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여주 이름은 아직 미정이고 생각해둔 장르는 여주 먼치킨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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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귀.


이세계에선 고블린이라고 불리는 개체.


작은 체구에 흉포한 공격성을 지닌 이 괴물들은 힘은 약한 주제에 잔꾀는 많아 사사건건 인간들을 괴롭혀온 대표적인 종족이다.


농가에서 애지중지하며 키운 가축들을 털어가는 건 기본이요, 몰래 마을에 침범해서 무력한 노약자들 죽이기도 했으며, 그들을 토벌하러오는 모험가들을 준비한 함정으로 골치 아프게 만들었다.


그 뿐만이 아니라 남성들로만 구성되어있는 이 종족은 다른 종족의 여성들을 겁탈하며 자신의 아이를 배게 만들어 종족을 번영해 나간다.


그리고 그들의 주요 강간 대상은 바로 우리 인간이었으니 절대 용서받지 못할 천하의 몹쓸 놈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도 나는 고블린들이 산다는 어느 동굴에 와있었다.


길드 의뢰에 따르면 인근 마을에서 어느 소녀를 납치해갔다고 하니 고블린들의 처치는 물론이며 해당 소녀의 구출도 해야만 했다.


일단 고블린들을 토벌하기에 앞서 구출부터 우선시 하고자 나는 동굴 안에서 귀를 기울였고, 아니나다를까 가까운 곳에서 여성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싫어어엇!!"


애절한 여성의 비명이 들려오는 현장을 향해 나는 빠르게 달려갔다.


"싫어! 안돼! 안돼엣!!"


그러자 그곳에는 집단 강간하려고 벼르고 있던 고블린들과 힘없는 저항을 하는 마을 소녀의 모습이 보였다.


"이런 거지같은 고블린 녀석들이!"


나는 곧바로 허리춤에 있던 검집에서 검을 뽑아 그대로 은발 소녀의 순결한 부위에 더러운 성기를 집어넣으려고 하는 고블린부터 베어 버렸다.


그 후, 마찬가지로 기분나쁜 오물을 소녀에게 들이밀고 있었던 녀석들도 죄다 베어내며 죽여버렸다.


"괜찮니? 너에게 못된 짓을 하려던 고블린들은 내가 전부 처리했으니까, 이제 안심해도 좋아."


"흐윽! 감사합니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 인사는 나중에 해도 괜찮아, 그것보다도 다친데는 없니?"


"네에, 다친 곳은 없어요......"


"다행이네. 내가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줄테니, 일단 여기서 빠져나가자."


"네, 고마워요. 정말로."


나는 벌벌 떨고있는 소녀의 손을 잡으며 들어왔었던 동굴 입구를 향해 되돌아가려고 했다.


그러나 소녀를 데리고 가려고하자 소녀는 갑자기 맥없이 바닥에 주저앉아 버리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흐으윽! 죄송해요오! 빨리 가야만 하는데 어째서인지 몸이......!"


"괜찮아, 그럴 수 있지. 방금 전에 끔찍한 일을 당할 뻔 했는 걸? 무서워하며 우는 게 잘못된 일은 아니야."


"고블린들에게 둘러싸여 머리를 잡아당겨지고...! 마구 얻어 맞고...! 끌려와서 강제로 범해질 뻔하고...! 무서웠어요! 너무나 무서웠어요!! 흐으윽....!!"


소녀의 정신이 당장이라도 무너져내려버릴 것만 같았기에 나는 곧바로 그녀의 전신을 끌어안으며 등을 토닥여 주었다.


"괜찮아, 내가 지켜줄게.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내가 지켜줄테니까, 이제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흐윽! 정말요...?"


"응, 약속할게. 그러니 지금은 마음껏 울고 진정되며 돌아가자? 너를 따뜻하게 반겨줄 사람이 있는 곳으로."


"흐아아아앙!"


나는 다시 한번 더 소녀를 강하게 안아주며 그녀의 감정을 모두 내게 털어놓게 만들었다.


