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를 먹기 전까지 쉐프가 대기줄까지 와서 주절주절 가게 분위기가 주절주절하려고 했는데 요리를 먹고나서 그딴 생각이 싹 사라졌다. 와 씨 생전 처음으로 요리란 걸 먹은 기분이다.

처음은 트러플 파마산 프라이즈 1만9천원


트러플 가스 묻힌 파마산 치즈를 뿌려 낸 감자튀김이다. 물론 제법 많은 양과 그 재료를 생각하면 이것만 해도 1만 5천원를 받을 만하다. 근데 저 디핑소스! 저거 사람 미치게 만든다. 어릴때 갈릭디핑 소스 먹고 개안을 했는데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 갈릭디핑소스는 300원짜리 자판기 커피고 저 디핑 소스는 신라호텔 고급 커피다. 완전 돌아버리겠다. 갈릭 디핑 소스가 맛없다는 것이 아니라 둘 다 맛있는데 차원이 다르다는 소리다.

솔직히 저 디핑소스만 밥 한공기 분량 퍼먹으라면 가능할 것 같다. 1만 9천원? 2만 5천원, 위치 생각하면 3만원도 낼 생각이 있다. 돈이 없어서 그렇지 씨발.

디핑소스 리필도 해주니까 존나 듬뿍 찍어먹어라.





헬스키친 버거 3만9천원


감자튀김이 디핑소스에서 놀랐다면 버거에서는 정반댜로 놀랐다. 버거에 소스가 없다.

마요네즈 케첩은 흔적조차 보이지 않고 아마 머스타드는 빵 코팅용으로 발라졌겠지 싶지만 그 맛은 전혀 안난다. 오로지 고기 치즈 로스트 할라피뇨와 토마토 그리고 아보카도로 모든 맛을 쌓아올렸다. 미쳤다고. 

심지어 자르면서 패티가 떨어져서 고기만 따로 먹어봤는데 간을 최소한으로 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심심했다. 근데 버거를 먹으면 와...이게 소스가 없는 버거라고 하면서 다시 한번 버거를 쳐다보게 된다. 

미디움으로 구워진 패티에서 나온 육즙이 다른 재료랑 섞이면서 아보카도는 마요네즈가 되고 로스트 토마토는 케첩이 된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로스트 할라피뇨가 마무리하는데...

지금까지 아보카도가 이정도라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아보카도의 맛이 치즈를 이겨먹는다. 오히려 치즈는 느끼함보다는 짠맛을 특유의 풍미만을 남긴채 목구녕으로 넘어간다.

마치 유화로 그려진 게임 일러스트를 보는 기분이다. 가공되지 않은 재료로 가장 현대적인 맛을 표현했다. 나 지금 너무 기분이 이상하다.


다들 한 번쯤 와서 진짜 먹어보기를 추천한다.

입에 이것이 안맞는 사람도 있을 수도 있다. 근데 입에 안 맞아도 이런 방식이 있구나. 이런 맛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껴봤으면 좋겠다. 진짜.


진짜 돈 많이 벌어서 제대로 파인 다이닝을 맛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