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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게?"


 모처럼의 휴일 맞이 인터넷을 검색하며 지내던 겜창 아싸인 나는 우연찮게 특이한 사이트를 발견했다. 


 사이트 이름부터 골때리는 게 '몬무스 애호가 판매점' 단순하면서도 노골적이면서도 성의없는 사이트 이름이었다. 그러면서도 호기심이 느껴지기에는 충분한 사이트였기에 아무렇지 않게 들어가봤다.


 들어가보니 제목만 성의없는 것이 아니라 사이트도 굉장히 성의없게 만들어진 게 보였다. 들어가자마자 당신은 어떤 몬무스인가요? 라며 목록이 뜨고 목록을 클릭하니, 헬하운드, 쇼거스, 코볼트, 데빌, 크리핑코인등이 뜨는 거야. 


"이게 뭐야?"


 혼잣말로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에 대해 읊흔 뒤 목록을 좀 더 자세히 살폈다. 외모, 신장, 덩치, 거시기 사이즈, 성격등등을 설정할 수 있었고, 특수 목록에서는 쇼타화, 거근화, 소추화등이 추가로 있었고 추가요금이 쓰여져 있었다.  마치 사람을 인터넷 쇼핑에 내다파는 것처럼 쓰여있어서 기분이 나빴는데, 소비자 리뷰라는 탭이 보여서 무의식적으로 눌렀다.


 그 탭으로 들어간 순가, 여러 사진들이 올라왔는데, 무슨 포르노 사이트에 들어간 것처럼 각종 야한 사진이 올라와 있는 것이었다. 사진들을 둘러보다가 몇 달이라는 시간이 지난 탭으로 들어왔을 때 별 생각 없이 사진 중 하나를 들어가 리뷰를 보기로 했다. 야한 사진이란 것은 알겠지만, 작은 사진이라서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힘들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리뷰창이 떴을 때는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몇달 전 행방불명 되었던 친구가 박쥐날개가 달린 푸른 피부의 여자와 헤픈 표정에 알몸으로 V자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야한 짓을 한 직후인지, 땀이 흐르고 있었고, 여자쪽에서는 하얀 액체로 하반신이 더럽혀져 있었다.


"뭐, 뭐야?"


 가관인 것은 리뷰라고 쓴 글이었다.


 신속 배송! 한 일주일 예상하고 있었는데 하루도 되지 않아서 도착해서 만족스럽습니다! 물론, 조교하는 과정이 걸려서 이제야 리뷰를 올리기는 했는데, 외모도, 몸도, 거시기랑 성격도 너무나도 완벽하게 제 마음에 들어서 5점, 아니 그 이상을 주고 싶습니다! 사장님~ 최고 점수 100점으로 올려주세요~~ ^^ - 조교순애사


라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리뷰에는 사장님 댓글이라는 글이 올라와 있었다.


 조교순애사님의 리뷰 잘 봤습니다. 잡는 과정에서도 너무 저항이 심해서 고객님이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는데 만족해주신다니 너무 영광스럽습니다! 저희 몬무스 애호가 판매점을 이용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 사장 너굴희


 목록이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인신매매 사이트라는 것을 깨닫고 말았다. 고등학교 때까지 친구 없던 나에게 다가와 친구가 되어주었던 내 친구는 이 사이트를 통해서 자기도 모르게 거래가 된 뒤에 팔려나가고 만 것이다. 친구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리뷰들을 살펴보니 여러 사람들이 나왔었다.


 한 사진에는 뱀의 하반신을 가진 여자가 남자를 꽁꽁 묶어놓고 있는 사진이 있었다.


 이 사이트를 이제야 안 걸 후회합니다ㅠㅠ 다른 사람들한테도 이 사이트를 알려줘야겠어요! - 뱀냥이

 네, 광고 많이해주세요! 저희는 여러분들의 사랑으로 크고 자랍니다! - 사장 너굴희  


 한 사진에는 어려보이는 외모를 한 염소의 특징을 가진 꼬마애가 누가봐도 뚱뚱해보이지만 순진하게 생긴 남자에게 안겨 있는 사진이었다.


