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시아의 작은 왕국 부탄. 비록 통계적으로 따져봤을때 국민소득이나 국가소득이 높은것도 아니고 기술적으로 크게 발전된 국가인것도 아니지만 국민 모두가 소소하게 행복한 나라라고 유명하다.


하지만 이건 언재까지나 나라와 국민 이야기. 요리는 무언가 범상치않다.

시장에 잔뜩 쌓여있는 고추들. 이미 짐작한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부탄은 고추에 상당히 진심인 국가다. 한국도 그렇지만 고추를 향신료가 아니라 채소취급하는 정도. 아니, 사실대로 말하면 한국의 고추사랑은 부탄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다.

고추와 치즈를 넣어만든 부탄 전통 커리인 에마다치와 밥의 모습. 보다시피 한국은 국요리에 고추를 넣을때 칼칼한 맛 내는 정도로 쓰는데 그치지만 부탄은 다르다. 고추가 주제료다. 저 고추도 다 먹는거다. 맵다고 걸러내는게 아니다.

그렇다고 저 에마다치가 그냥 편견에 그친 음식이냐고 물어본다면 절대 아니다. 에마다치는 아주 대중적인 서민음식이다. 다시말해 저 위에 있는 사진이 부탄 서민들의 일상적인 상차림이다. 거기다가 반찬으로 곁들이는 저 나물도 주제료가 고추다. 그렇다. 일상 상차림이 그냥 고추밭이다.

특히 가정에 가든 식당에 가든 어느 음식에든 곁들여먹기 좋게 이런식으로 가공된 고추소스가 항상 존재한다. 한국의 고추장과는 달리 발효과정 조차 거치지 않은 생고추 소스기때문에 그 매운 수준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닭고기 요리인 자샤마루. 여기에도 당연히 고추가 들어가서 매콤한 맛이 난다.

돼지고기와 고추로 만든 요리 팍샤파. 역시나 고추가 들어간다.



이렇게까지 보면 알겠지만 고추 안들어가는 요리를 찾아보는게 더 힘들다. 만약 고추를 안넣었다고 해도 저렇게 따로 고추소스까지 준비하는것을 보면 확실히 세계에서 가장 고추에 진심인 국가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