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으로 쓴 야설임


(전편) "사령관님, 여기 제 무릎에 누워주시겠어요?"





"세레스티아..."


소년은 애틋하게 세레스티아를 부르며 홀린 듯 다가갔다. 풍성한 살집이 조금씩 흔들릴 때마다 풍겨 오는 달착지근한 우유 냄새와, 습기 어린 남국의 과일 향기. 네펜데스의 꿀단지처럼 활짝 열린 하얀 허벅지 사이를 향해 빠져들듯 휘청이며 달음질했다.


"자아..."


목소리가 거의 섞이지 않은, 숨소리와도 같은 달램. 불덩이처럼 딴딴해진 아랫쪽을 그저 손으로 쥐며 어쩔 줄 몰라하고 있는 사령관을 자상하게 리드한다. 꼬추가 견딜 수 없이 가렵고 아플 정도로 부풀어 있다. 몸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닐까 덜컥 겁이 나지만, 어째선지 세레스티아가 시키는 대로 하면 편해질 것 같았다.


"더 가까이 오세요... 가까이..."


주춤주춤하면서도 세레스티아의 인도에 따라 한 걸음씩 내딛는다. 딱딱하게 솟은 소년의 설익은 끝부분이 몽실몽실하게 피어오른 비너스의 언덕을 쿡 찔렀다.


"하아, 하아아..."


저릿. 하고 머릿속을 전류가 내달리자, 반사적으로 허리를 뒤로 뺀다. 미지의 것을 처음 마주한 생물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본능이었다. 맨정신에서는 경험한 적 없는 감각에 화들짝 놀란 사령관은, 물끄러미 세레스티아를 쳐다보았다.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보듯.


"괜찮아요... 더... 더 오셔도..."

"...읏..."


이상하게 끈적하고 맑은 오줌이 흐르고 있어, 저렇게 하얗고 예쁜 세레스티아의 몸을 더럽히게 될 것 같았다. 그래도 세레스티아는 괜찮다며 더 다가오라고 한다. 자고 있는 사이였다지만 이미 세레스티아의 얼굴과 가슴에 한 바탕 크게 실례한 이후라서일까? 소년의 망설임은 부드러운 재촉에 눈 녹듯 사라지고 다시 부끄럽게 부어오른 잠지를 가져다 댔다.


뭉클.


"와아아..."


폭신하고, 향긋하고, 매끈매끈한 여체가 안겨주는 황홀한 촉각. 소년의 입에서 감탄사가 피어올랐다. 근질거림이 조금씩 가시며 이번엔 슬금슬금 오줌이 마려운 느낌이 끼쳐오고 있었다. 부드럽고 포근한 깃털 베개 여러 개가 꾸욱 눌리며 간지럽히는 느낌. 소년은 허덕이며 세레스티아의 품 속으로 추락했다.


"하악, 하아..."


무지할 텐데도 서투르게 기분 좋은 곳을 찾아 꾹 눌러 오는 사타구니. 세레스티아는 아랫배를 밀어붙이고 있는 풋풋한 수컷의 강직을 받아들이며 가녀린 몸을 가슴 사이로 묻었다. 그리고는, 그대로 소년의 엉덩이를 천천히 밑으로 내렸다. 주우욱, 힘껏 참느라 귀두에서 애달프게 흐른 맑은 즙이 배꼽 아래를 따라 갈라내듯 선을 그렸다. "하아아..." 고작 그 한 뼘을 내려가도, 마찰로 인한 자극에 소년의 허리는 바들바들 떨리고 만다. 그리고...


촉.


"아아...!"


끝에 와 닿은, 촉촉하고 습한 우물. 매끈매끈하고 찰랑거리는 세레스티아의 피부와는 확실히 달랐다. 어딘가 질깃하고, 움찔거리고, 따끈하면서도 쪽쪽거렸다. 세레스티아의 풍만한 젖가슴에 힘껏 파묻힌 얼굴 때문에 시야는 이미 포화 상태다. 아랫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보이지 않았다. 그저 이따금씩 허리를 고쳐 주는 세레스티아의 허벅지 안쪽과 손길에 몸을 맡길 뿐.


"사령관님. 네, 거기예요..."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이리저리 맥을 짚듯 찾아다니던 여정도 곧 종착점에 도달했다. 꼬추 끝에 유난히 뜨겁고 움푹한 무언가가 닿았다.


"아아..."


이윽고, 빨려들어가듯 잡아먹힌다.


즈륵!


"히이잇!"

"천천히..."


전체가 뜨겁게 감싸이는 느낌. 불에 덴 것처럼 소년의 목 안쪽에서 색색거리는 소리가 났다. 자신에게 의지하며 꼬옥 안은 허리를 따라 애달프게 콩닥거리는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소년은 보지 못하겠지만, 지금 세레스티아는 소년이 처음 볼 미소를 짓고 있었다. 모성이 넘치는 어머니의 미소와, 남자와 몸을 겹치며 기뻐하는 요부의 음탕한 눈웃음. 두 상반되는 여자의 표정이 모순적이면서도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었다.


아, 더 와 줬으면...


세레스티아의 뒤꿈치가, 소년의 꼬리뼈를 감아 당겼다.


즈르륵!


"앗...! 뜨, 뜨거워...!"


