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짤보고 회로 돌아서 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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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아기 드래곤을 키우고 싶다.


"오우 쉣! 드디어 퇴근이다! 집에 돌아가서 치킨에 생맥 조져야지♪ ......으잉?"


기분 좋은 퇴근길, 집으로 오던 와중에 길거리에 박스와 함께 버려진 알을 발견하고 싶다.


"미친?! 얼마 전에 키우던 애완동물을 버린 사람이 있더니 이번에는 부화하지도 못한 알까지 버린 사람이 있는 거야?"


조심스레 상자쪽으로 다가가서 '우리 아이를 잘부탁드립니다.' 라고 쓰여져 있는 편지를 보고 싶다.


"어쩌지? 요즘 밤날씨가 여간 추운 게 아닌데 이런 곳에 있으면 알 안에 있는 아이가 위험해질지 모르는데......"


걱정되는 마음에 할 수 없이 차가워져가는 알을 따뜻하게 품 안에 꼭 껴안으며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어쩔 수 없이 데리고 왔는데 괜찮을까? 안에 어떤 아이가 있는지도 모르고 말이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이기에 알 사진 찍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려서 많은 사람들에게 정보를 받으며 지식을 쌓고 싶다.


"일단 종은 드래곤이고 알무늬로 보아선 여자 아이라고? 인간인 내가 잘 키울 수 있을까...... 그래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응원해주고 있으니 포기할 순 없지."


걱정은 되지만 커뮤니티 사람들의 응원에 힘입어 열심히 돌봐주자고 결심하며 알을 소중히 여기고 싶다.


"부화기가 필요하겠지? 윽! 이건 너무 비싸네, 역시 부화할 때까지 직접 따뜻하게 품어주는 방법 뿐인가? 알에게 알맞은 온도가 어디보자......."


밤새도록 인터넷 검색 사이트를 뒤져보며 알을 품는 방법이나 팁같은 걸 배우고 인터넷 쇼핑몰에서 알에게 필요한 기구들을 사고 싶다.


"지출이 꽤 되네, 당분간 치킨이나 족발같은 배달 음식들은 포기하고 입에 풀칠해야겠구나, 그래도 의미있는 지출이라고 생각하니 기분은 좋네."


알을 품에 넣고 따뜻하게 해주며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지만 나와 거의 비슷한 이름을 지어주고 싶다.


"걱정하지마렴, 나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끝까지 널 책임지고 키워줄게. 얀순아. "


배게처럼 알을 끌어안으며 잠자다가도 이불이 떨어지게 되면은 다시 일어나 알에게만 이불을 덮어주고 싶다.


"후아암~ 이불이 작다보니 자꾸 이러네, 조금 춥긴해도 얀순이에게만 이불을 덮어주고 자야지. 그리고 내일은 좀 더 큰 이불을 사와야겠다."


다음날 아침, 평소대로 출근 준비를 마쳤으나 알은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고민하다가 그냥 품 안에 넣은 채로 출근하고 싶다.


"으으, 주변 사람들 전부 다 나만 쳐다보네......정장 차림에 알을 품고 있는 남자가 그렇게 이상해보이나?"


날 부끄럽게 만드는 주변의 시선들을 받으면서 겨우 회사에 도착하여 업무를 시작하려는데 그 알은 뭐냐고 질문해오는 사람들에게 대답해주고 싶다.


"선배? 그 알은 뭔가요?"


"그게 말이지 어제......."


"호오! 그런 사연이 있었구만? 갑작스런 육아에 많이 힘들겠지만 끝까지 포기하지말고 열심히 하게나, 얀대리."


"넵!"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모두에게 설명해주는 것으로 회사 사람들에게 응원과 격려 받는 회사 생활을 하고 싶다.


"표면이 조금 더러워져있네? 빨리 집에 가서 닦아줘야지! 그리고 내일은 거래처좀 많이 들려야하니까 오늘 쓴 건 세탁하고 새 포대기를 꺼내야겠다."


알을 품고 다니는 생활이 익숙해졌어도 항상 알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갖고 싶다.


"이번주도 열심히 일했으니까, 주말에는 푹 쉬어야......아앗?!"


평소처럼 지내다가 느닷없이 껍질에 금이 생기면서 부화의 조짐이 보이는 알을 보며 당황해하고 싶다.


"으아아!! 어떻게 해! 뭐부터 준비해야하지? 수건? 물? 아니면.......!"


혼란스러워하는 동안에 알의 상단이 부분이 떨어져나가게 되며 작고 귀여운 용인 아기가 얼굴을 빼꼼하며 내놓는 모습을 보고 싶다.


