기침을 했다. 하긴 이틀동안 아무것도 안먹고 계속 자기만 했던 유미의 입에서 나올만한 소리였다.


안수민 <하르페이아>: 우리 딸 배고팠구나... 하하.... 저기 소한씨. 혹시...


나는 대답을 듣기도 전에 병원 근처에 있는 음식점을 찾아봤다. 역시나 새벽 4시에 열어있는 음식점들은 거의 없었고, 있다고 해도 그렇게 먹을만한 곳이 아니였다. 


박소한: 집에 가서 고기 구워줄테니까 그냥 가죠? 새벽 4시에 문 여는 식당들 다 맛없으니까.


안수민 <하르페이아>: ㄴ, 네!


안유미는 내 얼굴을 보더니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히끅히끅거리기 시작했다.


안유미: 저... 저거! 아찌! 무서운 아찌야!


박소한: 저기 유미야... 예전에 내가 화냈던거 미안해. 그러니까 그런 표정좀 풀어줘.


나는 안유미의 손을 붙잡고 사과를 했다. 안유미는 처음에는 덜덜 떨면서 눈물을 흘렸지만, 이내 내 눈을 보고서는 숨소리가 점점더 안정되어져 갔다.


안유미: 그럼... 아찌 이제 화 안내?


박소한: 그럼!


안유미: 그... 그럼! 나 배, 배고파요... 헤헤...


박소한: 아저씨 집에 고기랑 밥 있으니까... 그거 먹자. 알겠지?


안유미: 웅!


안유미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침대 뒤에 설치된 퇴원 신고버튼을 누른 뒤 안수민과 안유미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안유미는 내 차를 보더니 방방 뛰면서 소리쳤다.


안유미: 와! 붕붕이 붕붕이! 이거 아찌 붕붕이야?


박소한: 응 내찬데?


안수민 <하르페이아>: 그나저나 이거 2인용 아닌가요...?


박소한: ...그쪽이 안고 타야겠는데?


안수민 <하르페이아>: 그래야겠네요... 유미야 엄마 품에 안겨볼레?


안유미는 안수민의 품속으로 뛰어들었고, 안수민은 그 자세로 차에 탔다. 차에 타기전에, 잠깐 생각에 잠겼다. 안수민과 안유미가 이제 우리집에서 있게 됬다니... 더이상 국가의 보호 없이는 이 둘을 전부 보호할수 없다. 나는 안수민과 안유미의 공식적인 새로운 보호자가 되고 싶었다. 이제 이 일을 안수민한테 물어봐야한다. 나는 차에 탄 뒤 입을 열었다.


박소한: 저기요 수민씨...


안수민 <하르페이아>: 음? 왜요?


박소한: 혹시... 내가 그쪽이랑 그쪽 딸의 공식적인 보호자가 되는거에 불편한게 있을까요?


안수민 <하르페이아>: 네?! 그쪽이 이제 보호자가 된다구요?


박소한: 역시 안되겠...


안수민 <하르페이아>: 빨리 신고하러 가요 빨리!


박소한: ...네?


안수민 <하르페이아>: 그쪽 이라면... 이젠 믿을수 있을거 같아요.


박소한: 그럼 집 들르기 전에 주민센터에 들를까요?


안유미: 아찌! 붕붕이 부아아앙! 해줘 부아앙!


안수민 <하르페이아>: 좋아요 빨리 가요!


나는 내비게이션의 목적지를 집에서 주민센터로 바꿨다. 그리고 안유미가 그렇게 원하는 엔진소리를 들려줬다. 성난 황소마냥 엄청난 소리를 내면서 차의 시동이 걸려졌다. 안유미는 큰 소리에 놀라지 않고 오히려 히죽거리면서 웃었다.


안유미: 우와! 부아앙! 아찌 차 멋찌다!


박소한: 그렇게 좋아?


안수민 <하르페이아>: 지금 애 안고 있으니까 조금만 천천히 가요!


우리는 차를 몰고 주민센터로 향했다.


2. 보호자


주민센터는 새벽 4시에도 불이 켜져 있었다. 주민센터의 대부분 인원이 바이오로이드로 대체되었기에, 몇년전부터 모든 주민센터의 서비스가 24시간 가능해졌다. 주민센터 안으로 들어가보니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난 커넥터 유미 모델이 있었다.


커넥터 유미 모델: 무, 무슨일입니까!


