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지난 일이어서 글로 옮기려니까 어색하긴 한데

나한테 고등학교 다닐 때 나름 친하게 지내면서
졸업 후에도 자주 연락 하던 친구가 둘 있었거든

대학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뿔뿔히 흩어져서
한동안 얼굴 볼 일이 없었던 친구들인데

어느날 걔네가 뜬금없이 연락하기를
주말에 둘이 같이 내려올거래

걔네도 고등학교는 같이 나와서 부모님 집은
같은 지역에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집에 내려오는건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래

자기네들이 활동하는 흉가체험 동호회가 하나 있는데
이번주에 가기로 한 곳이
우리가 다 같이 살던 지역에 있다는거야

괴담채널에서 얼쩡 거리는걸 보면 알겠지만
본인은 당시에도 그런쪽에 다소간의 흥미가 있었고
친구들도 그 사실을 알고 있어서 꼬시려고 전화했대

원래 6명이 가기로 했던걸
한명이 빠지게 돼서 자리가 났다고,


한두사람 빠져도 상관은 없지만
모처럼 차량 좌석이 남으니까,

네가 가고싶으면 끼워주겠다


대충 이런 내용으로 대화했던 것 같아


보통 폐가나 폐건물은 주인이 있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그런쪽 허가나 그런건 어떻게 하냐고 하니까


그건 우리쪽에서 다 사전준비를 마쳐놔서
너는 몸만오면 된다 그렇게 얘기하더라고

내 입장에선 굉장히 형편이 좋게 된 일이라서
가벼운 마음으로 편승하기로 했지

아무튼 그런식으로 그 주 토요일 낮에
약속을 잡고나서 전화를 끊었어

약속 잡으면서 흉가체험은 보통 밤에 많이 하지 않나?


왜 낮에 약속을 잡지? 하는 생각은 들었는데
만나서 알려준다길래 일단 전화는 끊었다

그렇게 약속한 날짜 시간에 그 동호회랑 접촉을 했는데

간단히 인사정도 나누고나서 동호회장이라는 사람이
외부인이 끼게 되었으니까 동호회의 규칙이나 주의 할 점,
준비물 같은걸 다시한번 설명 하겠다고 해서 들었어


기대랑 다르게 막 그렇게 

오컬트스러운 주의점은 없더라고

세세한 부분은 제외하고 대충 축약하면


1. 어떤 상황에서도 차분하게 행동 할 것

2. 체험 전 낮에 꼭 현장답사를 끝내둘 것
3. 이동은 반드시 2인1조 or 3인1조로 한다
4. 운전자는 컨디션을 수시로 보고하며, 안전운전 할 것
5. 운전면허증을 소지한 사람이 n명이상 동행 할 것

그 외에도 세세한 내용들이 더 있었는데
절대 다수는 이런 느낌으로
안전사고에 관련된 유의사항들이었어

회장이 나한테도 운전면허 있냐고 물어보면서
이쪽에 차량사고랑 관련된 징크스는 워낙 많아서
되도록 철저하게 하는 편이다 이런 얘기도 했고

관리가 오랫동안 되지 않은 건물을
어두운 밤에 가는거니까 무조건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 라는 식으로 얘기 하더라


실제로 그런곳의 사용허가를 받을 때
건물 주인한테 가장 강조받는 내용이기도 하다더라고


처음에는 단순히 동아리나 취미활동 모임으로 

생각했는데 나름 체계적인 규칙같은걸로 

관리되는구나 하고 느꼈던게
안전에 관련된 규칙들이 굉장히 많았던 부분들,

특히 경거망동 하거나 돌발행동 같은거 하는
인원은 그 다음부터는 즉시 탈퇴된다고 하더라고

설명을 다 듣고 난 후에는 흔히 봉고차라고 

많이 부르는 차량에 타서 이동했는데


아 위치에 관련된 묘사는 몇가지 이유로 생략할게
이해 해 줬으면 좋겠어


아무튼 관리상태가 나빠서 출입하면 

위험한 포인트는 없는지, 밤에 오면 특히 

무서울 것 같은 포인트나 사전에 조사한 


특히 유명한 포인트 이런걸 미리 살펴두려고
일단은 밝은 대낮에 미리 가서 한번 가게 됐어

아무튼 그렇게 이동하면서 대충 조를 나눴는데
나는 당연히 고등학교 친구 두명이랑 3인1조를 짰어
3층짜리 폐병원 건물이라고 하더라고


도착하고 나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이
'우리 말고도 먼저 온 사람들이 있나?' 였어
병원 부지에 차량이 이미 한대가 세워져 있었거든