 오빠찾는염소- 통통한 뱃살을 베게 삼아 누우니 기분 좋아요. 처음에는 싫다고 저리가라고, 한 번은 때리려고 한 적도 있었는데 제압 한 번 해주니 다음부터는 말 잘들어서 지금은 머리도 잘 쓰다듬주고 좋아요! 이런 상냥하고 듬직한 곰 같은 오빠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장 언니! 

 좋은 오빠 찾으셔서 저도 좋습니다 오빠찾는염소님! 하지만 나이는 속이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요? - 사장 너굴희


 어떤 사진은 용의 하반신을 가지고 있는 여성과 왠지 불편하지만 붉힌 얼굴로 근엄한 표정을 짓는 어린 남자아이와 있는 사진이었다.


 지팡구용씨 - 애늙은이 쇼타 완전 최고! ㅠㅠ 만화에서나 볼법한 존재가 저랑 같이 있는 게 밑겨지지가 않아요 ㅠㅠ 감사합니다 ㅠㅠ

 로리바바란 게 있는데 쇼타지지가 없으란 법은 없죠! 좋은 사랑 나누세요~ - 사장 너굴희


 하나는 사진이 없었다.

 

 DU기서 쮸인니ㅁ 만둘수 있어오/ 쮸ㅇㅣㄴ님 만드ㄹ고 시퍼오 - zhqhfxm

 자세한 건 질문 게시판을 이용해주세요 - 사장 너굴희


 하나는 야한 것 대신 근육질의 몸매와 검은 피부와 개의 귀를 가진 여성과 같이 근육질 남성이 운동하는 사진이 있었다.


 ㅋㅋㅋㅋㅋ 같은 헬창이라 말도 통하고 누가 더 많이 스쿼트 할 수 있나? 같은 걸로 대결하면서 밤마다 서로 다른 플레이하면서 일하고 있닼ㅋㅋㅋ 벤치 프레스 할 때마다 개꼴림 ㅋㅋㅋ - 헬스하운드

 몸 좋으신 분과 만나셔서 다행이네요! 하지만 무엇이든 과도한 것은 안 좋은 법이랍니다. 그 점에 유의하셔서 좋은 사랑 나누세요~ - 사장 너굴희


그 외에도 수많은 사진들이 올라와 있었다. 모두 누구인지 알 수 없었으나 최근까지 있었던 남성들의 행방불명 사건이 뉴스에 뜨고는 했는데, 확신할 수 없어도, 내 친구가 이곳에 사진이 올라온 것을 보면 아무래도 이 사이트와 연관이 되어 있었던 것 같다.  

 막히지 않은 성인 사이트를 발견하면 기쁨부터 들기 마련인데, 이런 사이트를 발견한 후부터 알 수 없는 긴장감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역시, 사라졌던 내 친구를 발견했다는 것에 크게 동요했던 거다.


이런 사이트를 그냥 내버려둘 수 없었다. 사라진 사람들과 내 친구를 찾아야 한다는 근거없는 정의감이 생겼다. 정의감이라기 보다는 올바르지 못한 것을 봤을 때 경찰에 신고하는 게 일반적인 행동에 맞는 거이다.


 나는 인터넷 사이트 주소를 복사해 다른 곳에 붙여넣어 주소를 보관하고 스마트폰을 들어 바로 112를 눌러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다. 


 띵동


1번을 누르려고 했는데 느닷없이 우리집 현관문 호출 벨을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112에 신고하려다 말고 누군가 찾아왔다는 것에 시선을 돌렸다.


밖으로 누구세요? 라고 말하자 문 밖에서는 다소곳하면서도 강단있는 목소리로 대답해왔다.


"네, 박몬붕씨네 집이죠? 물건 받으러 왔는데요!"


