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마음 정리된 김에 걍 친구들한테도 말 못한거 익명으로라도 써보려고..





본격적으로 누구 좋아했다고 말할 수 있는 상대는 6학년때 같은 반 남자애였음

애가 과묵한데 다재다능한 느낌이었는데 그게 그렇게 좋더라

문제는 그때 내가 뭔 씹돼지년한테 제티맞고 담임도 외면라고 내 잔머리 사자처럼 그리고 반 전체에 놀림거리가 되곤 했던 은따라 걔도 날 혐오했다는거지


난 걔한테 피해주기는 싫으니까 알아서 거리두곤 했는데 그런대도 급식때 내가 옆자리면 급식판을 세로로 돌려서 날 등지고 밥을 먹는다던가 몸을 내 반대쪽으로 기울인다던가 그러더라


그러곤 바로 여중여고 루트 타서 걔랑 만날 기회는 전무하다시피 했음 우리동네가 존나 좁아서 별의별 애들 근황을 다 들을 수 있었는데 걔만큼은 안 들리더라

그렇게 고2-3때까지 얼굴도 못보고 소식도 못듣고 그냥 뭣도 모르고 마냥 좋아했음


나중에 친구들이랑 대화하면서 우연히 차차 알게된건


1.난 반 단톡방이라는게 존재한다는걸 중학교 와서 알았음 이 썰을 푸니까 한 초등학교 친구가 사실 애들이 단톡방 파서 내 뒷담을 깠다고 알려줬는데 그 뒷담 깐 애들중에 그 남자애 이름도 있더라

2.최근 중간부분은 다 생략하고 얘 좋아했다는 사실만 멀리 사는 초등학교 동창 친구한테 말했더니 친구가 걔 인스타를 찾아주더라고

근데 내가 초6 졸업할 때 걔에 대해 뭐라도 알고싶어서 중학교 입학 서류에서 걔 생일을 외워두고(걔가 1번이라 프린트가 맨 앞에 있어서 가능했던거) 뭔 회원가입 할 때마다 내 생일 변형이라고 우기면서 걔 생일을 내 거의 모든 비번으로 써왔는데 

걔 인스타에 생일 적어둔거 보니까 걔 생일 그거 아니더라....


근데 내가 걔에 대한 마음 정리돼서 이 글 쓴다고 했지?

만나지도 못하는 애에 대한 마음을 어캐 바로 단정지을 수 있겠음

당연히 좋아하는 사람 다시 생겨서지시발ㅋㅋㅋㅋㅋ하ㅜ



학원 선생임

1n살 차이고 나랑 동갑인 동생이 나랑 같은 학교 재학중임

내가 드디어 미친건가 싶음


더 묘한게 내가 아빠한테 심리적으로 존나 시달리고 개맞고살아서 처음 그 사람한테 느낀건 공포에 가까웠음 아빠랑 신체스펙이 비슷하고 난 시야가 좁으니까


그러다 내 학년은 학생수가 적어서 시험기간이면 이틀정도 1대1 수업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때 수다떠는게 그렇게 즐겁더라고 그게 내 인생의 낙일만큼


그리고 최근 시험기간에도 그렇게 짧게 대화할 기회가 생겼는데 쌤이 내가 만약 수시로 가기로 결정한다면 이 학원에 더이상 있을 필요가 없다는걸 넌지시 암시하더라고

난 수학을 못해서 그걸로 최저를 맞출 이유가 없는데다가,영어는 이미 고정1뜨니까 걍 과탐 적당히 골라서 최저 맞추면 되거든

그거 생각하니까 갑자기 뭔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 들더라고

거기서 내가 선생님을 좋아한다는걸 깨달음


거기서 아 난 고3이니까 이왕 짝사랑하게 된거 쌤 모교를 목표로 공부를 열심히 하면 되겠다 싶었어

어렵게 그 대학을 알게 됐는데 세상에 시발 거기가 딱

미친듯한 상향이긴 하지만 내 여건에 그나마 맞는 대학교(방황하느라 1학년 내신이 씹창인데 거기가 거의 유일하게 학년별 반영비율 아직도 적용함)+작년에 마음약한 선생님이 나 집에서 맞고사는거 마음아파서 본인이 입시전략 짜줘서 들어가라고 추천해준 대학교인거임

와 진짜 운명이다 싶어서 이 감정을 내 인생 동기부여삼아 거길 목표로 수학시험이랑 모의고사를 열심히 준비하려고 했음


그렇게 밝게 살려고 했는데 이번 짝사랑은 생각보다 나한테 너무 독이더라고

말했다시피 나는 쌤에 대한 본능적인 공포심이 들고

쌤 눈빛은 뭔가 날 꿰뚫어 읽는 것 같아서 너무 무서움

거기다 6학년때보단 확연히 낫지만 난 아직 찐따상태라 자존감 바닥인데 쌤한테 나랑 동갑인 여동생이 있대..괜히 더 비교되는 것 같고 

심지어 다 던지고 열심히 준비한 수학시험은 밑에 깔아주던 문과친구들 다 문과수학으로 빠지면서 걍 공부 안한게 더 나을 수준으로 못봤고

그걸 기점으로 진이 빠져서 모고 2주 남았는데 그냥 밤은 울면서 보내고있음..그러다 낮밤 바뀌어서 낮에는 자고 수행 다 놓치고 밤에는 울거나 아플 정도로 설레서 못자고

사실 우는것도 말만 우는거지 그냥 흐느끼는거야

수년간 맞으면서 느꼈는데 눈물을 흘리면 눈의 열감이랑 피로감때문에 다음날 너무 힘들더라고

좋아하던 그 1대1 수업도 내가 또 찐따같고 어린 짓 했을까봐,또는 할까봐 더 꺼려지고

안그래도 우울감 심하고 집 분위기는 아빠가 갱년기 핑계로 존나 폭주하는데다가 슬슬 성적인거에도 간섭 들어오기 시작해서 꽤 멘탈 강하다고 자부한 나지만 점점 멘탈에 한계가 오고있음


쨌든 순수하게 좋아한다..라고 규정하기엔 너무 무겁고 아프고 복잡하게 변해서 너무 버거워





오늘 넋두리 쓰는 이유는 오늘 쌤이랑 진짜 오랜만에 1대1 수업하는데 난 아는게 하나도 없고 쌤은 어째선지 자꾸 나보고 웃음참길래 도대체 왜 이러는건가 싶고 너무 우울해져서 토해내본거야 

오늘은 특히 힘들어서 수업 중에 울어버릴 뻔했거든 



혹시 내가 디시에 쓴 짝사랑때문에 징징대는 글을 읽은건가 싶은 미친생각이 계속 들어서 더 폐쇄적인 아카라이브에 쓰는거ㅎ..

읽지 말라고 써둔 제목이긴 한데 혹시 읽은 사람 있으면

길고 우울한 글 읽어줘서 고마워