아직 고블린 잔당이 남아있을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임에도 그저 소녀가 하고싶은 대로 하게끔 냅두었다.


그렇게하지 않는다면 이 소녀는 분명 오늘 있었던 일을 다시 떠올리며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고블린에게서 구해냈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 속에서 소녀가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없게 만들었다면 그 구출은 성공이 아닌 실패다.


내가 추구하는 완벽한 구출은 인질의 몸 뿐만이 정신마저도 온전한 상태로 데리고 가는 것이니까.


"어때? 이제 좀 진정좀 됐어?"


"네, 덕분에요."


"그럼 돌아가자."


"저기......"


"응? 혹시 또 다른 문제라도 있어?"


"죄송해요! 아직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서요."


"흐음, 어쩔 수 없네! 일단 내 등에라도 업혀."


"끝까지 민폐를 끼쳐서 죄송해요."


"괜찮아, 신경쓰지마!"


그렇게 나는 소녀를 등에 태우고 마을로 향했다.


원래부터 이렇게 가녀린 것인가 아니면 이번 일로 수척해진 것인가.


소녀의 몸은 가벼워도 너무 가벼워서 목 뒤에서 불어오는 입김이 아니였다면 존재를 망각할 정도로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정말이지, 이런 소녀만 봐도 안타까울 지경인데 세계의 각지에선 아종족에 의한 피해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니 참으로 한탄스럽다.


"저기......"


"왜 그래?"


"오빠는 모험가인 거죠?"


"맞아, 고블린 같은 녀석들만 잡는 한심한 녀석이지만."


"그렇지 않아요! 오빠는 저를 구해준 영웅인 걸요!"


"그렇게 말해주니 고마워, 그래도 언젠가 네가 더 자라고나면 그런 녀석들은 간단히 처리할 수 있을 거야."


"저 같은 애라도 오빠처럼 강한 모험가가 될 수 있을까요......?"


"물론이지! 그러니까 오늘 있었던 무서운 일은 신경쓰지말고 안전하게 곳에서 어엿하게 자라주렴."


소녀가 이번 일을 잘 털어내고 성장할 수만 있다면 모험가가 아니더라도 분명 훌륭한 사람이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저도 언젠가 오빠같은 영웅이 되어서 많은 사람들을 구할래요!"


"그래, 그래."


"그나저나 오빠."


"응?"


"오빠의 이름은 뭐에요?"


"내 이름? 얀붕...이 아니라 이얀라고 해!"


"거짓말, 처음에 말하려고 했던 이름이 진짜 이름이잖아요."


이런 말실수를 해버리다니 나도 아직 현지 적응이 덜 된 것 같다.


"하하, 속일려고해서 미안! 악의는 없었어."


"어째서 가명을 쓰려고 했던 거에요?"


"그건 말해줄 수 없어, 애초에 아직 어린 네가 들어도 이해하지 못할 이유니까."


"오빠, 보기보다 쪼잔하네요."


"으윽... 그냥 네가 이해해줘."


"알았어요, 대신 저에게만 오빠의 진짜 이름을 알려주세요."


"할 수 없네! 내 진짜 이름은 얀붕이라고 해, 꼭 너만 알고 있어야 해?"


"네! 얀붕 오빠! 헤헤♡"


어째 불안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소녀가 비밀을 유지해줄 거라 믿는 수 밖에는.......


***


언제나 왁자지껄한 모험가 길드 안.


의뢰를 받는 업무 외에도 술이나 안주도 파는 이곳이 시끄럽지 않는다면 천재지변이 들이닥쳤다는 거겠지.


"어이, 그 소식 들었어?"


"무슨 소식?"


"요전날 모험가가 한명이 단독으로 사룡을 처치했다는 소식말이야! 여태까지 몰랐던 거야?"


"시방! 그게 소식이냐? 소문이잖아! 과장된 소문!"


"그게 과장되긴? 사실로 판명났구만!"


"엥? 증거는?"


"그 모험가가 사룡의 대가리를 들고 오늘 우리 마을로 온다고 하잖아!"