택배사에서 온 것인지 물건을 받으러 왔다고 했다. 나는 문을 열어주었고, 택배회사의 유니폼을 입고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있는 작은 존재와 마주쳤다. 목소리도 그렇고 키도 그렇고, 택배회사인데 여자를 쓰는 것을 보아 보기보다 힘은 좋은 것 같았다.


일단 집에 왔으니 문을 열어줬지만, 최근에 나는 배달을 시킨 적이 없었다. 인터넷 주문도, 배달 음식도 말이다. 즉, 물건을 반품하기 위해서 택배사를 부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저기, 뭐 반송할 물품 없는데요?"


택배원이 대답했다.


"아, 그건 걱정마세요. 저는 여기서 가지러 왔지 받으러 온 게 아니니까요."

"...네?"


 순간 내 눈 앞이 깜깜해졌다. 바닥에 쓰러지면서 충격을 받았지만 어두워지는 시야로 택배원이 미소를 짓고 있는 것만 볼 수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겠지만 앞이 보이기 시작했다. 허나, 어지러움은 그대로 남아 있었기에 무언가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신체활동은 할 수 없었다. 그저 생각으로 여긴 어디지? 그리고 피부에 닿는 푹신푹신함과 귀로 들려오는 아름다운 목소리들이었다. 


"제 예상대로에요. 너무나도 만족스러워요."

"히히, 고객님이 요청하신 주문을 그대로 가져다드리는 게 저희 목표죠." 


여성들이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아 무슨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무슨 거래였지? 하면 기억을 되집어본다. 여전히 어지러워서 제대로 된 기억은 나지 않았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듬었다. 나는 집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상한 사이트를 발견했다. 그리고...더 이상 기억 나지 않는다.


"쇼타화 옵션을 붙여놓았고, 기억도 소거 및 조작도 진행 중입니다. 조금 있으면 원하시는 기억 조작도 할 수 있을 겁니다.

"어라, 제가 해도 되는 건가요?"

"물론이죠. 말만 하시면 원하시는 조작을 할 수 있습니다.


두 여성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나는 왜 여기 있는 거지? 내가 무슨 일을 하려 했던 거지? 아니, 그보다 난... 누구지? 이 사람들은 날 알고 있을까?


"자, 이제 조작에 들어갈 겁니다. 원하시는 내용은?"


 무, 무언가가 머리로 들어오고 있어...! 시, 싫어! 이게 뭐야?! 그만둬!


"음...아무래도 눈에 뛸 수 있으니 모종의 이유로 부모님을 일찍 여읜...그래, 도련님이 좋겠군요."


 여자의 말에 무언가가 내 머리로 들어왔다. 고통스러웠다. 아니, 고통스럽지는 않은데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무언가였다. 이게 뭐지? 몸부림은 커녕 비명조차 지를 수 없었다. 들어왔다. 계속 들어왔다. 싫다. 싫어. 아파. 아니, 아프지 않아. 괴로워? 아냐, 괴롭지 않아. 하지만 미칠 것 같았다.


"메이드가 돌보는 부모님을 일찍 여읜 도련님... 어째, 메이드들은 대부분 이런 설정을 좋아한단 말이죠."

"이런저런 사태를 대비하는 거니까요. 그러려면 부모님이 안 계시는 쪽이 좀 더 편안하니까요."


살려줘살려줘살러저살랒ㅈ살랒살자라자살라져라자려저잣저루저줘살려주저랒수ㅈ러자사러자루라저랒ㅅㅈ라ㅓ자ㅓ사서ㅓ라사루ㅏ저랄ㄹ잦러


"...근데 왜 이렇게 땀을 흘리는 거죠?"

"음? 어이쿠, 마취가 좀 깨어난 모양이네요. 그래도 괜찮아요. 어차피 기억도 지우고 새로운 기억을 넣으면 아무런 문제 없을테니까요."

"그런 가요? 으음..."

"여기 오셔서 기억 조작 옵션하시는 분들이 보시면 모두 그러시는데 괜찮으세요. 리뷰 보면 4점 이하로 떨어진 적 없으시잖아요?"

