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몽환의 궁전 숨겨진 모코코 하나 남은거 


지나가다 마주친 모코코 뉴비들이랑 파티맺어서 하나 먹고 1200개 채운 기념으로 


대충 로아가 어떻게 돌아가는 게임인지 


그동안 뉴비가 어떻게 느꼈는지 조잘조잘 얘기하듯이 적어봤어


마지막에 세 줄 요약있음




우선 한 줄 선요약하고 시작할게 "이 게임은 천천히충 말이 백 번 옳다."




요즘 수 많은 유튜버나 방송인들이 레이드 도전하는 컨텐츠가 쏟아지면서


그걸보고 유입되는 뉴비들이 아 이 게임은 레이드 게임이구나 보스잡는 게임이구나 하고 이 게임에 들어왔어


요즘 그런 뉴비들이 한꺼번에 들어오니까 아이템 가격들이 수직상승 하고 있고 (물론 이외에도 여러 이유가 있음)


현금술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석세팅 쫙 빼입고 오는 사람들도 많아져서 레이드 컷도 올라가는 실정이야...





근데 내가 게임을 해보니까 겉으로 보이는 템이 끝이 아니더라


어떤 직업은 특정한 스킬 룬이라는게 필요해서 


강화단계가 높아도 악세가 좋아도 그 룬이 없으면, 갖고있는 애보다 dps가 확 떨어지기도 하고


딜사이클 자체가 달라지기도 하더라 


스킬 포인트도 일정 포인트 이상 기준으로 트리가 짜여져있고


4렙, 7렙, 10렙 마다 트라이포드를 찍을 수 있냐 없냐로 갈려서 스킬포인트도 모아야 해.


이런 눈에 보이지 않는 캐릭터의 스펙을 채워주는 것들을 내실 이라고 불러




그리고 두 달 여 동안 게임을 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로아는 레이드 게임이라기보단


오히려 내실게임에 가까운 것 같아.





레이드가 주는 성취감은 대단해. 그 놈의 발탄, 비아키스....


수 시간에서 경우에 따라서는 수 십 시간까지 트라이 박아가며 결국엔 클리어까지 따냈을 때 성취감은


진짜 진짜 평소에 느껴보기 힘든 귀중한 경험이야


근데 일회성이지.


첫 발탄을 잡고 한 주, 또 한 주가 흐르면 점점 숙제처럼 변하게 돼. 


예전처럼 트라이하는게 귀찮고 빨리 끝내고 싶어지고


깨더라도 별 감흥이 안느껴져.




급하게, 빨리 가는 건 이 재미를 한번에 쪽 빨아 먹어버리고 그냥 버리는 것 같은 짓이야.


물론 나도 그랬음ㅋㅋ. 빨리 다음 보스 잡고싶고, 빨리 더 높은 레벨, 더 높은 각인.....


근데 그러기엔 웬만한 현질로 되는 영역이 아니더라구


게다가 그렇게 현금술로 빠르게 올라오더라도 MVP나 가족사진은 다른 사람들이 더 많이 나왔어


왜냐? 내실이 부족했거든

질풍룬이 없어서 스킬이 헤드로 잘 안들어가고 

스킬포인트가 모자라서 딜증가 스킬 7렙이 안찍히더라


그러다보니까 과금액수에 비해서 만족도가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어





그러다가 내실 쪽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지


저 룬이 있으면, 스킬포인트가 이 정도만 더 있으면 쟤 만큼 쎄질 것 같았거든


근데 내실의 영역에선 하나같이 빠르게 되는 것들이 없었어


에포나 의뢰(평판)는 한달동안 꾸준히 특정 시간 특정 섬에 들어가서 수행해야하는 것도 있었고


질풍룬은 매일 하는 가디언 토벌에서 일정 확률로 떨어졌거든. 기약이 없었어.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스펙업이 멈췄고, 강화 재료랑 골드는 쌓였고, 내실은 하나하나씩 갖춰지기 시작했음





본캐를 14XX에서 재련 한단계 더 위로 올리는 것보다


부캐나 배럭을 늘려서 에포나 평판을 더 많이 하고, 오레하 골드를 챙기고, 실링 벌어서 호감도 템 사는게


훨씬 진짜 진짜 훨씬 스펙업에 도움이 많이 됐어.


게다가 무엇보다 게임에 대한 몰입도, 느껴지는 재미가 다양해지고 애착이 생기더라 ㅋㅋ





급하게 빨리 올라가려고하면 돈은 돈대로 쓰고


그냥 속 빈 강정처럼 되는게 로아라는 게임인 것 같더라.


위에서 얘기했듯이 내실을 다지면서 자연스럽게 골드가 쌓이고 그걸로 다시 장비 스펙업을 하고


이게 로아라는 게임의 템포인 것 같아. 


바꿔 말해서 이런 템포가 안맞으면 말하기 쪼금 그렇지만 너랑 로아랑 안맞는 걸 수도 있어......


템레벨이 아무리 높아져도 결국 매일 같이 내실은 해야하고


결국엔 고여버려서 숙제처럼 느껴지는 레이드를 마치고 남은 파고들기 요소는 이런 내실의 영역들이니까?


아르고스가 1475를 넘어가면 더이상 보상을 안주는 제한이나


오레하의 우물이 1415를 넘어가면 더이상 골드를 안주는 제한 등등


난 이게 로아 개발하는 사람들이  무작정 올라가는게 이득은 아니라는 걸 전해주는 메시지? 의도한 방향? 같은 거라고 생각했어.





아무튼,



마침 요즘 인플레이션으로 템값도 미쳐 돌아가는데 


늒네들 하익으로 발탄 레이드 꿀맛 한번 봤으면


다음 비아키스를 위해 차근차근 내실 다지면서 로아의 정취를 느껴보는게 어떨까?


별빛 등대의 섬에서 레나네 가족 얘기도 좀 들어보고


찐따 두키를 위해서 보물찾기 도와주면서 사람이 이렇게 간사해질 수 있구나도 한번 느껴보고...


오류섬도 방문해서 스토리 뽕에도 좀 취해보고 말이야




그냥 요즘 로아라는 게임이 매체에서 보여질 때


죄다 강화 가챠돌리기, 돈찍누로 레이드 돌기 이런 측면만 보여지는 것 같아서




실제로 내가 직접 플레이하는 입장에선 전혀 그런 게임이 아니던데.....하는 마음에


주저리 주저리 적어봤다.


레이드에서 재미를 느끼는 사람들의 재미영역을 낮추려고 하는 의도는 없어.


템 빨리 맞추고 싶은 욕심도 진짜 다 이해해.


고인물들은 '그냥 얘는 이랬구나' 하는식으로, 


뉴비들은 '아 먼저갔던 새끼는 저런 생각이 들었었구나' 하는 참고용으로 받아들여주길 바래


이새끼 뉴비들은 걍 닥치고 천천히 하란 소리노 ㅋㅋ 

같은 반박할 시 님말이 다 맞음 제가 모자라서 그럼





암튼 목요일인데 다들 주간 숙제할 때 숙코 만나서 고생하지 말길 바라고


웨이떠상이 함께하는 한 주가 되길 바랄게 그럼 이만







3줄 요약

1. 어차피 빨리가도 초반 재미 단물빠지면 꼬추 팍 죽으니까

2. 니나브랑 사샤눈나 뷰지만지면서

3. 맛을 천천히 음미하자

물론 맛은 로아의 맛임 사실 뷰지맛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