박소한: 이거 자는데 방해한건가요... 그나저나, 바이오로이드 보호자 신고 때문에 왔습니다.


커넥터 유미 모델: 아... 죄송합니다... 제가 조금 졸고 있어서 깜짝 놀랐네요...


박소한: 신고는 어떻게 하는 겁니까?


커넥터 유미 모델: 아, 일단은 여기 패드에 손좀 올려주세요!


커넥터 유미의 말대로 앞쪽에 배치된 패드에 손을 올리지 '우웅'거리는 소리와 함께 내 신원이 조회됬다.


커넥터 유미 모델: 어엄... 박소한씨?


박소한: 맞습니다.


커넥터 유미 모델: 그리고... 바이오로이드분은 신원 조회용 바코드좀 보여주세요.


안수민 <하르페이아>: 바, 바코드... 저기 소한씨. 혹시 뒤로좀 돌아주실수 있으세요?


안수민은 옷의 목덜미를 가슴까지 내리고 있었다. 가슴쪽에 있는 바코드가 눈에 보이고, 점점더 옷이 내려갔다. 나는 바로 고개를 돌렸다. '띡'! 하는 소리와 함께 안수민 또한 신원 조회가 됬다.


커넥터 유미 모델: 음... P-22 하르페이아 모델에... 군용 바이오로이드... 이혼상태로 보호자 해지 되있으시고... 확인됬습니다!


박소한: 이제 뭐해야되요?


커넥터 유미는 태블릿 하나를 들고 오더니 계약서 같은 걸 띄워놨다.


커넥터 유미 모델: 여기 각자 서명칸에다가 각자 검지 손가락좀 올려주세요.


나와 안수민은 서로 서명칸에 손가락을 대고, 서로의 지문이 인식됬다.


커넥터 유미 모델: 이제 됬습니다! 따님분은 자동적으로 박소한 씨가 보호자로 처리됬습니다. 그럼 이제 끝! 안녕히 가세요!


안유미: 언니 안냥~~


유미는 나가면서 똑같은 이름을 가진 바이오로이드인 커넥터 유미를 보면서 손을 흔들었다. 커넥터 유미 또한 웃으면서 인사에 답했다. 이제 집으로 가야지...


3. 습격 3


드디어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나는 이제 이 둘의 공식적인, 나라에서 허락받은 보호자가 되었다. 기분이 묘했다. 엘레베이터에서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유미는 그것도 모르고 안수민과 함께 장난을 치고 있었다.


안유미: 히히... 엄마 찌찌 짱크다!


안수민 <하르페이아>: 아앗! 유미야 엄마 가슴 그만 만져엇! 


박소한: ...재밌게 노네...


안수민은 내 목소리를 듣고는 화들짝 놀라면서 얼굴을 붉혔다. 


안수민 <하르페이아>: 그... 그쪽이 들고 있어줘요! 


박소한: 그러죠 뭐.


안유미를 안아본 나는 정말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 폭신한 쿠션 하나를 안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안유미의 표정은 그리 좋지 않았다.


박소한: 어디 문제 있니?


안유미: 으으... 아찌 몸 딱딱해... 돌! 돌같아!


안유미는 내 가슴을 조물딱거리면서 투덜거렸다. 어느덧 13층에 도착한 우리는 현관문에 무엇인가가 붙어 있던걸 확인했다.


'보는 대로 전화 주세요.

010-XXXX-XXXX'


안수민은 그 메모를 보자마자 소스라치게 놀랐다. 


박소한: 무슨 일이에요 이건 또?


안수민 <하르페이아>: 이...이거... 남편 전화번호...


드디어 올것이 왔다. 안홍민 그 씹새끼가 갑자기 내 문 앞에 이런 쪽지를 붙여 둔 거겠지...


박소한: 이새끼 이거... 전화 걸어봐야겠네...


안수민 <하르페이아>: 오, 왜 전화를 걸어요 대체!


박소한: 우리가 겪어야 될 일중 하나에요. 일은 빠르게 해결할수록 좋구요.


나는 메모장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해봤다. 전화를 걸자 안홍민이 바로 전화를 받았다.


안홍민: 여보세요?


박소한: 쪽지 붙인거 당신입니까?


안홍민: 드디어 보는 건가요. 그나저나, 지금 집이에요?


박소한: 그렇습니다만?


안홍민: 거기 계속 있어요. 금방 갈테니까.