"그러면 뭐, 믿어도 괜찮겠죠."









 아침 햇살이 눈부시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밝은 햇빛에 눈을 찌푸리며 몸을 뒤척였다. 아직 좀 더 잘 수 있어. 하면서 가시지 않은 졸음을 달래고 있으나 그런 것을 방해하듯이 알람시계가 울렸다. 시끄러운데도 깰 생각은 없고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덮어 소리를 막으려 하지만 알람시계는 소리로 사정없이 두들겨 팬다.


 손을 하나 뻗어서 알람시계의 소리가 나는 곳을 더듬다가 손에 들어오자마자 가지고 가서는 그대로 꺼버리고 다시 원위치로 옮겨두었다. 그리고 그대로 다시 잠에 빠져들려한다. 어린 나이에 잠에서 깬다는 것은 싫어도 너무 싫은 것 아니겠다. 하지만 어린 아이의 단잠을 방해하는 것은 알람시계 뿐만이 아니었다.


"도련님, 일어나셔야 합니다. 오늘은 입학하시는 날이잖아요?"


 도련님이라 부르는 한 키키모라 메이드가 다가와 이불을 걷어냈다. 아침부터 햇살과 함께 눈부수시게 아름다운 메이드 얼굴이 싱긋 웃어보이지만 어린 남자아이에게는 다 가시지 않은 잠결만이 원망스러울 뿐이었다.


"입학시이라서 9시까지 학교에 가야하니 어서 준비를 하시죠. 아침은 준비 다 되었습니다."


 자상한 키키모라 안내에 따라서 남자아이는 눈을 비비면 화장실로 들어갔다. 착한 아이는 일찍 일어나서 씻고 아침 먹고 학교를 가야한다. 모두 부모님에게 배운 것이었다.


세수를 하고 이빨을 닦고 키키모라가 정성스레 차려준 아침 식사에 남자아이는 깨작거리면서 아침을 먹는다. 식욕이 왕성할 나이이지만 남자아이의 입은 빠르지 않았다. 난생 처음 학교에 간다는 기대감이나, 기존에 알고 있던 유치원이 아닌 다른 곳에 간다는 걱정이 아닌, 어린 나이에 보기 힘든 우울함이 보였다.


"...세연아."


 남자아이가 여성의 이름을 불렀다. 메이드 키키모라의 이름이었다.


"네, 몬붕도련님."


 키키모라는 남자아이의 이름을 불렀다.


"학교 가기 싫어."


 학교에 가기 싫다는 투정처럼 들리지 않은 목소리였다. 자신의 도련님이 입학하는 날부터 학교에 가기 싫다는 말에 키키모라는 걱정스럽게 그를 바라보며 질문을 하였다.


"무슨 일 있으신가요?"

"...애들이 놀리면 어떡하지?"


 유치원 다니던 시절, 한창 부모님들에게 사랑받을 남자아이는 교통사고로 두 부모님을 잃었다. 아이의 생일을 맞이해서 선물을 사이좋게 사고 돌아오던 사이 좋은 부부는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던 한 차량이 들이받았고, 그 자리에서 즉사를 하고 만 것이다. 


 하루 아침에, 그것도 즐거운 생일날 부모가 돌아간 것을 아이는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옆에 있던 키키모라만이 그를 위로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유치원에 돌아다닐 때, 아이들은 잔혹할 정도로 순수한 존재들이라고 그러던가. 부모님을 잃어버린 어린 아이에게, 엄마, 아빠가 없다는 놀림은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었다. 


 그리고 어린 아이를 대상으로 죽은 부모의 유산을 노리는 친척들의 공포 또한 아이에게는 트라우마로 작용했을 것이다. 그래도 남아 있던 유일한 키키모라만이 아이를 보호해주고, 유산을 노리던 어른들을 막아준 덕에 아이가 어른에게 혐오감을 가지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은 큰 집에서 피해 둘 만이 있을 수 있는 작은 집으로 이사를 했으나, 아이는 똑같은 일을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무서워. 나 안 갈래. 너랑 같이 있을래."


