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림버스 컴퍼니의 어느 날, 단테가 이상에게 말을 걸어왔다. 


<이상, 나 궁금한게 하나 있어.>

"음? 무엇이 말인가? 어서 물어보시게."

<지금 내가 쓰고있는 이 시계 의체 말이야, 다른 평행세계에도 분명히 이 머리는 있겠지?>

"그렇소."

<그러면 이 머리를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착용한 곳도 분명 존재할 거란 말이야?>

"맞는 말이오. 수많은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그대 말고 다른 이가 관리자인 곳 또한 분명 존재하겠지."

<흠, 그렇다면..>

<혹시 거울을 사용해서 그 세계를 조금만 엿볼 수는 없을까?>

"흠.. 나의 벗, 단테여. 거울을 그런 식으로 사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오."

"아까 말하였듯이 거울은 수많은 가능성이 모여있는 곳. 그대에게 썩 달갑지 않은 가능성 또한 분명 존재할 것이오."

"게다가 거울은 아직 위험성이 존재하오, 만에 하나 자칫 사고가 생기기라도 하면.."

<에이, 그래도 잠깐 보는 것 뿐인데 뭐가 잘못 되겠어?>

"그 발언, 플래-그같소만.."

<응? 그게 무슨 소리야?>

"흠흠! 어쨌든 단지 궁금증을 확인하기 위해 거울을 그런 식으로 사용하는 것은 절대.."

"저얼대애... 음.."

"솔직히 궁금하긴 하구료."

<그치? 한번 확인해보자!>

"휴.. 할 수 없지. 허나 만일 조금이라도 위험해질 가능성이 있으면 바로 중단하도록 하겠소."


오랫동안 사고를 안쳐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조용한 메피스토펠레스가 너무나도 따분했던 탓일까.

두 사람은 거울을 통해 평행세계를 들여다보기 시작하였다. 


[거울 속]

"관리자님, 졸개 중 6명이 죽고 나머지 중 3명도 부상 상태에 빠졌습니다."

<괜찮아요, 예상했던 결과입니다. 료슈씨? 오른쪽에 3명, 가서 죽이세요.>

"ㅇ.ㅋ. 진정한 예술이 뭔지 보여주지."

"료슈 양도 방금 다굴맞아 사망했소. 정말 괜찮은 것 맞소?"

<물론이죠. 단테는 모든 걸 알고 있으니까요.>

[거울 밖]


<뭔가 나랑 파우스트랑 바뀐 것 같은데?>

"아마 저 세계는 단테랑 파우스트양이 바뀐 것 같구료>

<만약 파우스트가 관리자라면.. 파우스트는 똑똑하니깐 지휘를 엄청 잘하지 않을까?>

"거울에서 보았듯, 지능과 지휘능력은 별개의 문제인 것 같군.."


[거울 속]

<응? 저,저기 서 있는 저 거대한 거인은 무엇인가!>

"그냥 풍차같은데, 단테."

<저런 괴물을 그냥 방치해 두는 것 또한 해결사의 일, 모두 따라오시오!>

"하아.. 또 시작됐구만.."

<달려라, 로시난테!!>

[거울 밖]


"이 세계에선 돈키호테양이 관리자가 되었나 보오."

<돈키호테가 관리자라니.. 너희 저쪽에선 고생 꽤나 하겠다.>

"지금도 충분히 고생하는 것 같소만.."

<어? 뭐라고 했어?>

"크흠, 아무것도 아니오. 다른 곳도 한번 보도록 하지."


[거울 속]

<어,어! 돈키호테씨, 앞에 보세요!>

"고맙소, 단테군!"

<히스클리프씨, 옆에서 공격 들어와요!>

"으악! 빨리 말해, 시계대가리!"

<잠시만요, 료슈씨! 거기서 당장 피해.. 앗.>

<하아.. 또 살려내야한다니, 더 이상은 싫어.. 대체 언제까지 이 짓을..>

[거울 밖]


<..이번엔 싱클레어인가?>

"저 연약한 멘탈을 보면, 그런 것 같소."

<싱클레어, 여기서도 연약한 앤데 저기선 죽는 고통을 몇번씩이나 견뎌야하다니 불쌍하네..>

"동감이오.. 음? 이번 것은 뭔가 특별해 보이는데.."


[거울 속]

<정말 대단하군. 박수를 쳐주고 싶을 정도야.>

<어떻게 그 쉬운 명령 하나조차 제대로 수행을 못하는건지.>

<그레고르, 목을 베라는 명령이 그렇게 어려웠나?>

"..."

"잠깐, 단테.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니야?"

<닥치고 있도록, 로지온. 난 지금 그레고르한테 책임을 묻고 있어.>

<왜 목을 자르지 못했지? 너한테는 충분히 익숙한 일일텐데?>

<하, 설마 저 덜렁거리는 얼굴 때문에 망설임이라도 생겼던건가?>

<G사의 영웅에게도 이런 면이 있었다니, 재밌군.>

[거울 밖]


<여기 나는 성격이 왜 이래?>

"흠.. 본인이 알고 있는 사람 중 이런 성격을 가진 사람은 한 사람 뿐 이거늘.."

<그 눈으로 빔쏘는 허여멀건 걔?>

"크흡..ㅋㅋ 정확하오."

<ㅋㅋ그 맨날 목소리 깔고 별 시덥잖지도 않은 위협하면서 분위기 망치는..>

(벌컥)

"관리자, 그리고 이상.. 여기서 뭐하는 거지?"

<시1발, 깜짝이야!>

"뭘 그렇게 놀랍니까, 단테헤."

"혹시 뭐 제 뒷담이라도 하고 있었습니까?'

<호,혹시 들었나? 하지만, 베르길리우스는 내 말을 못 알아들을텐데..>

"하,하하! 길잡이 양반, 농담도 할 줄 알았구료."

"물론이지. 농담 말고도 할 수 있는 것은 많아."

"그중 내가 가장 잘하는 걸 보여주기 전에 빨리 방으로 꺼졌으면 좋겠는데.."


<봐봐, 또 눈으로 빔쏘네.>

"관리자가 뭐라고 하는 거지?"

"알겠다고 말하고 있소. 그럼 이제 우린 들어가보겠.."

"잠깐, 거울이..?"


베르길리우스가 들어온 후 시선이 집중된 사이, 거울의 상태는 무언가 변해있었다. 

그 어떤 것도 알 수는 없었으나, 무언가 불안정하고 위태로워보이는 분위기 만이 거울의 변화를 알려주고 있었다.


"이상, 이 망할 것은 왜 이러는 거지?"

"아,아마 워낙 가능성이 적은 세계를 보여주어서 그런 것 같소!"

"게다가 원래 인격과 거울 속 인격에 해당되는 2명이 함께 거울을 관측하며 무언가 오류가 일어난..!"


그러나 이상은 말을 끝마치지 못했다.

불안정하던 분위기는, 어느새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되어 3명에게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 이상, 베르길리우스! 조심..>


(철푸덕)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3명은 다시 천천히 일어났다.


"으.. 머리가 띵하오.. 모두 괜찮소?"

"난 괜찮아.. 나머지 둘 다 무사.. 음?"

<관리자.. 대체 뭔 개짓거릴 했길래 거울이.. 음? >

"...."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