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필자는 대전에 거주중임.

대전에 세이백화점이라고 좀 큰 백화점이 있는데 그 뒤쪽에 좀 오래된 낡은 아파트가 하나 있었음.

지금은 아파트 허물고 새로운 아파트들이 많이 생겼는데 저때는 사람도 많이 안살고 좀 어두컴컴한 2동짜리 아파트가 있었는데 

옛날 한 몇년간 사람이 많이 죽어나가서 흉흉한 소문이 많이 돌때가 있었음.

내가 거기 살때 일어난 일임.


고등학생때 있었던 일인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나 고딩때는 밤11시까지 야간(강제)자율학습 하고 그랬음.


내가 살던 아파트는 수위아저씨가 한분 계셨음.

저때는 늘 수위아저씨가 당직사무실(?) 같은 곳에서 아파트 문단속하고 시간맞춰서 순찰 돌고 그런 시스템이었는데

아파트가 앞면에만 입구가2개가 있는 복도식 아파트였음.

야간에 외부인 차단을 위해서 아저씨가 아파트 공동현관 문을 직접 잠그고 사람이 드나들면 아저씨가 직접 가서 열어주고그랬었는데

내가 인사성이 좀 밝은 편이고 사글사글해서 아저씨 고생한다고 학원끝나고 집에 가면서 바나나우유나 마실거 종종 사다드리거나

나 먹으려고 빵사면서 하나 더 사서 아저씨 드리고 그랬음.

아저씨는 내가 오면 고생했다고 늘 웃으면서 인사 받아주고 문 열어주면서 잘 쉬라고 해주고 그랬었음.


암튼 서두는 이정도로 쓰고


그날도 평소처럼 11시까지 야자하고 입시학원에서 새벽2시까지 공부하고 집에갔었음.

근데 그런날 있지않아?? 밤인데도 날이 흐리다 라는게 느껴지고 뭔가 습하고 음한 기운이 막 감도는 그런날.

그날 날씨도 딱 저랬음.

뭔가 스산해서 서둘러서 집에가려고 빨리 걸었던거같았음.

아파트 단지에 도착을하고 수위아저씨한테 인사를 하려고 사무실쪽을 봤는데 순찰중이라는 푯말이 걸려있고 아무도 없었음...

이상한게 아저씨는 내가 집에 오는 시간을 알아서 나 도착 예정시간 전후로 30분은 순찰을 안나가심.

집에는 들어가야하는데 아저씨는 없고 낭패구나 싶어서 일단 공동현관쪽으로 갔는데 문이 열려있는거임.

아저씨가 순찰도는 사이에 입주민이 드나들수 있으니 문을 열어놨나보다 싶어서 그냥 별 의심없이 엘베를 기다렸음.

근데 엘베가 14층에서 잡혀서 자꾸 안내려오는거임. 1분,5분, 10분이 지났는데 계속 14층에서 멈춰있는거임.

가뜩이나 날씨도 이상하고 수위아저씨도 안계셔서 뒤숭숭한데  엘베까지 저러니 슬슬 무섭고 짜증나고 귀찮고 암튼 그랬음.

그래도 어떡해...집에는 들어가야하는데....우리집은 15층이어서 더 기다려볼까 하다가 그냥 걸어올라가기로 함.

처음에는 속으로 어떤색기가 양심도 없이 엘베를 붙잡아둔거야 시발시발 하면서 올라갔는데 8층쯤되니까 슬슬 숨도 차고 힘든거임.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올라가야지...반정도 왔는데... 하면서 올라가고 있는데 10층까지 올라가니까 뭔 소리가 희미하게 들리는거임.

처음엔 내 발소린가 싶었는데 발 멈추고 가만히 들어보니까 엄청 일정한 간격으로 계속 나는거임.

11층 12층 올라갈수록 점점 소리가 커짐.

13층에 도착하니까 위에서 나는 소리가 확실해짐.

14층에 도착했는데 비상구 문 너머에서 소리가 정말 또렷하게 들렸음.

벌컹!....스으으으으윽...벌컹!....스으으으으윽...벌컹!....스으으으으윽...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발이 떨어지지 않고 압도적인 공포감이 온몸을 엄습하면서 내 심장소리가 내 귀에 들릴정도로 날뛰기 시작했음.