그런데 이쪽은 건물 주인이랑 이미 얘기를 마쳐뒀고
우리 말고 다른 사람들이 온다는 얘기는 없었거든
일단은 건물 안쪽도 살펴봤는데 사람은 없더라고

그래서 그냥 주차된 차량이겠거니 하고
밤에 살펴볼 포인트를 몇군데 추리고 나서 


일단 다시 복귀했어 밤까지 기다리려고


피시방에 모여서 팀워크를 다지자는 의미로
오버워치 6인큐 했어 오버워치가 한창 유행할 때라서


나는 아나 했는데 우리팀 솔져랑 로드호그가
돌아가면서 힐금 먹더라


그렇게 자정이 넘은 시간에 다시 거기로 갔다
차는 아직도 그대로 서 있더라고

3인1조로 2개조를 나눴는데 원래는
폐건물 단골 포인트인 지하실, 옥상을

한개 조 씩 각각 맡아서 

다녀오기로 계획을 미리 짰거든

그런데 계획을 변경했어
한개 조는 차에 남아서 대기,


나머지 한개 조가 포인트를 둘러보고 오면
교대해서 다녀온 조가 차량에서 대기하고

나머지 한 조가 다음 포인트를 둘러보고 오는 식으로.

내 생각에는 주차되어있던 차량의 주인이
혹시라도 돌아왔을 때 대기 하던 조에서
접촉 하려던 생각이었던 것 같아

우선은 나랑 동창 친구 두명 있는 조가 선발대로
미리 정해둔 옥상 포인트에 가기로 했는데

각 조끼리 연락 할 수 있게 조장들은
모토로라 무전기를 하나씩 가지고 가더라고


각 포인트마다 뭐가 보이는지 이상은 없는지
이런거 말하면서 간단히 사진도 찍으면서 이동하는데


이런 병원 건물들은 당연하게도
한 층에도 계단이 여러곳에 있거든


그래서 올라오고 내려 올 때 어떤 계단을
통해서 이동 할 지도 미리 정해놓은 상태였어

그렇게 가볍게 둘러보면서 옥상에 도착했는데


옥상 저 멀리 맞은편, 그러니까 다른쪽 계단으로 이어진
출입구쪽에 먼저 와 있는 사람들이 있는거야

인원은 이쪽보다 한명 많은
여자3명에 남자1명 총 4명이었어

가까운 거리에서 갑자기 마주쳤으면 꽤 놀랐겠지만
꽤 멀리서 보였고, 건물 자체도 꽤 유명한 스팟이라


다른 동호회에서 우연히 와 있어도
그렇게까지 이상한 상황은 아니었으니까


옥상 한 가운데에서 자연스럽게 

마주치는 형태로 만나서 "안녕하세요"


언제 오셨어요? 몇분이서 오신거예요?
밖에 세워두신 차는 타고 오신거예요?

이런식으로 서로 가볍게 대화를 몇마디 하다가

자연스럽게 그런쪽 주제로 넘어갔어
왜냐면 이쪽도 저쪽도 그쪽 동호회인게 분명하니까

오시다가 혹시 이상한거 보신건 없으세요?
유명한 스팟이라고 해서 왔는데
의외로 뭐가 보이거나 하진 않네요
저희는 이미 다 둘러봐서 슬슬 가려고요

대충 이런 맥빠지는 내용이었던걸로 기억해

그렇게 짧게 대화하고 나서는
자연스럽게 지나쳐서 이동했어


저쪽도 우리랑 마찬가지로
올라 갈 때랑 내려 갈 때 다른 계단으로
이동 할 생각이었나봐

그렇게 내려오면서 또 포인트 살펴보고
그렇게 1층에 도착해서 대기하고 있던 조랑 합류했어

차는 여전히 세워져 있더라고
그래서 나는 무심코 말했거든
"아까 그 사람들 아직 안 내려온건가?"