나는 짧은 전화 통화를 끝낸뒤, 집 문을 열었다. 안수민은 내 전화통화를 듣더니 다시 벌벌 떨기 시작했다.


안수민 <하르페이아>: 유미... 유미를 지켜야되요! 유미!


안수민은 유미를 부르고 있다. 나는 우선 안수민을 안심시킬 필요가 있었다.


박소한: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진정좀 해요! 유미 여기있잖아요!


안유미: 엄마! 떨어! 핸드폰 같아 히히! 이이잉~~~


박소한: 유미야. 2층에 큰침대에서 놀고 있어. 아저씨 집 침대 엄청 크다? 그리고 수민씨. 침실은 방음도 되니까 거기서 유미 놀게 해요. 우리 둘이서 해결하자구요.


안유미는 내 말을 듣고 바로 2층으로 호다닥 올라가 문을 닫았다. 안수민은 계속해서 벌벌 떨고 있었다. 이럴때 쓰는 방법이 있지. 안수민을 향해서 한걸음 한걸음 걸어갔다. 걸어갈수록 안수민의 두려운 숨소리가 점점더 크게 들렸다. 안수민과 나의 거리는 종이한장 거리까지 가까워졌고, 나는 안수민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떨림이 멈출 때까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몇분이 지나고, 안수민은 더이상 떨지 않았다.


박소한: ...이제 진정좀 되요?


안수민 <하르페이아>: ...네.


박소한: 나 못믿어요? 나 특수부대 출신이라니까. 침착해요. 안홍민 보내고 우리 삼겹살이나 구워먹어요.


안수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와 안수민은 부엌에서 커피를 타마시고 안홍민을 기다리고 있었다.


'띵동!'


종소리에 안수민은 또 화들짝 놀랐다. 나는 안수민의 팔목을 붙잡았다. 그리고, 몇초동안 서로의 맥박을 느꼈다.


박소한: ...갔다 올게요.


나는 조용히 현관문을 향해 걸어갔다. 혹시라도 몰라 현관문 옆에 있는 전술검을 하나 바지춤 안에다가 집어넣었다. 그리고, 문을 열었다. 안홍민이 험악한 얼굴로 문앞에 서있었다.


박소한: 무슨 일인데 새벽에 사람을 부르고 그러는 겁니까?


안홍민: 그쪽 혹시 P-22 하르페이아 모델 바이오로이드 못봤어?


박소한: 흐음? 저는 모르겠는데요? 하지만 그쪽 집에서 안수민이라는 여자가 오긴 했습니다. 그리고 그쪽 태도가 약간 불편하네요? 거의 처음보는 이웃사람한테 반말 찌익 찌익 뱉으면서.


안홍민: 안수민을 봤다고? 지금 어딨어. 당장 안불어?


박소한: 말하는 태도좀 고쳐요. 저기요 수민씨! 나와봐요!


안수민은 내 부름에 천천히 걸어나왔다. 그리고 안홍민과 안수민은 서로 눈이 마주쳤다.


안홍민: ...야 안수민.


안수민 <하르페이아>: 오랫만이네요 여보.


안홍민: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씨발... 역겨우니까. 당장 나와. 나랑 런던으로 가자. 당신을 원하는 사람이 유럽에 넘쳐난다고.


안수민 <하르페이아>: ...싫어요. 내가 왜 가야되요?


안홍민: 이야 이거 진짜... 너... 많이 컸다? 당장 안와? 씨발 칼 들어볼까? 어?


박소한: 수민씨. 나가도 되요.


안수민 <하르페이아>: 소... 소한씨! 도대체 ... 그쪽이 지켜준다고 했잖아요!


안홍민: 말이 통하네. 당장 나와 빨리!


안수민은 나를 원망하는 듯이 쳐다보면서 아주 느린 걸음으로 전남편한테 한걸음, 한걸음씩 나아갔다. 그리고, 눈에는 나를 원망하는 눈빛으로 가득 찼다. 이제 본심을 드러낼 때다.


박소한: 수민씨.


안수민 <하르페이아>: ...네?


박소한: 내가 나가도 된다고 했어요. 나가라고 명령 안했고.


안홍민: 이 새끼가 뭐라는 거야... 개년아! 야 나와! 내가 지금 너 보호자...


