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 연구하는 모습 궁금하다 하니, 가끔씩 뽕 차오르는 사진 보면서, 

물리 공부하는 의욕 좀 얻으라고 공유한다. 

실험에 대량의 X선을 샘플에 쬐서 회절 패턴 보는 일이 많아서 방사광 가속기를 여러군 데 갔었다. 


1. BESSY II, 베를린, 독일: 주로 펨토세컨드(10의 -15승 초) 초고속 실험 가능한 FemtoSpeX 빔라인만 가봤다.


빔타임이라고 방사광 가속기 가서 실험해도 된다고 허가 받은 기간(1~2주)에 주로 지내는 이용자구획이다. 컴퓨터 화면 한 8~9개 보고 현황 파악하고, 커맨드라인 쳐서 자동화된 기기들 조종하고, 실시간으로 얻은 데이터 즉석 분석해서, 다음에 어떤 측정해야하는지 회의한다.


위 이용자구획에서 커맨드라인 쳐서 조종하는 실험장비다. 앞에 있는 탱크는 엑체헬륨. 샘플을 영하 250도로 냉각시켜야해서 쓴다.


방사광 공급되는 원형구획 일부 사진 찍었다. 원형구조물이라 전경 찍기가 좀 힘들다. 


2. SLS, 빌리겐, 스위스: 정적인 실험만 가능하지만 X선 편광 컨트롤이 자유롭고, 방사광 에너지 해상도가 더 믿을만한 시설이다.

구내식당이랑 현지 모습. 존나 목가적인 아름다운 스위스 깡촌에 자리한 곳이라, 구내식당 2개 말고는 밥 먹을 길이 별로 없다. 편의점 있는데, 빔타임 교대 마치면 존나 피곤해서 뭐 장보고 요리해먹을 체력이 없음. 그래도 밥값은 스위스 치고는 싸다. 스위스 치고는.


마찬가지로 실험하는 동안 주로 지내는 이용자시설. 하는 짓은 비슷하다.


이용자 시설 컴퓨터로 실제 조종하게 되는 진공 체임버.


이 사진은 좀 방사광 가속기 스러운 원형구조가 좀 더 잘 드러난 것 같다. 


3. ASTRID II, 올후스, 덴마크: 이전까지 보여준 시설들은 존나 대형 시설들이고, 여기는 좀 소규모 빔라인이라, 이 빔라인서 박사과정 해서 현지상황 빠삭한 고인물 동료 데려가서 STM이랑 ARPES 같은 거 찍으려고 갔었다.

현지 사진. 아주 평화로운 바닷가 근처 소도시임.


언제나 그렇듯 물리 실험실은 어딜 가도 개판이다. 공작실 사진.


박막 샘플 제작 후에 STM에 올리거나 방사광에 ARPES 찍는 시설


방사광 가속기가 작아서 사진에 사실상 빔라인 절반이 다 찍힌다. 근데 여기 너무 오래 있으면 방사광 때문에 고자됨. 밑에 허연 차폐벽이 보호는 해주는데 그 벽보다 윗부분은 보장 잘 안 해주는 편.


이용자 구획. 여기서 프로그램 컨트롤해서 시설들 컨트롤 한다.


휴게실. 오래 돌아가는 측정 프로그램 돌려 놓고, 여기서 자거나 밥 먹거나 했다. 


4. PETRA III, 함부르크, 독일: 고에너지 x-ray 공급해서 3d나 2p레벨 코어 전자 자극해야할 때 갔던 곳이다. 근데 여기서 한 실험 중에 수확 얻은 게 하나 밖에 없었다. 운이 안 좋았는지, 우리 갔을 때는 빔 존자 자주 끊기고 기기 문제도 툭하면 터져서 시간 낭비 존나 많았던 시설.


구내식당. 지금은 텅텅 비었다만, 아침 시간이랑 저녁에 밥 적당한 값에 잘 줘서 허기 잘 달랬었다. 그리고 우리가 사용한 PETRA III 시설 외부 건물 모습.


고니오미터. 샘플 얹어놓고, 방사광이 오는 방향은 바꿀 수 없으니, 디텍터랑 샘플 방향을 3차원으로 잘 돌려서, 각종 회절패턴 측정하게 도와주는 기기.


안정적인 저온 실험하고 싶을 때, 핵체 헬륨 낭비를 막기 위해서 액체 질륨으로 가득찬 저 짙푸른색 통 안에서 엑체 헬륨을 넣어놓는다던가 하던데, 내가 직접 사용한 시설은 아니라 잘 모름. 물리연구자 중에 여자들도 꽤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넣었다.


빔라인 사이언티스트(우리같은 이용자들 도와주는 방사광 가속기 소속 과학자들)들이 고니오미터 고치고 있는 모습. 


4. FHI Berlin, 베를린, 독일: 내 집이다. 보여주는 시설은 우리 연구실에서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단품 5억짜리에 관리 포닥한 3~4명이 달라붙는 중요시설, time of flight photoelectron momentum miscroscopy다. 광전자의 운동량이랑 에너지를 한꺼번에 측정할 수 있는 진짜 개쩌는 기계.


신품 깠을 때 모습. 이 파트는 깐 즉시 바로 초고진공 환경에 들어가버리기 때문에, 고장 나서 AS 받으려고 다시 꺼내지 않는 이상 아무나 다시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장비가 존나 무거워서 수동 크레인으로 들어서 고진공 챔버에 연결중이다.


설치 마치고 잘 돌아간 지 1~2년 후. 포닥 하나가, 쪼렙 박사생들에게 시설 설명해주는 모습이다. 시설 바로 옆에 HHG 레이저 셋업이 연결되어 있어서, 다들 눈 보호하려고 보안경 쓰고 있다.


실험실서 연구하는 모습 사진은 대충 이정도인 것 같다. 학회 모습이나, 컴퓨터에 앉아 있는 모습은 나중에 또 기회가 되면 보자.


어른들 맨날 공부가 제일 쉽다는 말이 틀린 게 없더라. 공부는 그냥 존나 노오오오오오오력만 하면 결과가 정직하게 나온다. 다른 건 안 그렇고. 그러니 물리 어렵다고 찡찡대지 말고 시발 계속 공부하라고. 모르면 물리챈에 질문도 올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