이러니까 같이 갔던 동창 두명이
이쪽을 동시에 쳐다보고는
피식 하더니 차 앞에서 막 웃더라고


대기 하고 있던 조는 어리둥절 하면서
혹시 주차되어 있던 차 주인들이랑
만났냐고 물어보고 그래서 그랬다고 대답했더니

그 친구 두명이 계속 웃으면서
이 친구가 처음이라 분위기를 띄워보려고
욕심을 부리는 것 같다 이런 식으로 말하던데

나는 이 때 까지 분위기 파악 안 된 상태였고

"그러고보니까 이런곳에 단체로 오는 쪽은
보통 남자 인원이 더 많지 않나?"


"여자3명에 남자 1명 조합은 좀 특이하긴 하네"

여기까지 말 했을 때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다는걸 느꼈다


나는 순간 당황해서 너네도 그 옥상 그룹이랑 
마주치지 않았냐 나랑 같이 

얘기하지 않았냐고 늘어놓는데

그 회장이라는 사람이 어깨를 붙잡고
차분하게 뭘 보고 들었는지 말해보래


친구들 얼굴에는 아직도 웃음기가 남아있었기 때문에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이 동호회랑 동창 친구들이
나를 골려주려고 몰래카메라를 

준비한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옥상에서 4인 그룹을 마주친 사실,
나눴던 대화부터 키나 인상착의까지 나는 최대한
자세하게 그 회장이라는 사람한테 말했다

특히 4인그룹중에 남자는 딱 한명이기도 했고
얼굴에 점까지 있어서 가장 자세히 설명 할 수 있었어

그러니까 회장 표정이 굉장히 창백해지더니
다른 조원들한테 오늘은 이대로 복귀한다고 말하더라

그래서 아니 방금 와서 15분도 안 지났는데 벌써?


하고 당황해서 같이 온 친구 두명 얼굴도 살폈는데
그 친구들도 엄청 당황한 표정이더라고


출발하기 전에 새벽에 복귀 하기 위해서 숙소나

밤 늦게까지 영업하는 피시방, 편의점 등등 

몇군데를 미리 복귀 포인트로 살펴둔 상태였는데


그중에 가장 가까운 피시방쪽으로 이동했어
가는 도중에 회장이라는 사람이 

급하게 어디로 전화를 걸더라


이 새벽에 전화 받는 곳이 있나?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안 받는 모양이더라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벙 쪄서 이건 또 무슨 

몰래카메라냐고 같이 온 친구 둘 붙잡고 물어봤다

그러더니 그 중에 한명이 내 어깨를 붙잡고
차분하게 하나씩 말하기를,


우리는 옥상에서 아무것도 못 봤다


네가 유난히 조용하고 말도 없길래
처음이라 겁을 먹었나 생각했다


네가 말한 사람들 중 남자쪽 인상착의가
오늘 오기로 했다가 빠진 사람이랑 완전히 일치한다


여기까지 듣고 나니까 슬슬 겁이 나더라


동호회장이라는 사람도 몇번 전화 걸던걸 멈추더니
OO이 전화 안 받는다 내일 다시 걸어볼게

이러면서 내일 날 밝는대로 이쪽으로 태워다 주겠다,
휴대폰에 저장 해 둬라, 이러면서
나한테도 주소랑 번호같은걸 적어주면서 주더라

나중에 들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이런쪽 동호회는 
만일에 대비해서 이런 분야에 