"아니, 왜 사룡의 대가리를 왕도에다가 안팔고 이런 촌구석까지 들고 오는겨?"


"들리는 말에 의하면 꼭 보여주고 싶다는 사람이 있다고 하던데"


"그게 누군데?"


"글쎄, 나도 모르지."


꽤나 흥미로운 소식이긴 했지만 나하고는 연관이 전혀 없는 이야기였기에 그만 자리에서 일어나 보기로 했다.


"어이 얀씨! 오늘도 또 고블린 사냥하러가?"


"누구는 최흉의 사룡을 잡았다는데 누구는 초보자들도 갖고노는 고블린이나 사냥하고 앉아있네!"


""하하하하!!""


나는 그들의 말을 한 귀로 흘려보냈다.


술에 취한 아저씨들과 대화해봤자 이로울 거 하나 없었기에 무시하는게 상책이다.


"하~ 거 놈 10년 동안 고블린만 잡았는데 질리지도 않나?"


"냅둬, 저 녀석이 고블린만 잡을려는 이유가 있잖아."


"응? 그런게 있었어?"


"몰랐어? 저 녀석 여자애들 구하려고 고블린 잡는 거여! 그렇게해서 여자 한명이라도 건져낼려고 저러는 거지."


"우와...고작 그런 이유로 고블린만 잡는다고? 겁나 추하네."


"성욕한테 뇌가 지배당한 거지 어쩌겠냐?"


심기를 상당히 거슬리게 말들이었지만 이마저도 나는 가볍게 무시할 수 있었다.


그들이 말하는 건 전부 왜곡된 사실 뿐이었으니까.


첫번째로 나는 여자 아이를 꼬셔내기 위해서 구하려는 게 결코 아니다.


두번째로 나는 고블린만 잡고 다니는 게 아니다.


마지막으로 이곳에 와서 성욕에 져버린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오히려 무색할 정도로 성욕이 없었다.


그야 그럴 수 밖에 없는게 나는 이곳으로 전생하기 전에 아내에게 배신 당했기 때문이다.


오로지 아내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해왔는데 고작 금발 태닝 양아치 한명한테 아내를 뺏겨버린 나는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해 결국 자살을 택하였다.


그렇게해서 다시 태어난 곳이 이 세계였다.


소설 속에서나 보던 이세계 전생을 직접 겪게되니 놀라긴 했지만 내 안에 NTR에 대한 증오와 트라우마가 그대로 남아있던 지라 즐거워할 수 없었다.


그래서 소설 속 내용처럼 용사가 되어 동료들과 함께 여행하며 사랑을 키우거나 마왕에게 납치된 공주님을 구해 사랑에 빠지는 그런 일은 하지 못했다.


사랑을 해봤자 또 NTR 당하고 또 배신 당할 거 같아 무서웠기 때문에......


지금도 이런 자신이 참 한심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이런 내가 이세계에서 와서 자랑할 수 있는 일이 딱 하나 있었다.


그건 바로 여성들을 납치해서 강제로 강간해서 임신 시키는 마물들을 죽이는 일.


나는 아내를 뺏기고 말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해서 시작한 일로, 종족 자체부터가 NTR에 특화 되어있는 고블린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척살하는 것이 목표다.


어떤 사람의 아내나 앞으로 이쁜 사랑을 해야할 소녀들을 비참하게 만들고자하는 녀석들을 볼 때마다 분노가 치밀어오르며 조져버리고 싶어지기에, 오늘도 나는 누군가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없어져 버려야할 NTR 종족을 멸종시키기 위해서 사냥을 나선다.


"분명 이쯤일텐데?"


오늘의 목표는 고블린이 아닌 오크.


고블린과 마찬가지로 수컷 개체 밖에 없는 오크족은 여성을 강간해서 아이를 낳게 만드는 쓰레기 종족이다.


그러니 이들도 멸종시켜버리고 싶은 대상이자 나의 주적이다.


"찾았다."


동굴에 사는 고블린과는 다르게 부락을 만들어 모여 사는 오크는 생각보다 지휘 체계가 갖춰있어서 까다롭다.