"아...안녕 얀순아! 난 네 아빠야! 알아보겠니?"


초롱초롱한 눈으로 날 유심히 쳐다보는 아기 용을 어색해 하는 자신이 미워졌을 때, 갑작스럽게 불을 토해내며 울기 시작하는 아기 용이 보고 싶다.


"피이이이!!"


"앗 뜨거워!! 이게 브레스인가? 아니! 그보다도 빨리 달래주지 않으면 집이...!!"


아기 용의 브레스에 의해 오른쪽 볼이 화상 입으며 아파왔지만, 그런 아픔은 1도 신경쓰지 않은 채 아기 용을 달래주고 싶다.


"착하지, 우리 얀순이. 내 비록 친아빠는 아니지만 네 친부모보다 더 사랑해줄테니까 울지마렴."


끊임없이 울고있는 아기 용을 꼬옥 껴안아주며 등을 토닥여주는 것으로 내 진심을 전하고 싶다.


"피이...! 피이이...!!"


"옳지, 울음 그쳐주었구나. 착하네 우리 얀순이."


"피잇!"


내 진심을 알아준 아기 용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칭찬해주자 방끗하며 웃는 아기 용의 모습이 보고 싶다.


"피이......"


"좋은 꿈 꾸렴, 얀순아."


품 안에서 곤히 잠들게 된 아기용을 조심히 침대 위에 눕혀주며 이불을 덮어주고 이마에 굿나잇 키스를 해주고 싶다.


"피이! 피잇!"


"으응, 음? 먼저 일어나 있었구나? 미안해."


"피잇♪"


"아하핫 간지러워! 미안! 미안하다니까?"


다음날 아침, 나의 볼에 자신의 얼굴을 비비거나 까슬까슬한 혀로 핥으면서 깨워주는 아기 용을 귀여워 해주고 싶다.


"피이?"


"어제 부화한 우리 딸 얀순이야! 어때? 귀엽지!"


알에서 부화했지만 평소처럼 귀여운 딸아이를 회사에 데리고 와서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다.


"와! 귀엽네요, 그나저나 선배? 앞으로도 딸아이를 회사까지 데리고 오실 생각이에요?"


"어어...?"


"알이었을 때는 사람들이 어느정도 감안해줬지만 부화했다면 앞으론 어린이집에 맡기고 오셔야할 걸요?"


생각이 짧았다는 걸 뒤늦게 깨달으며 어찌어찌 회사 상사에게 무릎 꿇고 사정해서 그 날 하루 아기 용과 회사에서 지내고 싶다.


"피잇! 피이!"


"미안해 얀순아. 아빠가 이것만 마치고 놀아줄테니까, 조금만 더 참아줄래?"


"피이......"


집에 돌아와 남은 잔업을 하는 내게 어리광부리는 아기 용이 보고 싶다.


"끄응... 조금만 노는 거야?"


"피이♪"


아기 용의 시무룩한 표정에 마음 약해지며 할 수 없이 놀아주기로 했지만 결국 아기 용이 잠들 때까지 놀아주게 되고 싶다.


"피이! 피이이!!"


"정말 미안해!! 아빠가 금방 일 마치고 바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할게!"


"피이이!!"


영원히 헤어지는 건 아니지만 태어난 지 얼마 안된 딸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겨야한다는 사실에 가슴 아파하고 싶다.


"얀순아, 아빠가 잘못했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으니까 이제 그만 용서해주지 않을래?"


"피잇!"


잔뜩 토라진 아기 용을 달래는 데에 진땀을 빼다가도 주말 내내 놀아주겠다는 약속으로 화를 풀어보고 싶다.


"얀순아, 저게 가오리고 저게 상어 그리고 저게 거북이야." 


"피이~!"


약속대로 주말에는 얀순이를 데리고 수족관이나 동물원, 전망대 등등 이곳저곳에 데려가며 다양한 것들을 보고 느끼게 해주고 싶다.


"빠빠!"


"읏?! 얀순아 설마 지금 나를 보고 아빠라고 말한 거니?!"


"빠! 빠!"


세월이 흘러, 사람의 말을 할 수 있게 되어가는 아기용을 보며 감동 먹고 싶다.


"압빠! 나 서떠!"


"옳지! 우리 얀순이 잘한다! 조금만 더 힘내!"


자신의 꼬리를 지지하며 어떻게 해서든 두발로 서보려고 하는 아기 용을 기특해하고 싶다.