계단을 올라와서 힘들어서 뛰는 심장이 아니라 온몸에 차가운 피를 펌프질하는듯한 공포로 가득찬 심장박동이었음.

날도 흐린데 너무 무서운 나머지 비상구 문 틈 사이로 검은 뭔가가 막 뭔가 흘러 나오는듯한 환영까지 보이기 시작했음.

무슨 소린가 궁금하기도 했는데 뭔가 이 문을 열어서 소리의 정체를 확인하면 절대 안될거같은 느낌이 들었음.

뭔가 영영 건너올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될거같은 그런 기분이었음.

나는 떨어지지 않는 발을 겨우겨우 정신을 가다듬으면서 의문의 소리를 뒤로 하고 한칸한칸 집으로 올라갔음.

집에 도착해서도 너무 무서워서 덜덜 떨면서 옷도 못갈아입고 씻지도 못하고 바로 이불뒤집어쓰고 있었음.

그래도 아랫층에서 희미하게 계속 저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음.

딱 자고 있는 사람은 듣지 못할 정도의 소리였음.


그렇게 몇시간을 떨다가 지쳐갈때쯤 해가 뜨려는건지 밖에 어슴푸래해 지고 있었고

나는 겨우겨우 잠에 들려고 하는데 밖에서 온 아파트를 찢어놓을듯한 비명소리가 들렸음.

온가족이 다 깨서 무슨 일이냐고 거실로 나오고 밖에서 난 소리인걸 인지하고는 대충 외투를 걸치고 가보기로 함.

문을 나가니까 아래층에서 웅성웅성 하는게 들려서 계단으로 내려가봤음.

14층 엘베 앞에는 이미 의식이 없는 수위아저씨랑 거품을 물고 누워서 바들바들 떨고 계시는 할머니가 계셨음...

근데 소름끼치는게...

수위아저씨 몸은 엘베 안에, 머리는 복도쪽에 놓여져있었는데

엘베 문이 자동으로 닫히다가 그분 목에 벌컹 부딛혀서 다 안 닫히고 다시 스으으으으윽 열렸다가 

또 다시 자동으로 닫히다가 목에 벌컹 부딛히고 다시 열리고 있었음......


나중에 들은 얘긴데

아저씨는 심장마비로 사망하신 상태였고 할머니는 정신을 차리셨다고 함.

할머니가 현장에 있었던 생존자이기때문에 용의자선상에 어쩔수 없이 올라서 진술을 받아냈는데 이랬다고 함.


할머니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는데 그날도 새벽기도 가시려고 일찍 일어나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음.

그런데 복도에서 자꾸 반복되는 거슬리는 소리가 들렸음.

서둘러서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섰는데 엘베쪽에서 그 소리가 크게 들려왔음.

엘베앞에 갔는데 수위아저씨가 머리는 복도쪽에, 몸은 엘베쪽에 걸쳐서 누워계셨는데 두 다리가 들려있었음.

처음엔 너무 놀라고 무서워서 주저앉을뻔했는데 얼른 도와드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아저씨한테 감.

가까이 가서 봤는데 엘베안에 왠 5~6살 된 꼬마애가 아저씨 다리를 양쪽 겨드랑이에 끼고 들고있었음.

근데 그 꼬마와 눈을 마주쳤는데 눈이 있어야할 자리에 까만 구멍만 있었고 입이 찢어지게 소름끼치게 웃으면서 '놀자!!!!!!!!' 라고 크게 속삭이면서 사라졌음. 그와 동시에 아저씨 다리가 쿵 떨어졌고 할머니는 비명을 지르면서 거품을 물고 기절하신거임.


우리가족은 더이상 그런 곳에서 살기 힘들다고 판단. 부모님께서 무리를 조금 하셔서 신축 아파트로 이사감.


그렇게 몇달 조사기간이 지난 후 할머니는 집으로 돌아오셨는데 집으로 오신후 며칠 뒤에 14층에서 추락. 사망하셨다고 함.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할머니는 단순자살이 아닌것 같다고 함.


나중에 그 아이 귀신에 대한 얘기도 들었는데 그건 2편에서 이어서 하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