게다가 신체적인 능력도 고블린보다 훨씬 월등하니 조심하지 않으면 큰 화를 면치 못할 것이다.


"그래도....."


나는 차분히 기름먹인 천으로 감싸진 화살촉에 불을 붙여 오크들이 있는 부락을 향해 활시위를 당겼다.


그 후, 바람을 계산까지 완벽히 해서 화살을 떠나보냈다.


짚으로 만들어진 움막 하나에 불이 붙고 곧바로 다른 움막에 불이 옮겨 붙으며 불은 커져간다.


갑작스러운 화공에 당황하기 시작하는 오크들, 어찌해야할지 몰라 허둥지둥 움직이다 짚과 함께 불에 구워지기 시작한다.


"빡대가리라는 건 똑같지만."


됐다, 이제 이곳에서 정반대 방향에 위치한 여성들이 있는 곳으로 가보고자 한다.


모든 오크들의 관심사가 불에 쏠리게 되었으니 여성들을 구출해내기에 지금이 좋은 기회다.


그렇게해서 여성들이 감금되어있는 움막 앞에 도착한 나는 사정없이 문을 부수고 들어갔다.


"꾸에에에엑!!"


"읍!! 으읍!!"


묶여서 아무것도 못하는 여성들의 곡소리와 허리를 흔들어대는데 열중하고 있는 돼지의 울음소리.


후자가 역겨워서 위액이 역류할 것 같았지만 어떻게든 참아내며 돼지 놈들의 멱부터 따내버리고 모든 여성들의 구속을 풀어주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구해주셔서 고마워요!"


"감사의 인사는 나중으로 미루어 두세요! 일단 여기서 벗어나도록 하죠!"


""네!""


언제, 어떻게 오크들이 이곳으로 들이닥쳐 올지 모르는 상황, 구해낸 여성들의 숫자도 많았으니 모두가 무사하기 위해선 1분 1초가 아까웠다.


그러니 나는 우선 여성들부터 먼저 오크 마을 밖으로 벗어나도록 했다.


그들을 구하러 왔는데 그들부터 구하지 못하면 의미 없으니까.


겨우 마지막 여성까지 도망치게 만드는데 성공한 순간, 왠지 모를 오한을 느끼게 된 나는 빠르게 몸이 뒤로 뺐다.


그러자 내가 있던 위치에 커다란 도끼 하나가 날라와 박혔다.


"으윽?!"


"꾸엑!"


일반적인 오크보다도 2배는 커다란 덩치, 지방 덩어리가 아닌 순수 근육으로 이루어진 몸, 마지막으로 온몸에 잔뜩 칠해진 문신까지.


내 앞에 나타난 녀석은 오크 로드라고 불리는 오크족의 최상위 개체였다.


"이런 시발!! 의뢰에 이런 놈이 있다고 듣지 못했는데?"


아무래도 길드의 척후병 녀석이 일을 대충한 것 같다.


개같은 새끼, 살아서 돌아가면 한 대 쥐어 패야지.


"꾸에엑!"


아무튼 녀석은 내가 여자들을 모두 빼돌렸다는 걸 눈치 챘는지 화가 잔뜩 오른 것 같다.


뭐, 빡치라고 한 짓이니까. 상관없기는 하다만 문제는 이 녀석이 지르는 고함 소리에 주변 오크들이 이쪽으로 모여든다는 점이었다.


하나둘씩 모여드는 돼지 놈들의 숫자에 날라온 도끼에 연이어 또 다른 위기감을 느끼게 되었다.


"어쩌면 좋을까......"


내가 여성들을 구출해내는 사이, 다소 지능적인 로드 놈이 화재 진압을 끝냈으니 불은 기대할 수 없게 되었고, 그냥 도망치자니 방금 떠나보낸 여성들이 또 잡혀버릴 것만 같아 그럴 수 없었다.


"어쩔 수 없네."


나는 허리춤에서 칼을 꺼내들며 오크들을 향해 겨누었다.