 울먹거리기 시작하는 남자아이. 그런 아이에게 힘을 줄 수는 없을까. 이때 누구보다 보고 싶은 것은 아직 눈에 선할 부모님들의 얼굴일 것이다. 그런데도 보지 못한다. 차마 사진이라도 있으면 나중에 기억이라도 할 텐데, 어째서 사진조차 한 장 남기지 않았던 걸까.


 키키모라는 훌쩍이는 어린 도련님을 안아주었다. 단정한 메이드복탓에 그녀의 신체가 노출되지는 않았지만, 막상 안아보면 들어갈 때 들어가고 나올 때는 풍만함이 느껴지는 신체였다. 하지만 어린 아이는 그저 포근함을 느낄 뿐이었다. 어린 아이가 감내하기 어려운 괴로움을 달래줄 유일한 수단으로 말이다.


"힘든 일은 언제나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도련님. 도련님은 나아가야 할 거에요. 저도, 도련님도요."


 키키모라는 아이를 품에 안은 채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하지만 힘드시면 저한테 이야기하세요. 저는 언제 도련님 곁에 있을테니까요."


 아이는 키키모라 품에 안겨서 질문을 하였다.


"정말이야...? 정말로... 내 곁에 계속 있어줄 거야...?"


 키키모라가 대답했다.


"물론이에요. 저는... 그러기 위해서 존재하는 걸요."







 키키모라와 아이는 집을 나섰다. 등에는 가방을, 한 손에는 실내화 주머니를 덜렁거리면서 등굣길에 올랐다. 입학식이기 때문에 어디로 가야하는지 길을 알아야 하니 보호자 동행이 기본이니 말이다. 아이가 다닐 학교는 도련님이라 불릴 정도의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가 아닌, 그냥 평범한 학교일 뿐이지만, 키키모라는 이쪽에 다니는 게 아이에게 더 좋을 것이라 판단하여 이 학교로 결정한 것이다.

 

 1학년 신입생들이 저마다 어머니, 적게는 아버지와 함께, 또는 엄마아빠 모두와 같이 입학을 하러 학교 정몬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부모가 아닌 메이드와 온 것에 주눅이 들만도 하지만, 아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키키모라와 학교에 들어섰다.


"참, 도련님."


 키키모라가 멈추면서 말했다.


"도련님도 이제 어엿한 초등학생이신데 저희끼리 사진 한 장 찍어놓는 게 어떨까요?"


 손에 들린 스마트폰, 아이는 그 동안 가족들과 찍은 사진이 없는 것을 기억하고 같이 찍자며 대답했다. 키키모라는 싱긋 웃으며 학교를 배경으로 아이에게 딱 붙어 사진을 찍었다. 


 모처럼 찍은 사진에 아이는 너무나도 활짝 웃으며 V자를 날리고 있었고, 키키모라 또한 도련님과 함께 찍은 사진이지만, 아이에 맞춰주어서 딱 달라붙어서 미소를 짓는 사진이었다. 작지만 행복한 추억이 그렇게 탄생한 것이다.


"오시는 길은 기억 하시죠? 혹시 모르시겠다면 전화를 저한테 걸어서 연락주세요."

"응 알았어."


 이제 보호자들이 아이를 데려다주고 반 배정을 받는 간단한 절차가 있은 뒤 아이는 집으로 돌아올 것이다. 키키모라도 돌아가서 집안 일을 해야했기 때문에 보호자들이 떠나는 때를 따라 같이 나갈 예정이었다.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고 대답했다.


"집 가서 청소하고 그러는 거지? 아침 먹을 때 널부러진 박스들이 있는 것 같던데."

"...."


 아이는 아침 상에서 봤던 구석에 이제 막 개봉한 듯한 거대한 박스를 본 적이 있었다. 호기심이 들었지만, 자신의 처지에 대한 비관 때문에 물어보지는 않고 지금 와서야 물어보았다.


