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BT+ 채널

성별은 남자고, 20대 초반이야. 일단 내가 도시, 지리에 관심이 좀 있어서 도시지리채널에서 활동하고 있거든. 거기다 글도 쓰고 하고있어. 이런 취향같은 것으로 딱 단정지어서 말하면 안돼지만 보통 나같은 사람은 굉장히 남자답고 멘탈이 센 사람으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아. 한마디로 스테레오타입이 그렇다는거야.


하지만 여러분들 중에도 그런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아카라이브 들어올때와 현실에서는 전혀 다른 성격의 사람이야. 여기서는 내가 하고싶은 말을 막 하고 글로 쓰고 마음껏 표출하고 조금 민망한 얘기도 막하고 그렇지만 현실에서는 말을 굉장히 조심하고 최대한 깨끗하게 하는 사람이야. 그리고 말 수도 적은 편이고 소심하고 낯을 많이 가려.


사실 지금은 새벽이 지났지만 방금 전 어제 나는 미용실을 갔다왔어. 머리를 자르려고 미용실을 갔지. 나는 미용실을 가면 특히나 사람이 달라져. 입을 꾹다물고, 수줍은 얼굴로 얼굴에 미소를 약간 머금고 의자에 앉아서 머리를 자르거든. 어떤 미용실을 가도 나는 그렇게하는 버릇이 있어. 어제 머리를 자르는 미용사는 여자였어. 내가 머리를 오랜만에 투블럭으로 자르는데 약간 두려움이 있었어. 내 머리가 잘못되는건 아닐까? 하고 말이야. 머리자르면서 바리깡으로 옆을 미는데 두렵지만 수줍게 웃는 얼굴로


 "저 이거(바리깡으로 머리 싹싹 밀기) 처음 해보는데...."


하면서 조심스럽게 미용사에게 말을 건넸지. 그런데 그 미용사가 나보고 웃으면서


 "아 이거(바리깡) 처음 해보세요?" 


라고 하는거야. 그래서 내가 그건 아니라고 했고 그 미용사 분이


 "군대 갔다오셨으면 바리깡으로 깎아보시지 않았나요?"


해서 


"저.... 사실 5급 받았어요.. 많이 아파서요..."


라고 살짝 웃으면서 수줍음 가득한 얼굴로 말했어. 사실 나는 정신질환으로 오랫동안 병원치료 받으면서 5급을 받게 된 사람이야. 아무튼 그래서 그 미용사가


"아~~그래요?"


하면서 약간 걱정하듯이 답하고 


"이거 좋아해야될까요... 걱정해드려야할까요"


하고 웃으면서 말하시더라고.


 그 순간에 내가 "사실... 제가 5급 받아서 군대가서 고생하는 제 또래 친구들이 불쌍해요..."라고 하고 싶었었지만 말이 툭 안나와서 못했어..... 사실 나도 군대가는 내 또래 친구들한테 조금 많이 미안한 감정이 있기 때문에 그래.... 내 또래 친구들이 군대에서 아무 걱정없이 건강하게 지내다 오면 정말 이거보다 좋은건 없을거 같았어..... 이 얘기도 싶었어... 그동안 혼자 외로움이 많이 쌓이고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많은 얘기와 고민도 털어놓고 외로움도 덜고하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하지만 얘기가 그 이상 길게가진 못했지.....



아무튼 저 위에 "아~~ 그래요?"에서 나는 그 미용사한테 너무 감동받았어....... 외로워서 항상 혼자였던 나한테도 이렇게 얘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사람이 있구나....... 


그리고 머리 다 자르고 걱정했던거하고 다르게 내가 원하는대로 나와서 "만족해요!"하고 웃으면서 나왔더니 그 분하고 옆에 있는 보조하시는 분도 같이 웃으시더라고...



정말 요즘 너무 집에만 있어서 외롭고 나 혼자가 된거 같았고, 인터넷ㅢ 여러 공격적인 말로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고, 모두가 나를 버렸다고 생각해서 우울할때, 이렇게 말을 친절하게 해주고 내가 말할때 귀기울여서 들어주는 미용사 분들이 있다는거만 해도 정말 따뜻해.... 어제 하루 기분이 좋았어. 너무.  그리고 그 미용사 누나 너무 고마워요ㅠㅠㅠ 다음에도 갈 수 있을때 갈게요.......


내가 만나는 미용사 분들은 왜 이렇게 착한걸까...? 정말 미용사 분들은 착하고 좋은 분이 많은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