"죽이는 건 무리일테니 시간이라도 벌어봐야겠다."


아무래도 오늘 난 여기서 죽을 것 같다.


아직 다 죽이지 못한 고블린들이나 오크들이 남아있다는 게 애석하긴 하지만 어쩌겠는가?


난 약해빠진 모험가인 걸.


"그래도 한마리라도 더 죽여버릴 테다."


오크 놈들의 면상에 내 아내를 뺏어간 금태양의 얼굴을 연상 시킨다.


가증스러운 금태양이 잔뜩 있는 것처럼 상상해서 분노를 끌어올린다.


그래야 죽기 전에 한 놈이라도 더 길동무 시킬 수 있을 것 같았으니......


"얀붕 오빠아!!"


그러나, 그러기도 전에 명량한 목소리 하나가 나의 상상을 부수며 귓가에 자리 잡았다.


"드디어 찾았네요!"


갑자기 마른 하늘 위에서 은발의 여성이 나타나더니 나와 오크 놈의 사이를 가로막아섰다.


"너는...... 옛날에 내가 구해줬던 그 애?" 


"헤헤, 오랜만이에요!"


솔직히 많이 변해서 몰라봤지만 은발이라는 점과 유일하게 내 본명을 알려줬다는 점에서 눈 앞의 여성이 예전 내가 구해줬던 소녀였다는 사실을 유추해낼 수 있었다.


"진짜 많이 자랐네......"


소녀는 어렸을 때도 매우 예쁜 아이였는데 8년이 지나고나니 외모는 더더욱 예뻐져있었고 몸매는 더할나위 없이 농익은 숙녀가 되어있었다.


"그런가요?"


"응, 많이 예뻐졌어! 올바르게 성장한 모양이구나."


"예쁘다니... 에헤헤♡"


"그 동안 뭐하고...... 앗! 잠깐 위험해!"


그녀의 등 뒤로 잽싸개 접근한 오크 로드가 그녀를 덮치려고 하였다.


소녀와 예상치 못한 재회에 오크의 존재를 까먹고 있었다! 나의 불찰이다! 지금 재회에 빠져있을 때가 아니였는데!!


"꾸에에엑!!"


"음~ 여기는 많이 시끄러우니까. 대화는 이따가 다른 곳에서 할까요?"


"어어...?"


그러나 내 걱정이 무색하게도 소녀는 뒤를 돌아보지도 않은 채 위를 향해 주먹을 올렸고, 그에 오크 로드의 머리가 터지며 주변에 뇌수를 흩뿌렸다.


나를 긴장하게 만들었던 우두머리가 소녀의 펀치 한방에 절명해버린 것이다.


"오랜만에 오빠와 재회했는데 이런 더러운 곳에서 대화하고 싶지 않아서요. 혹시 싫으신가요?"


"아, 아니. 그건 아닌데......"


"그러면! 빨리 오물들을 정리해버리고 마을로 돌아가도록 하죠!"


"어어? 으응, 그래."


그제서야 뒤를 돌아본 소녀는 오크 무리들을 향해 검을 그었고, 허공에 그었을 검격은 어느샌가 오크들의 목을 전부 분리시켜 버리며 피의 분수쇼를 만들어내었다.


"끝났어요! 이제 돌아가요 오빠!"


"그...그래, 그러자."


시작은 장황했지만 끝은 허무하게 끝나버린 의뢰.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몰라 당혹스럽지만 결과가 좋으니 만족하기로 한 나는 소녀와 잡담을 나누며 마을로 돌아갔다.


그 잡담 속에서 나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얼마 전 사룡을 단독으로 처치한 모험가가 바로 그녀이며 그걸 자랑하려고 찾고있던 사람이 바로 나였다는 것.


불과 8년 전만해도 고블린에게 납치당해 순결을 잃을 뻔한 소녀가 대체 어떤 세월을 보내왔기에 이런 최강의 모험가가 되었는가......


나로서는 상상조차 하지 못할 일이었다.


"굉장하네, 어엿한 모험가를 넘어서 이제 모두가 알아주는 모험가가 되었구나."