"압빠! 압빠!"


"응?"


"헤헤♡ 안아주떼여!"


걸음마를 뗀 후로부터 항상 내 뒤를 쫄래쫄래 따라오며 안아달라고 팔 벌리고 있는 아기 용을 꼭 껴안아주며 사랑해주고 싶다.


"압빠~!!"


"어이쿠! 우리 얀순이! 오늘 어린이집에서 친구들이랑 재미있게 놀았어?"


"웅!"


회사 일을 끝마치고 헐레벌떡 찾아온 나를 해맑은 웃음로 맞이해주는 아기 용이 보고 싶다.


"그래써 잇따나요! 오눌 제가......!"


"하하, 그런 일이 있었구나~"


같이 집으로 돌아온 뒤, 오늘 있었던 일들을 즐겁게 설명하고 있는 딸아이를 보며 미소 짓고 싶다.


"아빠! 저 이거 갖고 싶어요!"


"인형?"


"네! 이 인형, 아빠랑 닮았어요! 그래서 갖고 싶어요!"


"그렇게까지 말하면 사 줄 수 밖에 없네~"


"정말요? 고마워요 아빠!"


어느덧 초등학생이 되어 발음도 정확하게된 얀순이가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도록 사달라는 걸 전부 다 사주고 싶다.


"아빠아앙!!"


"선생님?! 이게 대체 무슨 일이죠?"


"아! 얀순이 아버님, 그게 얀순이가 애들을......"


회사에서 일하다가 갑작스런 얀순이가 다니는 학교에서의 호출로 황급히 학교로 오게 되고 싶다.


"아빠, 난 고아야?"


"무슨 소릴! 누가 그런 소리를 해? 이 아빠가 이렇게 떡하니 있는데!"


"그치만 애들이 나보고 고아라고 놀리는 걸? 엄마는 없을지 몰라도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아빠가 있는데.......!"


제대로된 가정집에서 자라지 못한 얀순이의 현실에 마음 아파하면서도 나를 좋아해주는 딸아이의 사랑에 마음이 찡해지고 싶다.


"아니! 자식 교육을 어떻게 시켰으면 우리 귀중한 애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은건가요!"


"폭력을 가한 점은 사죄드립니다만 우리 얀순이의 잘못만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쪽 자재분이 먼저 저희 애보고 고아라고 놀렸으니 그쪽 잘못도 있죠!"


"뭐라고요?!" 


하나뿐인 딸아이의 부끄럽지 않는 아버지가 되기 위해 항상 내 아이의 편이 되어 맞서 싸우고 싶다.


"죄송해요......."


"확실히 폭력은 잘못된 거지만 나쁜 마음으로 저지른 게 아니니까. 괜찮아."


"그치만......"


"그러면 우리 얀순이가 아빠 등을 밀어주면 특별히 용서해줄게! 어때?"


"네! 맡겨만 주세요!"


얀순이와 같이 목욕을 하며 오늘 있었던 응어리들을 전부 물로 씻어내리고 싶다.


"아빠! 제가 카네이션 달아드릴게요!"


".......고맙구나."


"에헤헤! 다음엔 제가 노래 불러 드릴게요! 낳으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 제......"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카네이션 뱃지와 노래를 준비한 딸아이의 정성에 눈물을 흘리고 싶다.


"아빠."


"응?"


"저는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 언제나 쭈욱 같이 있고 싶을 정도로요!"


"하하, 아빠도 그렇단다. 나도 될 수 있으면 우리 얀순이랑 계속 함께 살고 싶어."


"정말로요?"


"정말이고말고!"


"그러면 저 나중에 어른이 되면 아빠한테 시집가도 돼요?"


"우리 얀순이가 지금처럼 말 잘듣고 예쁜 어른으로 자라준다면 몇 번이든 결혼해줄게!"


"약속해주시는 거에요?"


"그래, 그래."


"헤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요."


"그럴러면 일찍 자야겠지?"


"네! 안녕히 주무세요 아빠!"


"잘자렴, 얀순아."


잠들기 전, 불끄고 같이 침대에 누운 상태에서 딸아이와 10년 뒤에는 의미 없어질 약속 하나를 만들고 싶다.


"으헤헤♡ 아빠와의 결혼......♡"


벌써부터 나와의 결혼을 상상하며 행복해하는 얀순이를 보고 왠지 모르게 약속이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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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빌드업은 여기까지.


다음 편부터는 중학교~ 어른 과정을 거쳐가며 파더콘 얀데레로 거듭나는 드래곤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