박소한: 아무것도 책임 안지고 애까지 버리면서 영국으로 도망치는 새끼가 지금은 보호자 노릇을 한다고? 개지랄을 해라 진짜... 그리고, 이제 당신 안수민 보호자 아니야. 지금은 내가 안수민 보호자라고.


안홍민: 뭐? 뭐라는거야 이 병신은?


박소한: 내가 이럴줄 알고 방금전에 보호자 변경신고 했어. 일찍 하니까 조금 보람은 있네? 일단 들어와요. 커피나 마시면서 이야기 하자고...


안홍민: ...너 씨발년이... 안수민 너 내가 이새끼 처리한 뒤에 보자...


안홍민은 터벅터벅 들어오면서 안수민을 죽일듯이 노려봤다. 일단은 주방에 있는 식탁에 우리 셋은 모여 앉았다.


박소한: 그래서... 그쪽은 왜 안수민을 데려갈려고 하는거에요? 뭐 사연이라도 있나? 


안홍민: 그쪽은 모르는 일이야. 


박소한: 그럼, 안알려주겠다는거야? 그렇다면... 나도 좀 질척거려볼까? 알려줄때까지 안수민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어.


안홍민: 넌 저새끼 상품가치를 모르고 있어. 유럽에서는 저 하르페이아 모델을 살려고 존나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고! 내가 지금 런던에서 몇달동안 살아갈 돈이 지금 없거든? 그래서 저 하르페이아 모델을 팔려고. 그럼 몇달동안은 영국에서 안정적으로 살수 있거든.


박소한: 하하... 이 씹새끼가 보자보자 하니까 애엄마 앞에서 못하는 소리가 없네? 그래서. 뭐 어떻게 할려고? 


안홍민: 3가지가 있지. 그쪽이 물건을 넘기고 조용히 끝낸다. 물건을 안넘기면 죽도록 팬뒤에 가져간다. 아니면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고 사던가?


박소한: 하... 그래. 그쪽이 원하는 금액이 얼마정도?


안홍민: 거기서 제일 높게 부른 사람이 한화로 5200불렀어. 근데? 내가 당신한테는 좀 더 받아야겠다? 2500 더해서 7700에 팔게. 어때?


박소한: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현금 가져올테니까. 수민씨. TV밑에 A4용지 하나만 가져다 줘요. 


나는 방에 있는 바닥금고를 열어 가방에 돈을 담았다. 나는 돈다발을 하나씩 꺼내면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1, 2, 3, ... 77... 그새끼가 원하는 금액을 다 담았지만, 분노가 머리 끝까지 차올랐다. 나는 돈다발 3개를 추가로 넣었다. 그리고, 다시 밖으로 나와 안홍민한테 돈가방을 집어던졌다. 그리고, 안수민이 가져온 종이에 계약서를 쓰기 시작했다. 


'계약서

갑: 박소한 을: 안홍민

갑은 을에게 현금 8000만원을 지급하고, 을은 더이상 갑과 갑 소유의 바이오로이드, P-22 하르페이아 모델에게 3km이내로 접근하지 아니한다. 이 계약은 영구적으로 지속된다'


나는 계약서를 다 쓴 다음에 서명을 하고 안홍민한테 계약서를 던졌다. 안홍민은 계약서를 읽고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서명칸에 자신의 서명을 했다.


박소한: 인장까지 찍어.


안홍민: 3번째 경우도 나쁘진 않군. 그나저나, 당신이 이러는거 보니까 내 옛날 모습이 생각난다. 나도 저 년을 사랑했었지. 그리고, 너도 똑같이 썅년이 얼마나 짜증나는지 알게 되겠지. 하지만 변하지 않는게 하나 있지. 그 년을 따먹을 때 하나는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안홍민은 호탕하게 웃었다. 그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안수민을 물건으로 보는 그 눈, 나는 결국 스위치를 돌려버렸다. 내가 들고 있던 커피잔에는 조그마한 소리가 계속 나면서 금이 갔다. 안수민은 내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그리고 귓속말을 했다.


안수민 <하르페이아>: 저기 소한씨...


박소한: 후우... 수민씨... 내가 좀 어떻게 해줄까.


안수민 <하르페이아>: 난... 더이상 저사람을 사랑하지 않아요... 안죽을 만큼만 패줘요.


박소한: 저기 거실로 가있어요. 거기가 최고의 관람장소니까.


3. 스위치 on


안홍민은 내 소리를 듣고 바로 거실로 달려갔다. 그리고 나는 커피잔들을 들고 싱크대로 갔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박소한: 저기요 홍민씨?