"아...네, 그것도 있고 버려야 할 게 있으니까요."

"그렇구나."


 아이는 아무 것도 모르는 얼굴로 싱긋 웃었다.


"아, 이제 반 찾아서 가야하지 않을까요?"

"맞다. 그럼 가볼께. 이따가 봐."


 하고 아이는 자신이 배정 받은 반을 찾으러 떠났다. 키키모라는 그런 아이에게 손을 흔들며 맞이를 한 번 해주고는 뒤돌아 집으로 돌아갔다. 둘만의 안식처로, 아이가 돌아오면 앞으로 따뜻하게 맞이해줄 수 있는 그 장소로.









그리고 비밀이 있는 곳으로.










 집으로 돌아온 키키모라는 아이가 보았던 박스들을 자르고 있었다. 날이 좋은 가위로 싹둑거리면서 종이 상자들을 모조리 잘라내고 있었다. 정리를 쉽게 하기 위해서인 것처럼 보이기도 했으나 그것을 넘어서, 오히려 정리가 더 어려울 정도로 작게 자르고 있었다. 

 

 원본이 무엇이었는지 알지도 못할 만큼 여러조각으로 자른 종이 상자를 봉투에 담고서는 다시 밖으로 나가 분리수거장으로 향해 종이 품목으로 모조리 쏟아붓고는 봉지를 다시 접어 메이드복 파우치에 넣고는 안에서 다른 무언가를 꺼냈다. 택배를 받을 때 상자에 붙어 있을 법한 명세서였다. 

 

 박몬붕

 쇼타화, 기억 제거, 조작 


 같은 글이 적혀 있는 명세서였다. 키키모라는 다시 파우치에 손을 가져가 라이터를 꺼냈다. 두 번 정도 딸깍이는 소리와 함께 라이터에 불이 붙자 명세서로 가져갔다. 종이 타는 냄새와 연기가 스멀스멀 올라오더니 반쯤 불에 타버린 명세서를 바닥으로 던져버렸다. 불을 일부러 꺼트릴 사람은 없었다.


 키키모라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자마자 개인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노트북을 작동시키며 자신의 휴대폰을 노트북에 연결시켜 한 장의 사진을 꺼내 인터넷 사이트에 올렸다.


 도련님이 생겼습니다. 주문한 날에 딱 맞춰서 학교에 입학했습니다. 메이드로써 앞으로 잘 키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사이트를 알려주신 분과 친절하게 고객응대 해주신 사장님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 키

 도련님의 입학 축하드립니다. 고객님. 새로운 도련님과 함께 낭만적인 메이드 생활 열심히 하시길 바랍니다~ - 사장 너굴희


 누군가가 봤고, 신고하려고 했었던 그 사이트에 말이다.


 키키모라는 그런 리뷰 글을 올리고 노트북을 종료시켰다. 이제 그 사이트에는 더 이상 볼 일이 없을 것이다. 자신이 구입했던 존재를 자신만의 도련님으로, 그리고 그 누구도 자신들을 방해할 수는 없을 거라고 확신하며 말이다. 키키모라는 미소를 짓는다. 아이는 없지만, 너무나도 자상하고, 너무나도 섬뜩한 미소를.


 이제 이 집의 메이드는 자신이니 본격적인 메이드로써 활동을 해야하지 않으면 도련님에게 의심을 받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이 도련님을 구입했다는 증거는 없앴고 집안일과 아이를 돌보는 것은 눈 감고도 할 수 있었다. 키키모라는 '도련님만이' 알고 있는 키키모라. 그 자체로 행동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키키모라는 전원이 꺼진 노트북을 닫는다.


 키키모라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신이 구입한 도련님을 위한 한 명의 메이드로써의 업무를 다하기 위해서





예전에 몬무스들이 남자 거래하는 사이트 어쩌구 하는 글을 본 거 삘 받아서 길게 써봤는데 멋대로 뺏어 쓴 거라 미안해. 안 쓰기에는 너무 아까운 소재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