"헤헤! 오빠랑 약속했으니까요! 오빠처럼 어엿한 모험가이자 영웅이 되기로!"


솔직히 말해서 난 커서 난 대통령이 될래요! 같은 느낌으로 받아들였지, 진짜로 대통령이 될 거라 생각하진 못했다.


그렇다고해도 소녀가 힘들게 노력해서 이룬 것이니 여기선 본심을 숨기고 그녀를 칭찬해줘야만 한다.


"장하네, 앞으로도 변치 말고 쭉 사람들의 영웅으로 남아있어 주렴."


"네! 그보다도 오빠, 혹시 미래를 약속한 연인이 있......"


"잠시만."


소녀와 마을 걷고 있던 와중, 저 멀리서 이쪽을 향해 달려오는 여성의 무리가 있었다.


그들은 바로 아까 전 오크의 마을에서 내가 구출해준 여성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내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고개를 숙였다.


"괜찮아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에요!"


"그래도! 무언가 보답하지 않으면!"


"그래요! 모험가님은 목숨 걸고 우리들을 전부 구해냈는 걸요!"


구출된 여성들은 내게 보답하려고 하였지만 나는 그럴 의도로 그녀들을 구한 게 아니였기에 정중히 거절하였다.


그럼에도 끝까지 보답해주려고 하자, 나는 마지못해 나중에 밥 한끼라도 사달라고 하였다.


"그러면 나중에 우리 가게로 꼭 와주세요! 모험가님을 위한극진한 서비스를 준비해놓고 있을게요!"


"저희 집에도 들려주세요! 꼭이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뿔뿔히 흩어져가는 여성들을 보며 드디어 한숨을 돌리나 싶었지만 뒷통수에서 전해져오는 따가운 시선에 그럴 수 없게 되었다.


"오빠는 여전히 여자들을 구해주러 다니시나 봐요?"


"으응... 그야 나는 이런 일밖에 못하니까."


"흐응~ 그러면 오빠 슬슬 은퇴하시는 건 어때요?"


"아쉽게도 그럴 순 없어, 고블린이나 오크에게서 구해내야할 여성들이 산더미만큼 있으니까."


"그럼 제가 오빠 대신해서 여성들을 구해낼게요! 그러면 은퇴해주실 수 있나요?"


공룡 잡는 칼로 닭을 잡으려는 건 너무 과잉 투자가 아닌가?


"그렇게까지해서 나를 은퇴시키려는 이유가 뭐니?"


"그야 오빠가 구해준 여자들이 오빠를 좋아하게 되니까요!"


"아하! 그런 이유때문이구나? 그런 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여태까지 내가 구해낸 여자들은 각자 다른 남성과 행복하게 살고 있으니까! 결국 나를 좋아해주는 여성은 아무도 없었어."


"거짓말, 오빠는 여전히 거짓말을 잘도 하시네요."


"진짜야, 그렇게까지 나를 좋아해주는 여성은 없었다니까?"


"있어요, 바로 앞에."


"어...?"


"거짓말쟁이에, 눈치는 더럽게 없는 둔탱이, 힘도 없는 주제에 무모한 바보이지만 그런 오빠라도 제대로 사랑해주는 사람이 여기 있는 걸요?"


"자, 잠깐만! 지금 네가 뭐라는 지 이해가 안되서!"


"바보 오빠."


"?!"


내 코앞까지 다가온 소녀가 내 뒷통수를 붙잡더니 그대로 서로의 입술이 맞닿는 곳까지 강제로 끌어당겼고, 그렇게해서 나는 이세계에서의 첫키스를 경험하게 되었다.


"이제 아시겠죠? 그러니까 다른 여자가 눈독 들이기 전에 은퇴해주세요, 이제부터 오빠는 제 것이니까요!"


내 나이 30 + 25세.


내 인생 두번째 봄바람과 마주하게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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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이름은 공식대로 얀순이로 할까 아니면 이세계에 맞춰 다른 이름으로 지을까 고민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