안홍민: 음?


박소한: 내가 300더 넣었어요. 그거 알아요?


안홍민: 계약서에 써져 있더군! 아주 고맙구만! 그럼 이걸로...


박소한: 아니? 내가 왜 당신한테 300을 더 줬는지 아나?


안홍민: 뭐, 시킬거라도 있나? 난 셔틀같은거 안하는데?


박소한: 우선 첫번째로 나는 그렇게 딱딱 안떨어지는 숫자를 존나 싫어해. 그리고 두번째는...


나는 커피잔 하나를 그 새끼 대가리에 집어던졌다.


'쨍그랑!'


그 유리잔은 안홍민의 머리에서 파삭! 하고 터졌다. 안홍민은 머리를 부여잡고 울부짖었다.


박소한: 후우... 두번째... 그 300만원은 당신 병원비다 이 개새끼야. 


안홍민: 으아악! 이 새끼가 미쳤나!


머리에서 피가 나는 안홍민은 탁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바로 달려가서 그 새끼의 대가리를 다시 탁자로 집어던졌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안홍민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안홍민: 으아!! 너... 사람 잘못 건드렸어... 내가 씨발 군에서 뭘 했는지 보여줄게 이 새끼야...


박소한: 그거 잘됬네? 나는 러시아 쪽에서 군생활을 했거든. 어느 나라 군인이 더 강한가 겨뤄보자고?


안홍민은 주머니에서 맥가이버 칼을 하나 꺼내 나한테 들이밀었다. 나 또한 혹시라도 몰라서 숨겨놓은 전술검을 꺼내들었다. 엄청난 크기의 전술검을 본 안홍민은 기겁하면서 소리쳤다.


안홍민: 너... 너! 그거 뭐야?


박소한: 귀신이라도 봤나? 닥치고 뒤질 준비나 하던가.


나는 성큼성큼 안홍민한테 걸어갔다. 안홍민은 살기가 느껴지는 내 눈을 보고서는 움직이질 못하고 있었다. 겨우 안홍민은 기합을 한번 지른뒤 칼을 들이밀었지만, 너무나도 쉽게 나한테 제압당했다. 나는 안홍민의 팔을 잡고 한바퀴를 돌렸다. 안홍민은 그대로 공중으로 붕 떠서 다시 바닥으로 떨어졌다. 나는 안홍민의 머리채를 잡은 뒤에 주먹으로 얼굴을 한대 팼다. 


안홍민: 끄아악! 이거 안놔!


박소한: 집 더럽히기 싫으니까 밖으로 나가자?


안홍민은 나한테 질질 끌리면서 밖으로 나갔다. 그때 스위치가 켜져있었던지라 나는 안홍민의 머리를 벽에다가 집어 던졌다. 그 짓을 몇번이고 반복했고, 안홍민은 부딪힐 때마다 격력하게 몸을 떨었다.


안홍민: 이거... 이거 놔 이새끼야!

.

.

.

안홍민: 으아... 그만해주세요... 제발...


어느새 벽에는 피가 흥건해 있었고, 안홍민은 코는 한쪽으로 치우쳐져 인중높이가 피슷해졌었다. 나는 안홍민의 머리채를 놓았다. 그 새끼는 몇번 기침을 하더니 내 바짓가랑이를 잡고 빌기 시작했다.


안홍민: 에옹함니아(죄송합니다)...에옹함니아...(죄송합니다) 으만 애여우해요우(그만 때려주세요)...


박소한: ...계약서에 쓰여진 걸로... 다시는 우리 근처에 오지도 마. 한번만 더 안수민한테 개지랄 하면... 그땐 당신 애미, 애비, 다른가족까지도 지금처럼 똑같이 담가버릴 거니까.


안홍민의 목에다가 전술검을 들이밀면서 조곤조곤히, 그리고 죽일듯이 말을 했다. 안홍민은 미친듯이 머리를 위아래로 흔들었다. 엘리베이터를 잡은 뒤, 안홍민과 돈가방을 안으로 던졌다. 안홍민의 바지가 점점 젖기 시작했다. 그리고... 문이 닫혔다.