여자의 미육이 기다렸다는 듯이 소년의 출입을 환영하며 온몸으로 빨아당긴다. 안쪽에서 기쁨에 겨워 콩콩 맥동치는 자지와, 뭉근하게 데워져 부드럽게 감싸여오는 쫀쫀한 보짓살. 쾌감은 이미 소년의 감각수용체의 허용한도를 넘어서고 있었다. 받아들이는 모든 오감이 과하고 새로웠다. 그저 팔 안에 있는 것을 부여잡고 적응될 때까지 이를 악물고 견뎌낼 뿐이었다. 세레스티아는 품 속에서 번민하는 소년에게 가슴 안쪽이 아려 오는 애틋함을 느꼈다. 가슴께에 느껴지는 호흡을 따라, 맞댄 배를 따라, 허리를 감고 있는 두 팔을 따라, 보지 속에 잠겨 있는 자지를 따라, 소년의 방황과 갈등이 온전히 느껴졌다. 


세레스티아는 그저 품 안에 있는 소년의 뒷머리를 쓰다듬으며 자신의 몸이 선사하는 쾌락에 익숙해질 때까지 기다렸다.


"하아, 하아..."


울컥임이 조금씩 잦아들고, 바르르 떨리는 몸이 점점 가라앉았다. 소년은 그제야 파묻은 가슴 사이에서 얼굴을 들어 세레스티아를 바라볼 여유가 생겼다. 눈물과 콧물, 침으로 범벅이 된 소년의 얼굴. 세레스티아에게는 조금도 더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게 손끝으로 눈가를 훔쳐주고, 코밑을 훑어내고, 입가를 닦아주었다. 숨 쉬는 것도 버거워하며 새빨개진 소년에게, 세레스티아는 물었다.


"...기분... 좋죠?"

"...응... 아랫쪽이 따스하고... 이, 이러고만 있어도 너무 기분 좋아서 어떻게 할 줄 모르겠어..."


귀엽게 버르적거리는 소년의 깜찍한 고백에, 세레스티아의 입가에 웃음이 번져갔다.


"...움직여 볼래요?"

"...뭐?"


마치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처럼, 소년의 눈썹에 추욱 올라간다. 움직인다는 발상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저 이렇게 얼싸안고만 있어도 견디기 힘들 정도로 기쁘고 가슴이 터질 정도로 두근거리는데, 움직이면 정말로 심장이 퍽, 하고 터져버릴 지도 몰랐다. 소년은 어물거리며 망설였으나, 이미 세레스티아는 은근스레 허리를 살금살금 돌리고 있었다.


구츄웃...


"아..."

"흐윽...!"


달콤하게 조여드는 질육과, 만족스럽게 흐르는 세레스티아의 한숨. 벅찼다. 모든 것이 벅찼다. 머리가 이상해질 정도로 몰아치는 감각. 아, 또 오줌이 나올 것 같아. 소년의 두 무릎은 이성이 훈련한 바대로 오므려지며 요의를 참아내려 하지만, 소년의 가녀린 허리는 본능이 새기는 대로 뿌리 끝까지 꾸욱 누르며 한껏 깊은 곳으로 밀어붙이려 한다.


"세, 세레스티아... 나, 나와... 나와..."

"안에 내셔도 돼요... 흐응...!"


꾸츄웃...


살짝 멀어졌던 엉덩이가 다시금 부드럽게 소년의 골반에 찰딱 맞붙고,


"아앗...! 아아아앗!!!"

"어머... 읏...!"


소년과 암컷의 몸은 서로를 구속하듯 얽어맸다.


쿠르르르륵!


"하악... 하악...!"

"흐윽... 흐응...!"


무르익은 암컷의 질내에 쏟아지는 미성숙한 수컷의 사정. 거듭될 수록 쌓여오는 쾌감에 견딜 수 없는 작은 몸이 벗어나려 바동대지만, 꽉 걸어잠근 두 팔과 두 다리는 똑바르게 안쪽에 싸질러 내도록 고정한다. 미숙하지만 활기차고 양기를 잔뜩 머금은 팔딱거림을, 풍만하고 농익은 암컷의 몸뚱아리는 그저 자애롭게 받아들여주고 있었다. 어쩌면 이것이 생물학적으로 이상적인 궁합인지도 몰랐다.


불컥! 불컥!


희미한 미소를 띠며 세레스티아는 흘러 넘치는 씨앗을 속으로 만끽했다. 자신의 몸 위로 축 늘어지는 소년의 치태를 즐겼다. 서로 가쁜 숨을 내뱉으며 살결을 맞대는 후희를 맛보았다. 소년의 몸과 더없이 말초적이고 원초적으로 교감하며 차오르는 만족감을 항유했다.


한참을 그렇게 소년을 풀어주지 않던 세레스티아는, 소년이 앓는 소리를 내자 잠시 당황했다.


"끄으응..."

"...어머?"


가슴 사이로 꼭 껴안은 소년의 얼굴을 살짝 뒤집자, 잔뜩 상기되어서 반쯤 뜬 눈은 초점이 흐려져 있었다.


"아차... 처음이실텐데, 조금 지나쳤을 수도..."


세레스티아는 작게 반성하며 소년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마음만큼은 여기서 억지로 활기를 불어넣고 더 즐기고 싶었지만, 지금은 이 사랑스러운 소년이 가만히 자게 두자. 세레스티아는 흐트러진 앞머리를 정리해주며 자장가처럼 속삭였다.


"...제가 보증할게요. 사령관님께서는 누구보다 잘 하고 계세요. 분명히 사령관님께서 하는 일은 옳은 일이에요.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조금 편해진 얼굴의 소년의 볼에, 세레스티아는 재차 입술을 갖다 대었다. 그리고는 입모양을 새기듯, 그대로 속닥거렸다.


"...제가 그렇게 만들게요. 그러니까…사령관님은 지금 모습 그대로면 돼요."


소년은 이미 품속에서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