용하다고 소문이 난 무당이나 
그런 주소같은걸 공유 해 둔다고 하더라고

이때까지만 해도 몰래카메라 라고 믿고 싶은데
다들 표정이나 행동이 너무 진지해서
도저히 딴지를 걸 수 없는 분위기였어

번호랑 주소만이라도 저장해두자 해서
휴대폰을 켜자마자 소름이 쫙 돋았다

먼저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생략했던 세세한 규칙중에

휴대폰은 플래쉬, 카메라로도 쓸 수 있는건 물론
혼자서 떨어졌을 때 

굉장히 중요한 연락수단이기 때문에
반드시 출발전에 완충한다는 규칙이 있었고,

선발대였던 세명은 차에서부터 100%까지
휴대폰을 완충하고 출발했었단 말이지

그런데 그 휴대폰 배터리 표시가 
겨우 15분 남짓한 사이에 5%에서 점멸하고 있더라

당시 기준으로 최신기종이라서
노후로 인한 배터리 방전도 있을 수 없었거든

나는 여기에서 비로소 

몰래카메라가 아니라는걸 확신했다


그 날은 다 같이 한 숙소에 모여서 불 싹 켜놓고
해가 뜰 때까지 기다렸어 

다들 너무 무서웠거든


해가 뜨자마자 우리는 동호회장이 

소개한 무당집으로 갔어


물론 그 때 까지도 오려고 했다가 빠졌다는
그 사람하고는 연락이 되지 않았고


불안하기는 하지만 혼자서 들어라고 해서
혼자서 그 무당집에 발을 들여놨다

무당이 남자더라고 


나를 보더니 굉장히 놀란 것 같은데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보더라

그래서 나는 그 자리에 마주보고
한번도 안 쉬고 어제 있었던 일을 전부 말했다

무당은 눈 한번 깜짝 안 하고
내가 횡설수설 하는걸 전부 듣더니

이렇게 말하더라


보통 죽은지 얼마 안 된 령들이 

흔히 착각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가끔 산 사람이 그 착각에 휘말려 

감기게 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특별히 해를 끼치는 종류는 아니고
내가 봤을 때도 굉장히 깨끗한 상태면서
뭔가 씌인 것 같지 않다

그렇게 말하고 나서


하지만 혹시 모르니까 돈은 따로 안 받고
간단한 부적을 하나 써주겠다고 하면서

상자같은걸 꺼내는데, 그 안에, 

노란종이, 하얀종이, 붉은색 종이가 들어있더라고

그 중에 하얀종이를 꺼내서 

검은 글씨로 부적을 써주시는데
나머지 종이는 뭐냐고 물어보니까


너한테는 필요없는 것들이라고만 잘라 말하길래
더 캐뭍지는 못하고 입 닫고 기다리고 있었어

그러더니 그린 부적 뒷면에 뭔가를 적더니
적은 부분이 안쪽으로 가게 접어서
조그만 천주머니에 넣어주시더라고

그걸 건네주시면서 안쪽은 무슨일이 있어도
펼쳐보지 마라 라고 당부하시더라고


조금 의아했지만 일단은 수긍하고 그곳을 뒤로 했어

하지만 사람 마음이라는게 하지 말라고 하는 걸수록
더 하고싶어지는 그런게 있잖아?



겁은 나는데 진짜 너무 궁금해져서

딱 한번만 펼쳐봐야겠다고 생각을 했거든






그래서 나가기 전에 그 주머니를 꺼내서
부적을 한번 펼쳐봤어




그러지 말아야 했는데




나는 아직도 그 때 행동을 후회하고 있어
만약 그 때 열지 않았더라면, 하고




펼친 부적에는 굵은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어























「카운터 사이드 당장 시작해!」



너희 침식재난과 이면세계, 태스크포스와 

카운터 등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어반 판타지 수집형 모바일 RPG 

카운터사이드의 PC버젼이 

런칭 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니? 


https://arca.live/b/counterside/10133285
^ 유입용 소개글

https://counterside.nexon.com/Main/Index#Main
^ PC클라이언트 주소


다들 괴담도 좋지만 카운터사이드 

한번씩만 찍먹하고 가 줘!
기다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