3. 습격 종료


엘리베이터가 1층으로 내려갈 때까지 나는 문앞에서 거친 숨소리를 내면서 내 마음을 진정시켰다. 안쪽으로 들어가니 안수민이 거실에서 서있었다. 안수민은 문을 열고 들어온 나를 보자마자 달려들었다. 거실에는 머그컵이 깨진 유리조각들이 있었기에 나는 소리쳤다.


박소한: 수민씨 거기 유리조각 있으니까 가만히 있어요!


안수민은 내 소리를 듣자마자 그 자리에서 멈춰섰다. 현관 신발장에서 빗자루로 유리조각들을 치우고, 청소기까지 한번 밀었다. 유리잔을 정리한 뒤에 걸레를 들고 집 밖에 묻어있는 피를 닦았다. 드디어 해야할 일이 하나 끝났다. 다시 집으로 들어와 걸레를 빨레통 안에 집어넣고, 안수민한테 다가갔다. 안수민 앞에서 나는 팔을 벌렸다.


박소한: 끝난거죠?


안수민은 말없이 내 품으로 달려들었다.


안수민 <하르페이아>: 고마워요... 고마워요 정말로... 소한씨 정말 고마워요...


박소한: 나는 그냥 보호자로써 해야되는 일을 한거에요. 그나저나 유미 배고프겠다. 유미야!


안수민의 손을 잡고 2층으로 올라갔다. 유미는 침대 위에서 요리조리 방방 뛰면서 놀고 있었다. 다행이도 아무것도 듣지 못했던것 같다. 유미는 침대에서 팡! 하고 내몸으로 뛰어올랐다.


안유미: 아찌! 밥! 바압! 


박소한: 삼겹살이나 구워먹자. 수민씨도 괜찮죠?


안수민 <하르페이아>: 좋아요!


우리는 다시 거실로 가서 냉장고에 있는 삼겹살과 쌈재료들을 가지고 식탁에 앉았다. 유미는 지글지글 구워지는 삼겹살을 보면서 군침을 흘렸다. 고기가 살짝 탈락말락 할때 나는 그릇에 삼겹살들을 옮겨놨다. 유미는 그릇에 고기가 채워지는대로 먹어치웠기에, 나와 안수민의 손이 어느때보다 분주해졌다. 볶음밥까지 야무지게 먹은 우리는 때문에 모두가 노곤해져 있었다.


박소한: 아우 졸리다... 그나저나 이거 설거지 해야겠네...


안수민 <하르페이아>: 제가 이거 설거지 할게요! 오늘 고마운게 너무 많으니까...


박소한: 그러지 말고 가위바위보나 해서 정하죠? 진 사람이 설거지 하기로.


안수민은 내말을 듣고는 가만히 있다가 기습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안수민 <하르페이아>: ...안내면 진거 가위바위보!


난 깜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냈다. 안수민은 내 손을 유심히 살피면서 가위를 냈다. 역시 제공권 하나는 일품인지라 일부로 져준 느낌이 들어서 약간 기분이 애매했지만, 규칙은 규칙이니... 그래도 한번 튕겨줘야 재미가 있을것 같았다.


박소한: 나 다 봤어. 당신 일부로 져준거지?


안수민 <하르페이아>: 아니거든요? 피곤해 보이는데 빨리 들어가서 자요! 


박소한: 그나저나... 유미는 뭐 하고싶은거 없어?


안유미: 지루해... 할거 없어... 놀고싶어!


박소한: 그럼... 좀있다가 아침 되면 테마파크나 갈까?


안유미: 우와 놀이공원! 조아 조아!


안수민 <하르페이아>: 괜찮겠어요? 안피곤해요?


박소한: 일주일동안 무수면으로 저격 작전도 했봤어요. 하루 밤 새는거는 피곤하지도 않아요.


안수민은 그릇들을 챙기고 싱크대에 물을 틀면서 말했다. 그래도, 이틀동안 아무것도 안하고 잔 유미에게 지금은 너무나도 지루할 것이다.


박소한: 그쪽도 설거지 하고 좀 자놔요. 오늘 조금 자고 갈거니까.


나는 무의식 적으로 2층에 있는 침대로 가서 누웠다. 왠지 오늘은 많은 일들이 생길 것 같았다.


========14화 끝========

오랫만에 향라대하를 먹어보니 엄청 맛있었네요. 14화 끝낸 뒤 15화 바로 작업하겠습니다!

맞춤법과 글이 자연스럽지 않은 부분에 대해 지적해 주신다면 감사히 받아들이고 수정하겠습니다.

항상 저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